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재화를 비밀리에 감춰두는 방법으로는 남에게 베푸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도둑에게 빼앗길 걱정도 없고, 불에 타 버릴 염려도 없으며, 소나 말이 옮길 수고로움도 없이 죽은 뒤에도 천년동안 아름다운 이름을 전할 수 있으니, 천하에 이보다 큰 이득이 있겠느냐?’‘군자가 책을 지어 세상에 전하는 것은 오직 한 사람의 알아줌을 구하여 온 세상 사람들의 성냄도 피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나의 책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의 나이가 많으면 너희들은 아버지로 섬기고 너희와 엇비슷한 나이라면 너희들이 형제로 맺는 것도 좋을 것이다.’‘진실로 너희에게 원하는 바는, 항상 심기(心氣)를 화평하게 가져 벼슬살이 하는 사람들과 다름없이 하라. 그리하여 아들이나 손자 때에 가서는 과거에도 마음을 두고 경제(經濟)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하늘의 이치는 순환하는 것이라서, 반드시 한 번 쓰러진다 해도 결코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하루 아침의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발끈하여 먼 곳으로 이사가 버리는 사람은 세상 물정 모르는 시골사람으로 끝나고 말 뿐이다.’
바다에 터를 두고 살던 소라는 그 속을 깨끗이 비워내고 나서야 낮고 우렁찬 소리를 뽐내는 ‘악기’가 되었다. 대취타의 태평소, 나팔, 북, 징 등과 함께 합을 맞추는 ‘나각’의 고향은 드넓고 푸른 바다였던 것이다. 일명 ‘소라 피리’라고 불리는 나각은 사실 ‘피리’란 말이 무색할 만큼 구조도 소리도 단순하다. 자신이 지닌 본연의 자연음을 그대로 낼 뿐 그 어떤 기교도 찾아볼 수 없다. 소박하지만 그 연주는 결연하고 단단하다. 군대의 행렬과 불교 의례에서 뱃고동 같은 길고도 묵직한 소리를 내며 지금껏 살아있는 나각의 울림은 우리의 심신을 깨운다. 꾸밈의 가면이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나각은 담대한 소리로 ‘모두가 지닌 본래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타인의 시선에 얽매여 그대로의 모습을 잃어가는 삶에 대한 일갈이다.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택했지만, 전통에 갇히지는 않았다. 세계무대에서 독창적인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한국 공예의 가능성을 보여준 김경신 씨의 작품은 감상자의 위치에 따라 빛깔이 변한다. 공방 한 구석, 한지의 따뜻한 성질을 이용해 빛을 가둔 실내 등도 멋과 실용성을 다 잡은 작품이다. 은은하게 스미는 빛은 그녀가 유년시절 창호문을 통해 보던 빛과 닮아있다. 서울 종로구 원서동 한옥에서 태어나 경복궁을 산책하고, 비원을 운동장 삼았던 시절은 더없는 축복이었다는 김경신 작가. “한지에 투사된 은은한 빛이 사람을 평화롭게 하는데, 그건 자연의 빛이 주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서울 북촌에서 나고 자랐어요. 아침이 밝아올 때 빛이 투과되던 창호지 창의 아름다움이 지금도 제 몸과 정신에 남아 작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이 정서는 다른 사람에게도 통할 거라고 믿었고요.”
한국적 전통으로 세계인의 미적 감성을 자극한 김경신 씨는 프랑스 코미테콜베르 국제디자인공모전 1위(1994), 독일공예대상(1998) 등 유럽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녀는 ‘한지 귀금속’이라는 장르를 개척해 독일 공예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1998년 독일공예대상 수상 당시, 심사위원들은 유리 제품으로 짐작했던 귀금속의 주재료가 종이였다는 초유의 사건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평론가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경신 씨는 한지를 여러 겹 단단하게 붙인 뒤 파라핀으로 표면을 처리하고, 금과 은을 전기분해 기법으로 결합하는 특수한 기술을 활용했다. 이렇게 태어난 한지 귀금속은 매우 가볍고, 물에서도 변하지 않는 내수성을 갖췄다. 또 하나 한지만의 특색인 빛의 투과성이 그대로 살아있다. 금속을 원자 분해해 한지와 결합하는 공법은 김경신 씨가 세계 최초로, 국제 특허까지 취득했다. 천편일률적인 귀금속 공예와는 궤를 달리하는 한지 귀금속과 함께 그녀는 독일에서 ‘한지를 쓰는 프라우 김’으로 널리 알려졌다.
