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그로부터 저자는 현 한국사회에서 사실상 정치가 실종된 상황에서 날로 폭 증하고 있는 다양한 갈등의 제일 원인으로 볼 수 있는 ‘보수’와 ‘진보’ 진영 사이의 심각한 이념 대립과 갈등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이 책 전반을 통하여 저자가 줄곧 강조한 것 곧, ‘비지배적 상호의존의 관계’의 수립이다. 구체적으로, 스칸디나비아의 ‘얀테의 법칙’에서 영향을 받아 이를 중시하는 저자는 “보수가 수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진보가 독단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의 존재적 가치를 겸허한 존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보수와 진보는 서로 상대방이 기여한 몫을 정당하게 인식하며, 상호의존 관계를 통해 역사의 중요한 장이 열린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p. 11)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듯 저자가 강조하는 ‘비지배적 상호의존의 관계’는 일찍이 갈등의 긍정적 기능을 주목한 고전사회학자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을 따라 갈등이 다원주의적 복합사회에서 기능적임을 강조한 갈등기능주의자 루이스 코저(Lewis A. Coser 1956)의 안목과 궤를 같이 한다고 생각된다.
코저는 어떤 사람이 한 논쟁에서는 찬성을 하고 다른 논쟁에서는 반대를 하는 이른바 ‘교차 갈등’(cross-cutting conflicts)이 갈등을 한 개의 축을 따라 떨어지지 않게 하고 이분법적 선을 따라 사회를 분할하지 않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복합적인 선진 사회에서는 이익과 갈등이 단순하지 않고 다양하여 이것들이 사회의 불안정을 억제하는 균형을 갖다 주는 기제가 된다. 따라서 원론적으로 볼 때, 저자가 제시하는 한국의 갈등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비지배적 상호의존의 관계’의 수립은 그 자체로는 타당한 것으로서 의미 있는 방안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한국사회에서 세계화의 문화적 영향이 뚜렷해지기 시작한 지난 1990년대 이래 종래의 계급투쟁을 대신하여 ‘보수’와 ‘진보’ 사이의 ‘세계관’의 싸움 곧, ‘문화전쟁’(culture wars)(Hunter 1991)이 한층 가열화되어 현재 상호 합의를 위한 관용의 영역은 불행히도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김성건 2009). 따라서 ‘비지배적 상호의존의 관계’라든가 ‘교차 갈등’ 같은 이념은 우리에게는 아직 도달하기 쉽지 않은 멀리 있는 이상일 뿐이란 생각이 든다.
위에서 지적한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중진 사회학자 박길성 교수의 성실한 학문적 노력과 오랜 내공이 결집된 《사회는 갈등을 만들고 갈등은 사회를 만든다》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고질적 문제인 ‘사회적 갈등’을 총체적이면서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쉽지 않은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고 생각한다. 이에 더하여 이 책은 또한 당면한 과제인 갈등의 해결책으로서 ‘사회적 연대’(social solidarity)의 복원을 위해 긴요한 ‘비지배적 상호의존의 관계’수립과 올바른 ‘시민 교육’에 대해 진지한 숙고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압축적’ 근대화가 경제성장을 갖다 주었으나 또한 이것이 동시에 초래한 사회문제로서 현 한국사회의 제반 갈등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일반 시민들 특히 젊은 세대의 사회과학도들과 ‘현재’에 충실한 서구와 달리 ‘과거’에 붙잡혀 있는 ‘보수’와 ‘진보’ 진영(권용립 2013)의 지식인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적과 동지의 구별에 기초하여 외세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국가적 기백은 국가가 존립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 가운데 하나이며, 현재의 대한민국이 반드시 회복해야 할 국가적 덕목들 가운데 하나이다.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그러한 기백은 구한말 노론 근본주의자들의 위정척사 이념 등을 통해 전형적으로 표출된 바 있다. 그러나 그러한 이념이 생명력이 없었던 이유는 바로 지키고자 하는 전통적인 가치관이나 사회질서 및 국가체제가 과연 얼마나 지킬만한 가치가 있으며, 그것이 새롭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력이 있는가에 대한 깊은 비판적 성찰 없이 기존 체제에 대해 일방적으로 집착한 점에 있다. 개인 차원에서나 국가 차원에서나 끊임없는 자기 변화의 노력 없이는 진정한 자기발전은 물론 진정한 정체성도 확립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대한민국에는 조선조의 노론 근본주의자들과 비슷한 정치세력이 존재한다. 주자학에 대한 전자의 관계와 같이, 그들은 형식화되고 고착화된 민주주의 관념에 집착한 결과 국가생활의 미래에 대한 적극적인 모색을 통한 자기변화의 노력을 추구하지 못하며, 외면적으로는 확고한 이념적 인간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신적 및 지적 빈곤 속에서 공식적으로 표방한 이념에 대한 맹목적인 우상숭배의 활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치는 타협이다. 민주주의에는 반드시 반대 진영이 있기 마련이다. 반대 진영을 만들어내는 것이 민주주의다. 따라서 상대편과의 타협 없는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현실정치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건강한 사회의 구현은 이러한 상식을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달려있다. 분명한 점은 일도양단의 이분법이 세상을 재단하고 편을 가르는 데는 유용할 수는 있겠지만 세상을 설명하고 만들어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거친 일도양단의 이분법 경계 짓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분법이 일상화되어 있다. 보수와 진보, 성장과 분배, 효율과 형평, 경쟁과 복지, 집단과 개인, 공공과 민간, 한결같이 이분법적인 대척으로 배열되어 있다. 이분법적인 대립은 지배와 독점을 향한 진영의 논리로 이어지고 선과 악, 옳고 그름의 배타적 구획으로 전개된다. 이분법은 균형과 조화를 놓치기 십상이고, 소통의 단절로 이어진다. 이분법적인 편 가름은 척박한 한국 정치 공간과 맞물려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균형을 잃는 일이 다반사이며, 소통의 통로는 막히고 편 가름과 쏠림은 더 심해진다. 말은 거칠어지고, 글은 점점 더 자극적으로 흘러간다.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증폭한다.
