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정리하자면, 우리는 제3권에서 자유, 우애, 지혜에 동시에 주목하는 법 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세 번의 역사적 고찰을 제공받는다. 처음에 스파르타의 역사를 고찰해 도출해 낸 권력 분립 원칙을 이 주장에 예속시키고, 다시 이 주장의 의미를 더욱 명확히 설명하기 위해 페르시아와 아테네의 역사를 고찰한다. 당대의 통속적 이념으로는 이 세 나라의 체제란 모두 지극히 다른, 함께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이기에 아테네인의 선택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페르시아 전쟁에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이러지는 5-4세기 아테네 역사에서 이데올로기적으로 페르시아는 전제정을, 스파르타는 과두정을, 아테네는 민주정을 각기 대표하며 서로를 위협하고 경쟁하는 나라들로 인식하는 것이 상식적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장에서는 정체목표로 자유를 추구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아테네인이 수행하는 이 세 국가들에 대한 회고적 분석을 차례로 살펴보기로 한다.
아테네인이 스파르타 역사를 검토하여 일차적으로 도출한 결론은 다른 힘의 혼합에 의해 견제 받지 않은 단일 권력을 수립해서는 안 된다는 권력 분립 및 견제의 원칙이다. 이는691c-692c에 이르는 역사적 검토에서 계속해서 명백히 드러났던 주제이며 위 인용문의 첫 문장에서 다시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정체 수립—『법률』에서의 표현에 따르면 ‘법 제정(nomothesia)’—원리로서 자유가 우애 및 지혜와 더불어 처음으로 언급될 때, 아테네인은 이것을 권력 분립 원칙을 지도하는 상위 원칙으로 표현하고 있다. 즉, 자유, 지혜, 우애에 주목하는 입법자라면, 권력 분립을 통해 권력의 전제화를 견제한다는 원칙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가하면 자유, 지혜, 우애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법의 목적은 지금까지 말해왔던 다른 목적들과 표현만 다를 뿐, 그 뜻이 다른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법률』의 대화는 각기 아테네, 크레타, 라케다이몬 출신인 세 노옹이 크노소스에서 이다(Ida)산 중턱의 성스러운 동굴에 이르는 긴 도보의 여정을 “정체(politeia)와 법률(nomoi)”에 대한 논의로 채워가기로 뜻을 모으며 시작한다(625a-b). 앞 장(II-2)에서 잠시 언급했듯, 이들은 최선의 입법자인 신의 입법 목표를 추론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했는데, 아테네인이 절제와 음주, 가무를 통한 교육에 대한 장황한 탈선을 이어간 끝에, 제3권의 시작에 이르면 이미 설화적 입법자 신은 이들의 관심에서 사라진 듯하다. 그러기에 아테네인은 화제를 돌려, “도대체 무엇이 정체의 기원(archē)이라고 우리가 말할까요?”하고 물은 후(676a), 인류의 과거에 대한 역사적 추론 속에서 구성원들이 의식적으로 채택한 법에 의해 수립되는 국가가 출현하기까지의 장구한 과정을 추측해낸다.
따라서 정체와 법률에 대한 이들의 대화는 제3권에 이르러 헬라스 역사의 특수한 맥락에 명백히 착근한 상태에서 진행하게 된다. 아테네인에 따르면 자신들은 이제야 “이를테면 처음부터 하듯” 정체와 법률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즉, “무엇이 훌륭하게 또는 그렇지 못하게 수립되었으며, 어떤 법률이 보존되는 것들을 보존하고, 또한 어떤 법률이 파괴되는 것들을 파괴하는지, 그리고 또 어떤 것들이 어떤 것들을 대신하는 것들로서 바뀜으로써 행복한 나라로 되도록 하는지”에 대해(683b; 또한 686c에서 메길로스의 말), 정체와 법률에 대한 구체적인 역사적 실증을 통하여(683e-684a) 논의할 수 있는 조건이 이제 마련된 것이다. 도리스족에 의해 수립된 세 왕국인 “라케다이몬과 아르고스 및 메세네가” 정주한 지역이 “여러분[라케다이몬인들]의 조상들의 지배 아래 있게 된 그때에 우리가 있는 걸로 상상”해 보자고 제안한 아테네인은(683c-d), 이내 무엇 때문에 이들 중 두 국가는 몰락하고 하나만이, 즉 라케다이몬만이 존속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684e-685a).
