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그렇지만 현재 청소년들이 즐기는 만화가 국어교육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만한 틀이 확고히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만화는 교육적인 제재로 합의된 문학 텍스트를 확장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다. 이 연구는 만화와 문학 간의 일종의 가교를 놓으려는 목적으로 교과서의 주요 제재로 다루어지고 있는 춘향전과 순정만화를 함께 다루고자 한다. 조선 후기 애정소설인 춘향전과 연애를 제재로 하는 순정만화는 남녀 간의 애정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인간의 보편적인 속성처럼 보이는 감정이 어느 정도 역사성과 사회성을 띤다고 할 때, 두 애정서사물의 ‘사랑’이 얼마나 같고, 다른지 확인하는 것은 감정적인 문화를 이해하고 성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지며, 이는 ‘총체적인 삶의 체험’을 목표로 하는 문학교육의 본령과도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어지는 장은 순정만화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하여 마련되었다. 여성을 목표 수용자로 하고 있는 순정만화의 특수성과 필자의 순정만화 체험기를 소개하며, 한 번도 순정만화를 읽어본 적이 없을 수도 있는 남성들 혹은 여성들이 어느 정도 순정만화에 익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겠다.
이 연구는 문화교육의 내용이자 문화론적 탐구의 대상으로서 ‘낭만적 사랑’을 설정하였다. ‘낭만적 사랑’이라는 문화적인 관념은 수직적 문화와 수평적 문화를 교직시키는 그물코와도 같은 역할을 하며, 춘향전과 순정만화를 연결시킬 수 있는 문화적 매개로 기능한다. 낭만적 사랑이라는 문화적 관념을 공유하고 있는 춘향전과 순정만화의 구도를 비유적으로 설명하자면, ‘낭만적 사랑’이라는 문화적 관념의 한쪽 끝에는 춘향전이, 다른 한쪽 끝에는 순정만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춘향전은 낭만적 사랑이라는 관념의 발생기적인 모습을 담고 있으며, 순정만화는 이 관념이 변화를 겪고 있다는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춘향전은 낭만적 사랑의 발생기 모습을 보여주는 문화적 텍스트로서 분석하였다. 춘향전의 주인공인 몽룡과 춘향은 재자와 가인이라는 이상적인 모습으로 형상화된다. 이는 사랑에 빠진 유일무이한 대상에 대한 이상화를 요구하는 낭만적 사랑의 영향이 문학적으로 형상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이들이 각각 양반과 기생이라는 점에 주목하였을 때, 낭만적 사랑이 혼외적인 관계에서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에서는 애정 문제를 다룬 서사물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춘향전과 순정만화를 비교하면서 두 텍스트가 근대적 애정의 형식인 ‘낭만적 사랑’을 각각 어떻게 형상화하고 있는지 고찰하였다. 통시적인 문화적 상황을 이해할 때만이 미래의 문화를 계획하고 전망할 수 있다고 할 때, 과거의 문화적 산물은 현재와 비교 대상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문화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수평적 문화’와 ‘수직적 문화’의 교직(交織)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곧 동시대의 문화와 과거의 문화를 씨실과 날실처럼 얽히고 설키게 하는 것을 말한다. 문화론이라는 제목을 걸고 있는 연구들이 나오는 추세이지만, 현재의 청소년들이 즐기는 대중문화에 대한 논의는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과거의 텍스트를 대상으로 문화론적 연구를 하더라도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현재의 학습자들이 현재의 문화를 이해하고 미래의 문화를 창출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고전 문학교육 연구자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과거의 문화와 현재의 문화를 엮어 짤 수 있는 계기를 찾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주로 여성 독자들이 읽는 순정만화는 ‘순정(純情)’이라는 만화의 하위 장르에 대해 붙여진 명칭처럼 지고지순한 연애의 감정을 밀도 있게 다루고 있다. 교양인들에게 문학에 대한 지식과 소양이 의사소통의 중요한 코드로 작용하듯이 순정만화는 여성 청소년들이 자기가 속한 집단의 정체성을 부여하는 문화적인 자원이 된다. 순정만화의 낭만적 사랑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든 그것을 아름답게 생각하든 순정만화가 이들이 형성하는 해석 공동체 내에서 주요한 텍스트로 취급받는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순정만화의 분석 대상 텍스트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많이 고려한 것은 만화가의 인지도이다. 강경옥, 원수연, 이미라 등의 작품은 80년대에서 90년대에 연재를 시작하거나 초판 단행본이 발행되었지만 만화를 보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여전히 수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애장판을 가지고 싶어 하는 적극적인 독자를 대상으로 재간행될 정도로 현재까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순정만화 텍스트를 분석하는 데 있어서도 이상화된 주인공들과 두 사람의 관계를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된다는 점, 그리고 지속적인 애정 관계를 보장하는 결말을 갖는다는 낭만적 사랑의 큰 틀을 따라 그려지는 사랑에 초점을 맞추어 논하겠다.
