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지구화는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민족과 국가의 경계를 넘는 노동 및 결혼이주의 증가는 이미 알려진 지구화 현상의 하나로, 우리사회 역시 그러한 변화를 체감하는 중이다. 1980년대부터 저임의 단순노동직을 중심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서서히 유입되기 시작한 이래, 최근에 와서는 결혼이나 유학 등 다양한 이유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급속하게 증가해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성원들 역시 지구화된 삶을 일상적으로 경험하는데, 학업이나 직장 등의 이유로 가족원이 장기간 해외에서 체류하거나 자녀교육을 위해 국가의 경계를 넘어 분거를 선택하는 가족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음이 그것이다. 장기간의 노동이주나 결혼이주는 직장이나 자녀교육을 위해 일시적으로 국제적인 분거를 선택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낯선 곳에서 장기간 동안 노동자로 생활하거나 결혼을 통해 혼자서 새로운 문화권의 가족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주자의 삶은 다양한 제도와 문화와 조우하며 생활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복잡한 문제를 야기한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점에서 이주자의 증가는 출신국이나 유입국 모두에게 새로운 쟁점과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국제결혼은 금세기만의 현상이 아니다. 하지만,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사회에서 국제결혼은 전체 결혼의 1% 수준에 불과하고, 한국인 여성과 외국인 남성의 혼인이 주류를 이루어왔다는 점에서 당시의 국제결혼은 정상가족 경계 밖의 이례적인 현상으로 취급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이후부터는 국제결혼이 급증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결혼의 주당사자가 한국남성이며, 이들의 배우자는 주로 우리와 인접국인 아시아국가의 여성들이라는 점에서 국제결혼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 또한 내밀한 사적 영역에서 이주의 지구화 현상을 체험하면서 한국의 사회문화적 변동 경험은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 유입된 외국인의 급속한 증가는 단순한 규모의 문제를 넘어 이들과 연관된 다양한 문제들을 표출하는데, 외국인 이주노동을 둘러싼 다양한 노동현장의 목소리로부터 국제결혼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법, 제도의 긴장과 충돌이 그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긴장과 균열은 곧 국민국가 중심의 문화나 법, 행정체계의 적실성과 효력의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럽게 다문화 담론의 부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술 발달에 힘입어 직접적인 접촉이 없이도 다양한 문화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제 다문화주의는 모든 세계인이 지향해야 할 가치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주의는 이념적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그 개념 역시 학자마다 조금씩 다르게 정의하는 상황에서 오로지 다문화주의에 대한 합의는 보편적 가치 차원의 개념규정에서만 가능하다(김혜순 외. 2007). 뿐만 아니라 다문화주의와 다문화정책은 구별되어지는 개념이다. 다문화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한 정책수단으로서 다문화정책은 이념으로서의 가치지향성을 넘어 이를 요청하는 실재의 다문화적 상황으로 부터 미래에 도달해야할 구체적인 목표, 그리고 이에 대한 사회성원의 합의가 전제되어야만 정당성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현실구속적인 개념이다. 이에 비해 다문화정책의 핵심가치인 ‘다문화주의’는 한 국가내 다양한 인구학적 현상을 의미하는 것, 혹은 새로운 정책이나 국민통합의 이데올로기, 지향해야할 가치, 역차별적 정책 등을 지칭하는 다양한 의미와 층위로 혼용되고 있다.
