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모성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국가적인 지원이 빈약하고 여성이 양육의 1차적인 책임자가 될 수밖에 없으며 출산 이후의 여성의 삶이 상당한 기간 동안 양육의 노고로 점철되는 점을 생각한다면 낙태죄 조항으로 인해 제한이 되는 기본권을 ‘임부의 자기결정권’으로만 협소하게 설정할 것이 아니라 임부의 자기결정권 외에도 여성의 재생산권(reproductive rights)까지 확장하는 것이 타당하다. 약 20년 전부터 UN 등 국제회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온 재생산권은 ‘커플들과 개인들의, 그들의 자녀의 수와 터울을 자유롭고 책임 있게 결정할 수 있는 기본권’으로서 인간의 재생산 활동에 관련된 포괄적 권리로 정의된다. 1994. 6. 카이로에서 개최된 UN ICPD(International Conference on Population and Development) 회의는 재생산권의 개념에 세 가지 윤리적 기초가 있는 것으로 정리한바 있다. 첫째, 신체적 통합과 자기결정의 중요성, 둘째, 섹슈얼리티와 출산에 있어서 양성평등 원리, 셋째, 이 권리를 실현시키기 위한 사회권 또는 이를 가능케 하는 사회적 조건 마련의 필요성이다.
찬성의 논거는 국민의 행복추구권에서 도출되는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이 낙태를 금지함으로써 침해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임신된 태아를 다 낳는 것만이 생명존중이라고 볼 수 없고, 또 수정단계에서 출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동일한 생명이라고 간주하지 않았다. 24주 이전까지는 태아와 인간의 생명을 동일시하기 어렵고, 또 임신 12주까지는 낙태로 인한 합병증이나 모성 사망률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낙태를 허용해줄 여지가 크다고 보았다. 이 헌법소원은 합헌으로 판결이 났지만, 낙태에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기하고 있다는데서 흥미롭게 검토해볼 사안이라고 본다. 최근 성적 자기결정권은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에서도 인정하는 개념이 되고 있다. 혼인빙자간음죄나 간통죄의 폐지가 성적자기결정권을 인정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낙태금지에서 임신과 임신중단이 성적 자기결정권의 인정 사항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태아생명권과의 충돌 때문인데, 이는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생명을 대립적이고 적대적으로 보는 것에서 기인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페미니스트들은 임신과 출산에 관한 여성의 체험 혹은 임신기간법에 의해 그 충돌을 해소하고자하는 노력들이 있다.
파도위의 여성들(Women on Waves)은 낙태하려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단체이다. 2001년 시작된 이 운동은 낙태가 불법인 국가를 방문, 낙태가 필요한 여성들을 태우고 공해상으로 이동한다. 낙태가 허용된 국가인 네덜란드 선박위에서 여성들에게 약물을 제공하여 인공유산을 돕는다. 공해상에서는 특정 국가의 주권이 작동하지 않고, 선박 내에서는 선박이 적을 둔 국가의 법률 체계가 적용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를 할 수 없는 국가의 여성들이 핫라인을 이용하여 이 단체에 도움을 요청하면, 단체의 멤버들이 여성들을 방문하는 장면을 이들의 활약을 담은 다큐멘터리 파도위의 여성들(Vessels, 2014. 감독 다이아나 휘튼)은 잘 보여준다. 이 단체의 선박은 낙태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시위, 협박, 갖가지 위협 등으로 정박할 수 없는 상황도 생기지만 레베카 곰퍼츠를 선두로 한 여성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이들은 활동은 파도 위((Women on Waves)에서 웹 위로 확장(women on web)되어 낙태 불법국가의 여성들에게 자연유산 유도약을 보내주고 각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물을 소개하는 등의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일부에서는 낙태죄가 사문화된 조항이라 할지라도 낙태죄가 폐지된다면 성도덕이 문란해지고 임신중절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2012년 헌법재판소 결정도 “현재보다 훨씬 더 낙태가 만연하게 되어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표현하였다. 그러나 성도덕의 문란 우려 등은 도덕을 처벌로 강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합헌근거가 될 수 없고, 임신중절의 법적인 허용과 임신중절율 간에는 정비례관계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임신중절율의 증가는 합헌근거가 될 수 없다. 각 국의 통계를 비교해보면 오히려 임신중절의 법적인 허용과 임신중절율 간에는 역비례 관계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핀란드,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 임신중절 합법화 국가에서 임신중절율이 낮게 나타나는 반면 임신중절을 처벌하는 루마니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고슬라비아 등에서는 임신중절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루마니아의 경우는 1966년 ‘디크리 770’(Decree770)이라고 불리는 임신중절금지법(이하 ‘임신중절금지법’)을 시행했으나 임신중절율 저하를 달성하는데 실패하였을 뿐 아니라 버려지는 영유아 수의 증가, 모성사망비의 급증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여 결국 1989년 동법을 폐지하였다.
