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그렇다면 수급자나 공급자에 대한 정보체계가 부족해서 사회서비스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까? 그것 역시 의문이다. 정보체계 역시 사회보장정보원을 중심으로 급속한 발전을 이루어왔다. 2010년 시스템 수 4개에 218개의 연계정보를 관리하던 정보원은 이제 8개 시스템에 613개 정보를 연계시켜서 사회서비스 정보로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행복e음이 작동되면서 서비스 이용자가 어떤 서비스를 언제 받았는지에 대한 이력이 상세하게 조회할 수 있으며, 서비스제공기관에 대한 정보망 역시 전국적으로 관리체계 내에서 통합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정보가 부족해서 서비스의 질이 문제가 된다거나 비효율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문제는 규제자와 피규제자 사이의 거리가 멀어 오히려 주인대리인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비인격적 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서 사회적 자본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질 규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대안에 지자체의 재량을 넓히는 것이 유력한 대안으로 제기 되고 있지는 않다.
한국 복지국가는 급속도의 성장을 해오고 있으며, 사회서비스 등에서 놀랄만한 발전을 이룩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서비스의 질이나 맞춤형 서비스의 부재 등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해법이 중앙단위에서만 고안이 되었지만, 본 연구는 중앙단위의 해법이 한계가 있음을 제시하고 사회서비스를 핵심 역할로 하는 지자체의 역할이 강화될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우리 사회에서 중앙정부는 다양한 행위자 중 능력적 차원에서는 가장 훌륭하다고 볼 수 있지만, 맞춤형 사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중앙에서 설계하고 일일이 대안을 제시하는 현재와 같은 재량혼합의 구조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중앙정부의 지침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중앙사업이 집행되며, 이는 표준적인 정책집행을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중앙에서 설계된 국고보조사업을 집행하기 위해서 지자체의 재정적 여력은 매우 낮으며, 사회보장위원회의 강한 통제로 자체적인 복지사업을 진행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구조로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지방정부의 역량 계발을 저해하는 한편, 중앙에서 양산한 사업들로 인한 전달체계의 난맥상과 현장에서 ‘깔대기’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기존의 사회서비스 연구에서 서비스의 전달과 관련하여 행위자 간의 관계를 드러내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개념은 복지혼합이었다. 복지혼합은 국가, 시장, 가족, 그리고 제3섹터가 어떠한 비중으로 복지서비스의 생산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Evers 1993, 1995). 복지혼합 개념은 이후 확장되어오면서 재정과 규제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의되고 있다(김진욱 2004, Long et al 2015). 하지만, 실제 연구에서 복지혼합은 서비스의 생산 및 공급 혹은 지출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석재은 2008). 반면, 기존 복지혼합 논의들은 의사결정이나 주체들의 자율성이라는 범주를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즉, 누가 얼마만큼의 서비스를 누구로부터 받을 것인가에 대해 결정 권한(authority)과 재량(discretion)의 측면은 간과되어왔다.
사회서비스와 관련해서 자주 제시되는 ‘시장의 역할이 확대되었다’라는 논의도 공급차원에서의 변화를 의미하며, 결정권한의 확대를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적인 정책결정의 구조는 시장이 국가에 상당히 종속되어 있는 것이 현실임에도 이러한 측면은 기존의 복지혼합의 개념을 통해 적절히 분석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재량혼합은 복지혼합 논의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재량혼합은 서비스 이용자까지도 주요한 결정주체로 포함함으로서 결정의 범주를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비스 이용자에게 현금급여를 제공한다면 이용자가 서비스의 이용과 관련하여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이 확대될 수 있는 반면 이용자에게 지방정부가 직접 구입한 서비스만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면 서비스 이용과 관련한 재량이 거의 없게 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재량은 거버넌스적 차원으로 확장된 개념으로 다루게 될 것이다. 재량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일선관료에 초점을 맞춰왔다. 일선관료(street-level bureaucrats) 논의를 처음 제기한 Lipsky(1980)에 따르면, 일선관료란 일반 시민들과 대면 접촉을 하고 직무수행에 있어 상당한 재량권을 가진 관료라고 정의한다. 이때 재량이란, “관련 담당자에게 주어지는 권한의 범위 내에서 가능한 대안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자유”를 갖고 “일선관료가 특정 정책을 집행하는 방법 및 그 대안에 대해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권한”을 일컫는다(Davis, 1969; 김소정 2014 재인용). 일선관료의 재량권의 행사에 대해서 꾸준히 상반된 입장이 제시되고 있으며, 제도와 시대상황에 따라서 다른 연구결과가 제시되어왔다(이환범, 이수창 2007, 고수정 2014).
