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압수수색에 있어 관련성 유무 판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바로 판단 기준 시점의 문제이다. 판단 기준 시점을 압수수색 이전으로 하느냐 아니면 압수수색 이후로 하느냐에 따라 관련성 유무의 판단에 사용될 수 있는 자료에 있어서 현저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관련성 유무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압수수색 전에는 피혐의자, 혐의사실에 관한 정보가 압수수색 후보다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마친 후에는 피혐의자 내지 혐의사실이 좀더 구체화되기 때문에 증거로 사용될 가능성 유무에 대한 판단은 좁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생각건대, 압수한 자료가 증거로서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고 어떤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을지는 미리 확인할 수 없고, 절차의 진행에 따른 사실관계의 모습도 미리 예상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압수물이 사후에 증거로 제출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지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압수 당시에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압수를 하였는데 사후에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하여 그 압수가 위법한 것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반면 유체물 기반의 현행 압수・수색 절차는 오히려 디지털 증거에 대한 압수・수색을 불합리하게 축소하는 측면이 있다. 우리 대법원은 디지털 증거를 출력이나 복제하는 경우에도 오직 그 대상이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되어야 함은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114조, 제215조의 적법절차 및 영장주의 원칙상 당연”하다고 설시하였다. 이는 유체물에 기반한 절차법적 원칙이 여전히 그대로 디지털 정보의 압수・수색 절차에도 적용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압수・수색은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허용될 수 있으며(형사소송법 제106조 제1항, 제215조), 압수・수색 영장에는 “압수할 물건, 수색할 장소” 등을 적시하여 압수・수색의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하도록 하고 있다.(제114조). 그러므로 디지털 증거에 관한 영장을 발부할 때에도 당연히 압수・수색의 대상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할 것이며, 영장을 집행할 때에도 오로지 특정된 범죄사실과의 관련성이 확인된 디지털 정보만을 압수해야 한다.
제한적 긍정설은 원칙적으로 피의사실과의 관련성 유무를 확인하지 않고 일괄 압수하는 것은 영장주의 원칙에 반하지만, 예외적으로 당해 피의사실과 관련된 디지털 정보의 존재 개연성, 압수수색 현장에서의 선별의 용이성 및 정보의 손괴 가능성 등의 사정이 있는 때에는 일괄 압수를 허용하는 견해이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압수수색현장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현장에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부적절하고 그 확인이 어려우며 “영장에 의하여 압수하려고 하는 컴퓨터, 플로피디스크 등에 피의사실과 관련된 정보가 기록되어 있을 개연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와 같은 정보가 실제로 기록되어 있는지를 그 장소에서 확인하게 되면 기록된 정보를 손괴할 위험이 있을 때”는 그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컴퓨터, 플로피디스크 등을 일괄 압수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정리하자면, 디지털 증거를 압수・수색하는 경우에도 당연히 그 범위가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로 특정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유체물 중심의 기존 압수・수색의 특정과 관련된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실무상 커다란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현실적으로 정보처리기술의 특성을 고려하면, 디지털 증거에 대한 압수・수색에 있어서 특정의 정도는 유체물 대상의 압수・수색 절차에 비하여 형식적으로는 상당히 완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압수하고자 하는 디지털 증거와 같은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되어 있거나, 혐의사실에 관련된 특정 정보주체의 정보라고 잠정적으로라도 인정되는 경우, 강제수사로서 수색이나 압수의 범위 제한과 관련하여 혐의사실에 대한 관련성은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대부분 추정되며, 따라서 많은 경우 혐의사실 관련성은 상당히 추상적이며 형식적 요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저장매체는 자료의 양이 방대하고, 범죄사실과 무관한 정보가 함께 혼합되어 저장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하여 디지털 저장매체에 대한 압수・수색의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고, 디지털 저장매체에 대한 압수・수색의 범위는 기본적으로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유무 및 정도,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다만 정보저장매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하여 집행 현장의 상황상 그 현장에서 내용을 확인하여 관련성 있는 정보를 선별하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 정보저장매체에 관련된 정보가 기록되어 있을 개연성이 인정되고 현장 확인시 기록된 정보가 손괴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또는 관련된 정보의 삭제가 의심되어 저장매체에 대한 복구가 필요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 단서에 따라 관련정보가 혼재된 정보저장매체 자체에 대한 압수를 인정하여야 한다.
