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그리고 두 작품이 행한 인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성격 창출을 위한 세부적 서사 내용의 변용을 가져왔다. 춘향의 신세대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을 새롭게 구성한 <최본>에서는 춘향의 사랑을 근대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춘향의 사랑을 중심으로 서사 내용을 이해하게 하였다. 이로 인하여 춘향의 저항은 애정이라는 사적 가치를 주창하기 위한 것으로 읽히게 된다. 즉, 이 드라마는 <춘향전>을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저항’을 하는 춘향의 사랑 이야기로 해석하는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임본>은 신분 질서의 대변자로서 변학도의 면모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서사를 변용하였다. 이러한 서사 변용 역시 춘향의 저항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수반하였다. 즉, 춘향은 몽룡에 대한 사랑을 훼손하려고 하는 호색한에 대해 사적인 저항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신분질서를 뒤흔들려는 국사범으로 취급하는 견고한 신분 질서에 맞서 ‘인간은 평등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두 작품은 서사 내용의 변용을 통해 각기 다른 해석적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춘향과 몽룡의 ‘재회’도 해석될 수 있다. <기생인 춘향>의 분류소에 속한 ‘재회’에서 몽룡은 춘향을 정식 부인으로 받아들이기 전에, 어사또의 수청을 들라고 요구하여 춘향의 자격을 시험한다. 이런 시험까지 거치는 결혼이 /인간적 가치의 권리 주장/을 포기하지 않는 춘향에 대한 보상이라고 한다면, <기생 아닌 춘향>의 동위체의 연속으로 보았을 때의 재회는 /유교적 윤리규범의 준수/에 대한 보상이 된다. 이미 정식으로 혼인한 것과 다름이 없는 상태의 유부녀 춘향이 “랑군”에 대한 절의를 지킨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의 질서와 가치 체계의 재확인으로서 의미가 있다. 이런 대립쌍의 의미 구조로 춘향전이 구성되었기에, 연구자들은 이본의 계통을 분류하는 기준도 춘향이가 기생이냐, 기생이 아니냐로 설정하기도 한다. 이는 단지 춘향이가 근본이 없는 기생의 딸이냐, 아니면 양반의 서녀냐 라는 출생의 차이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춘향이의 신분이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동위체의 축의 변화를 가져와 텍스트의 의미를 다르게 하여, 각각 다른 계통의 춘향전을 형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본의 생산자들이나 개작자들은 자신들의 가치체계나 이데올로기를 통해 춘향전의 두 대립된 동위체 중 어느 한 면에 초점을 두어 읽어내고, 이런 수용의 결과를 이본 형성 과정이나 개작 과정에 반영하였다. 이본 생산자들이나 개작자들은 자신의 경험, 축적된 지식, 이데올로기적 편향과 밀접하게 연결된 화제(topic)를 설정하고, 그런 화제에 따라 동위체를 재조직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동위체의 대립 상황은 이본과 개작본에 따라 조절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기생으로서 춘향이가 불합리한 사회 제도 때문에 겪는 수난과 저항은 기생이 아닌 춘향이가 받아야 할 시련과는 차이가 있다. 전자는 신분질서의 불합리에 대한 고발, 혹은 인간 해방의 주장으로 해석되며, 후자는 유교 윤리의 강조로 해석된다. 이런 복수 동위체는 하나는 심층구조에 있는 이면적 주제이고, 다른 하나는 표층구조에 속한 표면적 주제로 분리될 수 있는 성질은 아니다. 그것은 텍스트의 표층과 심층에 걸쳐 존재하기 때문에, 표면적 주제와 이면적 주제라는 구분보다는 이질적인 동위체에 의한 해석의 분화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렇게 동일한 층위의 복수 의미 동위체 현상은 해석의 다양성이 유발될 수 있는 생성의 구조 중의 하나이다.
춘향전은 적층문학으로서 이질적 수용자를 만족시켜 왔으며, 다양한 주체에 의해 의미화 실천되어 온 텍스트이다. 적층문학으로서 춘향전의 변모 과정은 실로 무한한 상호텍스트적인 과정으로 형성되는 춘향전 문화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춘향전 이본이나 개작본 텍스트의 서술 주체는 이전의 텍스트를 읽고 자신의 반응을 삽입하며, 춘향전의 전통을 형성해 왔다. 이로 인해 춘향의 기사(奇事)를 언술한 다양한 주체의 목소리가 집적되어 있는 것이 춘향전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개별 춘향전 텍스트는 이질적이거나 모순되는 요소를 한 텍스트에 포함하기도 하며, 다른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텍스트 내에 흔적으로 지니고 있게 된다. 이러한 속성으로 말미암아 춘향전은 일반적으로 “千의 얼굴”이라고 불리워져 왔으며, 다른 해석의 관점과 연구 방법을 가진 수많은 논자들로 하여금 춘향전에 대해 300여 편에 이르는 논문을 생산하게 하는 등의 성과를 이루게 하였다.
그러나 춘향전의 기원과 원형을 부정한다고 하더라도 개작 춘향전 텍스트 생산 이전에 이미 존재하였으며, 개작에 영향을 준 실체적인 텍스트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개작자들에게 읽히는 선행텍스트에 대한 이해는 텍스트와 텍스트간의 상호텍스트적인 관계를 살피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 춘향전의 개작은 선행텍스트를 읽고 다시 쓰는 ‘행위’를 지칭한다. 선행 춘향전의 발전 과정은 개작자의 지평에서 읽을 수 있는 텍스트로 존재하며, 기존 춘향전에 대한 개작 주체의 ‘반응’의 산물이 춘향전의 개작 텍스트이다. 즉, 이미 생산된 선행 춘향전은 다시 개작자에게 읽히는 텍스트로 간주되며, 개작자는 그 텍스트들을 다시 쓰는 행위를 통하여 다른 텍스트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개작 텍스트에 삽입한다. 바흐친에 의하면, 빠롤의 대상이 무엇이든 그 대상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이미 한 번쯤은 대상이 되었던 것이며, 빠롤의 과정에서 대상에 대해 이미 행해진 이전의 담론들과의 만남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한다.
