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한국사회에서 공공성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중요한 사회적 화두로 등장하였다. 공공성은 사회적 공론의 장에서 먼저 의제화되었으며, 그 뒤를 이어 학문의 영역에서 다루어지기 시작하였다. 한국사회에서는 1997년 경제위기를 계기로 시장과 경쟁의 논리를 앞세운 신자유주의가 급격하게 실천적 삶의 원리로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에 대해 상대적으로 방어적이었으나 그 거대한 물결에 휩쓸리고 말았으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발전주의 이념에 기반하여 신자유주의 원리를 확산하고 심화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한국사회에서는 신자유주의가 가져올 여러 문제들, 예컨대 정부와 공공부문의 기능 축소에 대한 우려, 기업의 관리방식을 정부와 공공부문에 이식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 시장 중심의 규제완화와 정책으로 인해 자원의 배분이 왜곡되고 사회적 불평등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 정책결정과정에서 정치적 참여의 기회구조가 왜곡됨으로써 조직화되지 않은 일반 국민의 의사가 적절히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이 표출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우려들은 ‘공공성의 위기’ 또는 ‘공공성의 훼손’이라는 압축적인 표현으로 담겨지게 되었다.
둘째, 인식론은 앎의 이유와 원리, 그리고 이용에 초점을 맞춘다. 신자유주의 담론에서 앎을 추구하는 이유는 이익에 있다. 앎의 원리는 이익을 도출할 수 있는 원인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앎의 이용은 원인변수를 조작함으로써 이익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신자유주의적 인식론의 주된 관심은 이익을 창출하는 인과관계에 대한 앎을 확보하는 데 있다. 호르크하이머에 의하면, 이러한 앎은 도구적 이성에 의해 이루어진다. 도구적 이성은 주어진 목적(결과)을 이루는데 유용한 수단(원인)을 탐구하는 지적 활동을 말한다. 신자유주의는 이러한 도구적 이성의 과대성장을 촉진한다. 신자유주의적 인식론에 따르게 되면, 인식대상으로서 사람에 대한 앎은 그 사람의 전인적(全人的) 가치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도구적 가치와 관련된다. 요컨대 인식대상인 사람이 이익을 창출하는 실제 능력에 대한 앎이 사람에 대한 앎의 알파요 오메가이다. 앎의 이용가치는 사람들 간의 공감과 전인적 교류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리와 통제에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신자유주의적 인식론은 ‘도구적 이성을 기제로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인식론’ 즉 ‘도구적 인식론(instrumental epistemology)’ 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공공성은 공동체의 행위주체들이 민주적 절차를 통하여 정의의 가치를 추구하는 속성이다. 단, 절차와 내용은 변증법적인 관계에 있다. 공동체는 국제적, 국가적, 지역적 수준에서 고려될 수 있다. 행위주체는 시민, 정부 및 공공기관, 공무원, 결사체 등을 포괄한다. 민주적 절차는 구성원들의 참여와 토론을 통해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을 말한다. 정의의 가치는 책임, 자유, 평등, 복지, 돌봄, 삶의 질, 공익, 공공가치 등을 포괄한다. 절차와 내용이 변증법적이라는 것은 민주적 절차와 정의의 가치는 서로를 강화하는 동시에 제한하는 관계에 있다는 말이다. 즉 민주적 절차와 정의의 속성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정된 내용이 정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적합하다 하더라도 결정과정이 비민주적이라면 공공성을 실현한 것이라 볼 수 없다. 또한 아무리 민주적 절차를 통해서 결정된 것이라 하더라도 정의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공공성을 실현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공공성은 정태적인 개념이 아니라 역동적인 개념이라 하겠다.
공공성을 구성하는 절차로서의 민주주의와 내용으로서 정의의 속성에 대한 관념은 하나가 아니다 다시 말해서 민주주의를 보는 관점이나 정의를 보는 관점이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관과 정의관을 기준으로 공공성을 유형화할 수 있다. 민주주의관은 시민의 참여형태를 기준으로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로, 정의관은 정의원칙이 적용되는 지점을 기준으로 절차적 정의와 실질적(결과적) 정의로 분류할 수 있다. 두 개의 민주주의관과 두 개의 정의관을 조합하여 네 가지 공공성의 유형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보호적 공공성은 과정적으로는 간접민주주의를, 내용적으로는 절차적 정의를 특징으로 한다. 보호적 공공성은 국가 혹은 정부의 실패에서 그 정당성을 찾는다. 정부의 지나친 간섭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보호적 공공성은 개인의 생명권, 재산권, 자유권과 같은 기본권을 보호하는 국가의 도구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보호적 공공성을 실현하는 방법은 작은 정부를 구현하고, 시장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다. 보호적 공공성의 실현정도는 기본권의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의 형성과정과 완비정도, 그리고 이의 실제적인 집행수준을 기준으로 판단될 수 있다.
