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1918년 Oetjen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국가행위 법리는 국제예양을 최대한 고려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1964년 Banco Nacional de Cuba 판결에서는 국가행위 법리는 국제법이 아니라 연방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에 근거한 것이고, 이는 사법부가 외국정부의 행위에 대하여 판단하게 되면 행정부・입법부의 외교정책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하였다. 1972년 First National City Bank 판결에서도 연방대법원은 국가행위 법리는 권력분립 원칙을 반영한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하였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연방대법원은 국가행위 법리를 1900년대 초반까지는 국제법 차원에서 설명하였지만 1960년대부터는 연방헌법상 권력 분립 원칙에 근거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1990년 W.S. Kirkpatrick 판결에서는 1909년 American Banana 판결에서 제시된 국가 행위 관련 설시는 방론(dictum)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넷째, 국제예양 법리에 따르면 국제관계와 미국의 국익을 고려하여 국외행위에 대한 재판관할권 행사를 자제할 수 있다. 연방대법원은 1895년 Hilton 판결에서 일국이 국제적 의무나 관행 뿐 아니라 자국의 권리도 함께 고려하여 타국의 입법, 행정, 사법 행위가 자국 영역에까지 미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이 국제예양이며, 국제예양은 절대적 의무는 아니지만 단순한 예의(courtesy)도 아니라고 하였고, 1993년 Hartford Fire Insurance 판결에서는 외국 법원의 판결, 외국법원에서 이미 진행 중인 사건, 외국법과 미국법 사이에 진정한 저촉(true conflict)이 있을 때 재판관할권 행사를 자제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한편 연방제9항소법원은 Timberlane 판결에서 개인이 제기한 반독점법 민사사건의 경우 애당초 행정부의 국제예양 고려가 배제되었기 때문에, 당해 사건이 국제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행정부의 의견을 중시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미국과 함께 세계 경쟁법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유럽연합(European Union, 이하 ‘EU’)도 1970년대부터 국제카르텔 사건에서 경제단일체(single economic entity)이론 또는 담합실행지(place of implementation)이론을 원용하고, 기업결합 사건에서 영향이론을 원용하며 경쟁법을 역외적용하고 있는 바, 경쟁법의 역외적용 자체가 국제법에 위반된다는 주장은 오늘날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역외 적용 입법은 외국정부의 동의가 없어도 가 능하지만 역외집행은 주권평등의 원칙상 외국정부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 에, 주요 경쟁법 집행 국가들은 가격・생산량・시장(고객)분할・입찰 담합처럼 경쟁 제한효과가 뚜렷한 하드코어 카르텔과 관련하여 담합 혐의가 있는 외국회사에 대한 조사협조, 정보공유, 문서송달 등과 관련하여 상호주의에 바탕을 둔 양자 행정협정이나 양해각서를 통해 협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외행위가 해당 국적국의 법령이나 정부의 명령을 준수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러한 경우까지 독점규제법을 역외적용하게 되면 결국 행위자로 하여금 자국 법령을 위반하거나 정부 명령에 불응하도록 강제하는 결과가 된다. 국적국의 입장에서는 한국 독점규제법의 역외적용은 자국민에게 불법을 강요하는 것이므로 주권침해가 문제될 수도 있다. 특히 국외행위의 주체는 한국 독점규제법을 위반하거나 자국 법령을 위반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결과는 일반적인 정의 감정에도 부합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직접성・상당성・예측성 요건을 충족하는 국외 카르텔이라고 할지라도, 해당 수출업자들이 국적국의 법령이나 정부의 명령을 준수하기 위한 것이라면 적법 행위 기대가능성이나 정의 관념을 고려하여 독점규제법의 역외적용을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 예컨대, A국이 수출제한 차원에서 자국 기업에게 수출카르텔을 강제하고 해당 카르텔이 한국으로 직접 수출 한 경우에는 직접성・상당성・예측성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독점규제법의 역외적용을 제한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다음 대법원은 이 사건과 관련한 다음과 같은 사정, 즉 (i) 유류할증료 담합에 가담한 항공사들의 일본발 국내행 항공화물운송시장에서 점유율이 연도별로 76% 내지 88%에 이르므로 당해 담합이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볼 수 없고, (ii) 유류할증료 담합에 관하여 일본 정부는 원고 등의 신청에 따라 그 결과를 인가하였을 뿐이어서 담합에 대한 관여 정도가 높다고 볼 수 없고, (iii) 일본 항공법 제110 조가 국토교통성의 인가를 받은 운임협정 등에 대하여 일본 독점금지법의 적용을 제외하고 있으나,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경우는 그 예외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일본 법률과 한국 법률 자체가 서로 충돌된다고 보기 어렵고, (iv) 원고가 일본 법률과 한국 법률을 동시에 준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고, 원고의 행위는 독점규제법의 적용이 제한되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대상판결 사건에서 원고 ANA는 자신의 행위는 ‘일본 항공법’에 따른 적법한 행위로서 독점규제법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 하였다. 원고가 원용한 일본 항공법 제110조는 “국내의 지점과 국외의 지점 간의 노선 또는 국외의 각지 간의 노선에서 공중의 편의의 증진을 위하여 국내항공사업자가 다른 항공운송사업자와 행하는 연락 운수에 관한 계약, 운임협정 기타 운수에 관한 협정의 체결에 대하여는 일정한 거래 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게 되어 이용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사적독점의 금지 및 공정거래의 확보에 관한 법률」(이하 ‘일본국 독점금지법’이라고 한다)의 적용이 배제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원고는 유류할증료 담합과 관련하여 일본 항공법에 따라 국토교통성의 인가를 받았고, 일본국 토교통성은 항공법 제110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일본 독점금지법은 적용되지 않았다고 하였다. (실제로 일본 경쟁당국은 ANA를 제재하지 않았다.)
