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사건이 진행하는 시간과 서술의 시간이 같은 장면 제시가 많은 것이 <일설춘향전>의 특징이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 ‘사랑가’ 장면이다. 춘향이와 몽룡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완판본을 비롯한 다른 이본들에서 ‘사랑가’라는 집약적인 형태로 표현되는 데 비하여, <일설춘향전>에서는 춘향과 몽룡의 아기자기한 사랑이 다양한 양상으로 제시되는데 이는 판소리계 소설인 완판본과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이다. 완판본에서 ‘사랑가’는 “하루 이틀 지나가니 어린 것들이라 신맛이 간간 새로워, 부끄럼은 차차 멀어지고, 그제는 기롱도 하고 우스운 말도 있어 자연 사랑가가 되었구나.”(69면)라고 소개된다. 이렇게 ‘사랑가’는 단순히 몽룡과 춘향이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광대가 그들의 사랑 장면을 집약적으로 요약하여 부르는 노래이다. 그러나 <일설춘향전>에서의 사랑가는 “친구 같이 내외 같이 어떤 때에는 이야기 동무 어떤 때에는 글씨동무 또 어떤 때에는 작난동무 갸닥질 동무 또 어떤 때에는 변변치 안니한 일로 옥신옥신 말다툼도 하다가 춘향이 울면 몽룡이가 빌고 몽룡이 간다고 일어나면 춘향이가 울고”(94면, 1925.10.23) 하는 여러 가지 실제적인 애정 행각 중의 하나가 된다.
이러한 사실적인 묘사는 ‘현실 효과’를 동반한다. 판소리계 소설에서 세부적인 묘사는 수사적인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아름다움을 통해 청중의 경탄과 존경을 자아내기 위해 필요했던 것인데, <일설춘향전>에서는 광한루를 현란하게 꾸미기보다는 현실과 그럴듯하게 닮은 표현으로 묘사했다. 이런 재현은 실제 현실을 지시함이 아니라 서사에 의해 창출되는 환상이자 효과로 텍스트 속의 현실이 서술자에 의해 발화된 것, 언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잊게 한다. 이렇게 이 텍스트에서 서술자의 중개 활동에 대한 노출은 드러나지 않는다. 서술자의 존재를 지우는 것은 텍스트에서 저자의 흔적을 없애는 것이며, 텍스트를 비개인적인 것으로 만든다. 이런 서술자의 소거효과와 더불어, 앞서 밝힌 현실 효과는 서술자의 존재 없는 완전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존재한다는 환상을 창출한다.
이렇게 판소리의 시간적 구성 방식과는 달리 <일설 춘향전>은 비교적 정확한 양적인 시간 개념을 바탕으로 서사가 진행된다. 첫 장면부터 끝 장면까지 생략되는 부분 없이 모든 사건은 장면(주로 대화)으로 제시되며, 장면과 장면 사이에만 이야기 시간보다 서술 시간이 짧은 요약이 활용되고 있다. 꿈 또한 현실과 그리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몽룡의 편지가 춘향집에 건네지자, 월매는 춘향에게 선녀가 나타나도화를 나누어주며, 몽룡의 집에 이화를 전해 주러 황급히 갔다는 태몽을 이야기하면서 이몽룡과의 만남이 천상에서부터 예정되었던 것이라는 암시를 한다. 이에 대해 춘향은 “어머니도 용하게도 꾸며대시우.”(35면, 1925.10.9)라면서 꿈을 믿을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춘향이 옥중에서 황릉묘에 다녀오는 꿈을 꾸는 것도 춘향의 정절에 대한 보상으로 앞날에 어떤 일이 있을 것임을 예시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춘향의 정서를 비감하게 하는 기능을 할 뿐이다. 완판본이 주관적인 시간을 역동적 서사 구성을 통해 재현했던 것과는 달리 <일설춘향전>에서는 일상적이고 객관적인 시간의식에 바탕을 두어 서사를 진행시키고 있다. 그리고 주관적이고 초현실적인 꿈의 예시적인 기능을 소거하였다.
춘향을 불러 오라는 몽룡의 말에 방자는 “대비 바치고 속량하여 기안에 이름이 없으니 기생은 아니오.”(14면, 1925.10.4)라고 대답하지만, 몽룡은 춘향을 기생으로 생각하고 방자를 시켜 춘향을 부른다. 춘향은 이에 대해 “불너주시는 뜻은 감격하오나 규중처녀로서 모르는 남자의 전갈 듣고 따라가옵기는 옛 성현의 훈계에 어그러지니 못갑니다.”(20 면, 1925.10.6)라는 말을 방자에게 전한다. 여기서 춘향의 /고귀/한 면모를 볼 수 있으나, 춘향은 집으로 돌아와 몽룡의 편지를 받고 기뻐하며 답장을 쓴다. 이를 두고 방자는 “요새 계집애는 다 저렇단 말이야, 아주 겉으로는 맵기가 호초알 같고 매섭기가 피장이 칼날 같으면서 속으로 딴전치것다.”(32면, 1925.10.8)라고 평하기도 하여, 춘향이 “요새 계집”의 범주에 드는 /비천/한 인물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춘향은 그날 밤에 몽룡을 자기 집으로 불러들인다. <옥중화>의 경우, 몽룡이 춘향의 뜻을 곡해하여 춘향의 집으로 찾아오는 반면에, <일설춘향전>에서 춘향은 기생으로서 남자를 집으로 끌어 들이는 면모가 보인다.
