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앞에서 현재 중한 양국의 대일관계에서 존재하는 주요 모순의 성격과 유형을 분석하였다면, 본절에서는 2014년 후반부터 중한 양국의 대일관계 개선 메커니즘을 살펴보고, 현행 개선 메커니즘이 기존 모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나아가 추가적 개선 공간이 있는지를 탐색한다. 본절은 중한 양국의 대일관계 개선 메커니즘을 전략, 담론(談論)(구사) 방식, 정책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본다. 관계개선이 지역의 안정과 3국 협력의 효과를 촉진하고 현실적 의의가 비교적 명확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현존하는 메커니즘의 한계와 개선점을 분석함으로써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 우선 전략적 고려 측면에서 현재 중한 양국과 일본의 관계개선은 여전히 상당 부분 전후 질서의 형성과 발전 시기의 이데올로기와 동맹 사고(思考)에 갇혀 있어 지역 질서 조정의 장력(張力)이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 중국은 지역 질서의 조정 과정에서 미국의 아태 재균형 정책과 이와 관련된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다양한 압력을 받고 있고, ‘중국위협론’의 포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본과의 긴장 상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담론(구사) 방식에서 중한 양국의 대일 관계 개선은 ‘역사’ 대 ‘미래’, ‘민족’ 대 ‘국제’ 등의 이분법적 화법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그리고 이는 각국이 모순의 중점적인 문제에서 소통을 심화하는 데 상당한 장애가 되고 있다. 예를 들면, 중한 등 아시아 인접국가와 일본 간의 역사인식 문제를 논의할 때 최근 주류 국제 언론은 종종 ‘역사’와 ‘미래’라는 핵심 키워드를 제시하는데, 이는 양측을 대립구도로 내몰면서, 역사문제를 중시하는 것이 마치 융통성이 없고 보수적이며 시대흐름을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일쑤다. 그리고 오히려 미래의 협력을 위해서 역사 논쟁을 멈추는 것이 더욱 실용적이고 선구적이며 국제적 감각을 지닌 성숙한 행동이라고 주장한다. ‘민족주의’는 유관 역사와 영토 문제를 토론하는 과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데, 이는 특수성, 감성적, 공격성의 대명사로 간주하고, 보편성과 이성을 지니고 있고 평화를 중시하는 ‘국제주의’에 대비해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담론(구사) 방식은 서구 정계 인사의 발언과 주류 매체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데, 이는 중한일 3국의 정부의 태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청와대, 2015.6.22; 中国新闻网, 2014.11.7; 安倍晋三, 2015; Sherman, 2014).
앞에 기술한 이분법적 논리는 역사인식 문제를 ‘역사’와 ‘미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로 단순화하였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며 현재 당면한 역사 논쟁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마치 논쟁을 끝내는 것만이 유일하고 정확한 선택인 것처럼 보이게 하여, 실제적으로 논쟁의 지속과 심도 있는 전개를 방해하고 있다. ‘민족주의’와 ‘국제주의’를 강조하는 담론 방식의 주된 문제점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민족주의가 역사 논쟁의 격화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긴 하지만, 결코 논쟁을 일으키는 요인이 아니고, 논쟁의 심화를 조장하는 유일한 이유도 아니다. 현재 역사 논쟁을 야기하는 원인은 아베 등 일본 정계의 역사 수정주의적 언행이 관련 국가가 허용할 수 있는 기존의 역사적 합의의 저선(底線)을 넘어선 것에 있다. 이에 더해, 논쟁을 격화시키는 다른 요인은 주요 당사국의 전략적 게임, 상호신뢰 부족, 전략적 오판 및 언론 보도 등이 있다. 지나치게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감정적, 공격성 등 부정적 이미지를 이용해 역사논쟁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과 같으며, 논쟁의 원인과 논쟁 격화의 요인에 대한 전면적인 연구와 토론을 방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분법적 화법은 얼핏 보아서는 이치에 맞는 듯 하지만 깊이 있게 분석하면 개념의 잘못된 환치(偷换概念, disguised replacement of concept)이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이다. 다시 역사인식 문제를 예로 들면, 역사와 미래라는 이분법적 화법(또는 담론 구사 방식)은 ‘역사’와 ‘역사인식’ 두 개념을 상당히 뒤섞어 놓고 있다. ‘역사’는 단순히 시간적 개념으로 볼 경우 확실히 미래에 상대되는 함의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일본이 중한 등 아시아 국가 간에 관련된 논쟁의 중점은 결코 이러한 측면이나, 주어진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역사에 얽매이자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발생한 역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할 것인가 하는 데 있다. 역사인식은 상당히 강한 실재성(reality)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의 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정책 결정자의 현재의 인식을 통해서 미래를 형성하고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의 대일관계 개선의 중요한 고려사항 중의 하나는 미국이 한국의 ‘친중’(亲中)에 대한 의심과 우려를 해소하고, 미일한 동맹 구조에서 주변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압력은 일본의 대미 공공외교의 상당한 성과와 신속한 발전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박철희, 2015; Kim, 2015). 여기서 반드시 지적할 점은 이데올로기와 동맹 사고는 동북아의 지역질서 조정의 장력(張力)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첫째, 이데올로기와 동맹은 이미 작금의 동북아 각국 간 관계를 형성하는 유일한 또는 압도적인 방식이 될 수 없다. 만약 전후 질서 형성기의 동북아 국제관계가 이데올로기와 동맹구조에 의해 주도되었다면, 냉전(冷戰)의 종식, 각국의 경제・정치 의존도의 심화와 비전통안보 위협의 확장 등으로 현재 역내 국가 간 관계는 오래 전 이미 상당히 다원화, 복잡화됐고, 국가 간 마찰과 모순의 성격도 이와 마찬가지가 됐다.
