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한국에서는 기업별 임금교섭의 조율기능이 매우 약하다. 임금교섭의 시기나 요구액에서 기업간· 노조간 조정은 별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그 결과 기업별로 임금인상액이 크게 차이난다. 그 결과 동일 산업· 업종 내에서도 기업별 노동조건의 격차가 매우 크다. 특히 초임에서부터 격차가 크다. 한국은 일본과 유사하게 기업중심 분절고용체제를 가지고 있으나 기업중심성과 분절 정도가 일본에서보다 더 크다(정이환, 2011). 이 강력한 기업중심성은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되는 한국 노동시장체제의 특징이라 말할 수 있다. 또한 위의 페데르시니와 레오나르디의 분류를 적용하자면 한국의 교섭은 전형적인 무질서 교섭이다. 물론 분류에 의한 무질서 교섭이 한국만의 특징인 것은 아니다. 영미형 국가들이 대체로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중진국이나 개도국들도 그런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영미형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분권화된(decentralized) 교섭구조를 보이고 있지만, 훨씬 더 파편화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를테면 일본의 경우 유사한 기업별 노사관계 시스템이 지배적이지만, 노-노, 사-사, 노-사 간의 조정(coordination)행동이 매우 발달해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노, 사 양쪽 모두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조정과 연대 행동이 매우 미흡하다. 이러한 파편화된 기업별 노사관계는 수출 대기업 중심의 산업 발달 과정과 기업별 노사관계를 강제해온 법제도와 관행들로 인한 것이다. 결국 양극화는 세계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산업구조와 노동시장 요인에 더하여 파편화된 노사관계 시스템까지 더해져 이중화 현상으로 나아간 것으로 판단된다. 이중화란 양극화가 심화되어 1차 노동시장과 2차 노동시장이 완전히 서로 다른 원리에 의하여 작동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반면, 이철승(2017)은 대기업 내부에 상당한 크기의 비정규직이 존재하며 이 집단의 문제는 상대적 크기에 대한 논쟁과 별개로, 착취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의’의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시장 내 격차도 상층그룹내 격차(대기업정규직 vs 중소기업유노조정규직)보다도 (고용형태와 노조존재 여부에 따른) 상층과 중층그룹 간 격차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는 점, 그리고 비정규직의 확대와 노동운동이 기업 규모 못지않게(혹은 기업 규모와 결합하여) 20대 30대 50 사회를 구조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같은 규모 안에서 다른 고용형태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경우, 기업규모중시론이 주장하는 기업규모와 고용형태 분절의 일치를 통한 1-2차 노동시장 분절론은 그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 노동시장 분절은 기업규모만으로는 온전히 설명할 수 없으며 기업규모와 연관된 고용형태와 노동의 집합행동 역량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이철승, 2017).
단체교섭과 단체협약은 연대의 결과물이자 상징이다. 협약임금은 사업장과 기업의 담을 넘어 해당 직무의 사회적 기준임금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기업별로 구별된 단체교섭과 단체협약은 기업 간 임금 격차의 직접적인 원인까지는 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임금 격차를 완화하는 데도 기여하지 못했다. 기업 안으로 들어간 단체교섭은 ‘조합원의 임금 극대화와 평준화’를 교섭의 전통적인 전략으로 삼았으나 그 대상은 조합원에 한정되었다. 대기업 노동조합은 규약의 조합원 자격 규정을 통해 비정규직의 가입을 불허했고 단체협약은 정규직에게만 적용되었다. 기업간 장벽만큼 기업 내 장벽도 높아 대기업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도 임금 격차는 커졌다. 기업별 교섭과 협약의 1차적 결과는 조직률과 크게 다르지 않는 협약적용률이다. 우리나라의 2013년 협약적용률은 11.7%로 노동조합의 조직률(10.3%)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에 비해 2013년 OECD 회원국의 평균 협약 적용률(46.1%)은 조직률(25.2%) 보다 1.8배 이상 높았다(OECD, 2017).
