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셋째는 기회균등이다. 우리사회에서 대학 입시는 초중등 공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교육기재이다. 하지만 그 동안 고등교육의 서열화, 사교육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입시제도, 높은 사부담 고등교육비 등으로 인해 대학에 대한 국민의 접근기회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일반 시민들이 보다 폭 넓게 고등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 균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학들이 학부 및 대학원 입학, 교육, 졸업 등에 있어서 변화를 꾀하여야 한다. 아울러 평생학습사회로 전환될 미래 사회에는 대학 교육에 대한 접근이 지금과 같이 일정 연령의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 사회적 배경, 직업적 경험 등을 가지고 있는 폭넓은 대상을 포함해야 한다. 기존의 서열화된 고등교육 구도 하에서 그 동안 대학들은 입시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데 집중하였다면, 앞으로 대학은 교육의 질을 향상시켜 다양한 배경의 학습자들을 우수한 인재로 양성시키는 교육실천에 집중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직된 대학서열 구조는 다른 선진국의 대학체제와 뚜렷하게 구분된다. 호주와 독일 등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국가 주도의 평준화된 대학체제를 운영하고 있어 대학 간의 서열구조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영국과 미국 등 일부 영미권 국가들이 우리나라와 유사한 대학 간 서열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우리보다는 훨씬 완화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선진국에서는 노동시장 진입을 위한 경쟁이 ‘대학입시’라는 1차적 선별보다는 ‘입사단계’라는 2차적 선별에 집중된 양상이다.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도 입시 준비보다는 미래 직업을 위한 자기역량 강화와 대학 과정을 통한 자기계발 노력에 좀 더 집중돼 있다. 우리 사회 내의 고질적 과잉 사교육과 학벌주의 행태는 대학입시 체제의 변별력과 직결된 문제다.
동일한 능력에도 출신대학에 따라 노동시장 내의 대우가 크게 달라진다면 보다 좋은 학벌을 획득하기 위한 수험생들의 적극적 경쟁은 (각 개인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합리적인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정부가 아무리 입시 사교육과 선행학습 자제, 불필요한 재수 자제 등을 외치더라도 자녀의 미래를 생각하는 일반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이를 마냥 따를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의 ‘줄 세우기’식의 입시체제는 대학 간의 건전한 경쟁적 풍토 형성 역시 가로막아 왔다. 각 대학 졸업생들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상당 부분 입학자원의 질적 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에서는 대학들이 질 높은 교육을 경쟁적으로 제공할 인센티브가 크게 높지 않다. 타 대학보다 많은 노력과 비용을 지불하여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더라도 현재의 견고한 서열구조 하에서는 시장에서의 상대적 평가를 뒤바꾸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지나친 서열화는 ‘졸업생 평판’에 대한 대학 간 경쟁구도를 훼손하고 고등교육 전반의 질적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동하게 된다.
대학의 서열화는 대학별 학생 1인당 교육비 차이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학들의 입학성적에 비례하여 1인당 교육비도 서열적으로 배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교육비 차이는 지방대로 갈수록 더욱 벌어질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입학성적이나 교육비의 서열적 구도는 그대로 대학의 교육여건과 교육 질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에 따라 우리 사회와 교육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학의 지역적 차이 그리고 학생의 가정(경제)배경 차이가 그대로 교육 결과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등교육이 사회적 불평등과 부조리를 해소하는데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한다면 그 존재의 가치와 사회적 기대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평균 교육비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불평등적 요소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 장에서도 언급된 바와 같이 고등교육에 대한 역진적인 지원 방안이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나치게 높은 대학 진학률이 사회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제 와서 인위적인 정책을 통해 대학진학률을 예전 수준으로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수 있다. 비싼 사립대학 등록금을 감당해 가면서까지 대부분의 한국 청소년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그만큼 대학 진학에 대한 강력한 욕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수십년동안 ‘잘못된 정보’에 의해 ‘비합리적’으로 대학 진학을 선택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학을 가고자 하는 한국인의 욕망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잘 알려져 있듯이 한국의 노동시장은 매우 불평등하다. 그러니 더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자 하는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비대칭적 정보’ 상황에서 기업은 지원자가 어느 대학 출신인지를 그 사람의 잠재적 능력을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통계적 차별’을 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앞으로 다가 올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민들, 그 중에서도 특히 청년층의 인적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한 한국에서는 저출산 추세의 영향으로 인해 앞으로 청년 계층의 인구가 빠른 속도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양적 감소를 질적 향상으로 채워 나가기 위해서는 청년층 인적자원을 고도화시키는 전략이 긴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한다면 현재 시점에서 ‘너무 급속하고’ ‘지나친 수준’의 고학력화 상황이 고등교육 성과의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대학 진학률을 예전 수준으로 축소시키는 정책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았을 때 바람직스럽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다.
중·고등학교 단계까지 국제적으로 우수한 학업성적을 보이던 한국의 청소년들이 대학에 진학하면 성적 향상도가 지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 한국 청년층의 인적 능력은 다른 나라 청년에 비해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해준다. 한국의 고등교육은 학생들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핵심적인 목표를 달성에 성공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까?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요인은 지나친 고학력화 경향이다. 너무 많은 청소년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능력 향상이 기대되지 않는 기초 학력 부족 학생들까지 대학에 입학함으로써, 대학 교육의 평균적인 성과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일부 언론이나 일반인들의 대화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의견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한국의 대학 서열화 구조가 대학들이 질 높은 교육을 경쟁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방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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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대학 서열화가 대학의 교육 질 향상 노력을 저해하는 인과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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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대학의 사회적 평판 결정 요인과 서열 구조의 특성을 추출한다.
- 각 대학 졸업생들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상당 부분 입학자원의 질적 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
- 현재의 견고한 서열구조 하에서는 시장에서의 상대적 평가를 뒤바꾸기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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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평판이 입학 성적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과 서열 구조로 인해 노력이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선택한다.
- 각 대학 졸업생들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상당 부분 입학자원의 질적 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
- 타 대학보다 많은 노력과 비용을 지불하여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더라도 현재의 견고한 서열구조 하에서는 시장에서의 상대적 평가를 뒤바꾸기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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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대학의 평판이 교육의 질이 아닌 입학 성적(입학자원의 질)에 의해 결정되므로, 교육에 투자하더라도 서열을 바꿀 수 없다는 논리를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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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대학의 사회적 평판이 교육의 질이 아닌 입학자원의 질적 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에서, 견고한 서열 구조로 인해 교육에 투자해도 상대적 평가를 뒤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인센티브가 낮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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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작성한다.
근거 (evidence)
- 각 대학 졸업생들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상당 부분 입학자원의 질적 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
- 현재의 견고한 서열구조 하에서는 시장에서의 상대적 평가를 뒤바꾸기 힘들기 때문이다.
- 타 대학보다 많은 노력과 비용을 지불하여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더라도 현재의 견고한 서열구조 하에서는 시장에서의 상대적 평가를 뒤바꾸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대학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교육의 질보다는 입학자원의 질적 수준에 의해 상당 부분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견고한 서열 구조 하에서는 대학이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더라도 시장에서의 상대적 평가를 뒤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대학들이 질 높은 교육을 경쟁적으로 제공할 인센티브가 높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