이데올로기와 동맹 시각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면, 비전략적 마찰을 국가 간의 전략 대립으로 오해하기 쉽고, 공연(空然)히 각국의 위협 인식과 전략적 상호 불신을 심화시키게 된다. 둘째, 동맹 내 위계적 구조는 전체 이익을 추구할 때 특정 국가의 이익이 우대되거나 억제되도록 하는데, 이는 중한 양국 등이 전후 질서 형성 과정에서 일부 문제에 대해 충분히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지 못하고 논쟁을 보류하도록(搁置争议) 한 중요한 이유이다. 동맹 내 위계적 구조의 변화와 현실의 국가 간 상대적 국력의 변화가 동시에 이뤄지지 않는 점에서, 현재 동북아 동맹 구조와 제2차 세계대전 종결 초기 상황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슷하다. 곧 현재의 역내 질서 조정의 장력(張力)을 억제시키기 어렵고 현존하는 제도와 현실 간의 격차와 불안정성을 더욱 장기화하고, 심지어 확대시킬 것이다.
종합하면, 현재 중한 양국과 일본과의 양자관계는 상당 정도 개선됐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다양한 모순이 빈번하게 폭발하고 있고, 현재의 관계 개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중일관계와 한일관계가 최근 이처럼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동북아의 전후(戰後) 질서가 주요 국가의 국력의 상대적 변화와 국내외 전략의 조정 등의 누적(累積)이 제도 조정의 장력(張力)이 되면서, 내생적인 ‘임계 전환점’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곧 동북아 전후 질서는) 기존 제도의 명확화, 재편, 보완과 같은 구체적인 표현 형식으로 점진적인 제도 변화를 겪고 있다. 현재의 관계 개선 메커니즘은 비록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전략, 담론, 정책 측면에서 여전히 중요한 한계를 지니고 있어 전후 질서 형성 과정에서 구축된 기본 프레임을 극복할 수 없다. 이러한 개선 메커니즘은 단기적으로 논쟁을 보류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지역 질서 조정의 장력(張力)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중한 양국의 대일 관계 개선 담론에서 '역사'와 '미래'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방식이 지니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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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중한 양국의 대일 관계 개선 담론 중 '역사' 대 '미래'라는 이분법적 화법이 초래하는 부정적 영향과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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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에서 이분법적 화법의 구체적인 사례와 그로 인한 현상을 추출한다.
- 중한 양국의 대일 관계 개선은 ‘역사’ 대 ‘미래’, ‘민족’ 대 ‘국제’ 등의 이분법적 화법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 이는 각국이 모순의 중점적인 문제에서 소통을 심화하는 데 상당한 장애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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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이분법적 논리가 문제의 본질을 어떻게 왜곡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선택한다.
- 역사인식 문제를 ‘역사’와 ‘미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로 단순화하였다.
- 이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며 현재 당면한 역사 논쟁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 실제적으로 논쟁의 지속과 심도 있는 전개를 방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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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이분법적 화법이 '역사'라는 시간적 개념과 '역사인식'이라는 해석적 개념을 혼동시키고 있음을 결합한다.
- ‘역사’와 ‘역사인식’ 두 개념을 상당히 뒤섞어 놓고 있다.
- 현재 일본이 중한 등 아시아 국가 간에 관련된 논쟁의 중점은 결코 이러한 측면이나, 주어진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역사에 얽매이자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발생한 역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할 것인가 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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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이분법적 화법은 문제를 단순화하여 본질을 흐리고, 역사인식의 중요성을 약화시키며, 심도 있는 논쟁을 방해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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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추출된 근거를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근거 (evidence)
- 중한 양국의 대일 관계 개선은 ‘역사’ 대 ‘미래’, ‘민족’ 대 ‘국제’ 등의 이분법적 화법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 이는 각국이 모순의 중점적인 문제에서 소통을 심화하는 데 상당한 장애가 되고 있다.
- 역사인식 문제를 ‘역사’와 ‘미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로 단순화하였다.
- 이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며 현재 당면한 역사 논쟁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 실제적으로 논쟁의 지속과 심도 있는 전개를 방해하고 있다.
- ‘역사’와 ‘역사인식’ 두 개념을 상당히 뒤섞어 놓고 있다.
- 현재 일본이 중한 등 아시아 국가 간에 관련된 논쟁의 중점은 결코 이러한 측면이나, 주어진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역사에 얽매이자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발생한 역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할 것인가 하는 데 있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이분법적 화법은 역사인식 문제를 '역사'와 '미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로 단순화하여 문제의 본질을 흐린다. 이는 현재 당면한 역사 논쟁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약화시키며, 실제적으로 논쟁의 지속과 심도 있는 전개를 방해한다. 또한, 단순히 시간적 개념인 '역사'와 과거의 역사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인 '역사인식'을 뒤섞어 놓는 개념의 잘못된 환치를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