현재 우리는 ‘대한민국’이란 국가에 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란 국가는 언제 수립되었을까? 대한민국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아야 하나? 우리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오고 있다. 무슨 이야기냐고 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그렇다.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에 ‘건국’된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 민족은 반만년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동안 우리 민족은 멸망하거나 소멸되지 않고 대대로 이어져 내려왔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도 한민족이란 이 름으로 살고 있다. 오랜 역사를 유지해오면서 우리 민족은 많은 국가를 세웠다. 세운 나라가 망하면 또다시 국가를 세우고, 그러면서 역사를 유지해 온 것이다. 국가를 세울 때마다 국가의 이름이 달랐다. 고조선 → 부여 → 고구려·백제·신라 → 통일신라 → 고려 → 조선 → 대한제국 → 대한민국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대한민국’이란 국가를 수립한 것은 두 번이었다. 하나는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해에서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한 임시정부, 즉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하였다. 다른 하나는 1948년 8월 15일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한 정부, 즉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언제 수립된 것으로 보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1919년으로 보아야 하느냐? 1948년으로 보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매우 간단하다. 1919년에 수립된 대한민국과 1948년에 수립된 대한민국이 어떠한 관계인가를 밝히면 된다. 이 글은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언제 수립되었는지, ‘대한민국’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하는 문제를 밝히려는 데 목적이 있다. 그 방법으로 우선 1919년에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한 임시정부가 수립된 실상을 살펴보고, 1948년에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한 정부는 대한민국임시정부와 어떠한 관계인가를 언급하려고 한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저자가 제시하는 한국 사회의 갈등 해결 방안인 ‘비지배적 상호의존의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보수와 진보 진영이 갖추어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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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저자가 제안한 '비지배적 상호의존의 관계'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과 보수 및 진보 진영의 태도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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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에서 '비지배적 상호의존의 관계'와 관련된 보수 및 진보의 행동 지침을 추출한다.
- “보수가 수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진보가 독단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의 존재적 가치를 겸허한 존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 “보수와 진보는 서로 상대방이 기여한 몫을 정당하게 인식하며, 상호의존 관계를 통해 역사의 중요한 장이 열린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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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상대방의 가치 존중과 기여도 인정에 관한 문장을 핵심 근거로 선택한다.
- 상대의 존재적 가치를 겸허한 존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 상대방이 기여한 몫을 정당하게 인식하며, 상호의존 관계를 통해 역사의 중요한 장이 열린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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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보수와 진보가 각각 수구나 독단에 빠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 태도(존경)와 상호 관계에 대한 인식(기여 인정 및 역사적 협력)을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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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상대의 존재적 가치를 겸허하게 존경하고, 상대방의 기여를 정당하게 인식하며 상호의존적 관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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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추출된 근거를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완성한다.
근거 (evidence)
- “보수가 수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진보가 독단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의 존재적 가치를 겸허한 존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 “보수와 진보는 서로 상대방이 기여한 몫을 정당하게 인식하며, 상호의존 관계를 통해 역사의 중요한 장이 열린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 상대의 존재적 가치를 겸허한 존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 상대방이 기여한 몫을 정당하게 인식하며, 상호의존 관계를 통해 역사의 중요한 장이 열린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보수와 진보 진영은 상대방의 존재적 가치를 겸허한 존경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서로 상대방이 기여한 몫을 정당하게 인식하고 상호의존 관계를 통해 역사의 중요한 장이 열린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