국어교육의 장 안에서 만화는 이미 새로운 것이 아니다. 7차 국정 교과서 및 대다수의 문학교과서에서는 만화를 활용하고 있기에 만화를 통한 교육, 만화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화에 대한 국어교육적인 인식을 이끄는 관심은 세 종류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하나는 매체에 대한 관심이며 다른 하나는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 마지막으로 교육의 대상인 청소년 문화에 대한 관심이다. 매체에 대한 관심은 다매체 시대의 문화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같은 지식이라도 문자 이외의 다른 매체를 활용하여 지식을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현실화된다. 다음과 같은 경우가 그 사례가 될 수 있다. ‘국어와 우리의 사회․문화’라는 단원의 도입부에 삽입된 위 내용의 만화는 학생들에게 학습의 동기 유발 측면에서 신조어나 전문어를 이해하지 못해 대화에 끼기가 어려웠던 적이 있었는지를 생각해보도록 흥미롭게 권유하고 있다. 위의 예와 같은 단원 도입이 아니라, 교과서 본문에서 학습 내용 자체가 만화로 제작된 것은 드물다. 그렇지만 만화를 이용하여 지식을 흥미롭게 전달하려는 교육적 목적을 갖고 있는 만화들은 현재 출판 시장에서 지배적 위상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은 교육의 효용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으로 지적되기도 하였다. 교육에서 기피나 비판의 대상이 되는 대중문화는 실로 오랜 기간 문학교육과 국어교육을 받은 대중문화 생산자들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대중문화 교육에서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과 아울러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려는 시각도 있으나, 이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논의될 뿐 이에 대한 연구 성과가 축적되거나 교육적인 실천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치 판단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며, 만화에 대한 교육적 관심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창구는 바로 만화가 학습 대상인 청소년들이 향유하는 문화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청소년들이 향유하는 문화를 곧바로 교육 내용으로 삼지는 않더라도 교육의 대상인 청소년과 그들을 둘러싼 문화적 상황에 대한 기초 연구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만화에 대한 세 가지 교육적 관심 중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실현되는 것은 첫 번째 ‘매체 언어에 대한 관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 대중문화나 청소년문화로서 만화에 대한 교육적 연구나 실천은 아직 미약하며, 연구의 영역에 한정할 때 관심을 갖게 된 시기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영국의 교육과정에 제시된 자국어교육의 목표 중의 하나인 ‘문화 분석관’의 교육적 가능성으이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고, 시민단체에서 국어교육에 대해 “언어 교육도 언어를 매개로 한 다양한 사회 관계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력 함양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실 읽기와 비평하기’, ‘문제설정’, ‘담론 분석과 구성’, ‘언어시장과 대중매체’ 등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는 언어문화교육 시안까지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본 연구에서 춘향전과 순정만화를 연결하는 문화적 매개로 설정한 개념은 무엇이며, 두 텍스트는 해당 관념에 대해 각각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춘향전과 순정만화를 연결하는 매개체와 각 텍스트가 해당 매개체 속에서 가지는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두 텍스트를 연결하는 문화적 매개와 각 텍스트의 성격을 설명하는 문구를 추출한다.
- ‘낭만적 사랑’이라는 문화적인 관념은 수직적 문화와 수평적 문화를 교직시키는 그물코와도 같은 역할을 하며, 춘향전과 순정만화를 연결시킬 수 있는 문화적 매개로 기능한다.
- 춘향전은 낭만적 사랑이라는 관념의 발생기적인 모습을 담고 있으며, 순정만화는 이 관념이 변화를 겪고 있다는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매개체인 '낭만적 사랑'과 춘향전의 '발생기적 모습', 순정만화의 '변화의 징후'를 핵심 근거로 선택한다.
- ‘낭만적 사랑’이라는 문화적인 관념은
- 춘향전은 낭만적 사랑이라는 관념의 발생기적인 모습을 담고 있으며
- 순정만화는 이 관념이 변화를 겪고 있다는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낭만적 사랑이라는 관념을 중심으로 춘향전은 그 시작점(발생기)을, 순정만화는 그 변화 과정(징후)을 나타낸다는 논리적 관계를 통합한다.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매개체는 '낭만적 사랑'이며, 춘향전은 발생기적 모습을, 순정만화는 변화의 징후를 보여준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두 텍스트를 연결하는 문화적 매개는 '낭만적 사랑'이라는 문화적 관념이다. 춘향전은 이 낭만적 사랑이라는 관념의 발생기적인 모습을 담고 있으며, 순정만화는 이 관념이 변화를 겪고 있다는 징후를 보여준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춘향전과 순정만화를 연결하는 문화적 매개는 '낭만적 사랑'이며, 춘향전은 이 관념의 발생기적 모습을 담고 있고 순정만화는 변화를 겪고 있다는 징후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