실로 “신화적인 아담만이 그의 첫 담론으로 아직 처녀지이며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세계에 접근하며, 고독한 아담만이 진정으로 그의 담론의 대상에 대해 이루어진 타자의 담론과의 상호적인 유도에서 완벽하게 제외될 수 있다.” 만약 태초에 원형으로 존재하는 춘향전이 있었다면(원형을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바로 그 춘향전만이 다른 춘향전 텍스트와의 상호작용을 유일하게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춘향전도 다른 허구적 텍스트나 실제적 텍스트와의 상호작용을 완벽하게 모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춘향전 개작 텍스트를 포함한 모든 담론은 상호텍스트적이다. 상호텍스트적인 활동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텍스트라 할지라도, 작자의 담론은 외곽에 남아 있는 타자의 담론을 의식하고 있으며, 그것과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춘향전 개작 텍스트는 타자의 담론을 개작자의 담론의 외곽에 위치시키는 것이 아니라 개작의 상황 안으로 적극적으로 끌어 들인다. 이런 의미에서 춘향전의 개작은 상호텍스트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다른 담론보다도 더욱 상호텍스트적이다. 요컨대, 춘향전 개작 텍스트는 상호텍스트적인 차원을 텍스트 내에 지니며, 다른 춘향전 텍스트가 이미 존재한다는 것을 의식한 상태에서 생산되는 것이므로 상호텍스트성이 강한 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춘향전 개작 텍스트는 선행 춘향전에 대한 개작자의 이해와 해석을 토대로 하여 형성된 것이다. 개작자는 작자이기에 앞서 춘향전 텍스트의 수용자이며, 자신의 반응과 해석한 의미를 수용 텍스트로 형성한 생산자이다. 이 과정에서 개작 텍스트 생산자들은, 앞 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서로 다른 서사 형식을 구성하게 된다. 상호텍스트적으로 재구성한 서사 형식은 하나의 의미화 실천으로서, 완판본이 보유하고 있던 다양한 가능성들, 다른 의미화 과정들을 멈추게 하여 특정한 의미를 특수한 사회적 상황 속에서 생산한다. 이러한 의미화 과정은 단지 어떤 텍스트의 영향을 받았는가, 각 개작자들이 읽은 텍스트는 무엇인가를 찾아보는 작업으로는 해명이 되지 않는다. 개작 텍스트의 형성 과정은 읽기와 쓰기의 복합적인 구조를 갖는다. 개작 텍스트 생산자들은 우선 춘향전의 수용자이다. 수용자로서 작자는 자신이 속한 사회적 집단과 사회언어적인 상황 속에서 춘향전을 읽으며 의미를 해석한다. 여기에 일차적인 이데올로기의 개입이 있게 된다. 그리고 작자는 자신이 이데올로기적으로 해석한 의미를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개작 텍스트를 쓴다. 이 과정에서 개작자들은 자신이 해석한 의미로 춘향전의 의미를 고정시키려 한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최본>에서 춘향의 사랑을 근대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강조하고자 했던 구체적인 서사적 장치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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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질문은 <최본>에서 춘향의 사랑을 근대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이게 만들기 위해 사용된 구체적인 서사적 장치나 방법론을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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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최본>에 관한 정보로, 춘향의 신세대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을 새롭게 구성하였고, 춘향의 사랑을 근대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보이게 하여 춘향의 사랑을 중심으로 서사를 이해하게 했다는 점이 언급되어 있다.
- 춘향의 신세대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을 새롭게 구성한 <최본>에서는 춘향의 사랑을 근대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춘향의 사랑을 중심으로 서사 내용을 이해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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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최본>이 춘향의 사랑을 합리적으로 보이게 했다는 결과적 사실은 있으나, 이를 구현하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서사적 장치(예: 특정 대사, 사건의 배치, 배경 설정 등)를 사용했는지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
- 춘향의 신세대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을 새롭게 구성한 <최본>에서는 춘향의 사랑을 근대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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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문맥은 <최본>의 해석적 결과와 그로 인한 서사 이해의 방향성을 설명할 뿐, 그 효과를 내기 위해 동원된 세부적인 서사 구성 기법이나 장치에 대해서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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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질문이 요구하는 '구체적인 서사적 장치'에 대한 정보는 문맥 내에서 확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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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주어진 문맥만으로는 답을 확인할 수 없음을 최종 답변으로 결정한다.
근거 (evidence)
- 춘향의 신세대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을 새롭게 구성한 <최본>에서는 춘향의 사랑을 근대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춘향의 사랑을 중심으로 서사 내용을 이해하게 하였다.
- 춘향의 신세대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을 새롭게 구성한 <최본>에서는 춘향의 사랑을 근대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최종 답변 (final_answer)
주어진 문맥만으로는 답을 확인할 수 없다.
분석 (analysis)
문맥은 <최본>이 춘향의 사랑을 근대적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보이게 하여 서사 이해를 도왔다는 사실을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 사용된 구체적인 서사적 장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는 누락되어 있으므로 외부 지식 없이 답을 도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