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그러나 문화예술 시장은 노동자에게는 안정적 수입을 보장하는 호락호락한 현장이 아니다. 이는 “작업 및 고용 패턴에서 높은 이동성, 계절적 변동성, 불연속적인 경력개발, 단기 고용계약, 직업의 다중성(multiple job)(EU, 2001, 윤소영 등, 2013, 118에서 재인용)”을 가지고 있는 불안정하고 변덕스러우며 경쟁이 치열하고 무엇보다 노동자로서 성공의 가능성이 높지 않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문화예술 시장에서의 상품은 매번 새로운 상품으로 그 수요를 예측하기 어렵다. 영화를 예로 들자면 어떤 영화도 기존의 영화와 같은 것이 없고 따라서 새로 배포하는 영화의 흥행성적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문화예술은 경험의 상품이고 이 경험은 매번 새로운 것이다. 또 문화예술 상품은 시장의 취향이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문화예술 자체가 취향의 전복을 그 양식으로 삼고 있어 변덕스러움을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문화예술 상품은 비누나 종이처럼 연중 균일하게 생산되고 소비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다른 소비재처럼 정해진 연중계획에 따르지 못하고 프로젝트 기반으로 생산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화예술 상품의 비연속성, 돌발성, 변화무쌍함 등은 그대로 문화예술 산업 구조에 반영된다.
문화예술 특성상 프로젝트의 성격은 매번 가변적이고 따라서 필요한 인력의 속성도 달라진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 노동자는 스스로 시장을 예측하고 경력을 개발하며 프로젝트 사이의 생계를 준비해야 하는 숙제를 가진다. 문화예술 시장의 유연성이 노동자에게는 비정규직 노동과 불안정한 생계수단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낮은 임금으로도 나타나는데 국내 문화예술, 문화 산업 분야 인력의 월 평균 소득은 두 분야 모두 100만 원 이상 ~ 300만 원 미만이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으며, 성별에 따른 소득의 차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 분야는 100만 원 이상 ~ 200만 원 미만의 경우 남성이 32.3%, 여성이 51.3%를 차지했으며, 문화 산업 분야는 200만 원 이상 ~ 300만 원 미만의 경우 남성 47.3%, 여성 33.9%로 소득이 낮을수록 여성 비율이 높게 분포하고 있다. 또한 산업 자체의 영세성도 문제가 되는데 문화예술 콘텐츠를 생산하는 산업은 영세한 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 5년간(2006~2010년) 전체 콘텐츠 기업 중 86% 이상이 4인 이하의 작은 규모에서 운영되고 있을 만큼 대부분의 콘텐츠 기업이 영세하고 종사자 비중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계 특징 중의 하나는 높은 경쟁이다. 문화예술 노동자들은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고학력자들이다. 문화예술 노동자들은 이 분야의 작업에 애착을 가지고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자신의 정체성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산업기반이 불안정하고 생계의 어려움을 경험함에도 불구하고 예술이 노동자에게 주는 만족감 때문에 이 분야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연극, 미술 등 많은 예술 분야에 적용된다. 예술이 산업으로서 불안정할지라도 이 분야를 도전하려는 사람은 항상 넘치고 따라서 노동자가 경험하는 경쟁률은 높다. 문화예술 분야의 종사자들은 작품 활동, 경력 개발, 네트워크 형성 등을 모두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놓여있다. 이러한 문화예술 분야의 불안정성은 이 분야의 문화적 특성과 결합하여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성희롱 및 성폭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화예술 산업에서의 유리천장은 다른 어느 영역에 못지않게 공고하고 문화예술계를 끌어가는 스타와 지도자가 대부분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예술계의 규칙을 정하는 세력은 남성이다. 연령과 연륜과 지위가 높은 남성들은 문화예술계의 게임의 규칙을 정하며 연령과 연륜과 지위가 낮은 여성들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 미국의 한 여성 예술행정가는 예술계가 아직도 ‘남성만의 클럽’이라면서 이를 ‘권력을 가진 나이든 남성과 취약한 젊은 여성’이 만나는 이미지로 설명하고 있다. 남성이 정하는 문화예술계의 규칙은 전문성과 재능에 대해서 그리고 일에 있어 성(性)의 기능과 성희롱의 의미 등을 모두 포함한다. 먼저 문화예술계의 전문성은 오랫동안 남성에게 속한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다시 말해 여성은 예술가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처럼 예술적 전문성을 성별에 따라 평가하는 것은 여성예술가의 전문성을 부인하고 나아가 이들을 성적 기능으로 환원시키는 성희롱적 시각을 초래하게 된다. 11명의 캐나다 예술 관련 여성인력들이 참여한 ‘여성이 말하는 수십 년의 예술계 성희롱과 성추행’이라는 포럼에서 Shary Boyle이라는 예술가는 “성은 화폐(currency)이고 불균등한 권력 역학에서 양쪽 모두에 의해 사용될 수 있다”고 단언하였다. 이러한 예술계의 성을 거래하는 관행에 대해서 가디언(the Guardian)지 2017년 10월 30일자에 실린 “우리는 놀라지 않는다”라는 공개서한은 “큐레이터가 성적 호의를 대가로 전시회나 다른 지원을 제안하거나, 갤러리 운영자가 자신의 갤러리에 속한 예술가의 성추행적 행동을 낭만화하거나, 사소하게 치부하거나 혹은 숨기더라도, 예술품 수집가나 후원자와의 만남이 성적 제안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는 것이 드러나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라고 확언하고 있다.
