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일찍이 드 브레이(De Bray)는 사회주의(공산주의)는 민족주의를 배제해서는 불가능하거나 사회주의가 민족주의적 색채를 띠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주장 을 ‘민족 공산주의’로 정리했다. 즉, 민족주의와의 동맹 없이는 사회주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사회주의와 민족주의가 결합한 사례는 제3세계뿐 아니라 스탈린 시대의 러시아(혹은 옛 소련)에서도 목격되었다. 다른 한편, 과거 소련과 중국, 중국과 베트남, 그리고 소련의 동유럽 침공 등 국제적 연대를 주장했던 사회주의 국가들 간에 벌어졌던 갈등과 충돌은 민족주의가 국제주의의 이면에서 뿌리 깊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도 할 것이다. 이처럼 민족주의는 사회주의와의 대립되는 경향이 있음에도 소련 및 동유럽 그리고 제3세계 사회주의 혁명 내부에도 잠재되어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되어왔다.
사실, 사회주의는 민족주의를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로 규정하며 소멸해야 할 것 혹은 배제되어야 할 것으로 주장해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회주의 국가들 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민족주의적 감정이 분출했고, 때로는 이를 자신들의 내부 통합과 정당성을 위한 동력으로 활용해왔다. 물론, 지금까지 사회주의 국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민족주의’라고 이름 붙이기보다는 ‘사회주의적 애국주의’라는 이름으로 호명했다. 특히 제3세계의 사회주의 혁명은 민족주의와의 결합을 통해 진행되었고, 따라서 민족주의적 색채가 이후 사회주의 혁명과 건설에서도 짙게 배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비록 이론적으로는 민족주의를 비판하고 배타적으로 취급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애국주의’ 혹은 ‘사회주의적 애국주의’의 이름으로 이를 적절히 활용해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민족의 문제에 대해 초기부터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 경험은 북한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일반화된 현상이긴 하지만, 사회주의적 애국주의에 대한 강조가 북한에서는 국가건설의 초기부터 강조되었고, 이는 ‘공산주의자들은 가장 철저한 애국자’가 되어야 한다는 김일성의 언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 북한의 민족관은 이론적으로는 스탈린의 민족관을 수용하고 있지만, 실천적으로는 단일 민족관을 중심으로 한 ‘민족 공산주의’적 입장을 띠고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김일성이 항일무장투쟁 과정에서 대국주의에 대해 겪었던 경험 등이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점차 북한에서의 민족이론은 변화하기 시작하는데, 1960년대는 북한의 잠재되어 있는 주체적 민족관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과도기적 상황이었다. 아직 ‘주체적 민족론’이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그 발현 요소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960년대와 70년대의 과도기를 거쳐 북한의 민족이론은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완성된 형태로 제기된다. 주체사상 「총서」제2권에서는 ‘민족을 이루는 기본징표는 핏줄, 언어, 지역의 공통성이며 이 가운에서도 핏줄과 언어의 공통성은 민족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징표’로 규정했다.
이처럼 역사적 변천을 거듭하던 북한의 민족 · 민족주의는 1991년 김일성의 담화를 계기로 또 한 번 단절을 거친다. 김일성은 1991년의 담화에서 ‘민족주의는 진보적 사상’이며, 자신을 ‘민족주의자’로 규정했다. 김일성은 이 담화에서 민족주의를 ‘부르주아 민족주의’와 ‘참다운 민족주의’로 구분하고, ‘참다운 민족주의’를 진보적 사상으로 규정했다. 한동안 김일성의 민족주의에 대한 재평가는 유보되었다가 김정일의 1997년 ‘혁명과 건설에서 주체성과 민족성을 고수할 데 대하여’가 발표된 이후, 새로운 해석이 전면에 부각되었다. 김정일은 이 문헌에서 사회주의의 위업을 계급 위업인 동시에 민족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위업으로 규정하고, 공산주의와 민족주의는 애국애족이라는 공통된 요구와 지향을 가지고 있음을 주장했다.
