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이 책은 조선조 중종 6년(1511)부터 명종 1년(1546)까지 문과에 급제한 16인과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한 3인 등 19인의 대책문(對策文)을 수록한 것이다. 대책문이란 조선시대 과거(科擧)의 과목인 제술(製述)의 하나로, 경의(經義) 또는 정치 등에 관하여 문제를 내어 의견을 물은 데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진술한 글을 말한다. 동책정수(東策精粹)는 우리나라 대책문 가운데 아주 잘 된 것을 뽑았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시대는 망라되지 않고 중종에서 명종 1년에 그친다. 상⋅하 2권 2책으로 목활자본이다. 서문과 발문이 없어 편자나 간행 시기는 알 수 없다. 다만, 수록된 대책문 중에서 시기적으로 가장 늦은 것이 명종 1년(1546) 심통원(沈通源)이 별시문과(別試文科)에 ‘법’에 대해 논한 대책문과 노진(盧禛)이 증광문과(增廣文科)에서 조⋅명관제(朝命官制)를 논한 대책문으로 나타난다.
위의 표에서 보였듯이, 대책문의 찬자 중에 문과 급제자가 16인, 사마시(司馬試) 합격자가 3인이다. 다만, 심통원(沈通源)은 1537년 별시문과와 1546년 문과중시(文科重試)의 대책문이 선정되었으므로 찬자는 19인이 된다. 또 동일한 과제(科題)를 두 사람이 논하였는데, ‘술의 재앙’에 대해 김구(金絿)는 1511년 별시문과에서, 윤자임(尹自任)은 1513년 역시 별시문과에서 각각 논하였으므로 대책문은 총 19종 20편이 된다. 이들 19인 중에 정승 3인, 판서급 3인이 고관을 지냈고, 나머지는 낮은 벼슬로 직간하다가 사사(賜死) 또는 유배되거나 불우하게 일생을 마친 것으로 나타난다. 그 중에 시호를 받은 인물이 6인, 호를 가지고 활동한 인물이 11인이며, 생몰년조차 파악되지 않는 인물도 6인이나 된다. 이 책에 수록된 20편의 과제(科題)를 책에 실린 순서대로 예시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박광우(朴光佑)의 경우는 당시 상례(喪禮)의 기강이 문란해졌음을 들어 사대부는 예법에 따라 3년상을 지내고 있으나, 군졸이나 노복은 1백일 만에 탈상하는 것이 허용되는 현실이니, 이에 대한 시비를 논하라는 내용의 문제이다.
김구(金絿)의 경우에는 술[酒]의 역사를 말하고, 이 술로 인한 사회적 병폐가 심한 실정이니, 그 폐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논하라는 내용의 문제이며, 윤자임(尹自任)도 같은 내용의 문제이다. 기준(奇遵)의 경우에는, 군사부(君師父) 일체라는 말이 있어 임금⋅스승⋅어버이를 똑같이 섬겨야 하는데, 상제(喪制∶복제)가 다른 이유는 무엇이며, 스승과 제자의 참된 도리가 무엇인지를 논하라는 내용의 문제이다. 김의정(金義貞)의 경우에는, 이웃나라와의 외교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며, 사신을 보낼 때에도 능력 위주로 보내야 하는지, 아니면 관례대로 직위에 따라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 논하라는 내용의 문제이다. 박민중(朴敏中)의 경우에는, 문자(文字)의 역사와 그 의의를 들고, 서예(書藝)가 치도(治道)에 관계가 없는지에 대해 논하라는 내용의 문제이다. 민기(閔箕)의 경우에는 불[火]의 시원과 화식(火食)의 역사를 들어 말하고, 이어 화재를 예방하는 방책을 논하라는 내용의 문제이다. 조희윤(趙希尹)의 경우에는 불교의 폐해를 말하고, 이에 대한 방책을 논하라는 내용의 문제이다.