사실 예술은 오랫동안 여성을 남성의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그려왔다. 대표적으로 르네상스 이후 유화 속에 나타난 여성들의 육체는 남성의 시선을 위해 전시되고 있다. 그 유화 속의 여성들은 실제로 그림을 주문한 남성의 연인이나 정부인 경우가 많아 그들의 시선을 전제로 그려진 것이다. 이러한 전통은 나체나 다른 성애화된 형태로 여성의 몸에 남성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외에도 예술 분야에는 ‘미학적 노동(aesthetic labor)’이 존재하고 있는데 이 또한 성희롱의 발생가능성을 높인다. 미학적 노동이란 몸의 ‘시각적 소비’나 ‘직접적인 접촉’ 같은 신체적 자본을 임금과 교환하는 노동을 말한다. 여기서는 노동이 예술적 행위이며 이러한 미학적 노동자의 몸은 상품이 된다. 예를 들어 공연 예술의 많은 유형이 미학적 노동인데 이때 노동자의 몸을 장사가 되는 상품으로 전환하기 위한 훈련이나 연출 등에서 성희롱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반드시 소비자에게 쾌락을 겨냥한 것뿐만 아니라 조직의 관리자, 연출자, 그리고 심지어 동료들의 성적 욕구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성 접대는 힘이 균등하지 않는 양자 사이에서 약자의 직업적 혹은 다른 성취를 담보로 성을 접대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성은 뇌물의 일종이지만 돈이나 다른 상품과는 달리 인간의 대단히 사적인 속성이기 때문에 성 접대는 뇌물의 공여보다는 성매매와 더 가까운 개념으로 여겨진다. 또 보통의 뇌물이 제공자의 의지에 의해 주어지는 것에 비해 성 접대는 받는 자의 요구에 의해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더 문제가 있다. 성 접대가 일어나는 것은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한 산업적 구조의 원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부장적 성 문화 때문이고 이는 앞에서 설명한 성희롱의 발생구조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계에서 성 접대의 문제는 미투 운동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배우나 가수 같은 여성 연예인들이 성 접대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은 그들의 불안정한 위치와 더불어 그들을 성적 대상으로 보고 특히 권력을 성적으로 증명받고 싶어하는 남성들의 가부장적 성 문화의 희생양이 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언론에 보도된 성 접대의 사례가 유명 연예인과 연관되어 있다면 미투 운동에서 고발된 성 접대의 사례는 좀 더 넓은 문화예술계 저변에 걸쳐 나타나리라 예측된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문화예술 분야에서 '미학적 노동(aesthetic labor)'이 성희롱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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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미학적 노동의 정의와 이것이 성희롱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인과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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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미학적 노동의 개념과 노동자의 몸이 어떻게 취급되는지 정보를 추출한다.
- 미학적 노동이란 몸의 ‘시각적 소비’나 ‘직접적인 접촉’ 같은 신체적 자본을 임금과 교환하는 노동을 말한다.
- 이러한 미학적 노동자의 몸은 상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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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성희롱이 발생하는 구체적인 상황과 대상에 대한 근거를 선택한다.
- 노동자의 몸을 장사가 되는 상품으로 전환하기 위한 훈련이나 연출 등에서 성희롱이 발생할 수 있고
- 이는 반드시 소비자에게 쾌락을 겨냥한 것뿐만 아니라 조직의 관리자, 연출자, 그리고 심지어 동료들의 성적 욕구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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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신체적 자본을 임금과 교환하며 몸이 상품화되는 과정이 관리자나 동료의 성적 욕구와 결합하여 성희롱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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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미학적 노동이 신체적 자본을 임금과 교환하며 몸을 상품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소비자뿐만 아니라 관리자나 동료의 성적 욕구에 노출되어 성희롱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결론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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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추론된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근거 (evidence)
- 미학적 노동이란 몸의 ‘시각적 소비’나 ‘직접적인 접촉’ 같은 신체적 자본을 임금과 교환하는 노동을 말한다.
- 이러한 미학적 노동자의 몸은 상품이 된다.
- 노동자의 몸을 장사가 되는 상품으로 전환하기 위한 훈련이나 연출 등에서 성희롱이 발생할 수 있고
- 이는 반드시 소비자에게 쾌락을 겨냥한 것뿐만 아니라 조직의 관리자, 연출자, 그리고 심지어 동료들의 성적 욕구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미학적 노동은 몸의 시각적 소비나 직접적인 접촉 같은 신체적 자본을 임금과 교환하는 노동으로,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몸이 상품이 된다. 이러한 몸을 상품으로 전환하기 위한 훈련이나 연출 과정에서 소비자뿐만 아니라 조직의 관리자, 연출자, 동료들의 성적 욕구를 대상으로 한 성희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