둘째, 분배적 공공성은 과정적으로는 간접민주주의를, 내용적으로는 실질적 정의를 특징으로 한다. 분배적 공공성은 시장의 실패에서 그 정당성을 찾는다. 시장에서는 완전경쟁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궁극적으로 부의 불평등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분배적 공공성은 사회적, 경제적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의 윤리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분배적 공공성의 실현정도는 분배 및 재분배를 위한 규범적 원리의 적정성, 사회경제적 권리의 신장을 위한 법과 제도의 형성과정과 완비정도, 그리고 이의 실제적인 집행수준을 기준으로 판단될 수 있다. 분배적 공공성을 대표하는 사상은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이다. 셋째, 담화적 공공성은 과정적으로 직접민주주의를, 내용적으로 절차적 정의를 특징으로 한다. 담화적 공공성은 대표의 실패에서 그 정당성을 찾는다. 정당과 의회는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실질적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적절히 반영하기 어렵다. 따라서 담화적 공공성은 시민의 직접적인 참여를 활성화하는 조건으로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와 같은 참여적 권리가 실현될 수 있는 시민사회의 공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9. p.12 공공성의 실현전략 구상에서 존재론, 인식론, 윤리론을 근거에 실현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이 지나치게 철학적이고, 윤리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측면이 있다. 또한 신자유주의와 공공성을 지나치게 이분법적으로 구분함으로써 나쁜 것은 신자유주의이고, 좋은 것은 모두 공공성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공공성은 정부나 공공부문에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다. 공공성(공익성)의 대비되는 개념인 사익성도 매우 중요하고 가치있는 개념이다. 민주주의 국가는 기본적으로 국가(공공성)보다는 개인권이 우선이고, 사유재산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발전사를 보면 개인의 자유권과 재산권은 절대종교로부터의 자유, 절대왕권으로부터의 자유,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자유를 통해서 발전해 왔고, 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선 무슨 문제만 터지면 국가가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일은 서구 선진국에선 나타나지 않은 현상이다. 이는 오랫동안 중앙집권 관행과 국민들의 국가의존적인 성향으로 판단된다. 국가가 비대할수록 역할이 많아질수록 아이러니하게 개인의 자유권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현대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간접/대의 민주주의의 형태를 취한다. 그러다 보니 선출된 정치인들, 특히 의원들이 유권자들을 얼마나 대표할 수 있는지 또는 유권자들의 의견을 얼마나 대변할 수 있는지 하는 문제가 항상 따라다니게 된다. 박영환(2016)에 의하면, 한국의 정치적 대표성은 매우 불안정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 유권자들은 자신을 대변해주는 정당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아닌지를 묻는 정당의 반응성에 관한 질문에 17대 국회의 경우 ‘있다’의 응답자 비율이 24.89%, ‘없다’의 비율이 75.11%, 18대 국회의 경우 각각 38.62%, 61.38%, 19대 국회의 경우 각각 36.46%, 63.54%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유권자들은 정당의 반응성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정당의 안정성 또는 대표의 안정성은 정당과 유권자 간의 정치적 연계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일정하게 유지되는 정도로 판단될 수 있다. 이를 측정하는 지표로는 각 정당들이 이전 선거에서 득표한 비율과 현재 선거에서 득표한 비율의 차이를 의미하는 정당의 선거변동성(electoral volatility)이 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보호적 공공성과 분배적 공공성은 각각 어떤 실패에서 그 정당성을 찾으며, 각각의 핵심적인 기능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보호적 공공성과 분배적 공공성의 정당성 근거(실패의 종류)와 핵심 기능을 비교하여 설명해야 한다.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보호적 공공성에 관한 정보와 분배적 공공성에 관한 정보를 각각 추출한다.
- 보호적 공공성은 국가 혹은 정부의 실패에서 그 정당성을 찾는다.
- 보호적 공공성은 개인의 생명권, 재산권, 자유권과 같은 기본권을 보호하는 국가의 도구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 분배적 공공성은 시장의 실패에서 그 정당성을 찾는다.
- 분배적 공공성은 사회적, 경제적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의 윤리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두 유형의 정당성 근거와 기능이 명시된 문장을 선택한다.
- 보호적 공공성은 국가 혹은 정부의 실패에서 그 정당성을 찾는다.
- 보호적 공공성은 개인의 생명권, 재산권, 자유권과 같은 기본권을 보호하는 국가의 도구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 분배적 공공성은 시장의 실패에서 그 정당성을 찾는다.
- 분배적 공공성은 사회적, 경제적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의 윤리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추출된 정보를 바탕으로 보호적 공공성은 국가/정부의 실패와 도구적 기능에, 분배적 공공성은 시장의 실패와 윤리적 기능에 대응하여 정리한다.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두 공공성의 차이점을 명확히 대조하여 결론을 도출한다.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근거 (evidence)
- 보호적 공공성은 국가 혹은 정부의 실패에서 그 정당성을 찾는다.
- 보호적 공공성은 개인의 생명권, 재산권, 자유권과 같은 기본권을 보호하는 국가의 도구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 분배적 공공성은 시장의 실패에서 그 정당성을 찾는다.
- 분배적 공공성은 사회적, 경제적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의 윤리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보호적 공공성은 국가 혹은 정부의 실패에서 정당성을 찾으며, 개인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국가의 도구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분배적 공공성은 시장의 실패에서 정당성을 찾으며, 사회적·경제적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의 윤리적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