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징의 역사는 고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말 대학자인 목은 이색의 시집 『목은시고(牧隱詩藁)』 제13권에 ‘助以鉦鼓聲相隨’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이는 ‘징과 북소리가 서로 어울린다’는 뜻이다. 실제 고려 시대에 사용되었던 징이 유물로 발견된 점을 보아 최소한 고려 시대를 기점으로 징은 지금까지 우리나라 전통 음악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징은 크게 풍물용, 군악용, 무악용, 사찰용으로 나누어진다. 즉 징은 오랜 시간 동안 장소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두루 널리 사용하여 왔다는 것을 말해준다. 징을 만드는 방법은 징의 형태를 이루는 놋쇠를 만드는 방식에 따라 주물 방식과 방짜 방식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로 주물 방식이란 징 모양의 주형틀에 구리와 아연, 니켈 합금을 녹여 만든 쇳물을 넣어 징을 제작하는 방식을 말한다. 방짜 방식은 78%의 구리와 22%의 주석을 녹여 만든 쇳물을 굳혀 ‘바둑’이라 불리는 놋쇠덩이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징장은 이 놋쇠덩이인 ‘바둑’을 망치로 두드리고 담금질을 하여 하나의 징을 만들어낸다.
방짜(方字)는 한자어로 ‘양대납청성기(良大納淸成器)’라 하지만 일반적으로 방짜라 부른다. 왜 방짜라고 부르는지 문헌상의 어원을 찾기는 힘들지만, ‘방이다’라는 말이 어떤 부분을 힘 있게 후려친다는 뜻을 지니고 있어 놋쇠를 두들겨 만든다 하여 방짜라 부르지 않았나 유추해 볼 수 있다. 쇠를 녹여 모양을 갖추고 원하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두들겨 형태를 만들면서, 100% 수작업으로 모든 공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하나의 징이 나오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14호 징장, 이용구 기능 보유자는 방짜 방식의 100% 수작업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 징을 제작한다. 그는 ‘안의 징’을 제작하며, 제작에 필요한 전통 공구들 또한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이용구 징장의 제작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 징이 어떻게 제작되는 지를 살펴보자.
징을 만드는 일은 동짓날이 있는 음력 11월을 시작으로 다음 해 음력 2월까지 대정, 앞마치꾼, 전마치꾼, 쇠마치꾼, 가질대장, 풀무꾼 이렇게 6명이 한 팀이 되어 징 제작에 들어간다. 6인 1조의 각 팀원들 역할은 다음과 같다. 대정은 징 작업의 최고 기술자로서 망치꾼들이 ‘바둑’에 방짜질을 어디로 해야 하는지 지시하는 역할을 한다. 앞마치꾼, 전마치꾼, 쇠마치꾼은(‘마치’는 필자의 추측으로 망치를 말하는 것으로 보이며, 앞망치꾼, 전망치꾼, 쇠망치꾼으로 3명의 망치를 든 장인을 일컫는다) 대정의 지시에 따라 망치질을 통해 징의 모양새를 만들어 낸다. 모양새가 만들어지면 대정은 ‘곰망치’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징의 표면을 두드리면서 ‘울음잡기’라는 고도의 숙련 과정을 통해 징의 소리를 만들고 결정한다.
‘바둑’은 쇳물로 변한 구리와 주석의 합금을 둥그런 통에 담아 바둑알 모양의 형태로 만드는 것을 말하며, ‘멍어리바둑’은 앞매꾼과 전매꾼, 쇳매꾼이 망치질을 통해 바둑을 원형이나 타원형으로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테두리가 갈라지면 주변을 협도질하여 망치질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식으면 다시 달구어 두드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우김저복’은 멍어리바둑을 통해 원형이나 타원형으로 일정 형태를 갖추게 된 바둑을 여러 장 겹쳐서 망치질하는 것을 말한다. 이 작업을 하는 이유는 열의 지속성을 높여서 바둑의 유연함을 살리기 위한 것인데 방짜만의 전통 기법이라고 한다. ‘무개리’는 ‘우김저복’을 통해 여러 겹이 겹쳐진 바둑을 하나씩 떼어 내면서 식지 않게 수시로 불에 달궈주는 작업을 말한다. ‘담금질무개리’는 무개리를 통해 하나씩 떼어진 바둑을 냉각수에 넣고 담금질을 하여 징의 모양을 만드는 작업을 뜻하는데, 이때 모양새가 크게 변형되면 망치로 사정없이 두드려서 형태를 잡아주는 벼름질도 함께 한다. ‘울음잡기’는 대정이 곰망치로 징의 표면을 두들기면서 징의 소리를 정해주는 것을 말한다.