이 부분에서 몽룡이란 대상에 대한 세 종류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첫째는 “삿도 자제 이 도령이 얼굴 잘 생기고 재주있다.”고 하는 남원부내 사람들의 평가적인 말과, 둘째, “과연 호남자의 풍격이 있었다.”는 서술자의 말, 셋째는 몽룡이 스스로 자신을 “으뜸인것 같이 생각하였고 자기는 글 잘하고 벼슬 높은 사람이 되어 이름이 크게 떨칠 것”이라는 인물의 생각이다. 이렇게 대상에 대한 접근을 하는 데 있어서 서술자는 다른 주체의 말을 동원하지만, 각각의 주체의 입장이 대상의 다른 측면을 부각시켜 대상을 입체화시키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일반 사람들의 평가와 서술자의 평가, 몽룡의 자신의 평가는 곧 ‘몽룡이 잘났고, 재주있다.’라는 최종적인 판단에 결합되게 된다. 마치 여러 악기들을 동원하지만 화음을 만들어내지 않는 단선율과 같은 말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서술자와 등장인물의 거리는 등장인물의 말에 대해 서술자가 고의적으로 지적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통해서도 살필 수 있다. 이는 주로 자유간접화법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김병국은 말의 다양한 종류와 시점 이론을 연결시켜, 신재효 판소리 사설 춘향가 (男唱)을 연구하여 판소리 진술 방식이 “일반 고대소설에서처럼 작자의 서술과 인물의 대화를 단조로이 교체해 나가는 가장 단순한 서사 방식이 아니라 작자의 주제적 제시와 인물의 극적 재현과, 작자 및 작중 인물의 이중 시점과, 내적 독백이라고나 할 비공개적 사적 시점이 공존하면서 상호 침투하는 다성적 구조”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의 의의는 자유간접화법이나 직접화법 등의 대화적 관계의 양상이 단지 외국의 이론에서 비롯되거나 이식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학적 전통 내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것이다. 판소리계 소설인 완판본의 서술자도 다른 서술체의 서술자처럼 등장인물과 독자 사이에서 활동하면서 담론을 구성한다. 서술자가 담론을 구성하면서 구축하는 다양한 대화적 관계들을 살핌으로써 판소리계 소설의 다성적 구조와 그 내부의 대화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
각각의 인용문에서 두 주인공은 ‘춘향과 몽룡’, ‘연놈’, ‘아낙네와 남정네’라고 다르게 지칭된다. ‘춘향과 몽룡’이라는 것은 서술자가 본 대상이며, ‘연놈’은 월매가 밤도망 간 그들을 원망하며 지칭하는 것이고, ‘아낙네와 남정네’는 산삼을 캐는 노인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와 여자를 명명하는 것이다. 이렇게 대상에 대한 이름붙이기가 여러 인물의 목소리를 통해 드러나는 것은 하나의 대상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방향이 있음을 암시한다. 이처럼 <춘향뎐>에서는 인물에 대한 평가가 계속해서 유보되고 있으며, 인물은 서술자의 최종적인 판단에 종속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와 대화적 관계를 형성하는 서술자는 자신마저도 하나의 타자로 상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다음과 같은 인용문에서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제시한 인용문에서 서술자는 인물의 내적인 발화까지 서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었다. 그런데 이런 서술자가 이야기 중간에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일설춘향전>에서 춘향이 몽룡의 편지를 받고 난 후, 춘향이 쓴 답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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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질문은 <일설춘향전>의 텍스트 내에서 춘향이 몽룡의 편지를 받은 후 작성한 답장의 구체적인 문구 혹은 내용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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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에서 춘향이 몽룡의 편지를 받고 기뻐하며 답장을 썼다는 사실과, 그 직후 방자가 춘향의 태도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존재함을 확인한다.
- 춘향은 이에 대해 “불너주시는 뜻은 감격하오나 규중처녀로서 모르는 남자의 전갈 듣고 따라가옵기는 옛 성현의 훈계에 어그러지니 못갑니다.”(20 면, 1925.10.6)라는 말을 방자에게 전한다.
- 춘향은 집으로 돌아와 몽룡의 편지를 받고 기뻐하며 답장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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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춘향이 몽룡의 편지를 받고 답장을 썼다는 서술은 있으나, 그 답장에 담긴 구체적인 문장이나 내용은 문맥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 춘향은 집으로 돌아와 몽룡의 편지를 받고 기뻐하며 답장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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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문맥에는 춘향이 방자에게 했던 말(거절의 의사)은 인용되어 있으나, 몽룡에게 보낸 '답장'의 내용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두 사건은 별개의 발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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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질문이 요구하는 '답장의 내용'은 문맥에 언급된 '방자에게 한 말'과 다르며, 텍스트 어디에도 답장의 구체적 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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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주어진 문맥만으로는 답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규정된 답변을 작성한다.
근거 (evidence)
- 춘향은 이에 대해 “불너주시는 뜻은 감격하오나 규중처녀로서 모르는 남자의 전갈 듣고 따라가옵기는 옛 성현의 훈계에 어그러지니 못갑니다.”(20 면, 1925.10.6)라는 말을 방자에게 전한다.
- 춘향은 집으로 돌아와 몽룡의 편지를 받고 기뻐하며 답장을 쓴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주어진 문맥만으로는 답을 확인할 수 없다.
분석 (analysis)
문맥에는 춘향이 몽룡의 편지를 받고 답장을 썼다는 사실만 기술되어 있을 뿐, 그 답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문맥에 없는 외부 정보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