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법익침해에 대한 가장 전형적인 형사법적인 대응방법은 다음의 두 가지이다. 하나는 그러한 법익침해를 처벌하기 위한 새로운 범죄를 마련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기존에 존재하여 왔던 범죄의 형량을 높이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과 같은 대규모 법익침해에 대하여 대응하기 위하여 최근 법무부가 제시한 “다중인명피해범죄의 경합범 가중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은, 형식적으로는 경합범 가중의 특례라는 형태를 갖고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후자의 방법에 해당한다. 법무부는 위 법률제안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과 같이, 과거 다수인의 생명 침해결과를 야기한 중대범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였음에도, 책임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못하여왔다”고 지적하면서 “다수 피해자의 생명을 침해한 범죄는 그 불법 및 책임이 매우 심각하므로 이에 대한 엄정한 처벌”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한다. 이때 “다중인명피해범죄란 고의 또는 과실로 2인 이상 사망의 결과를 야기한 범죄로서, 선장, 기장 등의 과실로 선박 또는 항공기가 침몰, 추락하여 수백명이 사망한 경우는 물론, 폭탄을 던져 수십 명을 살해하거나 수회에 걸쳐 다수를 죽인 연쇄살인범의 경우도 포함”한다.
“다수 피해자의 생명을 침해한 범죄는 그 불법 및 책임이 매우 심각”하다는 법무부의 주장이 타당한가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하여서는 범죄의 중대성 판단을 위하여 사용하는 일반적인 기준이 무엇이며, 그에 비추어 볼 때 재난을 통하여 다중인명 침해를 발생시킨 과실범의 중대성이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형법학에서는 범죄의 중대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행위자가 행한 행위와 그로 인하여 야기된 외부적 변화에 해당하는 결과의 측면을 나누어, 양자가 갖고 있는 불법성을 별도로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와 같이 형법적 불법을 행위불법과 결과불법으로 나눠서 검토하는 것은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 판결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헌법재판소는 행위불법과 결과불법을 각각 “법질서에 의해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행위”와 “그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의 발생”으로 정의하고 있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정의는 적절하기는 하지만 지극히 형식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치고 있어서, 현실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사례유형에 대하여 이를 적용하려면 그 내용을 보다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먼저 다중인명침해로 이어진 과실행위의 행위불법이 그렇지 아니한 경우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더 높은가의 여부를 검토해 본다면, 이와 같은 가정은 고의범과 관련하여서는 유효하게 통용될 수 있으나 과실범에서는 적용되기 곤란할 것으로 보인다. 고의범의 경우에는 법익침해의 중대성 여부와 법규범의 행위자에 대한 동기부여적 기능의 실패의 정도 사이에는 비례관계가 존재한다. 애초부터 다수의 생명을 침해할 의도로 행위로 나아가려면 행위자는 심리적으로 보다 더 높은 저항점을 넘어서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의범의 경우에는 보다 중대한 법익침해를 야기하기 위하여서는 일반적으로 행위를 통하여 그에 상응하는 보다 중대한 위험을 창출하여야만 한다. 따라서 애초부터 다수를 살해할 의도로 행위하였고, 이로 인하여 중대한 위험이 창출되었으며, 그 위험이 현실화되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당해 행위의 불법이 더 가중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재난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자를 보다 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재난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형벌의 위하적 효과를 통한 법익보호라는 전형적인 형사법의 접근방법에 기초한 것이다. 보다 중한 형벌을 부과한다면 보다 충실한 주의의무이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하여 재난 발생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가 성공하기 위하여서는 재난으로 이어지는 위험의 창출여부 및 그것이 결과에서 실현되는 과정이 처벌대상인 자 내지 동일한 유형의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자에 의하여 좌우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일단 예측이 전혀 불가능한 재난에 대하여 이러한 구상이 성공할 수 없음을 논외로 한다고 하여도, 사회적/기술적 시스템의 붕괴로 인하여 발생하는 재난에 대하여서는 이러한 전제가 적용되기 곤란한 것으로 보인다. 중대한 법익침해를 야기하는 재난은 대부분의 경우 사회적/기술적 시스템의 안전관리 실패로 인하여 발생하게 되는데, 사회적/기술적 시스템의 위험과 관련하여서는 어느 한 개인에 의하여 위험창출 내지 위험실현 여부가 좌우되고 있다고 보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재난의 발생원인과 예방대책은 안전공학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재난예방과 관련하여 형법이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여야 하는가에 관한 문제를 검토함에 있어서는 안전공학의 연구성과에 대한 검토가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검토과정에서는 기술적/사회적 시스템의 위험관리와 관련되는 문제에 있어서는 형법학에서 종래 전통적으로 사용하여 왔던 이론적 도구들이 적절히 적용되기 곤란할 수 있다는 사정에도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기존 형법의 이론체계는 오랜 기간 개인의 범죄행위를 초점을 맞춰 구성되어 왔기에 사회적/기술적 시스템에 수반하는 위험의 통제와 관련하여 형법을 어떻게 사용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서는 아직까지 충분히 검토가 이루어지지는 아니하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불법에 관한 형법 논의에서는 사회적/기술적 시스템의 붕괴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과 개인이 위험창출과 위험실현의 주체가 되는 경우를 서로 분리하지 않고 논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시스템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의 특수성은 형법학에서는 허용된 위험, 신뢰의 원칙 등과 관련하여 제한적으로만 검토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양자의 위험은 발생원인이나 지배구조 등을 서로 전혀 달리하는바, 불법판단의 일반기준을 설정함에 있어서도 그 차이를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전통적인 형사법의 논의 속에서는 개인을 법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는 위험의 창출 주체로 간주한다. 즉 개인이 스스로의 판단으로 위험을 창출할 것인가의 여부는 물론 어떠한 종류의 위험을 어느 정도로 창출할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이 창출한 위험은 - 도로교통 기타 신뢰의 원칙이 적용되는 지극히 제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 원칙적으로 이미 창출 당시부터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사회적/기술적 시스템의 운영에 수반하는 위험의 경우에는, 그러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수반하는 위험발생을 승인할 것인가의 여부는 어느 한 개인의 판단에 의하여서가 아니라 매우 복잡한 기술적, 사회적 맥락 속에서 결정된다.
