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지방자치는 정치라기보다는 시장 또는 도지사와 같은 자치단체장 중심의 지방행정체계에 더 가까웠으며, 1991년 지방자치의 부활 이후에도 실질적인 지역 차원의 정치 현상은 되지 못했다. 지방자치 부활 이후 20년이 지나는 동안 조금씩 주민들의 삶 속에 서서히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 과정에 있고, 이제 지역은 행정의 장을 넘어서서 정치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 ‘지역 주민을 위한’ 행정에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이 직접’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정치가 지역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2011년 무상급식을 둘러싼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의 대립은 이제 지방에서도 정치라는 현상이 매우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우리 사회에서 국가 이외에 ‘지방’이라는 또 하나의 정치적 장(場)이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조광수 외, 2012).
한국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시민들은 대부분 정치권에 대한 혐오와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의 역동성은 대단하다. 그러나 이런 관심과 참여는 주로 중앙정치에 집중되고, 지역정치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에서 밀려나 있는 듯하다. 제도적 측면에서도 지방자치가 부활되어 분권화를 지향하지만 여전히 ‘3할 자치’라고 불릴 만큼 제한적인 지방자치제가 시행되고 있을 뿐이다. 선거에서도 다르지 않아서 대선과 총선에 비해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지역이 독자적인 지역의제와 이슈를 주도하기보다는 중앙정치의 중간심판 성격이 짙었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를 포함해서 지방선거를 어떻게 치를 것인가에 관한 제도변화를 결정할 권한 역시 국회가 가지고 있다.
다수의 학자들이 연구결과를 통해 지방자치의 성패가 지방의회의 역할과 기능 여부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Abney & Lauth, 1986; Hill & Mladenka, 1992). ‘의회없는 자치없고, 자치없는 민주없다’는 말처럼 지방자치에 있어서 지방의회가 갖는 중요성은 간과되어서는 안된다. 이처럼 지방자치의 핵심인 기초의회를 구성하는데 결정적인 ‘기초선거 정당공천’과 같은 제도의 검토는 개별적이고 분절적으로 다룰 것이 아니라, 큰 틀에서의 분권과 자치를 구성하는 정치와 행정이 함께 고민되어야만 한다. 더불어 지역정치를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한 고민들은 국가 차원의 중앙정치 관점에서는 보이지 않는 지역의 맥락, 즉 지역성(locality)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는 것임에 유의해야 한다.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주요 대선후보들이 모두 정치혁신 차원에서 기초의회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약으로 수용했다. 지난 2005년 공직선거법 개정 과정에서 기초의회정당공천제 역시 ‘정치개혁’을 위한 방안으로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정치혁신’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목록의 1순위에 올라 있다. 언론에서도 “머뭇거릴 경우 ‘기득권 지키기’라는 국민 비판여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은 의원 세비 삭감, 연금 폐지 등과 함께 내걸었던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이 지켜지는지 주시하고 있다” 등 정당공천 폐지를 지지하는 입장이 적지 않다.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시민들도 찬성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런 조사결과는 구체적인 정당공천 존폐 자체 보다는 ‘부패와 무능’이라는 지방의회의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지방의회 자체가 필요 없다고 느끼는 여론의 역설적 의사표현이기도 하다.
국회차원에서도 정치쇄신특별위원회(위원장 : 김진표)가 구성되었고, 정치쇄신과 국회쇄신 2개 분과소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을 시작하였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감안하여 선거제도 관련사항을 우선적으로 심사하기로 하고 지방선거 정당공천제의 개선을 검토하고 있으며, 지방선거 정당공천제를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 6월 18일 제6차 전체회의에서 ‘국회쇄신법안에 대한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의견서’를 채택한 외에 위원회 활동 종료시한까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에 관해서는 전체회의를 포함한 공식일정 조차 진행되지 못했다. 국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는 공청회 개최를 통해 제기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의 위헌성 여부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 등 관련기관에 위헌여부를 묻는 질의를 발송하기로 하고, 2013년 6월 24일 9개 단체․기관에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의 위헌성 여부에 대한 의견제시를 요청한 바 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여부는 새로운 쟁점은 아니지만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이제 다른 어떤 정치개혁의제보다 정치쇄신의 대표상품이 되었다. 현실적인 문제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처방이라는 관계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풀뿌리 민주주의’를 등치시키는 것이 옳은가에 관한 문제의식과는 별개로 그동안 중앙정치의 핵심의제가 되지 못했던 지방선거제도가 논의의 중심에 서고, 그 논거로 ‘풀뿌리 민주주의’가 강조되고 있는 자체는 긍정적이다. 다만, 이런 상황이 여타의 정치쇄신의제를 가리는 대체물로 기능하거나, 단지 대선공약 이행이라는 측면만 강조되어 단편적으로 다뤄지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역정치 정상화에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초래하는 방향으로 갈 우려가 있음을 인지하고 신중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방의회 여성참여 확대를 위한 여성정치할당제와 같은 적극적조치는 기본적인 선거제도의 틀 안에서 작동된다.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한국은 중앙집권국가이며, 지방선거에서도 이러한 양상은 다르지 않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요구와 관련하여 강조되고 있는 분권과 자치, 풀뿌리 민주주의 역시 선거제도뿐만 아니라 정부형태나 권력구조까지 연계되어 있는 사안이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제도들이 상호 관련성 속에서 검토되어야만 보다 근본적인 대안의 제시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주어진 연구기간과 범위 내에서 우선 쟁점이 되고 있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및 선거구제를 중심으로 한 한계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기본적으로 법제도를 통한 적극적조치의 강제 효과를 존중하면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가 후보할당 방식의 제도화를 통해 강조해 온 여성정치할당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논거를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자체에 관한 찬반 입장을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는 역설적 의사표현의 의미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내포하고 있는 역설적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여론조사 결과와 관련된 문맥상의 정보를 추출한다.
-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시민들도 찬성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 이런 조사결과는 구체적인 정당공천 존폐 자체 보다는 ‘부패와 무능’이라는 지방의회의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지방의회 자체가 필요 없다고 느끼는 여론의 역설적 의사표현이기도 하다.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여론조사 결과의 표면적 현상과 그 이면에 숨겨진 역설적 의미를 담은 문구를 선택한다.
- ‘부패와 무능’이라는 지방의회의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지방의회 자체가 필요 없다고 느끼는 여론의 역설적 의사표현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시민들이 정당공천제 폐지에 찬성하는 이유가 단순히 제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지방의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서 기인함을 연결한다.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여론조사 결과는 정당공천제 자체의 존폐 문제보다는 지방의회의 부패와 무능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지방의회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여론이 반영된 것이다.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단순히 정당공천제 자체의 존폐 문제라기보다는, '부패와 무능'이라는 지방의회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지방의회 자체가 필요 없다고 느끼는 여론이 반영된 것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정당공천제 폐지 찬성 결과가 제도 자체에 대한 판단을 넘어 지방의회의 부정적 이미지로 인한 의회 불신을 나타낸다는 점을 추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