그러나 이 나라들의 단체교섭이나 노동시장 구조가 우리에게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수치로 나타나는 조율점수가 노동시장 분절실태를 잘 반영하지도 않는다. 한국에서는 생산물시장의 위계적 분절, 그리고 연공적 임금체계 등의 조건들 때문에 단체교섭 조율부재가 기업간 분절에 미치는 영향이 유독 크다. 피세르의 단체교섭 조율 점수는 미국이나 영국보다 한국에서 더 높지만, 기업규모별 임금격차는 한국에서 가장 크다. 여기엔 여러 추가적 이유들이 있다. 우선 기업의 임금결정방식을 들 수 있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직종별로 형성되는 초기업적 임금률의 전통이 기업간 임금격차 확대를 제어해 왔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기업내부노동시장의 임금을 정할 때 외부노동시장에 있는 동일 또는 유사 직무의 시장임금을 기준으로 삼는다. 한국엔 이런 관행이 없다. 또한 한국과 미국은 모두 분권화된 교섭체제를 가지고 있으나, 한국의 노조가 고임금층에 치우쳐 조직되어 있어서 노조의 임금효과도 상위층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고 그 결과 임금불평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성재민, 2010; 정이환, 2015). 한국에서의 단체교섭 조율 부재는 수치화된 조율점수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비정규직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에 몰려 있고,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이 남성보다 높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규모, 고용형태, 성별 임금격차가 중첩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대기업 중심으로 발전해온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를 고려하면 기업규모간 격차가 가장 중심적인 문제임을 쉽게 추론해볼 수 있다. 지난 35년여 동안 우리나라의 사업체 규모별 상대임금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500인 이상 사업체를 100으로 두었을 때 중소 사업체 임금이 상대적으로 얼마인가를 연도별로 보여주고 있는데, 수십년간 일관되게 격차가 확대되어 왔음을 알게 된다. 거꾸로 말하면 오늘날 기업규모간 임금격차를 당연한 것처럼 얘기하지만, 1980년대 전반에는 중소규모 사업체의 임금수준이 대규모의 90% 이상에 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노동시장의 분절구조는 기업규모· 고용형태· 성별 분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구조이다. 기업규모· 고용형태· 성별 분절은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으나 서로 다른 기제에 의해 작동하므로 개선 대안도 복합적이어야 한다. 또한 기업규모· 고용형태· 성별 분절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른바 킹핀(kingpin)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시점에서 가장 부각되어야 하는 것은 기업규모별 분절 개선방안이다. 그 이유는, 기업규모별 분절이 노동시장 불평등의 중요한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극복을 위한 실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에서는 기업규모가 임금이나 고용안정성 격차의 중요한 요인이다. 고용형태보다 기업규모가 임금불평등의 더 중요한 요인이라는 분석도 일찍부터 제기된 바 있다. 그리고 기업규모별 노동조건 격차는 여러 사회문제의 요인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경쟁력 저하, 그리고 청년층 실업문제이다. 이것들은 비정규 노동자의 억울함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이고 우리 사회의 통합과 발전에 중대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성별 격차나 고용형태별 차별은 오래전부터 중요한 사회문제로 제기되어 여러 대책이 시행되고 있는 반면 기업규모별 불평등 문제에 대한 대책은 거의 없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한국의 노동시장 분절 구조에서 기업규모, 고용형태, 성별 분절 중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한 요인(킹핀)이라고 할 수 있는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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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한국 노동시장의 분절 구조에서 특정 요인이 가장 중요한지(킹핀인지)를 묻는 질문임을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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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노동시장 분절 구조를 구성하는 요소들과 그 중요도에 관한 언급을 추출한다.
- 한국 노동시장의 분절구조는 기업규모· 고용형태· 성별 분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구조이다.
- 기업규모· 고용형태· 성별 분절은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으나 서로 다른 기제에 의해 작동하므로 개선 대안도 복합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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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질문에서 요구하는 '킹핀'의 존재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문장을 선택한다.
- 기업규모· 고용형태· 성별 분절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른바 킹핀(kingpin)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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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세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특정 요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문맥을 결합한다.
- 기업규모· 고용형태· 성별 분절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른바 킹핀(kingpin)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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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으며, 킹핀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 기업규모· 고용형태· 성별 분절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른바 킹핀(kingpin)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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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해 킹핀은 없으며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답변을 생성한다.
- 기업규모· 고용형태· 성별 분절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른바 킹핀(kingpin)은 없는 것이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기업규모, 고용형태, 성별 분절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으며, 이른바 킹핀(kingpin)은 없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한국 노동시장의 분절 구조는 기업규모, 고용형태, 성별 분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구조로, 특정 요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단정할 수 있는 킹핀은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