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이상의 논의를 재음미해 보자. 저소득 개도국의 서비스 주도 성장 사례가 제조업 주도 성장이라는 기존의 통념이 잘못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제조업이 서비스업보다 성장 잠재력이 더 크고, 제조업이 성장주도 부문으로 나설 때 더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은 여전히 진실이다. 그러나 최근 저소득 개도국의 서비스 주도 성장은 제조업 주도 성장이 경제성장의 유일한 길은 아니라는 사실도 함께 보여준다. 서비스업도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제조업의 상대적 낙후와 성장 지체가 나타나고 있을 때, 이를 대신해 서비스업이 얼마든지 성장주도 부문으로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인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성장 속도는 과거에 제조업 주도 성장을 했던 동아시아 국가들보다는 훨씬 낮았다. 하지만 서비스 주도 방식을 통해서도 과거에는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비교적 양호한 성장이 가능하였다.
옛 사회주의 나라들의 체제전환 과정에서 서비스 주도 성장이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전통적 사회주의 경제에서는 산업구조가 크게 왜곡되어 서비스 부문의 비중이 너무 낮았다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다. 서비스 부문 중에서도 시장경제라면 대체로 민간 부문에서 담당할 서비스, 즉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개인서비스업, 운수업 등의 발전이 크게 억제되고 있었다. 왜 전통적 사회주의 경제에서는 이런 업종이 잘 발전하지 못했을까? 한 가지 이유는 전통적 사회주의 경제의 운영원리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상품의 유통과 분배를 국영기업과 계획(명령) 시스템에 따라 조직하고, 또 상당수 상품을 배급 또는 준 배급하는 경직적 시스템을 유지하다 보니 이런 업종이 발전할 여지가 작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 업종은 개인 또는 가족 단위의 소규모 활동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사회주의 원리에 따라 사경제 활동을 억압하므로 이런 업종의 발전도 억압되었다. 사회주의 경제학에서 서비스 부문의 상당 부분을 비생산적 부문으로 규정한 이념적 편향도 서비스 부문의 발전을 어렵게 한 요인이었다.
북한은 개도국일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국이기도 하기 때문에 체제전환국 사례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1990년대 초 이후 옛 소련과 동유럽 나라들의 체제전환 과정에서도 서비스 주도 성장이라고 부를 만한 현상이 나타났다. 체제전환 초기에 대부분의 나라들은 대불황을 경험해 경제 규모가 크게 위축되었다가 나중에 장기적으로 회복되는 추세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한층 양호한 성장세를 보임으로써 초기의 대불황을 완화하고 나중의 회복세를 더 견고히 하는 역할을 하였다. 반대로 제조업은 매우 심각한 타격을 입어 장기간 침체되었고 오랜 시일이 지나서야 비로소 회복될 수 있었다. 그 결과 주요 체제전환국에서 서비스업의 경제적 비중은 무려 20~30% 포인트나 상승하였으며, 이런 상승세는 초기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서비스 부문 내부 구조도 소득수준에 따라 상당히 달라진다. 선진국에서는 금융이나 부동산 사업서비스업 같은 현대적 서비스와 교육, 보건 등 공공성이 강한 서비스의 비중이 높은 데 반해, 저소득 국가에서는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운수업 등 전통적 서비스의 비중이 높다. 예를 들어 한국이 아직 저소득 개도국이었던 1960년대 중반과 최근의 서비스 부문 내부 구조를 비교해 보면, 1960년대 중반에 전통적 서비스의 상대적 비중이 월등히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전통적 서비스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의 경제적 비중 추이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한국의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의 경제적 비중은 개발 초기에는 상승하다가 나중에는 장기간 하락세를 보였다. 개발 초기의 상승은 농림어업의 비중 하락에 따른 상대적 상승의 성격이 강하며, 나중의 장기적 하락은 공공 서비스와 현대적 서비스의 상승에 따른 상대적 쇠퇴 현상이다. 즉 한국의 경험은 서비스 부문에서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같은 전통적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개도국에서는 상당히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특징은 대다수 저소득 개도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비공식 경제는 경제단위의 소유제적 성격으로 보면 사경제에 해당하는데, 그 중에서도 관료기구의 통제에서 멀리 벗어나 있으면서 법률과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부분을 가리킨다. 비공식성의 이런 두 가지 특성은 서로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즉 비공식 기업들이 법률과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관료기구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두 가지 특성은 상반된 효과를 낳는다. 비공식 기업들은 관료기구의 통제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 덕분에 보다 자유롭고 유연하게 활동할 수 있지만 법률과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불안하고 취약한 상태에 있다. 한편 취업자 고용지위의 관점에서는 비공식 고용이라는 개념을 정의할 수 있는데, ILO 등 국제기구에서는 비공식 고용이 노동법과 사회보장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점을 중시한다. 비공식 고용은 비공식 부문 기업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지만 공식 부문 기업들도 흔히 비공식 고용을 활용한다. 또 비공식 부문 기업 중에도 드물긴 하지만 공식적 지위(사회보험제도 혜택 등)를 가진 취업자들이 있다.
