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첫째, 지난 20~30년 동안 많은 저소득 개도국과 체제전환국에서 서비스 주도 성장이 나타났는데, 비공식 경제활동은 서비스 부문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즉 서비스 부문에서 비공식 경제의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는 곧 비공식 경제의 성장을 의미하였다. 또한 서비스업의 성장과 생산성 향상은 농림어업, 제조업, 건설업 등 경제의 다른 부문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쳤다. 서비스업 비중 상승이라는 경제 구조의 변화가 경제 전체의 성장을 이끌어간 것이다. 비공식 경제활동이 서비스 부문에서 특히 활발한 것은 비공식 경제의 전형적인 주체인 소규모 사기업(1인 기업 포함)이 가장 쉽게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분야가 서비스 부문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도 공식 경제의 붕괴로 실질적 실업 상태에 놓인 많은 주민들이 도소매업, 운수업, 개인서비스업 등 서비스 부문에서 먼저 사경제 활동을 개척하였으며, 그 결과 농림어업, 제조업, 광업, 건설업 등 여타 부문에서도 사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흔히 북한의 비공식 경제가 유통업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서비스업의 본질에 대한 오해이다. 유통업을 비롯한 서비스업은 경제적 복지와 GDP의 증대에 기여하는 생산적인 활동이며, 다른 산업 활동을 뒷받침하는 필수적인 활동이다.
그럼, 인도와 아프리카의 서비스 주도 성장은 어떻게 해서 가능했던 것일까? 첫째, 농업 부문의 생산성(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은 서비스 부문보다 낮기 때문에 농업에서 서비스업으로의 노동인구 이동으로 서비스업 비중이 상승함에 따라 경제 전체의 평균 생산성 향상, 즉 경제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또한 이들 나라에서는 제조업도 워낙 낙후되어 있어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제조업 생산성도 서비스업보다 낮았다. 이 때문에 이농 인력의 다수는 제조업이 아니라 서비스업으로 흡수되었다. 요컨대 농업과 제조업의 상대적 낙후, 그리고 제조업의 성장 지체로 인해 서비스 부문이 부각될 수 있었다. 둘째, 서비스업의 생산성 향상 잠재력이 제조업보다 작긴 하지만, 저소득 개도국의 서비스업 생산성은 애초에 워낙 낮은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세계적 수준을 향해 추격(catch-up)할 수 있는 여지가 컸다. 그리고 이들 저소득 개도국에서는 제조업의 이륙(take-off)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비스업이 먼저, 더 빠르게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특히 지난 수십 년 동안 저소득 개도국에서는 전반적 교육 보건 수준이 향상되었고, 그 효과가 먼저 서비스 생산성의 향상으로 반영되었다.
셋째, 서비스 부문의 성장은 농업과 제조업의 발전을 도움으로써 경제 전체의 성장을 간접적으로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 전통적 서비스인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및 운수업 등이 발전하게 되면, 농산물과 공산품의 유통 분배 효율성이 향상되므로, 자연히 농산물과 공산품의 생산을 자극하는 효과가 생긴다. 또한 서비스 부문의 발전은 교육 보건 수준의 향상을 더욱 촉진해 인적자본 수준을 높임으로써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넷째, 교통 통신기술의 발전, 그 중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서비스의 교역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정보통신, 금융, 비즈니스 서비스 등 현대적 서비스의 수출입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관광과 무역업, 국제물류업 등 전통적인 국제적 서비스 거래도 활발해졌고, 국가 간 인력이동에 따라 많은 개도국들이 상당한 규모의 송금 수입을 얻게 되었다. 요컨대 경제의 세계화 추세와 교통 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저소득 개도국도 대단히 큰 서비스 수출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더구나 앞에서 개도국과 체제전환국 사례에서 보았듯이 제조업의 성장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서비스업이 발전해 전체 경제성장을 이끌 수도 있다. 북한의 경우 1990년대 경제난 이후 광공업 중심의 공식 경제가 제 기능을 못함에 따라 많은 도시 노동자들이 유휴인력이 되어 버렸는데, 이들이 비공식적으로 서비스 경제활동에 종사하게 됨으로써 실질적인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GDP도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저소득 개도국에서 농업의 잉여인력이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면서 GDP 증가가 이루어진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또한 시장 거래가 활발해지고 운수업까지 발전해 유통이 효율화되고 상품 판로가 확대되면, 물질적 재화의 생산에서도 사회적 및 기술적 분업이 발전해 생산이 증가하고 생산성이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스미스(Adam Smith) 이래의 경제학 연구가 잘 밝혀놓은 진리이다. 북한에서도 시장이 발달해 상품을 팔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었다면, 당연히 상품 생산을 통해 소득을 올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났을 것이다.