2009년 귀국해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서 공방을 운영해온 김경신 씨는 지난 4월 서울 강서구에 아틀리에와 갤러리를 겸한 새 공방을 열었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박제된 전통을 거부하는 그녀는 전통 한국미를 현대 디자인과 기술로 재창조해 현대인의 일상에 활용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실제로 김경신 씨의 조형가구들은 동시대와의 사회적, 문화적 어울림은 물론이고 실생활에서의 편리함도 놓치지 않았다. 친환경 소재인 천연 옻칠 상감기법과 한지를 건축자재, 가구, 인테리어 소품, 주방용품, 장신구와 접목하는 만큼 몸에도 이롭다. “종이는 문화의 기본입니다. 한지가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요. 수천 년의 문화를 토대로 만든 한지는 예술 소재로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국제 무대에서 현지인들의 생생한 반응을 통해 한지의 발전 가능성을 몸소 확인했어요. 지금은 작은 소용돌이에 불과하지만, 점차 새로운 문화 돌풍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합니다.”
2007년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위한 장신구전 ‘오마주아 앙겔라’에 전 세계 디자이너 64명 중 동양인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아 한국 전통공예 솜씨를 뽐냈다. 당시 김경신 씨는 금속이나 보석을 재료로 쓴 유럽 작가들과 달리 한지를 활용한 브로치를 내놓아 장신구 비평가와 소장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녀는 “옛말에 비단의 수명은 오백 년 가고 한지의 수명은 천 년 간다는 말이 있다”며 “한지만큼 오래 참고 오래 배려하는 물질도 없는 만큼, 메르켈 총리가 한지의 너그럽고 끈질긴 정신을 정치에서 활용하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부언했다. 2011년 G20 정상회의 갈라쇼 땐 각국 영부인에게 한국의 멋을 선보이기도 했다. 우리 전통 한지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지난해 가을에는 예술계 중진 다섯 명과 손잡고 미국 시카고에서 ‘뉴에이지 한지’ 전시회도 열었다. 낯선 나라에서 명품 대접을 받는 한지가 정작 고국에서는 값싸고 식상한 취급을 받는 것이 안타까웠다는 김경신 씨는 “익숙한 소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이 써 볼 것”을 권한다.
한지 조형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장신구에서 시작한 김경신 씨는 어느새 조명도 만들고 그릇도, 가구도 만들고 있다. 옻칠을 배운 이후로는 채색 옻 공예품으로도 보폭을 넓혔다. 한국으로 돌아온 건 사명감 때문이었다. 유럽에서 찬사를 받은 예술혼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모두 한국과 한옥에서 나온 것이기에, 후학 양성을 통해 빚을 갚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색에 민감한 민족이에요. 저 역시 어린 시절 동네에서 마주했던 화려한 단청과 단아한 한옥의 빛깔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요. 전통공예에는 딜레마가 있어요. 전통이라는 틀에 갇히거나, 보호막에 기대 안주하느라 변신에 굼떠 제힘을 보여주지 못하는 거죠. 도자기나 자개장을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하는 데서 그친다면 발전은 물론 존립하기도 어려워요. 공예는 본질적으로 인간의 삶 속에서 잉태되고 인간의 생활과 함께해왔기 때문에, 이 터전을 떠나는 순간 힘을 잃게 되거든요. 인간문화재의 솜씨에 현대작가의 디자인이 결합한 21세기형 상품을 만들면 세계 시장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쪼록 더 많은 사람이 생활 속에서 살아 있는 전통을 만끽하길 바랍니다.”다시 또 새로운 출발선에 선 그녀가 한지 안에 한 땀 한 땀 채워 갈 빛의 밀도만큼, 우리 전통공예도 더욱 흥미진진하고 풍성해질 듯하다.
