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의 배경은 복제인간을인간 100세 수명연장을 위해 장기 적출용으로 생산하고 폐기하는 가상의 포스트휴먼 사회이다. 이시구로의 소설은 텍스트 내의 상실과 애도로서의 기억이라는주제로 이러한 사회를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제목의 “나를 보내지 마”는 텍스트전체에 걸친 여러 층위의 상실이라는 주제를 표상하는 상징적 기표이다. 동일 제목의 노래를 담은 카세트테이프의 물리적 분실은 텍스트 내에서 다루는 상실을거울처럼 비추며 은유한다. 서사의 플롯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상실은 사랑 대상의 상실이다. 주인공 캐시 H*는 친구 루스, 연인 토미를죽음으로 잃고 고향 헤일셤 기숙학교를 폐교로 잃는다. 이에 더하여텍스트를 분석해 보면 가시적 상실뿐 아니라 복제인간이기에 특수하게 겪는 무형의 상실도 다루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는 근원과 정체성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 미래 영속성에 대한 소망, 장래의 희망 등의 ‘가치이념’이라는 무형의 사랑 대상의 상실이다. 캐시는 이러한 상실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헤일셤을 잃은 후 루스의 간병사가 되며, 루스를 잃은 후 토미의 간병사가 되어 죽음의 길에 이들을 보살피며동행한다. 토미의 죽음 이후에는 그의 요청대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간병사일을 마치고 기증자가 되는 결단 또한 내린다. 또 하나 상실에 대한 능동적 대처로 그녀가 선택하는 것은 잃은 것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이다. 데리다의 애도 이론이 피력하듯 끝나지 않는 기억은 끝나지 않는 애도이며 죽은자, 잃은 것들에 대한 책임이고 약속이다. 이러한 기억하기를 위해 캐시는 과거를 회상하고 추억하는 스토리텔링을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그녀의 주요 회상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에서와 같이 무의지적이라는 점이다. 들뢰즈와 벤야민의 프루스트 독해가 논하듯, 무의식의 심연에서 예기치 않게 떠오르는 기억은 그 ‘차이’로 인해 존재의 진실과 더욱더 가깝다. 캐시의경우에도 그녀의 무의지적 기억이 그녀가 대변하는 복제인간 삶의 진실에 더욱근접한다. 애도의 회고적 스토리텔링은 잃어버린 자들의 이름을 불러줌으로써기억 속에 살아남게 하고 화자 캐시를 ‘말하는 자’로서 능동적 주체로 자신을 구성하게 한다. 나를 보내지 마로 남은 이야기는 잃어버린 이들에 대한 애도이자 증언이며 다가올 자신의 죽음에 대한 애도로도 남을 것이다. 캐시의 삶의 증언은 주인공 화자 한 개인 애도의 스토리텔링이지만 ‘집단 기억’으로서 장기 적출용 복제인간의 기억을 대변하며 그럼으로써 사적인 기억이 공적인 정치성을가지게 된다. 기억 속에서 이름을 불러 줄 때 죽은 자는 다시 모아져서 하나로 합쳐진다. 두지나에 따르면 데리다에게 애도란 기억 속 가장 깊숙한 곳에 이름을 맡기는 것이다. 우리는 두 번 죽는다. 이름이 기억 속에 살아 있는 한 자연적인 유기체적 죽음은 왔다 하더라도 사회적 죽음은 오지 않았다. 애도하고 이름을 불러 주는 한 사회적 의미망에서 살아 있게 된다. 캐시의 기억은 그녀의 스토리텔링으로 살아남는다. 기억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의 이름을 불러 줌으로써 애도하며 계속 살아 있게 한다. 캐시의 이야기는 그녀의 이야기이며 또한 그들의 이야기이다. 짧은 생이지만 그녀는 말하는 주체로 주체성을 얻고 이들 복제인간의 삶은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생명을 얻는다. 캐시의 개인적 기억은 이 가상의 기술포스트휴먼 사회에서 장기 적출 시스템을 고발하는 알박스가 이론화한바, ‘집단 기억’이 된다. 소외된 집단에서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며 들뢰즈가 카프카의 문학을 들어 이론화하듯 소수 문학에 있어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 다른 관점에서 벤야민 또한 개인적 기억을 집단 기억으로 확장한다. 최성만의 분석대로 벤야민은 프루스트의 비자의적 기억을 개인의 차원에서 집단의 차원으로 전용하여 역사 인식 방법론의 토대로 삼았다. 벤야민은 역사철학 테제에서 과거를 역사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과거의 잔해로부터” “섬광처럼 스쳐 지나가는 어떤 것을 붙잡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 이라는 테제를 발전시킨다. 이시구로가 보여주는 것은 캐시가 개인적 차원에서 하는 무의지적 기억작업이야말로 노포크에 모여든 쓰레기 더미들 같은 과거의 잔해에서 섬광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붙잡아, 자신과 죽었거나 죽어가는 사랑하는 것들의 역사를 쓰는 말하기 글쓰기라는 것이다. 또한, 이시구로의 이러한 말하기 글쓰기는 주디스 버틀러가 데리다의 “글쓰기”가 “애도 행위”라고 논하듯 애도의 서사이다. 텍스트의 공간 배경을 보면 과거 시간의 공간 배경은 1부 헤일셤 기숙학교, 2부 전환 공간으로서의 코티지, 3부 루스와 토미의 회복 센터이다. 노포크는 1부, 2부, 3부에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모두에 등장하는 일탈의 공간이다. 