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식량 공급정책을 전환하는 데 있어서 다음과 같은 쟁점들이 존재한다. 첫째, 북한 주민이 시장에서의 식량 구매력을 갖기 위해서는 실질임금의 보장이 관건이다. 기업의 생산성 하락 및 경영 악화로 인한 대규모 실업자의 양산을 고려했을 때 실질임금을 보장하기 위한 대규모 공공근로 사업의 전개와 노동집약적 산업 중심의 생산 정상화가 적극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둘째, 공공부조(생계급여) 수급 가구와 일반 가구의 분류를 위해서는 가구 소득 파악이 관건이다. 공공부조 수급자 분류 기준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8조 2항을 적용하여 생계급여 수급권자로 지정한다. 해당 조항의 수급권자는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사람으로서 그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100분의 30 이하인 자이다. 관건은 기준 중위소득을 산출할 객관적 자료가 있는가에 달려 있다. 현재 북한 사회의 가구는 공식 소득과 비공식 소득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중 가계 소득 구조가 고착화되어 있으며 통일 이후에도 비공식 소득의 은닉과 탈세가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토지와 주택의 사유화를 통해 북한 주민에게 실질적인 자산 형성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한시적으로 북한 주민의 최저 생활을 보장하고 자립을 지원해 주어야 한다. 다만 과도기 이중체제하의 제도 운영에 있어서는 남북한 간 공공부조제도를 분리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토지와 주택의 사유화에 있어서 일정 기간 그 토지 및 주택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에게 일정 기간 거주를 조건으로 개인적 소유권을 인정해 준다면 남한지역으로의 이주 유인을 막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때 공공부조 수급 자격을 토지와 주택의 사유화와 연동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과도기 이중체제 하에서 북한지역의 노동시장 안정화를 위해 국영기업을 일시적으로 민영화할 경우 대량실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되도록 중소기업부터 단계적으로 민영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노동시장의 안정과 조세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직장 단위의 실질임금 보장 및 후방공급(후생복리사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노동자들의 비공식 소득 활동 병행이 만연해 있으며 일부 후방공급 사업이 ‘8.3노동자’(재직 중이나 직장에서 급여를 받지 않고 특정 금액을 직장에 납입하는 대가로 개별 영리 활동을 허가받은 노동자)로부터 걷어 들인 수입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여 점진적으로 노동자들의 비공식 소득 활동의 병행 금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넷째, 북한 전역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사경지(private farming land)의 사유화 전환은 북한 주민의 기초자산 형성, 소득 증대, 식량 증산, 인구이동의 최소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신속한 제도 수립과 이행이 필요하다.
통일 이후 북한지역에 공공부조제도를 시행하려면 앞 장에서 언급한 요건들이 모두 갖추어져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이 요건들이 다 갖추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통일 이후 일정 기간 동안 북한지역의 경제 상황이 안정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노동 수요가 적고 소득 획득의 기회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통일 이전의 남북한 경제력 격차를 감안할 때 평균적인 소득 수준은 낮을 것이다. 북한지역에 재산의 사유화가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될지, 재산권을 보호하는 법적 체계가 얼마나 빠르게 완비될 것인지, 자산을 거래하는 시장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할지, 공공부조 대상자를 파악하고 급여를 전달하기 위한 행정체계는 얼마나 신속히 갖추어질지 등에 대해 정확히 예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도 시행에 필요한 이러한 모든 요인들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제도 시행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절에서는 공공부조제도를 시행한다고 했을 때 고려해야 할 주요한 사항들을 쟁점별로 논의하고자 한다.