성장 효과의 관점에서 본 비공식 경제의 부정적 측면은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그 중 첫째와 둘째가 가장 중요하다. 첫째는 비공식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비효율적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비공식 기업들은 대체로 가계부문에 속하는 소규모 기업들로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지 못하며 기업가 및 노동자들의 인적자본 수준도 공식 부문보다 훨씬 낮다. 둘째, 비공식성이라는 제도적 특성은 투자를 저해하는 경향이 있다. 비공식 부문에서는 사유재산권이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므로 투자를 통해 자본을 증식하려는 인센티브가 부족해진다. 더욱이 비공식 기업들은 공식 금융 시스템을 잘 이용하지 못하므로 투자자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다. 셋째, 비공식 기업들은 조세 회피, 규제 회피 등 불공정한 방법으로 비용을 낮춤으로써 공식 부문 기업들에게 불공정 경쟁의 피해를 줄 수 있다. 넷째, 비공식 경제 비중이 높을수록 조세수입 확보가 어려워지며 통계 왜곡으로 정책 수립에도 어려움을 준다는 점에서 비공식 경제는 정부의 효율성도 저해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주의 경제에서 나타났던 비공식 경제, 즉 제2경제의 성장 효과도 제한적이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사회주의 후기에 대부분의 사회주의국에서 널리 확산된 비공식 경제는 주민생활에는 상당한 보탬이 되었지만 전반적인 경제 정체 경향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비공식 경제의 비중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경제적 비공식성의 이런 부정적 측면은 가난한 나라일수록 비공식 경제 비중이 높은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런 경향으로부터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면 비공식 경제 비중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도출할 수 있으며, 이는 또한 비공식 경제는 공식 경제보다 느리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포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공식 경제와 경제성장 간의 관계는 확정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여러 선행연구에 의하면 비공식 경제가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채널은 다양하며 각 채널의 효과는 긍정적인 경우도 부정적인 경우도 있다. 이런 상반된 효과 각각의 강도는 나라마다 시기마다 서로 다를 수 있으므로 특정 시기 특정 국가에서 비공식 경제의 성장 효과를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전통적 사회주의 경제에서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개인서비스업, 운수업과 같은 서비스 업종의 발전이 억제되었던 이유를 세 가지 측면에서 설명하시오.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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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전통적 사회주의 경제에서 특정 서비스 업종의 발전이 저해된 원인을 문맥에서 찾아 세 가지로 분류하여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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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사회주의 경제에서 서비스 부문 발전이 억제된 배경과 관련된 구체적인 원인들을 문맥에서 추출한다.
- 상품의 유통과 분배를 국영기업과 계획(명령) 시스템에 따라 조직하고, 또 상당수 상품을 배급 또는 준 배급하는 경직적 시스템을 유지하다 보니 이런 업종이 발전할 여지가 작았다는 것이다.
- 사회주의 원리에 따라 사경제 활동을 억압하므로 이런 업종의 발전도 억압되었다.
- 사회주의 경제학에서 서비스 부문의 상당 부분을 비생산적 부문으로 규정한 이념적 편향도 서비스 부문의 발전을 어렵게 한 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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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추출된 정보 중 운영 원리, 사경제 억압, 이념적 편향이라는 세 가지 핵심 근거를 선택한다.
- 국영기업과 계획(명령) 시스템에 따라 조직하고, 또 상당수 상품을 배급 또는 준 배급하는 경직적 시스템
- 사회주의 원리에 따라 사경제 활동을 억압
- 서비스 부문의 상당 부분을 비생산적 부문으로 규정한 이념적 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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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선택된 근거들을 체계적으로 결합하여 운영 시스템의 경직성, 사경제 활동의 억압, 이념적 편향이라는 세 가지 이유로 구조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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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질문에서 요구한 세 가지 측면을 명확하게 정리하여 답변을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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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첫째, 상품의 유통과 분배를 국영기업과 계획(명령) 시스템에 따라 조직하고 상품을 배급 또는 준 배급하는 경직적인 운영 원리 때문이다. 둘째, 사회주의 원리에 따라 개인 또는 가족 단위의 소규모 활동인 사경제 활동을 억압했기 때문이다. 셋째, 서비스 부문의 상당 부분을 비생산적 부문으로 규정한 사회주의 경제학의 이념적 편향 때문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전통적 사회주의 경제에서 서비스 업종의 발전이 억제된 이유는 상품 유통과 분배의 경직된 계획 시스템, 사경제 활동에 대한 억압, 그리고 서비스 부문을 비생산적으로 규정한 이념적 편향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