텍스트의 공간 배경 분석은 푸코의 파놉티콘의 공간으로, 또는 프로이트의 집 같지 않은 집의 공간으로 헤일셤 기숙학교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루고 노포크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노포크는 일탈의 공간이자 상실에 대응하는 위로의 공간, 가능성의 공간이다. 잃어버린 모든 것들이 모이는 곳, 경계를 넘어 근원자를 찾아서 간 곳, 또 잃어버린 카세트테이프를 찾아서 간 곳도 노포크이다. 그러나 이시구로는 노포크를 완전한 회복과 희망의 공간으로 설정하지 않는다. 이곳은 기억과 상상이 교차하고 상실과 위로가 교차하며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공간이다. 2부에서는 노포크로 근원자를 찾아 나섰으나 찾지 못하고 좌절했으며 카세트 테이프 또한 수많은 복제품 가운데 하나를 찾았을 뿐이다. 3부에서 찾아간 노포크는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 대신 온갖 잡동사니가 모이고 철조망이 처져 있으며 허허벌판의 황량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에밀리 교장에게서 들은 1부 헤일셤 유년기의 노포크는 로스트 코너와 병치되며 모든 잃어버린 것들을 찾을 수 있는 위로 공간의 기표로 학생들 마음에 자리 잡았다. 따라서 캐시 본인은 인정하지 않으나 토미가 죽은 지 2주 만에 경계를 넘어 찾아간 곳이 노포크임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내가 멋대로 한 것이 있다면 토미가 완결되었다는 말을 들은지 두어 주쯤 되었을 때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도 딱 한 번 노포크로 운전을 해 갔다는 것이다. 특별히 찾는 것도 없었고 멀리 해안가까지는 가지도 않았다. 아무것도 없는 평평한 들판과 거대한 잿빛 하늘을 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곳에서 캐시는 “환상 같은 것을 상상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한다. 기억 속에 잃어버린 모든 것과 함께 토미를 찾을 수 있다는 상상을 한 것인데 문제는 거기에서 단호히 “내가 그렇게 두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상상을 멈춘다는 것이다. 그리고 눈물은 흐르지만 “그곳이 어디이든 내가 있어야 할 곳”을 향해 떠났다고 말한다. 그때가 단 한 번 그랬던 때였다. 텅 빈 들판에 바람이 지나가는 것을 느끼며 거기 그렇게 서서 그 이상한 쓰레기들을 내려다보면서 환상과도 같은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곳은 노포크였고 토미를 잃은 지는 단 두 주밖에 되지 않았다. 눈을 반쯤 감고 어린 시절 이후 잃어버린 모든 것들이 물에 떠밀려 온 곳이라고 상상했다. 나는 지금 그 앞에 서 있었고. 한참 기다리면 작은 모습이 들판을 지나 지평선 위에 나타나 점점 커져서 토미가 되어 손을 흔들고 부를지도 모른다. 환상은 그 너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내가 그렇게 되도록 두지 않았다.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흐느끼거나 자제력을 잃지는 않았다. 잠시 그렇게 서 있다가 차로 돌아가 가야 할 곳을 향해 떠났을 뿐이다. 상상 속에서 잃어버린 사랑하는 것들은 다시 찾을 수 있고 캐시의 상실은 회복된다. 나를 보내지 마의 노래에서 임신할 수 없는 여자가 기적처럼 아이를 가진 것을 상상했듯이 상상 속에서 기적처럼 사랑하는 토미를 다시 찾는다. 노포크는 상상 속에서 회복의 공간이다. 토미가 짧은 생이지만 상상의 동물을 그리며 자신만의 예술성과 자율성을 찾아갔듯이, 캐시도 노포크라는 상상의 캔버스에 자신만의 회복과 위로의 공간을 그려낸다. 하지만 위로와 회복을 위하여 상상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은 현실의 시스템, 장기 적출이라는 시스템은 여전히 공고하다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이 시스템 안에서 복제인간은 여전히 사랑을 잃고 생명을 잃는다. 놀라운 희생으로 인간을 보조하도록 만들어진 이들은 악조건 아래에서 보이는 사랑과 창의성으로 그들의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과학 기술적 포스트휴먼사회가 아닌 감정적 포스트휴먼 사회에서는 “인간, 인간성, 인간다움”이 재정의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캐시가 단호하게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고” 환상이 지속하지 않도록 멈춘 이유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의 해석은 더 이상의 환상을 멈추고 견고한 현실 시스템을 따르기 위함이라는 해석이다. 불쌍하지만 너희는 너희 앞에 주어진 길을 가야 한다고 얘기한 마담의 말대로 “그곳이 어느 곳이든 내가 있어야 할 곳”의 시스템의 논리를 따르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해석은 캐시의 선택을 시스템에 대한 수동적인 태도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러나 환상의 긍정적 영향력을 부각하는 또 다른 해석 또한 가능하다. 즉, 상상 속에서 환상이 진행되는 것을 멈추어 토미를 장기 기증 이전의 모습으로 간직하는 것이다. 아이를 빼앗기듯 사랑을 상실 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것, 즉 환상 속에서나마 온전한 사랑을 계속 지키고자 하는 소망의 발현이다. 기억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애도하며 지키듯이 상상 속에서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고 모아서 지켜내는 것이다. 