문맥 (context)
시민발의제도(citizens’ initiatives)는 국민투표(referendums)와 더불어 직접 민주주의의 대표적 기제이다. 시민발의제도는 근대적 형태의 직접 민주주의를 실천해온 스위스가 1891년 도입한 데서 비롯되었다. 20세기 초반 미국의 여러 주(州)들에서 도입된 데 이어 리히텐슈타인,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각국으로 확산되었다. 1990년대 민주적 체제 전환 이후에는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과 발틱 국가들이 헌법 개혁을 통해 시민발의 제도를 도입했다. 2012년에는 유럽연합 차원의 시민발의제도(ECI: European Citizens’ Initiative)가 채택됐고, 이에 영향을 받아 북유럽 국가들 중에서는 최초로 핀란드가 같은 해 헌법 개정과 별도 입법을 통해 시민발의제를 도입했다. 시민발의의 제도적 유형은 완전형 시민발의에서부터 의제형과 혼합형 발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핀란드 헌법 53조(Section 53)는 18세 이상의 투표권을 가진 시민 5만 명 이상이 6개월 이내에 서명하는 법안이나 정책 제안에 대해 의회(Eduskunta)가 심의하도록 하고 있다. 서명인 수 규정은 가장 중요한 절차적 요건 중 하나인데, 5만 명은 핀란드 인구의 0.9%, 유권자의 1.2%로 적절히 도전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핀란드 모델의 중요한 특징 하나는 온라인 서명 시스템(e-collecting system)을 허용한 것이다. 먼저 NGO 기반의 온라인 플랫폼(Open Ministry, www.avoinministerio.fi)이, 그 뒤 법무부가 설립, 운영하는 공식 웹사이트(kansalaisaloite.fi)가 시민사회 행위자들이 발의를 개시하고 지지 서명을 모으는 데 매우 효율적인 도구를 제공했다.
시민발의는 또한 의회 (위원회의) 투명성 제고와 입법 과정에 대한 시민 대표들의 직접 참여를 요구하는 공적 압력을 가중시켰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핀란드 의회는 매우 폐쇄적인 위원회 숙의 시스템을 운영해왔으나, 시민발의안의 경우 첫 번째 청문회는 공개 원칙으로 하고, 여기에 시민발의 대표를 불러 진술을 듣도록 하고 있다. 이는 의회의 공개 청문회 횟수를 현저히 증가시켰다. 또, 청문회 절차 종료 후 위원회는 자체 심의를 거쳐 별도 보고서를 작성한 뒤 본회의에 제출하는 것이 사실상의 규범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시민발의가 정부법안과 유사한 위상으로 의회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짐을 뜻한다. 나아가 시민발의는 정부나 기성정당들이 제기하지 않으려는 논쟁적 의제들을 의회로 가져왔고, 이는 의회 의사결정 과정의 새로운 정치적 다이내믹을 창출했다. 위원회들은 점점 더 빈번하게 합의적 결론에 이르지 못했고, 위원회 보고서에 반대의견(vastauslause, dissenting statement)이 첨부되는 사례가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발의의 역할은 여러 측면에서 제한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먼저, 정부 법안과 의원 입법 발의의 전체 숫자와 비교해 볼 때 작은 수의 시민발의들만이 의회에 제출됐고, 현재까지 2건의 시민발의만이 공식 입법 절차를 모두 통과했다. 나아가, 현재 핀란드의 시민발의법은 발의안이 의회에서 부결되는 경우 어떤 특별한 법적 수단을 시민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의회 회기 내 심의를 끝내지 못한 발의안의 경우 다음 회기로 인계되지 않고 만료되며, 시민들은 다시 5만 명의 서명을 받아 의회에 법안을 새로 제출해야 하는 규정이 중요한 문제점으로 비판받고 있다. 현재 핀란드 의회가 심의 중인 8건 중 상당수가 그러한 운명에 처할 것으로 예상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나아가 두 번째 회기(2015-2019) 들어 의회제출된 시민발의 수가 대폭 증가하면서 보수적인 의원들 일부가 서명 요건을 10만 명으로 두 배 증가시킬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비판 여론이 고조된 가운데 의회 의장단의 주도로 아직 그러한 제도 변경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지만 이는 향후 시민발의제도의 운용 방향과 관련한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지점들도 확인된다. 그동안 핀란드에서는 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전통적 개념 - “시민은 대표자를 뽑고, 대표자가 시민을 대리해 결정한다” 등 (Laine와의 인터뷰), 그리고 법률안 심사에 관한 에두스꾼따의 배타적 권한에 대한 강한 신념이 팽배해왔다. 우리의 인터뷰에서 일부 의원과 의회사무처 직원들은 현재 시민발의안의 의회 제출을 위한 요건(5만 명 이상의 지지서명)이 너무 낮지 않은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는데, 실제로 두 번째 회기 후반부 들어 관련 논쟁이 의회 안팎에서 진행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절차적 요건은 시민발의 등 직접 민주주의 기제들이 적극 활용되는 것을 봉쇄할 염려가 있다. 