이에 대한 아테네인의 답은 이 글의 시작에서 언급했던 주장, 즉 정치체제가 잘 유지되는 것(politeuthēnai kalōs)은 일인지배체제와 민주정체의 요소 양자를 모두 취해(dei metalabein amphoin), 통치체제의 적도를 획득하는 것(ta metria kektētai)에 달렸다는 것이다. 또한 “전자[일인지배체제]의 극단은 페르시아 종족이, 후자의 극단은 우리[아테네]가 갖고 있다고 하는 것이 옳다”고도 한다(693d-e). 플라톤의 혼합정체론에 대한 연구의 맥락에서 자유에 대한 논의를 고찰하는 기존 연구들은 이 부분의 해석에서 흔히 두 가지 실수를 범한다. 먼저, 자유의 의미를 앞서의 스파르타에 대한 논의와 분리해 이 부분에서만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에 대한 논의는 스파르타에서부터 이 부분으로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흐름 속에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통치 원리로서의 정치적 자유라는 개념이 얼마나 잘 확립되어 있지 않았던가는 위 인용문에서 아테네인이 한 호흡에 통치 원리로서의 자유([ㄱ])와 나라의 대외적 독립으로서의 자유([ㄴ])를 함께 말하는 것에서도 잘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둘이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것은 [ㄴ]의 자유가 [ㄱ]이 불러 온 효과([A])로 언급된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당시 그리스의 국가 이념은 번영하는 국가는 자유로워지고 더 나아가 타국의 지배자가 된다는 것이다. 아테네가 아무런 긴장이나 모순을 느끼지 않고 자유와 지배(archē)를 하나로 묶어 자신들의 성취로 자랑할 때의 그런 자유이다. 즉, 페르시아인들이 키로스 시대에 “처음에는 자유로워졌으나, 나중에는 다른 많은 사람의 주인들로 되었다”는 것이다.
자유주의적 사고방식에 익숙한 현대인은 ‘정치적 자유’를 다른 모든 자유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소유물, 혹은 개인의 권리로 상상하는 것에 익숙하다. 심지어는 어떠한 생래적 권리처럼 인간의 본성에 수반하는 권리(인권)의 일부로서 국가는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수립되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자유주의적 사유 방식을 플라톤은 우리와 전혀 공유하고 있지 않다. 그에게 ‘정치적 자유’는 개인의 생래적 권리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개인과 국가의 훌륭한 존속의 조건을 찾아 도출해내는 합리적 정치체제 구성의 원리이며, 그것을 구현하는 제도들이다. 그러나 우리가 스파르타, 페르시아, 아테네 삼국에 대한 회고적 논의를 분석해 도출해내는 자유의 제도들은, 이러한 제도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우리가 오늘날 ‘정치적 자유’라고 부르는 것을 누리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가져온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플라톤이 생각하는 '정치적 자유'는 현대의 자유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말하는 개인의 권리와 어떻게 다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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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현대 자유주의적 관점의 정치적 자유와 플라톤이 정의하는 정치적 자유의 차이점을 비교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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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현대인의 정치적 자유 개념과 플라톤의 정치적 자유 개념을 각각 추출한다.
- 자유주의적 사고방식에 익숙한 현대인은 ‘정치적 자유’를 다른 모든 자유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소유물, 혹은 개인의 권리로 상상하는 것에 익숙하다.
- 그에게 ‘정치적 자유’는 개인의 생래적 권리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개인과 국가의 훌륭한 존속의 조건을 찾아 도출해내는 합리적 정치체제 구성의 원리이며, 그것을 구현하는 제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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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현대적 관점은 개인의 소유물이나 생래적 권리로 보는 반면, 플라톤은 국가 존속을 위한 합리적 구성 원리로 본다는 핵심 근거를 선택한다.
- 개인의 소유물, 혹은 개인의 권리로 상상
- 개인의 생래적 권리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개인과 국가의 훌륭한 존속의 조건을 찾아 도출해내는 합리적 정치체제 구성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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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현대적 관점은 개인 중심의 권리로서의 자유를 강조하지만, 플라톤은 개인과 국가의 존속을 목적으로 하는 체제 구성의 원리로서 자유를 정의한다는 차이점을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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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현대인은 정치적 자유를 개인의 생래적 권리나 소유물로 간주하는 반면, 플라톤은 이를 개인과 국가의 훌륭한 존속을 위해 도출된 합리적 정치체제 구성의 원리이자 제도적 구현체로 본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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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작성한다.
근거 (evidence)
- 자유주의적 사고방식에 익숙한 현대인은 ‘정치적 자유’를 다른 모든 자유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소유물, 혹은 개인의 권리로 상상하는 것에 익숙하다.
- 그에게 ‘정치적 자유’는 개인의 생래적 권리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개인과 국가의 훌륭한 존속의 조건을 찾아 도출해내는 합리적 정치체제 구성의 원리이며, 그것을 구현하는 제도들이다.
- 개인의 소유물, 혹은 개인의 권리로 상상
- 개인의 생래적 권리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개인과 국가의 훌륭한 존속의 조건을 찾아 도출해내는 합리적 정치체제 구성의 원리
최종 답변 (final_answer)
현대 자유주의적 사고방식에서는 정치적 자유를 개인의 소유물이나 생래적 권리(인권)와 같은 개인의 권리로 간주한다. 반면, 플라톤에게 정치적 자유는 개인의 생래적 권리와는 무관하며, 개인과 국가의 훌륭한 존속 조건을 찾아 도출해낸 합리적 정치체제 구성의 원리이자 이를 구현하는 제도들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