이어서 성관계 이후 임신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응급피임약을 구매하여 복용’한 경우는 단 14.5%(86명)뿐이었다. 오히려 ‘임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여 복용할 생각을 못했거나(56.5%)’, ‘응급피임약에 관해 알지 못해 복용하지 못했다(23.1%)’는 응답이 79.6%로 거의 대다수였다. 이와는 달리 ‘응급피임약을 복용하고 싶었으나 의사진단을 받지 못해 복용하지 못했다’는 경우도 5.6% (33명)가 있었다. 특히 응급피임약을 복용하고자 했으나 의사진단이 없어 구매를 못한 경우는 미혼에게서 더 많았다. 이 또한 미혼 여성의 임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더 높은 것과 연관성이 있다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응급피임약(emergency contraceptive pill)을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약국에서 구입하여 복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이 약을 복용하기 위해서는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산부인과는 결혼을 한 기혼자가 임신과 출산(분만)의 문제로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기 위한 곳으로 인지하고 있어 미혼자의 접근은 더욱 어려운 것인 현실이다. 본 조사에서도 기혼자 보는 미혼자에게서 의사 처방을 받지 못해 응급피임약을 복용하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다.
이처럼 원치 않는 임신과 그로 인한 낙태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은 기혼이라고 해서 낮고, 미혼이라고 해서 높은 것은 아니었다. 혼인상태와 관계없이 응답자의 거의 대다수가 이러한 걱정과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걱정과 두려움에 대해 파트너와 상의한 경우는 미혼과 기혼 모두 과반수 이상으로 나타났다. 본 조사와 유사한 인구집단의 남녀를 대상으로 성 행태를 조사한 김동식 외(2017: 239-241)의 연구에서는 피임방법에 대한 의견 개진이 남성 보다는 여성에게서 많음을 지적하였는데, 그만큼 피임방법이 여성 보다는 남성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과 연관성이 있다고 하였다. 이는 남성의 피임방법(콘돔)이 여성의 피임 방법 보다 비용이 더 저렴하고 또한 사용이 용이한 것도 있겠지만, 남녀의 성적 관계에서 젠더 위계가 영향을 주는 것과도 연관성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김동식 외(2017: 254-255, 280-281)는 ‘성관계 전에 파트너가 피임을 요구하나 이를 무시하고 성관계를 한 적이 있다’와 같이 강압적 성관계 시도 경험이 여성 보다는 남성이 더 많음을 지적하면서, 남성 지배적 성의식과 함께 상대방(여성)의 성적 의사 존중과 관련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보고하였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출산력을 줄이는 것, 혹은 증가시키는 것은 모두 국가의 발전담론과 관련되어 있다. 한국은 성공적으로 가족계획사업을 통해 국가가 여성의 출산력을 감소시킨 경험이 있다. 그래서 정책적인 차원에서 여성의 출산력이 국가 정책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을 쉽게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2000년 이후 계속해서 여성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고, 또 성공적이지 못했다. 최근 젊은 여성들에게 있어서 낙태는 여성의 성적 자유, 노동 할 수 있는 몸의 통제권을 갖는 것으로 간주된다. 미혼 여성의 임신이 출산으로 이어지는 것이 사회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수용가능하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미혼 여성에게 낙태는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결단이다. 그래서 낙태죄를 폐기하고 낙태를 합법화하고자 하는 여성들의 욕망은 현실에 기반해 있고, 그들의 생존권과 연결되어 있다. 낙태에 대한 이러한 시각에는 임신하고 출산하는 여성의 몸에 대한 존중, 그리고 여성의 몸을 중심으로 임신과 출산을 생각하는 여성 중심적 성적/재생산 권리(sexual/reproductive rights)를 요구한다. 페미니스트들은 낙태의 문제를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문제, 그리고 여성인권으로서 성적/재생산권의 문제로 접근한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임신중절의 법적 허용 여부와 임신중절율 사이의 관계에 대해 문맥은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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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임신중절의 법적 허용과 실제 임신중절율 사이의 상관관계를 문맥에서 찾아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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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낙태죄 폐지 시 임신중절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와 이에 대한 반박 근거를 추출한다.
- 임신중절의 법적인 허용과 임신중절율 간에는 정비례관계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임신중절율의 증가는 합헌근거가 될 수 없다.
- 각 국의 통계를 비교해보면 오히려 임신중절의 법적인 허용과 임신중절율 간에는 역비례 관계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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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정비례 관계가 아님을 명시한 문장과 실제 국가별 사례를 보여주는 근거를 선택한다.
- 임신중절의 법적인 허용과 임신중절율 간에는 정비례관계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 핀란드,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 임신중절 합법화 국가에서 임신중절율이 낮게 나타나는 반면 임신중절을 처벌하는 루마니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고슬라비아 등에서는 임신중절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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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법적 허용과 중절율이 비례하지 않으며, 오히려 합법화된 국가에서 중절율이 낮고 처벌하는 국가에서 높은 역비례 관계가 나타날 수 있음을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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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임신중절의 법적 허용과 임신중절율은 정비례 관계가 아니며, 사례에 따라 역비례 관계가 나타나기도 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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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문맥의 내용을 바탕으로 정비례 관계가 아니며 역비례 관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정리하여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임신중절의 법적 허용과 임신중절율 사이에는 정비례 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국가별 통계를 비교하면 임신중절이 합법화된 국가(핀란드,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에서는 임신중절율이 낮게 나타나는 반면, 임신중절을 처벌하는 국가(루마니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고슬라비아 등)에서는 임신중절율이 높은 역비례 관계가 나타나는 경우도 존재한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임신중절의 법적 허용과 중절율 간에는 정비례 관계가 나타나지 않으며, 합법화된 국가에서는 중절율이 낮은 반면 처벌하는 국가에서는 높은 역비례 관계가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