그렇게 해석할 때 “내가 있어야 할 그곳이 어디이든 간에”는 좀 더 적극적인 선택과 삶의 자세를 의미하게 된다. 죽기 전 토미의 마지막 요청에 대해 응답하는 것이다. 캐시의 스토리텔링은 후자의 해석을 반영한다. 토미는 네 번째 장기 기증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캐시에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간병사를 그만두고 기증자가 될 것을, 즉 죽음을 선택할 것을, 어렵사리 권하였다. 그때 캐시는 답을 유보하였다. 왜냐하면, 시스템의 유능한 동조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녀를 기다리는 기증자들을 “잘” 보호하고 간병하겠다는 윤리적 선택 때문이다. 그녀는 “좋은 간병사이며” “좋은 간병사는 기증자의 삶의 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다. 우리는 이야기의 시작에서 캐시가 8개월 후면 12년간의 간병사일을 그만둔다는 것을 들었다. 물론 기증자가 되기 위해서라는 말은 생략되었지만 우리는 캐시가 토미의 요청에 응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럴 때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든 간에”라는 구절은 새로운 무게를 가진 이중의 의미를 띤다. 그 하나는 그녀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든 간에 절제된 직업인으로서 결연히 의무를 다하러 떠난다는 것이다. 죽음에 이르는 길이 덜 고통스럽도록 도우려 이 회복 센터에서 저 회복 센터로 그녀를 원하는 곳은 어디에라도 갈 것이다. 그러나 또한 흐르는 눈물로 토미를 기억하며, 애도하며, 그의 얼굴의 요청에 응답하는 길을 선택할 것이다. 기증자의 길에서 원하는 곳으로 결연히 갈 것이다. 이때 캐시의 모습은 수동적인 모습이라기보다 순교자의 모습에 더욱더 가깝다. 캐시는 미소 짓고 손을 흔들며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환상 속의 토미의 얼굴을 기억할 것이고 그의 이름을 불러 주고 애도하며 그의 이야기를 할 것이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라는 스토리텔링은 독자들을 이 가상의 복제인간들을 위한 애도에 초청하는 한편 기술사회의 발전 방향에 대한 인류사회의 윤리적 입장을 숙고할 것을 요청한다.
지시문 (instruction)
주어진 원문을 읽고 필요한 정보를 파악하여, 원문에 근거해 질문에 답하라.
질문 (question)
소설 『나를 보내지 마』의 배경이 되는 가상의 사회에서 복제인간은 어떤 목적으로 생산되고 관리되는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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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소설의 배경이 되는 사회의 설정과 복제인간의 생산 목적을 묻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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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텍스트에서 복제인간의 생산 목적과 사회적 배경을 설명하는 부분을 탐색한다.
-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의 배경은 복제인간을인간 100세 수명연장을 위해 장기 적출용으로 생산하고 폐기하는 가상의 포스트휴먼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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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복제인간의 생산 목적이 명시된 구절을 선정한다.
- 인간 100세 수명연장을 위해 장기 적출용으로 생산하고 폐기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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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생산 목적(장기 적출용)과 사회적 배경(수명 연장을 위한 포스트휴먼 사회)을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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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복제인간은 인간의 수명 연장을 위한 장기 적출용으로 생산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 장기 적출용으로 생산하고 폐기하는 가상의 포스트휴먼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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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해 문맥에 근거하여 명확하게 답변을 작성한다.
- 인간 100세 수명연장을 위해 장기 적출용으로 생산
최종 답변 (final_answer)
인간의 100세 수명 연장을 위해 장기 적출용으로 생산되고 폐기된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소설 『나를 보내지 마』의 배경이 되는 사회에서 복제인간은 인간의 100세 수명 연장을 위한 장기 적출용으로 생산되고 폐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