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마지막으로 전고를 활용한 은유가 갖는 문화적 함의는 이 은유를 활용함으로써 고전의 세계가 더욱 견고해진다는 것이다. 앞서 살폈듯이 현실적 체험들을 가상 세계에 빗대어 이해하는 은유적 표현은 사역적인 특성을 갖는다. 이는 어떤 사람이 ‘인생은 전쟁이다’라는 은유를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이 삶에 임하는 태도는 마치 전투를 하는 것과 같을 것이라는 상상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전고를 활용하여 은유적 표현을 할 때, 참조된 전고가 바탕하는 고전의 세계가 가진 체계와 논리는 현실 세계에서 개인이 계획을 세우고, 행위를 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즉, 고전이 제공하는 세계의 체계와 논리는 당대인에게 현실적인 사물과 체험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며, 고전의 세계의 가치는 현실적인 사물과 체험을 평가하는 데 작용했을 것이다. 은유적으로 현실을 파악할 때, 현실적 체험이 개념화되면서 더욱 견고해지는 것은 고전의 세계이다. 오히려 전고를 바탕으로 한 은유의 사용은 고전에 나타난 이야기들의 증거를 현실 속에서 확인하는 과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고전의 지위는 더욱 굳어지며, 고전의 세계가 현실 세계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고찰해 보았듯이 은유란 문화적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기에 문화적 상황이 바뀐 이상, 과거의 전고를 활용한 은유적 표현을 오늘날에 되살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동아시아 문화라는 지리적 범주를 설정할 만큼 현재의 동아시아가 문화적으로 긴밀한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며, 보수성을 지향하는 문화적 태도는 근대 이후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고전의 세계를 강화하는 데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현재의 문화에서는 특히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유적 표현이 사은유가 되어 언중의 언어적 자원으로서 활용되지 못한 채, 잊혀져 가는 것은 전통 문화와 현대와의 단절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스 신화의 인물들을 들어 현재의 인물을 인식하고, 셰익스피어의 극에 등장하는 인물이 전형적인 인물(예: 햄릿형 인물)로 언중에게 의미화됨을 생각할 때, 전고가 기반한 중국의 역사적 인물이나 설화, 전설이 은유의 보조 관념으로서 가치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동양에서도 비(比)는 의미를 부가하는 것으로서 주로 정서적 효과를 갖는 흥(興)과 구분된다. ‘비’란 ‘부가시킨다’의 뜻을 가지며, “동류의 것을 적실하게 하여 사태를 설명한 것”, 혹은 “사물을 묘사하여 그것이 가지는 의미를 부가하여 과장된 표현으로 사태를 절실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렇게 동양의 글쓰기 전통에서도 은유는 단지 장식으로만 취급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부가하는 기제로 설명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의 논의는 은유의 인식적․정보적 가치를 넘어서 은유가 삶의 실천을 지시하는 사역적(使役的) 성격마저 지니고 있음이 강조된다. 이러한 논의는 레이코프와 존슨의 연구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들은 철학자들이 은유를 언어학적 테두리 안에서만 보거나 통상을 벗어난 공상 내지 시적 언어의 표현에 국한된 문제로 취급해 온 잘못을 지적한다. 레이코프와 존슨에 의하면, 은유는 인간으로 하여금 생활의 모든 측면 등에서 현실을 축조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은유에 근거해서 사고하고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은유에 의해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문화적 체험을 현실체로 축조하며, 축조된 현실 안에서 추리도 하고, 목표를 세우기도 하며, 사회적 참여를 하기도 하고, 계획을 수립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리쾨르는 전통적인 수사학에서 은유를 취급하는 방식을 비판하며 은유의 인식적․정보적 가치를 논한다. 그는 은유가 담화에 부가된 장식물이 아니라 정서적 가치 이상의 인식적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은유는 일종의 서로 다른 범주에 있는 사물들을 한 데 모이게 하며, 이전의 분류 체계가 무시하거나 허용하지 않았던 개념들 사이에서 여태껏 주목받지 못했던 새로운 의미 관계가 생겨나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그는 은유를 만드는 것은 유사성을 볼 줄 아는 눈을 갖는 것이라고 한 아리스토텔레스를 인용하며 은유의 인식적 가치를 강조하였다. 이와 같은 맥락의 논의는 김대행의 연구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김대행은 유사성 발견하기를 은유적 활동이라고 하며, 은유의 본질을 ‘이질성을 전제로 한 동질성의 인식’이라고 설명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의를 따른다. 특히 김대행의 논의는 은유를 문화론과 연결시키는 통찰을 제공하기도 한다. 은유가 이질적 존재 사이의 유사성을 문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라고 할 수 있는 분류의 체계를 뒤섞는 행위일 수 있는 문화적 실천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유(metaphor)’는 논란거리가 많은 문학 용어 중의 하나이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은유에 관련된 논의를 정리하고 이 논문에서 의미하는 은유의 기능은 무엇인지 밝힐 필요가 있다. 은유는 일반적으로 수사법의 일종으로 취급되어 왔으며, 현대에 수사법이 처한 상황과 마찬가지로, 미사여구법으로 인식되어 문학 텍스트에서 주로 활용되는 언어적 기교라고 생각된다. 