첫 울음잡기를 뜻하는 ‘풋울음’이 끝나면 가질대장은 얼추 형태를 갖춘 징에 태음양이라는 나무의 나이테 모양을 표면에 새기고 광을 내며 손잡이에 구멍을 뚫어 끈을 다는 작업을 진행한다. 지금은 금속을 가공하는 일이 기술의 발달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이전 전통 도구와 방식으로 금속을 가공하는 일은 결코 간단하거나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가질대장이 금속을 가공하는 작업을 마치면 대정은 다시 징의 소리를 결정하기 위해 ‘울음잡기’에 들어가는데 이를 ‘재울음’이라 한다. 징의 제작 과정을 정리하면 놋쇠녹임-바둑-멍어리바둑-우김저복-무개리-담금질무개리-울음잡기 순으로 진행된다. ‘놋쇠녹임’이란 8:2의 비율로 구리와 주석을 합금하는 작업을 말한다. 풀무질을 하다 보면 쇳물이 붉은색에서 흰색으로 변하는데 이때가 가장 적당한 온도라고 한다.
징의 소리는 맥놀이라는 현상 때문에 소리는 굵지만 오랫동안 귓가에 울리게 된다. 맥놀이는 주파수 차이가 근소한 두 개의 파동이 서로가 간섭하면서 진폭이 주기적으로 변하다가 어느 접점에서 합성파를 이루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방짜 징은 수작업을 통해 제작하다 보니 두께와 표면이 불규칙한 형태를 띠고 있어서 징의 각 부분에서 다른 진동수의 소리가 나오면서 끊어지다가 다시 커지는 소리가 나온다. 일정하지 않은 징의 첫소리 안에서 숙련된 대정은 고도의 작업인 ‘울음잡기’를 통해 불규칙한 소리들의 접점을 만들면서 하나의 합성파로 이어주는 것이다. 가질대장의 작업 후 대정은 다시금 징의 소리를 조정하기 위해 ‘재울음’ 작업을 한다. 이것은 매우 예민한 작업으로 대정의 숙련된 기술과 감각으로 놋쇠를 바둑으로, 바둑을 징으로 변화시켜 악기에 소리라는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일이다. 바로 징이 태어나는 순간이다.
홍만종(1643~1725)이 쓴 『산림경제』에도 호산춘(壺山春)이 전해온다. 그 호산춘은 전라북도 여산 지방에 위치한 천호산의 별칭 호산(壺山)에서 이름을 얻었다. 현재 여산 지방에 호산춘 보존회가 있고, 복원 작업을 시도하면서 천향 호산춘이 제품화되었다. 하지만 천향 호산춘은 문헌에 전해오는 그대로 복원된 상태는 아니다. 문경 호산춘은 여산 호산춘과 계보를 달리하고 이름도 다르다. 문경 호산춘(湖山春)은 물가 호(湖)자를 쓰고 여산은 호리병 호(壺)자를 쓴다. 문경 호산춘은 본래는 호산춘(壺山春)이라고 불러 왔는데, 1991년에 문화재 등록을 할 때, 여산의 호산춘과 구분 짓기 위해서 호(湖)자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호산춘은 신선들이 탐할 만한 술이라 해서 호선주(好仙酒)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상주 목사는 이 집에 놀러 와서 호산춘에 취해 잠들었다가, 밤에 요강을 들이켰다는 얘기도 집안에 전해온다. 서울에서 내려온 황 씨 아버지 친구들은, 떠난다고 인사하고 길을 가다가 술맛을 못 잊어 되돌아와 술단지를 비우고 돌아갔을 정도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방짜 방식의 징을 제작할 때, 멍어리바둑 단계에서 테두리가 갈라지는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하는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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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방짜 방식 징 제작 과정 중 '멍어리바둑' 단계에서 테두리가 갈라졌을 때의 대처 방법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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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에서 '멍어리바둑'과 관련된 제작 공정 설명을 추출한다.
- ‘멍어리바둑’은 앞매꾼과 전매꾼, 쇳매꾼이 망치질을 통해 바둑을 원형이나 타원형으로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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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테두리가 갈라지는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식이 명시된 문장을 선택한다.
- 테두리가 갈라지면 주변을 협도질하여 망치질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식으면 다시 달구어 두드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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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테두리가 갈라지면 주변을 협도질하며 망치질을 반복하고, 식었을 때는 다시 달구어 두드리는 과정을 거친다는 인과 관계를 파악한다.
- 테두리가 갈라지면 주변을 협도질하여 망치질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식으면 다시 달구어 두드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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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갈라진 테두리 주변을 협도질하며 망치질을 지속하고, 식으면 다시 달구어 두드리는 작업을 반복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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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답변을 간결한 서술형으로 작성한다.
근거 (evidence)
- ‘멍어리바둑’은 앞매꾼과 전매꾼, 쇳매꾼이 망치질을 통해 바둑을 원형이나 타원형으로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 테두리가 갈라지면 주변을 협도질하여 망치질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식으면 다시 달구어 두드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테두리가 갈라지면 주변을 협도질하여 망치질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식으면 다시 달구어 두드리는 작업을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