또한 제106조 제3항이 신설되기 전에도 이미 법원은 실무상 “수사기관이 휴대한 저장장치에 하드카피 및 이미징하거나 문서로 출력할 수 있는 그 출력물을 수집하는 방법으로 압수함(다만, 하드카피, 이미징 또는 문서를 출력할 수 없는 경우에는 컴퓨터 저장장치 자체를 압수할 수 있음)”이라는 취지를 명시한 ‘압수의 방법’이라는 문서를 별도로 첨부하여 압수방식을 구체적으로 제한하기도 하였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 대법원은 디지털 증거에 대한 압수는 “원칙적으로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만을 문서 출력물로 수집하거나 수사기관이 휴대한 저장매체에 해당 파일을 복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집행현장의 사정상 위와 같은 방식에 의한 집행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부득이한 사정이 존재하더라도 그와 같은 경우에 그 저장매체 자체를 직접 혹은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 형태로 수사기관 사무실 등 외부로 반출하여 해당 파일을 압수・수색할 수 있도록 영장에 기재되어 있고 실제 그와 같은 사정이 발생한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결국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은 이미 변해버린 현실에 적응한 디지털 증거의 압수・수색 실무를 법제화한 것이다.
이 규정은 기존 형사소송법이 압수 대상을 물건, 즉, 유체물로 한정하고 있어서 무체물인 정보 자체만 필요한 경우에도 정보저장매체까지 압수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침해가 지나치다는 지적에 있어 정보 자체가 압수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이를 출력하거나 복제하는 것을 원칙적인 압수 방식으로 하여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 하는 동시에 무체물의 압수 방식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되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전자정보’만이 압수의 대상이 된다는 전제에 있는 대상결정의 태도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위 대상결정은 저장매체 자체가 아닌 전자정보를 압수의 대상으로 보고 있으나 개정 형사소송법은 전자정보와 저장매체 모두 압수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백히 하였기 때문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디지털 저장매체에 대한 압수·수색 시, 현장에서 관련 정보를 선별하기 어려운 경우 어떤 조건들이 충족될 때 정보저장매체 자체에 대한 압수가 인정될 수 있는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디지털 저장매체 자체를 압수할 수 있는 예외적인 상황과 그 구체적인 요건을 파악해야 한다.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디지털 저장매체에 대한 압수 범위 판단 기준과 예외 상황에 관한 문구를 추출한다.
- 디지털 저장매체에 대한 압수・수색의 범위는 기본적으로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유무 및 정도,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 다만 정보저장매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하여 집행 현장의 상황상 그 현장에서 내용을 확인하여 관련성 있는 정보를 선별하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 정보저장매체에 관련된 정보가 기록되어 있을 개연성이 인정되고 현장 확인시 기록된 정보가 손괴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또는 관련된 정보의 삭제가 의심되어 저장매체에 대한 복구가 필요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 단서에 따라 관련정보가 혼재된 정보저장매체 자체에 대한 압수를 인정하여야 한다.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매체 자체의 압수를 인정하는 구체적인 세 가지 예외 사유를 선택한다.
- 집행 현장의 상황상 그 현장에서 내용을 확인하여 관련성 있는 정보를 선별하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
- 정보저장매체에 관련된 정보가 기록되어 있을 개연성이 인정되고 현장 확인시 기록된 정보가 손괴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 관련된 정보의 삭제가 의심되어 저장매체에 대한 복구가 필요한 경우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추출된 세 가지 사유를 결합하여 질문에 대한 답변 구조를 형성한다.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선별 불가능/곤란, 정보 기록 개연성 및 손괴 가능성, 정보 삭제 의심 및 복구 필요성이라는 세 가지 요건을 정리한다.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정리된 요건을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다음의 경우에 정보저장매체 자체에 대한 압수가 인정된다. 1) 집행 현장의 상황상 현장에서 내용을 확인하여 관련성 있는 정보를 선별하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 2) 정보저장매체에 관련된 정보가 기록되어 있을 개연성이 인정되고 현장 확인 시 기록된 정보가 손괴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3) 관련된 정보의 삭제가 의심되어 저장매체에 대한 복구가 필요한 경우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디지털 저장매체에 대한 압수·수색 시 원칙적으로는 선별 압수가 이루어져야 하나, 현장 선별의 불가능성, 정보의 손괴 위험성, 정보 삭제 의심에 따른 복구 필요성이라는 예외적 사유가 있을 때 매체 자체의 압수가 허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