영랑생가는 김영랑이 45년간 살았던 집이다. 이곳에서 그는 대표작인 ‘모란이 피기까지’,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등을 썼다. 김영랑이 서울로 이주하면서 영랑생가는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되었다. 후에 1970년대 새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영랑생가의 지붕은 시멘트기와로 보수되었고, 벽체는 시멘트가 발라져 그 원형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1985년 강진군청이 영랑생가를 사들여 복원작업을 하였고, 영랑이 살았던 그 초가집 원형이 고스란히 다시 복원되었다. 현재 본채와 사랑채 2동이 남아있고, 주변에는 아름다운 모란이 곳곳이 피어있다. 본채는 정면 5칸, 측면 1칸인 초가 지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채는 본채에서 약 10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아담하게 조성되어 있다. 집 뒤편에는 장독대가 옹기종기 놓여 있고 언덕에는 동백나무와 대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풍경은 그가 생전에 남긴 시의 모티브가 되었다. 모란이 만개하는 5월, 영랑생가로 떠나보자. 문화재청에서 주관하는 생생문화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시문학파 기념관에서는 중요민속문화재 제252호 영랑생가의 문화재적 가치를 재창출해 문화·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구 함지산 팔거산성 아래로 고분 347기가 흩어져 있는 구암동 고분군은 대구 최대 고분군이다. 도굴로 훼손된 이곳을 발굴기관과 지역주민이 힘을 합쳐 보호에 나섰다. 영남문화재연구원과 구암동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암동 고분군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발굴탐방안내소를 열어 구암동 고분군의 소중한 가치를 세상에 알렸다. 2015년 12월 5일부터 2016년 1월 31일까지 운영된 구암동 고분군 발굴탐방안내소는 매주 토요일 오전·오후 2회 탐방이 진행되었으며, 약 600여 명의 지역주민 및 탐방 신청자가 참가했다. 그동안의 발굴 현장과는 달리 현장을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발굴현장 답사를 별도로 운영한 점이 인상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구암동 고분군 발굴탐방안내소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였는데, 국내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매우 특별한 사례다. 주민들 스스로 구암동 고분군 발굴이 대구 북구지역 문화유산 복원의 중요한 과정임을 인식하고, 보존·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뿌리란 오늘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다. 문화유산을 통해 우리의 근원을 찾아 나서는 일은 문화적 소양을 쌓는 동시에, 시간의 흐름 안에서 역사를 유기적으로 사고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꿈을 꾸는 청소년들에게는 역사의 맥락을 읽고, 그 속에서 선조들의 창의력과 지혜를 몸소 배움으로써 창조적 인재로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이 일환으로 문화재청은 2016년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시행에 맞추어, 문화유산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학생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고 창의력과 인성을 기를 수 있도록 중학교 한 학기동안 시험의 부담 없이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 수업을 실시하고 다양한 진로 탐색 활동을 체험토록 하는 제도이다. 자유학기제는 2013~2015년 시범운영 기간 동안 학생과 교사의 만족도 제고, 공부의 즐거움 증대, 자기표현력 증가 등 교육적 성과가 도출되었고 올해 전체 중학교를 대상으로 전면 실시되었다. 문화재청은 이러한 자유학기제의 취지에 공감하여 문화유산과 관련된 다양한 학생 체험형 교육 및 진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청소년들이 쉽고 재미있게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해 배우고,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김경신 작가가 개발한 '한지 귀금속'이 가진 물리적 특성 세 가지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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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김경신 작가의 '한지 귀금속'이 가진 구체적인 물리적 특징 세 가지를 찾아 나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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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에서 김경신 작가의 기술과 한지 귀금속의 특징에 관한 내용을 추출한다.
- 김경신 씨는 한지를 여러 겹 단단하게 붙인 뒤 파라핀으로 표면을 처리하고, 금과 은을 전기분해 기법으로 결합하는 특수한 기술을 활용했다.
- 이렇게 태어난 한지 귀금속은 매우 가볍고, 물에서도 변하지 않는 내수성을 갖췄다.
- 또 하나 한지만의 특색인 빛의 투과성이 그대로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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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한지 귀금속의 물리적 성질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문구를 선택한다.
- 매우 가볍고
- 물에서도 변하지 않는 내수성을 갖췄다
- 빛의 투과성이 그대로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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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추출된 세 가지 특징(가벼움, 내수성, 빛의 투과성)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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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질문에서 요구한 세 가지 특성을 명확하게 정리하여 답변을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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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최종 답변을 생성한다.
근거 (evidence)
- 김경신 씨는 한지를 여러 겹 단단하게 붙인 뒤 파라핀으로 표면을 처리하고, 금과 은을 전기분해 기법으로 결합하는 특수한 기술을 활용했다.
- 이렇게 태어난 한지 귀금속은 매우 가볍고, 물에서도 변하지 않는 내수성을 갖췄다.
- 또 하나 한지만의 특색인 빛의 투과성이 그대로 살아있다.
- 매우 가볍고
- 물에서도 변하지 않는 내수성을 갖췄다
- 빛의 투과성이 그대로 살아있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한지 귀금속의 물리적 특성은 매우 가볍다는 점, 물에서도 변하지 않는 내수성을 갖췄다는 점, 그리고 빛의 투과성이 살아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