위 문제와 관련한 실제 국내 사건은 없으므로 가상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X국에서 기업결합 당사자가 국내 시장 판매보다는 해외 수출을 주로 하는 회사라고 하자. 이 때 X국 경쟁당국은 자국시장에 별다른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면 해당 기업결합을 승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해당 기업결합으로 인해 한국 수입 시장에서 가격인상 등 경쟁제한효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면 한국 공정위는 독점규제법 제7조에 따라 해당 기업결합을 승인 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한국 독제규제법과 X국 경쟁법이 상충된다고 볼 수 없고, 한국 공정위의 기업결합 불허가 X국의 정당한 이익을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대상판결이 고려요소로 제시한 “당해 행위가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 역외적용이 타당하다고 본다.
경쟁법 분야에서 기업결합은 카르텔과 함께 역외적용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언급되는 국외행위이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경쟁법 집행 국가들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결합의 경우 관련 회사가 경쟁당국에 미리 신고하도록 하고, 경쟁당국의 사전심사에 따라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기업결합이 승인된다. 그런데 기업결합의 경쟁제한성 사전심사는 향후 탄생할 기업이 기업결합으로 형성된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여 관련시장에서 가격인상 등 경쟁제한효과를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미리 추측 하는 작업이어서, 경쟁당국의 재량적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기업결합 사전심사는 장래의 경쟁제한효과 여부를 추측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동일한 기업결합 사안에 대해 각국 경쟁당국의 판단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외국 경쟁당국이 승인한 국외 기업결합을 한국 공정위가 독점규제법 제7조 제1항의 경쟁제한적 기업결합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불허할 수 있는지가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독점규제법상 위법인데 외국법상 적법이라고 해서 역외적용을 무조건 제한하면 한국시장의 경쟁보호라는 정당한 이익이 크게 침해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단순히 외국법상 적법 행위라는 이유만으로 독점규제법의 역외적용을 제한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위와 같은 대상판결의 법리는 미국 셔먼법의 역외적용 제한 법리와 비슷한 측면이 있는데, 이하에서는 대상판결의 법리를 미국 판례상 셔먼법 역외적용 제한 사유인 국가면제(state immunity), 국가 행위(act of state), 국가강제(foreign sovereign compulsion), 국제예양(international comity)과 비교하여 살펴보고, 향후 실제로 문제될 수 있는 사안으로 생각되는 (i) 외국정부가 강제・승인・묵인한 카르텔이 독점규제법에 위반되는 경우와 (ii) 외국정부가 승인한 기업결합이 독점규제법에 위반되는 경우를 상정하여 논하기로 한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 흐름에 비추어 볼 때, 국가행위 법리의 근거에 대한 설명이 시대별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기술하시오.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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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을 통해 국가행위 법리의 근거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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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각 시대별 판결과 그에 따른 법리 근거를 추출한다.
- 1918년 Oetjen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국가행위 법리는 국제예양을 최대한 고려한 것이라고 하였다.
- 1964년 Banco Nacional de Cuba 판결에서는 국가행위 법리는 국제법이 아니라 연방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에 근거한 것이고
- 1972년 First National City Bank 판결에서도 연방대법원은 국가행위 법리는 권력분립 원칙을 반영한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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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1900년대 초반의 근거와 1960년대 이후의 근거를 구분하여 선택한다.
- 연방대법원은 국가행위 법리를 1900년대 초반까지는 국제법 차원에서 설명하였지만 1960년대부터는 연방헌법상 권력 분립 원칙에 근거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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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1918년 판결(국제예양/국제법 차원)과 1964년 및 1972년 판결(권력분립 원칙)을 시간 순서에 따라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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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국가행위 법리의 근거가 국제법(국제예양)에서 연방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으로 변화했음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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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변화 과정을 명확하게 서술하여 최종 답안을 작성한다.
근거 (evidence)
- 1918년 Oetjen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국가행위 법리는 국제예양을 최대한 고려한 것이라고 하였다.
- 1964년 Banco Nacional de Cuba 판결에서는 국가행위 법리는 국제법이 아니라 연방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에 근거한 것이고
- 1972년 First National City Bank 판결에서도 연방대법원은 국가행위 법리는 권력분립 원칙을 반영한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하였다.
- 연방대법원은 국가행위 법리를 1900년대 초반까지는 국제법 차원에서 설명하였지만 1960년대부터는 연방헌법상 권력 분립 원칙에 근거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최종 답변 (final_answer)
연방대법원은 1900년대 초반(1918년 Oetjen 판결 등)까지 국가행위 법리의 근거를 국제예양을 고려한 국제법 차원에서 설명하였으나, 1960년대(1964년 Banco Nacional de Cuba 판결 등)부터는 연방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에 근거한 것으로 설명하며 그 근거를 변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