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박근혜 정부가 제정한 2015교육과정에 따른 집필기준은 국정교과서 파동 과정에서 ‘편찬기준’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국정교과서 정책의 실패와 함께 국·검정 혼용으로 정책 방향을 바꾼 뒤 2017년 1월에 다시 집필기준으로 수정되어 공개되었다. 정권 교체와 함께 모두 폐기되었지만 2015교육과정에 따른 국정교과서 편찬기준과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은 교육과정의 개별 성취기준에 별도의 ‘집필 방향’과 ‘집필 유의점’을 배치하였다. 교육부는 ‘내용의 오류 및 편향성 논란이 발생할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역으로 검정교과서 집필자들과 출판사들이 창의적인 교과서를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 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역사과목의 집필기준이 다른 교과에 비해 유독 세세하다는 것은 다른 과목과의 비교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은 ‘편향성’과 ‘오류’를 최소화한다는 명분으로 2007교육과정 교과서 집필 시 처음 등장하였다. 이후 집필기준은 교과서 간 서술의 편차를 조정하는 순기능을 일정부분 한 것이 사실이지만, 특정 주제에 관해서는 정권의 역사관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부정적인 역할을 해 왔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2015교육과정의 국정교과서 편찬 기준은 기존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의 순기능을 보완하기 보다는 편향적 역사관을 거칠게 그대로 반영하는 역할을 하였다. 지나칠 정도로 세세해진 편찬기준은 국정교과서 집필진을 옥죄는 족쇄가 되었을 것이다. 편찬 방향이나 편찬 유의점에 따라 학생들이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교과서를 풀어서 서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편찬 방향이나 편찬 유의점에서 제시된 내용을 본문에 거의 그대로 서술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학생들은 본문만 읽고서는 그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국정 한국사에서 한국근대사 비중이 낮아질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2015년 5월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진재관 연구원은 한국사 교과서에서 근현대사 분량을 50%에서 40%로 줄인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그 이유로 “그 150년의 역사를 너무나 지나치게 상세하게 가르치게 하다 보면, 학생들은 그러한 복잡한 상황들을 외워야 한다, 그래서 너무 복잡하다, 이런 의견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균형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전근대에 비해서 지나치게 비중이 많았거든요.”라고 밝혔다. 고등학생들에게 학습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취지와 더불어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 주된 논리였다. 진재관이 연구책임자로 참여한 2015 개정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Ⅱ, 역사과 교육과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5. 11. 30)에서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서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비율 적정화: 시대별 적정한 비율로 분량 분배”하도록 방향을 설정하였다. 한국근대사의 서술 축소는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 방침이 결정되기 이전부터 사실상 확정되었던 사안이었던 것이다.
2003년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는 제주 4.3진상조사 보고서에서 단독 정부 수립 반대와 통일 정부 수립을 주장한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로 4.3사건이 시작되었음을 밝혔다. 그러나 국정교과서는 이를 5.10총선거 반대라고 표현하였고 진압 주체에서 미군정을 삭제했으며 정부 대신 ‘군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이승만 정부의 책임을 무마하려고 하였다. 더군다나 4.3사건으로 인해 제주도에서 총선거가 실시되지 못했다는 점을 마지막에 역사적 의미로 정리함으로써 대한민국 정부의 방해물로 제주 4.3사건이 인식되게끔 서술하였다. 그렇다면 해방3년사의 역사적 의미를 최대한 축소하면서 부각하려고 했던 정부 수립은 어떻게 서술했을까.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2장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서술의 적절성 여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국정교과서의 탄생이 일명 ‘건국절’ 논란과 깊은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교과서가 공개되기 전부터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어떻게 서술할 것인가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었다. 국정교과서는 이와 관련된 논란을 최대한 피해가고자 ‘건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교묘하게 대한민국 정부의 정통성을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건국절 주장의 역사인식을 받아들이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사실관계를 집어넣었으되 역사적 맥락을 비틀거나 삭제하는 방식으로 정부 수립의 의미를 왜곡하였다. 가장 먼저, 남북협상 관련 서술을 지적할 수 있다. 상술했듯이 국정교과서는 해방 직후부터 분단이 예비되어 있었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통일정부를 수립하고자 했던 좌우합작운동이나 남북협상의 역사적 의미를 크게 축소시켰다. 1948년 4월 남북 협상에 대해서도 “38선 이북에서는 소련군의 후원을 받던 김일성을 중심으로 조선 인민군이 창설되는 등 사실상의 단독정부가 이미 수립되어 있었고, 남북 협상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고 평가하는 것에 그친다.