이처럼 다문화정책은 다문화주의를 구현하는 일련의 사회정책으로 정의할 수 있다(김남국, 2005; 윤인진, 2008; 박진경, 2010: 261-262). 사회정책은 구체적인 처방을 위한 명확한 정책대상으로서 ‘사회적 현실’이 정의되고, 투여되는 제도적 수단들이 사회적 자원,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해당 사회에 영향을 주도록 설계된 것으로 규정한 티트무스(R. Titmuss, 1974)의 정의를 수용한다면, 다문화 정책의 구현에는 반드시 ‘다문화적인 현실’에 대한 적확한 진단과 함께 적어도 ‘다문화사회’로의 전망에 대한 사회성원의 공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는 정책설계에 따른 제도적 수단의 마련에는 상당한 재정과 함께 구체적인 조직 및 인력이 수반되어야 하고, 이러한 과정은 곧 그 사회의 복지 및 경제수준으로부터 주요한 사회의 윤리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G Lewis, S Gerwirtz, and J Clark, 2000: 5). 특히 작금의 다문화정책을 둘러싼 비판적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처한 ‘다문화 현실’을 둘러싼 상황 진단은 매우 중요한데, 이러한 논의는 곧 다문화 정책의 현실과 미래를 진단하고 가늠해보는 출발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리사회에서 다문화주의나 이론적 논의의 출발은 90년대 중반이후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논의의 방향과 흐름은 지금과는 사뭇 차이가 있다. 90년대 중반의 다문화논의는 구체적인 이주인구나 국가를 겨냥한 것이기 보다는 서구문화가 유입에 따른 문화적 충돌이나 종교와 계급 등 특정 집단에 의해 향유되는 소수문화와 주류 혹은 지배문화의 긴장과 갈등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다문화 논의는 추상적 수준에서의 문화다원주의나 다양성을 검토하는 논의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박푸름․김재일, 2013).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외국인 노동자나 국제결혼이주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재한외국인들의 삶과 이들의 한국 사회내 위치를 구조화하는 국내의 법, 제도, 그리고 이들 존재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와 관련된 다양한 이론이 부상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다문화 담론이 활성화되면서 현재와 같은 논의의 지형이 형성된 시기는 적어도 2000년대 중반 이후로 볼 수 있을 것이다(김혜순, 2008).
한편 다문화가족에 대한 연구와 함께 다문화이론에 관한 소개와 함께 국내외 다문화정책에 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먼저 결혼이주여성을 통해 한국의 다문화현상과 다문화 담론을 분석하거나(문경희, 2006; 김희정, 2007; 윤인진, 2008; 오경석 외, 2007, 김혜순 외, 2007) 서구사회에서의 다문화주의와 다문화정책을 비교․연구한 논의가 있다. 예컨대 이종렬(2008)은 미국 사례를 들어 다문화정책을 민주주의 관점에서 논의하는가 하면, 주효진(2008)의 대만, 싱가포르. 일본. 홍콩 등 아시아국가의 다문화정책 비교연구가 있다. 최종렬(2010)은 비교 관점에서 한국의 다문화주의정책을 살펴보면서 다문화주의는 각 나라에 존재하는 소수민족집단별 특화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최근에 와서는 최근 서구 몇몇 국가에서는 나타나는 다문화주의에 대한 반격과 퇴조의 흐름을 소개하고, 그 원인을 살펴보는 논의가 있다(육주원, 신지원, 2012; 김희강, 2013; 설한, 2014).
국가의 경계를 넘는 인구 이동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사회를 다민족․다문화사회로 규정하기에는 이주의 규모는 작고, 더욱이 안정적인 정주의 가능성이 높은 외국인 가운데 생경한 민족 및 문화집단의 비중은 특히 낮은 수준이다. 물론 이러한 특징은 곧 우리사회가 다문화사회로 이행하지 못한 결과인 동시에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즉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을 통해 이주자들의 체류자격 등을 명료하게 제시하고, 다문화가족정책을 통한 가족생활 관련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법, 제도의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이주자의 수용은 대단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이면서도 이들을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선별하고 있으며, 가족동반을 불허하는 등의 이민제한 정책이 여전히 유효하다(황정미, 2012). 취업비자로 입국한 외국인노동자를 이민자로 수용할 것인 가의 문제는 대단히 복잡한 정치경제적 지형과 맞물려 있어 섣부른 예측은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노동이주자를 합법적인 이민자로 받아들이지 않는 국가가 많을 뿐만 아니라 최근 유럽에서 다문화주의가 퇴조하고 통합을 강조하는 추세임을 감안한다면 우리사회 역시 당분간 개방적인 이민정책으로의 전환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다문화주의와 다문화정책은 서로 구별되는 개념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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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다문화주의와 다문화정책이 서로 구분되는 개념인지 여부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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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 내에서 다문화주의와 다문화정책의 관계를 설명하는 문장을 추출한다.
- 다문화주의와 다문화정책은 구별되어지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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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두 개념이 구별된다는 명시적인 진술을 근거로 선택한다.
- 다문화주의와 다문화정책은 구별되어지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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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추출된 문장을 통해 두 개념이 동일하지 않고 분리된 개념임을 파악한다.
- 다문화주의와 다문화정책은 구별되어지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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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질문에 대한 답이 '예'임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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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을 생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예, 다문화주의와 다문화정책은 구별되는 개념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다문화주의와 다문화정책은 구별되어지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