북한에 적용될 공공부조제도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 첫 번째 쟁점은 선정 기준선을, (구체적으로 여기서는 생계급여의 선정 기준선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이다. 현재 남한의 기초보장 생계급여 기준선은 전국을 대표하는 소득 표본조사 자료(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자료)를 이용하여 중위소득을 추정한 후, 중위소득의 연평균 증가율을 이용하여 각 연도의 기준 중위소득을 설정한다. 즉, 남한 전체의 소득 분포에 대한 공식적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선정 기준선을 도출하는 것이다. 북한지역의 공공부조 기준선을 정하는 방안 가운데 논리적으로 가능한 첫 번째 방안은 남한의 선정 기준선을 그대로 적용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은 남북한 지역 주민을 단일한 헌법의 규정을 받는 같은 국민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규범적인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방안에 따를 경우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두 지역의 소득 격차를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남한의 생계급여 기준선이 북한지역에서도 동일한 규범적 지지를 받을 것인가도 의문이다.
다음 쟁점은 공공부조 수급 대상 가구의 경제적 능력을 파악하는 방식과 관련된 것이다. 현행 남한의 기초보장제도는 소득과 자산을 모두 조사한 후 자산을 소득으로 환산하여 소득에 합산하는 소득인정액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소득에 대해서는 각종 공제액을 차감한 후 소득평가액을 산출한다. 그리고 자산에 대해서는 기초재산 공제액을 초과하는 자산 보유분에 대해서는 환산율을 적용하여 소득평가액에 합산한다. 그런데 과도기 이중체제 하에서 북한지역 주민, 특히 공공부조의 잠재적 대상자가 되는 저소득층의 자산보유 실태는 남한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다. 자산 보유액이 매우 적은 상태에서 민영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또한 정부는 시장경제 질서의 급속한 확산을 위해 자산의 보유와 축적, 특히 저축을 장려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까지의 논의는 북한지역에 공공부조제도를 시행한다고 했을 때 어떠한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었다.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내재되어 있다. 그것은 북한에 시행될 공공부조제도가 남한의 현행 기초보장제도(생계급여)와 같은 위상을 갖고 있다는 전제이다. 하지만 사회보장제도가 갖는 위상과 성격이 경제체제마다 다를 수 있듯이, 개별 제도가 전체 사회보장제도에서 갖는 위상과 성격 역시 구체적인 경제사회적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통일 이후 과도기 이중체제하에 있는 북한지역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북한의 공공부조제도는 현재 남한의 제도와 다른 위상을 지녀야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북한지역의 취업 기회가 부족하고 빈곤층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재산 조사에 근거한 공공부조는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이 경우 재산 조사를 거치지 않는 인구학적 특성에 기초하여 제공하는 수당을 통해 소득보장을 제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북한 지역의 공공부조제도 설계 시, 남한의 생계급여 선정 기준선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두 가지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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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북한 지역에 남한의 생계급여 선정 기준선을 그대로 적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인 결과나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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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북한 지역의 공공부조 기준선 설정 방안 중 남한의 기준선을 그대로 적용하는 방안에 관한 내용을 추출한다.
- 북한지역의 공공부조 기준선을 정하는 방안 가운데 논리적으로 가능한 첫 번째 방안은 남한의 선정 기준선을 그대로 적용하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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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해당 방안의 단점이나 문제점을 명시한 문장을 선택한다.
- 그러나 이 방안에 따를 경우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 두 지역의 소득 격차를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남한의 생계급여 기준선이 북한지역에서도 동일한 규범적 지지를 받을 것인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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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추출된 두 가지 문제점인 '천문학적 예산 소요'와 '규범적 지지 확보의 불확실성'을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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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질문에서 요구한 두 가지 문제점을 정리하여 답변을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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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근거 (evidence)
- 북한지역의 공공부조 기준선을 정하는 방안 가운데 논리적으로 가능한 첫 번째 방안은 남한의 선정 기준선을 그대로 적용하는 방안이다.
- 그러나 이 방안에 따를 경우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 두 지역의 소득 격차를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남한의 생계급여 기준선이 북한지역에서도 동일한 규범적 지지를 받을 것인가도 의문이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1.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된다. 2. 남북한의 소득 격차로 인해 남한의 생계급여 기준선이 북한 지역에서 동일한 규범적 지지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