북한에서 문화란 ‘력사발전의 행정에서 인류가 창조한 물질적 및 정신적 부의 총체’로 정의된다. 그리고 문화는 ‘사회발전의 매 단계에서 이룩된 과학과 기술, 문학과 예술, 도덕과 풍습 등의 발전 수준을 반영한다. 문화는 사회생활의 어떤 령역을 반영하는가에 따라 물질문화와 정신문화로 구분’된다. 다른 한편, 문화는 북한이 주장한 바와 같이 매 단계의 사회발전을 반영하는 것으로서 북한 사회주의 발전에 따라 역사적 변천을 거듭해왔다. 또한 북한 역시 해방과 분단,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문화의 내용에 반미 이데올로기, 사회주의 이데올로기, 주체사상 등의 자신들의 이념을 핵심적인 가치로 포함했으며, 자본주의의 개인주의와 비교되는 집단주의 문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김진환, 2012). 그러나 오늘날 주장되는 문화에 대한 개념과 이론은 초기 소련과의 관계 및 이후 주체사상에 따른 주체 사회주의가 건설되는 과정에서 정립된 결과물이라고 할 것이다. 북한의 문화 및 문화건설에 대한 개념과 이론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사회주의 문화건설의 역사적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북한의 문화정책은 크게 5기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 시기까지다. 이 당시 사회적 과제는 ‘새조선 건설’이었고, 통일된 독립국가의 완성이었다. 이 시기의 문화적 과제는 일제 잔재의 청산과 ‘새조선 건설’에 부합하는 민주주의 민족문화 건설이었다. 물론, 소련을 따라 배우고자 하는 풍토가 강했고 사회주의적 문화 건설에 대한 강한 열정을 보여주었지만, 내적으로는 전통과 민족주의적 문화의 발현이 강하게 표출되고 있었다. 그리고 전쟁 시기에는 전쟁 승리를 위한 지식인-예술가들의 동원과 작품의 반영이 중심 과제였다. 또한 이 시기에는 부족한 문화예술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두 번째는 전후복구와 수령제 확립까지의 시기다. 이 시기는 전후 복구에 전 주민이 동원되고 천리마 운동 및 1956년 8월 종파사건을 거치면서 ‘주체’가 점차 확립되어가던 시기다. 사실 이 시기는 북한에서 수령제 체제라는 지금의 체제가 완성되어가던 시기이며, 정치 · 경제 · 사회적으로 체제가 갖추어가던 시기다.
북한에서의 문화 건설 초기는 소련 문화의 일방적 영향력 아래 있었다. ‘쏘련을 향해 배우자’라는 구호가 말해주듯이(김일성, 1980), 소련의 정치 · 경제 · 사회문화 시스템은 북한이 앞으로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모델이었다. 더욱이 냉전으로 인한 진영 간 분열과 갈등은 소련의 입장에서도 자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게끔 했다. 따라서 초기 소련은 당 및 정치, 역사 저서는 물론이고 영화, 노래 등을 북한에 광범위하게 보급했다. 그리고 이는 곧 북한 지역에 소련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문화가 도입되면서 전통적인 ‘조선의 문화’와의 만남과 접변을 의미했다. 즉, 소련의 문화를 도입-수용하는 것과 동시에 민족문화에 대한 강조가 진행되었다. 당시 많은 문학 예술인에게 일제강점기에 억눌렸던 민족문화의 복원과 재생산이 해방 이후의 공간에서 절실한 과제였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북한 지역의 많은 문학 · 예술가들은 사회주의와 민족주의적 지향을 동시에 표출했으며, 당시의 해방 공간과 북한 초기의 정치 질서 속에서 이는 아무런 모순을 일으키지 않았다. 결국 북한의 초기 문화적 특성은 사회주의 국가의 일반적 원칙으로서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과 함께, ‘민족적 내용’에 대한 강조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북한의 초기 문화적 특성에서 나타난 두 가지 주요한 지향점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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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북한 초기 문화의 특성을 설명하는 핵심적인 두 가지 지향점을 찾아 기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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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북한의 초기 문화적 특성과 관련된 문장을 문맥에서 추출한다.
- 결국 북한의 초기 문화적 특성은 사회주의 국가의 일반적 원칙으로서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과 함께, ‘민족적 내용’에 대한 강조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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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초기 문화적 특성을 직접적으로 명시한 문장을 근거로 선택한다.
-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과 함께, ‘민족적 내용’에 대한 강조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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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추출된 근거를 바탕으로 사회주의적 내용(형식 포함)과 민족적 내용이라는 두 축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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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북한 초기 문화는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을 담는 것과 민족적 내용을 강조하는 특성을 동시에 가졌음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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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답을 간결한 목록 형태로 작성한다.
근거 (evidence)
- 결국 북한의 초기 문화적 특성은 사회주의 국가의 일반적 원칙으로서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과 함께, ‘민족적 내용’에 대한 강조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과 함께, ‘민족적 내용’에 대한 강조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1.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을 담는 것
2. 민족적 내용에 대한 강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