누추한 지방의 어리석은 유생이 초야에서 곤궁하게 살며 육예(六藝)에 종사하였으므로 나름대로 깨친 바가 있습니다. 집사 선생께서 가을 과장에서 책문을 내시면서 자획이 만들어진 뜻을 거론하고 역대 서법의 차이를 논하여 확실한 논의을 듣고자 하시니, 어리석은 유생의 천견이나마 어찌 감히 지금 아뢰지 않겠습니까. 가만히 생각하건대, 아주 오랜 태초에는 원기(元氣)가 혼돈상태여서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고 문위(文爲)가 구비되지 않았습니다. 나무 꼭대기에서 쉬며 야생 사슴과 같이 풍속이 순박하여 인위적으로 하지 않아도 결승(結繩)의 정치가 간략하고 자연의 교화가 순수하였으며, 천지조화의 오묘함과 인물 성정(人物性情)의 이치가 고요하여 드러나지 않고 융화되어 나타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성인께서는 고개를 들었다 숙이는 사이에 정신을 모으고, 관찰하는 사이에 깨우침이 있어 충서(蟲書)와 조전(鳥篆)의 서법을 시행하고 상형(象形)과 조사(措事)의 글자체를 확립하였습니다. 그런 뒤에 아득히 숨겨져 있는 도를 드러내고 어슴푸레 간직되어 있는 이치를 열어보였으니, 여기에 의거해 예악 형정(禮樂刑政)과 삼강오륜이 만들어졌으며 영원한 문명의 교화도 여기에 근원하였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인이 자획을 만든 뜻은 실로 도를 담는 그릇이고 이치를 밝히는 도구일 따름입니다. 기술에 힘쓰는 자가 점과 획에 기교를 부리고, 예능을 전공하는 자가 형상을 특이하게 만들었지만 봉황이 날아오르는 듯한 필체는 실용에 아무런 도움이 없고 은과 옥 같은 아름다운 자획은 말엽적인 재능일 뿐이니, 성인이 자획을 만든 본의가 쓸어버린 듯 훼손되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한 시대 대학자의 명망을 짊어지고 체용(體用)을 밝히는 학문에 마음을 둔 자가 사물의 이치를 탐색하고 성정(性情)의 근원을 연구하였으므로 전곡(錢穀)과 갑병(甲兵), 예악(禮樂)과 사어(射御)는 그들이 모두 이해하고 실천한 것이었습니다. 특이하거나 예스러운 자획과 정묘한 서법에는 애초에 힘을 쓴 적이 없었고, 글씨를 쓸 때에는 뜻을 방자하거나 어지럽지 않도록 할 뿐이었으니, 성인이 자획을 만든 본의와 역대 명필가의 취사에 대해서는 어리석은 저도 말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자획의 묘함이 이치를 밝히고 도를 담는 도구에 이처럼 도움이 없기 때문에 염락(濂洛)의 여러 현철한 이들이 하찮은 기술은 힘쓸 것이 못됨을 알고 큰 근본이 어디에 있는줄을 알아 인의(仁義)를 닦고 예악(禮樂)을 익히고 법도로 단속함으로써 가슴속에 쌓인 것을 드러내어 성인의 학문에 시행하였던 것입니다. 이들에게는 종신토록 경계로 삼을 만한 하나의 글자가 있었으니 사마온공(司馬溫公)의 ‘성(誠)’자가 바로 이것이며, 후세의 법으로 삼을 만한 한 구절이 있었으니 정자(程子)의 ‘경(敬)’자가 이것입니다. 모두 이치를 밝히는 그릇이고 도를 싣는 도구로서 성인이 문자를 만든 본의를 알았으니, 진정 잘못되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획의 원리를 이치를 밝히고 도를 담는 도구로 삼는 것은 군자의 학문이고, 자획의 체를 교묘하게 만들어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관심을 끄는 도구로 삼는 것은 바르지 못한 선비의 하찮은 기술이니, 치도에 관계되는지의 여부는 이에 의거하면 또한 알 수 있습니다.
한 나라 양웅(揚雄)은 기이한 글자를 많이 알았고, 송 나라 왕안석(王安石)은 자설(字說)을 분변하였지만 한 사람(양웅)은 신망(新莽)에게 벼슬하여 군신의 의리가 훼손되었고, 한 사람은(왕안석)은 간신을 끌어들여 나라를 망쳐 도를 행하는 뜻이 훼손되었습니다. 기이한 글자를 안 것은 조충(雕蟲)과 전각(篆刻)의 하찮은 기예일 뿐인데 무슨 도를 담는 뜻이 있겠으며, 자설을 분변한 것은 집요하고 천착한 것일 뿐인데 무슨 이치를 밝힘이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전대 성인의 뜻을 잃어버리고 부연하여 전수했다는 것은 변론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청탁을 구분하고 오음을 분별하는 것도 자연의 이치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 때문에 옛날 성인이 시가(詩歌)에 박자를 맞추고 음률에 맞게 한 것은 신명(神明)과 교접하고 성정을 기르는 도구라 여겼기 때문이니, 이남(二南)과 이아(二雅)가 이것입니다. 여기에는 이치가 밝혀져 있고 도가 갖추어져 있으니, 자획을 만든 본의를 깊이 깨친 것입니다. 애석하게도 서리(黍離)가 국풍(國風)으로 강등되어 정음(正音)이 크게 어두워지자, 오직 음운의 높낮이만 알아 음풍영월(吟諷詠月)하는 바탕으로 삼고, 문필을 하는 자가 대대로 익히고 지켜 스스로 격률의 고상한 운치로 삼습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박민중(朴敏中)이 다룬 대책문의 주제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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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박민중이 작성한 대책문의 구체적인 주제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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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 내에서 '박민중'이라는 인물과 관련된 내용을 추출한다.
- 박민중(朴敏中)의 경우에는, 문자(文字)의 역사와 그 의의를 들고, 서예(書藝)가 치도(治道)에 관계가 없는지에 대해 논하라는 내용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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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박민중의 과제 내용이 명시된 문장을 근거로 선택한다.
- 박민중(朴敏中)의 경우에는, 문자(文字)의 역사와 그 의의를 들고, 서예(書藝)가 치도(治道)에 관계가 없는지에 대해 논하라는 내용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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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추출된 정보를 바탕으로 주제를 정리한다. 주제는 문자의 역사와 의의, 그리고 서예와 치도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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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질문에 대한 답변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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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최종 답변을 생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문자의 역사와 그 의의를 들고, 서예가 치도에 관계가 없는지에 대해 논하는 것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박민중(朴敏中)이 다룬 대책문의 주제는 문자의 역사와 그 의의를 들고, 서예가 치도에 관계가 없는지에 대해 논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