한편, 일부 시민 활동가들은 시민발의를 개시할 수 있는 연령 요건을 16세로 낮추어 청소년들이 더 일찍 민주주의 정치와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하고 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개혁 조치가 청소년들의 정치적 문해력(political literacy)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공동체 활동에 대한 능동적 참여를 장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핀란드는 현재 국민국가 수준에서 시민발의 제도를 운영하는 유일한 북유럽 국가이다. 스위스 등 일부 국가와 지역을 제외하고 시민발의 등 직접민주주의 기제는 매우 주변적 역할만을 해오고 있음을 고려할 때 핀란드에서 진행되는 온건한 형태의 직접입법 실험은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사례를 제공한다. 이 새로운 제도의 미래 역할은 (직간접적인) 정책 효과들과 그 제도적 기능에 대한 공중의 효능감(efficacy)에 달려 있을 것이다. 제도 실행 이후 첫 의회 회기(2012.3.-2015.4.) 동안 관찰된 성공적 결과들이 두 번째 회기(2015-2019)에 지속, 심화될 필요가 있다. 정당과 엘리트 정치인 등의 정치세력과 잘 조직된 이익단체들의 적응력, 그리고 정치적 양극화의 경향과 함께, 더 참여적 입법 문화를 촉진하는 시민발의 제도의 잠재력 등이 계속해서 연구될 필요가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핀란드의 실험은 확립된 형태의 대의 민주주의와 새로운 형태의 포스트-대의 민주주의 사이의 역동적이고 양립가능한 관계를 보여주는 하나의 중요한 사례를 제공할지 모른다.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은 국민에 의하여 직접 선출되는 국민의 대표로서 여러 가지 헌법상·법률상의 권한이 부여되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은 입법에 대한 권한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고, 이 권한에는 법률안제출권(헌법 제52조)과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포함된다.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은 비록 헌법에는 명문의 규정이 없지만 의회민주주의의 원리, 입법권을 국회에 귀속시키고 있는 헌법 제40조, 국민에 의하여 선출되는 국회의원으로 국회를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41조 제1항으로부터 당연히 도출되는 헌법상의 권한”이라고 함으로써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은 헌법상 권한이며 그 근거는 의회민주주의 원리, 헌법 제40조(입법은 국회에 속한다) 및 제41조 제1항(국회는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국회의원으로 구성한다)으로 보고 있다(박승호 2000, 10-11).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핀란드 시민발의제도에서 발의안이 의회 회기 내에 심의를 마치지 못했을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핀란드 시민발의제도에서 의회 회기 내 심의 미완료 시 발생하는 구체적인 절차적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에서 의회 회기 및 발의안 만료와 관련된 규정을 추출한다.
- 의회 회기 내 심의를 끝내지 못한 발의안의 경우 다음 회기로 인계되지 않고 만료되며
- 시민들은 다시 5만 명의 서명을 받아 의회에 법안을 새로 제출해야 하는 규정이 중요한 문제점으로 비판받고 있다.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발의안이 만료되는 현상과 그로 인해 시민들이 다시 수행해야 하는 과업을 근거로 선택한다.
- 의회 회기 내 심의를 끝내지 못한 발의안의 경우 다음 회기로 인계되지 않고 만료되며
- 시민들은 다시 5만 명의 서명을 받아 의회에 법안을 새로 제출해야 하는 규정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심의가 끝나지 않으면 발의안이 다음 회기로 넘어가지 않고 소멸하며, 이로 인해 시민들은 처음부터 다시 5만 명의 서명을 모으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는 인과관계를 도출한다.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의회 회기 내 심의를 마치지 못한 발의안은 다음 회기로 인계되지 않고 만료되며, 시민들은 다시 5만 명의 서명을 새로 받아 법안을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근거 (evidence)
- 의회 회기 내 심의를 끝내지 못한 발의안의 경우 다음 회기로 인계되지 않고 만료되며
- 시민들은 다시 5만 명의 서명을 받아 의회에 법안을 새로 제출해야 하는 규정이 중요한 문제점으로 비판받고 있다.
- 시민들은 다시 5만 명의 서명을 받아 의회에 법안을 새로 제출해야 하는 규정
최종 답변 (final_answer)
의회 회기 내에 심의를 끝내지 못한 발의안은 다음 회기로 인계되지 않고 만료된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다시 5만 명의 서명을 새로 받아 의회에 법안을 다시 제출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