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한국과 중국의 석유산업의 차이점 중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또 한 가지는 석유기업의 차별성이다. 한국에서 석유제품을 제조하고 수출하는 기업들은 모두 민간 기업이면서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석유기업이 중국 석유기업들에 비해 정유부문에서 품질이나 효율성이 현재까지는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수출산업으로서의 경쟁력에서도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현재까지 한-중 무역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도 이를 반영한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석유기업이 가지는 상대적 강점을 고려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석유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흔들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러한 가능성은 한-중 FTA가 한국 석유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는데 반영되어야 할 부분이다.
시장 개방은 한국의 에너지 산업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경제활동의 원동력인 에너지를 대부분 해외로부터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석유산업의 경우에는 원유를 수입해 생산한 석유제품의 상당부분을 다시 해외로 수출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교역에도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른 에너지산업보다도 한-중 FTA의 결과와 발효 시점을 유심히 지켜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최종 타결된 협정 내용에 따르면 대부분의 석유제품에 대한 중국의 관세 철폐가 15년이 걸릴 예정이며 이 가운데 한국의 주력수출 품목도 포함되어 있어 중국시장을 놓고 싱가포르 등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 경쟁을 하고 있는 한국 정유기업들은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한편, 중국은 경제성장과 석유수요 증가에 발 맞춰 정제시설도 빠르게 확충함에 따라 석유제품 자급률이 높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석유제품 수출도 증가 추세에 있다. 이로 인해 시장 개방이 지연될수록 한국 석유기업의 중국 시장입지가 좁아질 수 있을뿐 아니라 향후 15년 후 석유제품 관세가 완전 철폐되게 되면 오히려 중국 석유제품의 한국 시장진출이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위와 같이 개별 석유제품에 대한 양허내용 외에도 한국과 중국 간 석유 무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원산지 규정이나 비관세장벽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한-중 FTA의 원산지 규정은 다음 세 가지로 정의된다. 첫 번째 “상품이 전적으로 당사국에서 완전하게 획득되거나 생산되는 경우”, 두 번째, “상품이 원산지 재료로만 전적으로 당사국에서 생산되는 경우”, 세 번째, “상품이 비원산지 재료를 사용하여 전적으로 당사국에서 생산되고 부속서 3-가에 합치되는 경우”이다. 여기서 석유제품은 세 번째 조건을 적용받고 있으며 ‘부속서 3-가’의 ‘품목별 원산지 규정’에 제품별 적용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 따르면 석유제품에는 품목별로 4단위 세번변경기준(CTH)과 6단위 세번변경기준(CTSH)을 적용한다. 일반적으로 원유 정제를 통해 직접 생산하는 휘발유, 경유, 등유, 항공유, 중유 등의 연료유와 아스팔트 등의 제품군들은 원유의 HS 코드와 4단위 이내에서 다르기 때문에 둘 중 어떠한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원산지 규정에 적용을 받을 수 있어 중국으로 수출하는 데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이 중국에 주로 수출하는 석유제품 중 하나인 윤활기유를 놓고 보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윤활기유는 원유 정제에서 생산된 조유(lubricating grease)를 원료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조유 공급은 원유 정제를 통해 이루어질 뿐만이 아니라 일부 해외로부터 수입을 통해 발생된다. 따라서 해외로부터 수입한 조유에서 생산된 윤활기유를 중국으로의 수출 과정에서 FTA 적용을 받으려면 역시 세번변경을 통한 원산지 적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윤활기유와 조유의 HS 코드는 6자리까지 모두 271019로 동일하기 때문에 현재의 4자리 혹은 6자리 세번변경기준에서는 원산지 적용을 받을 수 없어 관세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한국의 정유기업들이 윤활기유 수출량을 늘리고 있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이와 관련해서도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이 사드(THAAD) 배치가 논의되면서 한-중 FTA가 발효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한국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높이기 시작했다. 국제적으로 인증을 받은 한국 전기차 배터리를 자국 인증심사에서 탈락시키고 의료기기와 화장품에 대한 인증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등 한국의 중국 수출을 견제하는 분위기이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은 아직 한-중 FTA 협정에서 비관세 장벽에 대한 부분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사례들을 향후 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한 FTA 후속협상 시 최대한 반영할 필요도 있겠지만 협상이 완료되기 전까지 이러한 중국의 일방적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국내 비관세 장벽에 대해서도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가운데 석유산업에서 고려할 만한 것으로 석유제품에 대한 품질 규제를 들 수 있다. 