특히 복지혼합의 논의는 법/입법결정자나 이용자의 역할을 포괄하지 않는다. 예를 들 어 두 가지 극단적인 사례를 가정할 수 있다. 먼저, 만약 모든 사회서비스에 대한 규정들이 법으로 완전하게 구체화 되어 있는 경우, 즉 의회의 입법결정가들이 사회서비스 급여체계 및 거버넌스에 대한 모든 구체적인 사항을 법에 규정하였다면 정부나 일선관료 등 다른 행위자들은 단순히 사회서비스를 실행하는 역할만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서는 제도의 변화 역시 반드시 의회를 거쳐야 가능하기 때문에 의회가 가장 큰 재량과 자율성을 가진 거부점의 역할을 할 것이다. 반면, 만약 법이 상당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면, 다른 행위자가 상당한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사회서비스에서 직접 서비스보다 개인에게 현금을 주는 일부 남부 유럽과 같은 방식을 취한다면 재량의 구조는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게 될 것이다. 중앙정부에 의한 전반적인 정책이 부재하고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기획되고 주로 현금급여를 통해 사회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재량권은 대체로 지방정부와 서비스 이용자에게 집중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대안들은 일면 타당하기도 하지만, 과연 장기적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나은 복지제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사회서비스는 기여에 따라 현금을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와는 달리 전달체계 시설과 인력이 매우 중요하며, 사각지대 발굴과 민간자원을 연계하는 일 역시 중앙정부보다 지자체나 일선 공공 책임자들이 훨씬 잘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대안이 분권화라는 논의는 찾기가 쉽지 않다. 본 논문에서는 위의 이슈들에 재량혼합(discretion mix)의 관점을 적용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재량혼합은 정책의 해석과 실행에 있어서 결정할 수 있는 권한과 재량의 혼합을 의미한다. 특히 본 논문은 사회서비스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복지공급의 주체가 다양하듯 서비스에 대한 결정권한도 중앙정부, 지방정부, 일선 관료, 민간공급자, 개인에게 다르게 분배되어 있다. 사회서비스와 사각지대 대책은 개인의 욕구와 개인이 살고 있는 지역적 상황에 맞는 개별화되고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을 요구하면서도, 동시에 서비스의 설계 및 정책에 대한 결정권한은 중앙에 과도하게 집중되어져 있는 모순된 상황에 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기존의 복지혼합 논의가 가졌던 한계점은 무엇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개념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기존 복지혼합 개념의 한계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안된 새로운 개념을 파악해야 한다.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복지혼합의 정의와 기존 연구의 초점을 추출한다.
- 복지혼합은 국가, 시장, 가족, 그리고 제3섹터가 어떠한 비중으로 복지서비스의 생산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개념
- 실제 연구에서 복지혼합은 서비스의 생산 및 공급 혹은 지출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복지혼합 논의의 구체적인 한계점과 보완 개념을 명시한 문장을 선택한다.
- 기존 복지혼합 논의들은 의사결정이나 주체들의 자율성이라는 범주를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 누가 얼마만큼의 서비스를 누구로부터 받을 것인가에 대해 결정 권한(authority)과 재량(discretion)의 측면은 간과되어왔다
-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재량혼합은 복지혼합 논의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기존 논의가 서비스 생산/공급 측면에만 치중하여 결정 권한과 재량 문제를 간과했다는 점과,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재량혼합'이 제시되었음을 연결한다.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기존 복지혼합은 결정 권한과 재량 측면을 간과했다는 한계가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재량혼합 개념이 제안되었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근거 (evidence)
- 복지혼합은 국가, 시장, 가족, 그리고 제3섹터가 어떠한 비중으로 복지서비스의 생산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개념
- 실제 연구에서 복지혼합은 서비스의 생산 및 공급 혹은 지출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 기존 복지혼합 논의들은 의사결정이나 주체들의 자율성이라는 범주를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 누가 얼마만큼의 서비스를 누구로부터 받을 것인가에 대해 결정 권한(authority)과 재량(discretion)의 측면은 간과되어왔다
-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재량혼합은 복지혼합 논의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기존의 복지혼합 논의는 주로 서비스의 생산, 공급, 혹은 지출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되었으며, 의사결정이나 주체들의 자율성 범주를 발전시키지 못하고 결정 권한(authority)과 재량(discretion)의 측면을 간과했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재량혼합(discretion mix) 개념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