다음으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을 그대로 이어받은 ‘자유 민주주의’를 검토해보자. 지금까지 교육과정의 ‘자유 민주주의’ 개정에 대해서는 그 개념이 불분명한데다, 실제로 냉전시기 진영 간 대립구도를 설명하는 용어도 아닐뿐더러 교과서의 용례가 ‘민주주의’의 폭넓은 역사적 의미를 담지 못하며 실제로는 냉전반공주의와 다름없다는 등의 많은 학술적 비판이 가해졌다. 국정교과서의 ‘자유 민주주의’ 역시 5.10총선거를 “민주적 자유선거”(252쪽)라고 표현하고, 제헌헌법의 성격을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헌법으로 규정(253쪽 역사돋보기)한다는 점에서 기존 교육과정의 문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자유 민주주의를 주권자들에 의해 늘 새롭게 재구성되고 확장되는 민주주의가 아닌, 공산주의의 대립항이자 방어물로서 확립된 냉전반공주의로 규정하는 동시에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부터 이미 자유 민주주의가 확립되었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1948년에 자유 민주주의가 확립된 것으로 바라본 나머지 민주주의의 발전 양상을 목차에서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는 점이다.
1장의 ‘자유 민주주의의 시련’이 구체적으로 어느 지점을 가리키는지도 불분명하다. 국정교과서는 목차 상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부터 장면 정부까지를 ‘자유 민주주의의 시련’으로 규정한다. 그렇다면 이승만 정권의 독재정치를 자유 민주주의의 시련으로 보는 것일까, 아니면 장면 정부기의 사회적 혼란을 자유 민주주의의 시련으로 보는 것일까? 자유 민주주의의 시련은 장면 정부기에 끝나버리고 만 것일까? 박정희 정부 이후의 독재정치를 ‘자유 민주주의의 시련’으로 규정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4.19혁명과 장면 정부를 ‘시련’이라고 규정짓는 것도 어색하다. 여기에는 졸속적이고 무리한 추진과정도 한 몫 했다. 2016년 11월에 공개된 현장검토본에서는 1장이 5.16군사정변까지를 포괄했지만 현장검토본 공개 이후 5.16 군사정변을 4.19혁명의 연속선상에 놓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5.16군사정변을 급히 2장으로 넘기는 바람에 장의 제목과 서술 내용이 오히려 부조화를 이루게 되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국정 한국사 교과서에서 한국근대사의 비중을 줄이기로 결정한 주된 논리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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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국정 한국사 교과서 내 한국근대사 비중 축소의 근거와 논리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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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한국근대사 비중 축소와 관련된 연구원의 발언과 교육과정 시안의 내용을 추출한다.
- 한국사 교과서에서 근현대사 분량을 50%에서 40%로 줄인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 고등학생들에게 학습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취지와 더불어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 주된 논리였다.
-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비율 적정화: 시대별 적정한 비율로 분량 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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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비중 축소의 이유로 제시된 '학습 부담 경감'과 '시대별 균형(비율 적정화)'을 핵심 근거로 선택한다.
- 고등학생들에게 학습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취지
-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 주된 논리
-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비율 적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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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학습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나치게 상세한 근현대사 서술을 조정하고, 전근대사와 근현대사 사이의 분량 균형을 맞추려 했다는 점을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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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고등학생의 학습 부담을 경감시키고, 전근대사와 근현대사 간의 시대별 분량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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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고등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취지와 더불어, 전근대사와 근현대사 사이의 시대별 분량 균형을 맞추어 비율을 적정화하겠다는 것이 주된 논리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한국근대사 비중 축소의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문맥 내 연구원의 발언과 교육과정 설정 방향을 확인하고, 학습 부담 경감 및 시대별 비중 균형이라는 두 가지 핵심 논리를 결합하여 답을 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