중국의 휘발유와 경유의 해외수출이 증가하고 유황 함량 기준이 50ppm에서 10ppm 이하로 강화되면서 내년부터 국내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최근 많은 언론에서 언급되고 있다. 한국의 품질 기준 또한 10ppm 이하이기 때문에 이에 부합할 경우 중국 수송연료의 국내 유입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체결된 석유제품 수출입에 대한 양허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보면 국내 석유산업의 대중국 수출과 관련해 두 가지 우려스러운 부분을 제기할 수 있다. 첫 번째, 한국 석유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중국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중국 시장이 조속히 개방될 필요가 있으나 그러하지 못했다. 중국의 정유산업은 중국 정부가 품질 향상과 비용 효율성을 위한 체질 개선을 요구할 정도로 현재까지 국제 경쟁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시장의 조기 개방은 한국의 정유산업에 휘발유와 수송 경유, 윤활기유, 석유화학제품 등과 같이 높은 품질을 요구하는 품목의 중국 수출 확대를 작용할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중국 내에서 현재까지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고 있어 수입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는 석유제품의 수출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도 중국 석유시장의 조기 개방은 절실히 요구된다. 윤활기유와 아스팔트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중국이 한국에서 수입하는 석유제품 중 그 비중이 가장 높은 제품들이다. 윤활기유의 경우 중국이 한국 외에도 싱가포르, 대만, 인도네시아 등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정유기업의 중국 수출을 빠르게 확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중국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없애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FTA가 발효 중이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별도의 협상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방안으로 후속 협상과 추가 협상, 그리고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은 FTA가 발효됨과 동시에 2년간에 걸쳐 후속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협정문 제22장에 따르면 서비스와 투자에 한정해 후속 협상 지침이 합의되었기 때문에 후속 협상에서는 상품 무역이나 그 밖에 비관세 장벽에 대해 논의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추가 협상이나 RCEP을 통해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 추가 협상의 경우에는 상호주의에 입각해 협상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이미 체결된 협상의 산업 간 시장 개방 구조를 크게 흔들기는 어렵다. 석유시장의 개방 가속화를 요구할 경우 중국 또한 농산물시장과 같은 국내 취약 산업의 개방 가속화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윤활기유의 원산지 규정 관련 문제나 중국 정부의 석유제품 가격 결정방식과 같은 비관세 장벽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 협상에서 다루어 볼 만하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윤활기유가 현재의 세번변경기준을 통해 FTA 원산지 적용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윤활기유가 한-중 FTA의 세번변경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원산지 적용을 받지 못하는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윤활기유의 생산 원료와 HS 코드 정보를 추출한다.
- 윤활기유는 원유 정제에서 생산된 조유(lubricating grease)를 원료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 윤활기유와 조유의 HS 코드는 6자리까지 모두 271019로 동일하기 때문에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원산지 판정 기준인 세번변경기준과 윤활기유 및 원료인 조유의 HS 코드가 일치한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선택한다.
- 현재의 4자리 혹은 6자리 세번변경기준에서는 원산지 적용을 받을 수 없어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세번변경기준은 제품과 원료의 HS 코드가 달라야 적용 가능한데, 윤활기유와 그 원료인 조유의 HS 코드가 6자리까지 동일하므로 기준을 충족할 수 없음을 연결한다.
- 윤활기유와 조유의 HS 코드는 6자리까지 모두 271019로 동일하기 때문에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HS 코드가 일치하여 세번변경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관세 인하 혜택을 위한 원산지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 원산지 적용을 받을 수 없어 관세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추출된 논리를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근거 (evidence)
- 윤활기유는 원유 정제에서 생산된 조유(lubricating grease)를 원료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 윤활기유와 조유의 HS 코드는 6자리까지 모두 271019로 동일하기 때문에
- 현재의 4자리 혹은 6자리 세번변경기준에서는 원산지 적용을 받을 수 없어
- 원산지 적용을 받을 수 없어 관세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윤활기유의 원료인 조유와 윤활기유의 HS 코드가 6자리까지 271019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재 적용되는 4자리 혹은 6자리 세번변경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여 원산지 적용을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