북한은 개도국일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국이기도 하기 때문에 체제 전환국 사례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1990년대 초 이후 옛 소련과 동유럽 나라들의 체제전환 과정에서도 서비스 주도 성장이라고 부를 만한 현상이 나타났다. 체제전환 초기에 대부분의 나라들은 대불황을 경험해 경제 규모가 크게 위축되었다가 나중에 장기적으로 회복되는 추세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한층 양호한 성장세를 보임으로 써 초기의 대불황을 완화하고 나중의 회복세를 더 견고히 하는 역할을 하였다. 반대로 제조업은 매우 심각한 타격을 입어 장기간 침체되었고 오랜 시일이 지나서야 비로소 회복될 수 있었다. 그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주요 체제전환국에서 서비스업의 경제적 비중은 무려 20~30% 포인트나 상승하였으며, 이런 상승세는 초기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옛 사회주의 나라들의 체제전환 과정에서 서비스 주도 성장이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전통적 사회주의 경제에서는 산업구조가 크게 왜곡되어 서비스 부문의 비중이 너무 낮았다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다. 서비스 부문 중에서도 시장경제라면 대체로 민간 부문에서 담당할 서비스, 즉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개인서비스업, 운수업 등의 발전이 크게 억제되고 있었다. 왜 전통적 사회주의 경제에서는 이런 업종이 잘 발전하지 못했을까? 한 가지 이유는 전통적 사회주의 경제의 운영원리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상품의 유통과 분배를 국영기업과 계획(명령) 시스템에 따라 조직하고, 또 상당수 상품을 배급 또는 준 배급하는 경직적 시스템을 유지하다 보니 이런 업종이 발전할 여지가 작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 업종은 개인 또는 가족 단위의 소규모 활동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사회주의 원리에 따라 사경제 활동을 억압하므로 이런 업종의 발전도 억압되었다. 사회주의 경제학에서 서비스 부문의 상당 부분을 비생산적 부문으로 규정한 이념적 편향도 서비스 부문의 발전을 어렵게 한 요인이었다.
따라서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자유로운 사경제 활동이 가능해지자 이제까지 억압되었던 서비스 부문의 다양한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분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또한 과거에 상품(농산물 및 공산품) 중심이었던 소비구조에서 서비스의 비중이 크게 상승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앞에서 개도국의 경우에서 본 것처럼, 제조업의 경우 생산 활동을 조직하기가 쉽지 않지만, 서비스업의 많은 부분은 개인 또는 가족 단위의 소규모 활동이어서 많은 시민들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개도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런 부문에서는 비공식 경제활동의 비중도 높다. 즉 체제전환국에서도 서비스 부문이 활성화되면서 비공식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나타났다. 체제전환 과정에서 서비스 부문의 발전은 중요한 간접적 파급효과들을 낳았다. 도소매업과 운수업, 통신업 등 서비스업이 발전하여 시장 인프라가 갖춰짐으로써 나중의 산업 회복을 위한 발판이 마련되었다. 또 서비스업에서는 창업이 쉬워 다른 부문보다 먼저 기업가 활동이 분출하였으며, 여기에서 성공한 기업가들이 나중에 산업부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생겨났다. 서비스업은 대체로 노동집약적 성격을 가지므로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는 점도 중요하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전통적 사회주의 경제에서 서비스 부문의 발전이 억제되었던 이유를 운영 원리와 이념적 측면에서 각각 설명하시오.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전통적 사회주의 경제에서 서비스 부문 발전이 저해된 원인을 운영 원리와 이념적 측면으로 나누어 파악해야 한다.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사회주의 경제의 운영 방식과 서비스 부문에 대한 관점을 문맥에서 추출한다.
- 상품의 유통과 분배를 국영기업과 계획(명령) 시스템에 따라 조직하고, 또 상당수 상품을 배급 또는 준 배급하는 경직적 시스템을 유지
- 사회주의 경제학에서 서비스 부문의 상당 부분을 비생산적 부문으로 규정한 이념적 편향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운영 원리에 해당하는 경직적 시스템 내용과 이념적 편향에 관한 내용을 근거로 선택한다.
- 상품의 유통과 분배를 국영기업과 계획(명령) 시스템에 따라 조직하고, 또 상당수 상품을 배급 또는 준 배급하는 경직적 시스템을 유지
- 사회주의 경제학에서 서비스 부문의 상당 부분을 비생산적 부문으로 규정한 이념적 편향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경직된 계획/배급 시스템이 유통 및 서비스 업종의 발전 여지를 줄였음을 연결하고, 서비스업을 비생산적으로 보는 이념이 발전을 어렵게 했음을 결합한다.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운영 원리 측면에서는 경직된 계획 및 배급 시스템이, 이념적 측면에서는 서비스 부문을 비생산적이라고 규정한 편향이 원인임을 정리한다.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서 요구한 두 가지 측면에 맞춰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근거 (evidence)
- 상품의 유통과 분배를 국영기업과 계획(명령) 시스템에 따라 조직하고, 또 상당수 상품을 배급 또는 준 배급하는 경직적 시스템을 유지
- 사회주의 경제학에서 서비스 부문의 상당 부분을 비생산적 부문으로 규정한 이념적 편향
최종 답변 (final_answer)
운영 원리 측면에서는 상품의 유통과 분배를 국영기업과 계획(명령) 시스템에 따라 조직하고 상품을 배급 또는 준 배급하는 경직적 시스템을 유지했기 때문에 발전 여지가 작았다. 이념적 측면에서는 사회주의 경제학에서 서비스 부문의 상당 부분을 비생산적 부문으로 규정한 이념적 편향이 서비스 부문의 발전을 어렵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