형법상 불법 개념을 검토하면서 현실에서는 무수히 많은 과실행위가 행하여지고 있으나 그것이 언제나 법익침해로 이어지지는 아니하며, 과실행위로 인하여 법익침해의 결과가 발생할 것인가의 여부는 당해 과실행위가 어떠한 상황에서 행하여지는 가라는 우연적 사정에 의하여 좌우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음을 살펴본 바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과실범의 불법구조에 대한 지적은 사회적/기술적 시스템의 붕괴로 인한 위험발생의 경우에 오히려 더 정확히 적용될 수 있다. 안전공학의 연구성과에 의한다면 모든 사회적/기술적 위험시스템에서는 특정한 시점에 어느 병벽에 홀이 발생하여 존재하고 있는 것은 예외가 아니라 원칙에 속한다. 그리고 이와 같이 사회적/기술적 시스템에서 상시 오류가 발생하는 것은 시스템의 내재적이고 본질적인 성격에 기인하는 것이어서 이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사회적/기술적 시스템의 운영과정에서는 상시 인적 오류가 발생하지만, 이것이 재난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시스템 내에는 다층적 위험지배구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사회적/기술적 시스템의 붕괴로 인해 발생하는 재난의 위험관리와 관련하여, 형법학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이론적 도구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설명하시오.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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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질문은 사회적/기술적 시스템의 위험관리 상황에서 형법학의 전통적 이론적 도구들의 구체적인 종류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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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에서는 사회적/기술적 시스템의 위험관리와 관련하여 형법학의 전통적 이론적 도구들이 적절히 적용되기 곤란할 수 있다는 점과, 시스템 운영 과정의 위험 특성이 '허용된 위험', '신뢰의 원칙' 등과 관련하여 제한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 기술적/사회적 시스템의 위험관리와 관련되는 문제에 있어서는 형법학에서 종래 전통적으로 사용하여 왔던 이론적 도구들이 적절히 적용되기 곤란할 수 있다는 사정에도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 시스템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의 특수성은 형법학에서는 허용된 위험, 신뢰의 원칙 등과 관련하여 제한적으로만 검토되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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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문맥은 '허용된 위험'과 '신뢰의 원칙'이 시스템 위험의 특수성과 관련하여 제한적으로 검토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형법학 전체에서 사용되는 '전통적인 이론적 도구'들의 전체 목록이나 구체적인 종류를 나열하여 설명하고 있지는 않다.
- 형법학에서 종래 전통적으로 사용하여 왔던 이론적 도구들이 적절히 적용되기 곤란할 수 있다는 사정에도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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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문맥에서 언급된 '허용된 위험'과 '신뢰의 원칙'은 시스템 위험의 특수성과 관련하여 검토되는 일부 사례일 뿐, 질문이 요구하는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이론적 도구들'의 전체적인 목록이나 구체적인 정의를 모두 포함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문맥을 결합하더라도 질문에 대한 완전한 답을 구성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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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질문에서 요구하는 '전통적 이론적 도구들의 구체적인 종류'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는 문맥에 명시되어 있지 않으며, 언급된 일부 개념만으로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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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주어진 문맥만으로는 답을 확인할 수 없음을 최종 답변으로 결정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주어진 문맥만으로는 답을 확인할 수 없다.
분석 (analysis)
문맥은 형법학의 전통적 이론적 도구들이 사회적/기술적 시스템의 위험관리에 적용되기 어렵다는 점과 일부 개념(허용된 위험, 신뢰의 원칙)이 제한적으로 검토된다는 사실만을 언급한다. 질문이 요구하는 전통적 이론적 도구들의 구체적인 전체 목록이나 상세한 종류는 문맥에 나타나 있지 않으므로 외부 지식 없이는 답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