은유가 단지 미사여구에 불과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은 하나의 진부한 표현을 대신할만한 어떤 새로운 표현을 선택할 것인가이다. 수용자 측면을 고려한다 해도, 정서적 감화를 지닌 은유적인 표현에서 도입된 보조관념을 다시 원관념으로 바꾸어 이해하기만 하면 되는 은유는 일종의 제로섬 게임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문학적 기교로서 은유를 파악할 경우, 은유는 아무런 인식적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첫눈에 반한 연인은 서로의 애정을 지속할 것을 약속하고서야 성적인 결합을 이루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급작스럽게 만나 이루어지는 춘향전의 사랑이 열정적 사랑의 긴박함의 형태를 주로 띠고 있기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낭만적 사랑, 즉 보다 지속적이며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위한 사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이후 펼쳐지는 것은 가히 ‘열정’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랑이다. 열정적 사랑의 성향이 통상적인 사회적 책무를 무시하는, 즉 상대에게 눈이 멀어버리는 것이라 할 때, 세상과 절연한 듯한 춘향 방에서 행해지는 사랑 놀음에 대해 “이팔이팔 두리 만나 밋친 마음 셰월 가는 줄 모르던가 부더라”(춘73)라는 서술자의 논평은 열정적 사랑의 특성을 잘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들의 사랑이 이렇게 열정으로만 일관한다면, 낭만적 사랑의 각본은 완성될 수 없었을 것이다. 춘향의 사랑이 열정적 사랑에서 낭만적 사랑으로 옮아가기 위해서는 열정을 신념이나 이념 차원으로 승화시키는 변화가 요구되는데, 그 변화는 몽룡과 춘향의 이별 장면에서 그려진다.
춘향이 이념적 차원으로 열정적 사랑을 승화시킨 까닭에 춘향전은 낭만적 사랑의 궤도에 안정적으로 놓이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낭만적 사랑은 열정적 사랑과 같이 급작스럽게 이루어질 수는 있어도 열정적 사랑처럼 갑자기 파국으로 치닫지 않는 지속성이 있다. 이 지속성은 열정적 사랑이 숭고한 사랑과 결합하여 보장되는데, 개인의 삶의 측면에서는 안정적인 미래에 대한 전망으로 나타난다. 춘향은 처음부터 몽룡이 공명을 누릴 것임을 직관적으로 감지하였으며, 장원급제하여 데리러 온다는 몽룡의 말에 위안을 얻기도 하였다. 이를 낭만적 사랑의 관점에서 본다면, 춘향은 일종의 자신의 삶에 대한 서사를 갖는다는 것이다. 즉, 춘향은 몽룡에 대한 현재의 감정과 더불어 출세할 몽룡의 배필로서 미래의 자신에 대한 계획을 갖는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춘향이 몽룡의 장원급제 소식을 듣고 위안을 얻은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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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질문은 춘향이 몽룡의 장원급제 소식에 대해 위안을 얻게 된 구체적인 원인이나 이유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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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에서 춘향이 몽룡의 장원급제와 관련하여 위안을 얻었다는 사실과 몽룡의 미래에 대한 직관적 감지에 관한 정보를 추출한다.
- 춘향은 처음부터 몽룡이 공명을 누릴 것임을 직관적으로 감지하였으며, 장원급제하여 데리러 온다는 몽룡의 말에 위안을 얻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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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춘향이 위안을 얻었다는 사실을 명시한 문장을 선택하였으나, 위안을 얻게 된 내면의 구체적인 심리적 기제나 상세한 이유는 나타나 있지 않다.
- 장원급제하여 데리러 온다는 몽룡의 말에 위안을 얻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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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문맥은 춘향이 몽룡의 공명을 직관하고 장원급제 후 데리러 오겠다는 말에 위안을 얻었다는 현상만을 기술할 뿐, 왜 그 말이 춘향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로 다가와 위안이 되었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이유는 설명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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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제공된 정보만으로는 춘향이 위안을 얻은 '구체적인 이유'를 확정할 수 없으며, 이를 알기 위해서는 인물의 심리에 대한 외부적 추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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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답을 문맥 내에서 찾을 수 없으므로 정해진 답변 형식을 따른다.
근거 (evidence)
- 춘향은 처음부터 몽룡이 공명을 누릴 것임을 직관적으로 감지하였으며, 장원급제하여 데리러 온다는 몽룡의 말에 위안을 얻기도 하였다.
- 장원급제하여 데리러 온다는 몽룡의 말에 위안을 얻기도 하였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주어진 문맥만으로는 답을 확인할 수 없다.
분석 (analysis)
문맥에는 춘향이 몽룡의 장원급제 약속에 위안을 얻었다는 사실이 명시되어 있으나, 그 위안의 구체적인 내면적 이유나 배경은 서술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인물의 심리에 대한 추측이나 외부 지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