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그러나 정반대로 만일 현재의 북한경제가 주로 대외무역, 특히 북중무역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2014년 북한경제는 부정적으로 묘사될 수밖에 없다. 2014년에는 예년과는 반대로 북중무역 규모가 감소하고, 북한의 전략적 자원수출이 한계에 봉착하였으며, 전반적인 북중관계의 경색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양국 간 인적교류 역시 줄어드는 등 2000년대 이후 처음으로 대외무역에서의 부정적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2014년 북한 내부의 시장경제활동은 어느 때보다 활발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경우의 시장경제활동은 대외무역에서의 충격을 주민들 차원에서 완화하여 주민들의 경제생활 자체가 급속도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이지, 결코 북한의 거시경제 전반이 침체를 보이는 것 자체를 막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 결과 2014년 북한경제는 2010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침체의 가능성이 높은 한 해를 맞이했을 것이다.
오늘의 북한경제는 국영경제(공식경제)와 사경제(비공식경제)가 공존하는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 전통적 사회주의 시대에도 사경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비중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1990년대 초중반 국영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진 후에는 많은 주민들이 개인장사나 개인농사 등 사경제 활동을 통해 생계를 해결해야 했다. 최근의 여러 연구에 의하면, 사경제 활동은 적어도 절반 이상의 북한 주민에게 주된 소득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즉, 사경제 동향은 일반 북한 주민의 생활수준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년 가까이 북한의 사경제는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2014년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되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북한당국도 사경제를 일방적으로 억압하기보다는 적정 한도 내에서 허용하며 활용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당국이 사경제에 대해 비교적 유화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은 사경제가 중요한 재정 수입원이 되고 있고, 국영경제와 사경제 사이에 공생 관계가 성립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북한의 사경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에서 전해진 여러 소식을 종합해 볼 때, 2014년에도 북한의 사경제는 점진적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판매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고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몇 가지 소식이 있었다. 오래전부터 많은 주민들이 사실상 소속 직장을 떠나 사경제 활동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을 단속하기보다 오히려 권고하는 경우도 많으며, 국영기업⋅국가기관과 연계하여 개인 사업을 벌이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개인 사업가들에 의한 비공식 운수업이 확산되고 있고 이동통신 이용자 수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보적이나마 주택시장이 생겨났고 개인 사업가들이 주택을 건설해 파는 사례도 계속 보고되고 있다. 북한당국은 사경제에 대해 대체로 유화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는 사경제가 중요한 재정 수입원이 되고 있고 국영경제와 사경제 사이에 공생관계가 성립해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북한당국은 앞으로도 사경제를 크게 억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사경제의 자생적인 성장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10여 년간 북한당국과 국영기업⋅국가기관은 사경제를 활용하여 재정 사정을 조금씩 개선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사경제로부터 공식적 및 비공식적으로 재정수입을 징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채널을 개발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장세(시장 사용료)’가 있다. 북한당국은 2003년에 ‘종합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시장 허용 정책을 실시한 이후로 시장에 고정된 매점과 매대를 가지고 장사하는 상인들에게서 세금을 거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앞 절에서 언급했듯이 장세 인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 절에서 언급한 ‘8⋅3 노동자’도 중요한 수입원이라고 할 수 있다. 소속 노동자들로부터 국영기업⋅국가기관이 상납받은 ‘8⋅3 돈’ 중 적어도 일부는 국가재정으로 들어갈 것이다. 또 개인 사업가들 중 상당수가 국영기업⋅국가기관 명의와 건물 등을 빌려 사업하고 있으며, 그 대가로 해당 기업⋅기관에 상납하고 있는데, 이 중 상당 부분도 국가재정으로 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최근에 활발해진 이동전화 사업도 중요한 재정 수입원일 것으로 추측된다.
많은 북한 주민들이 사경제 활동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국영기업⋅국가기관의 근로자(노동자 및 사무원) 통제체계가 상당히 느슨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전통적 사회주의 제도에 의하면, 대다수 성인들은 국가가 지정하는 직장에 배치되어 일해야 하며, 텃밭 가꾸기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사경제⋅사기업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북한의 국영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면서 주민들의 생계를 제대로 보장해 주지 못하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사경제 활동에 뛰어들게 되었다. 국영기업⋅국가기관 소속 근로자들이 출근하지 않고 장사를 하러 다니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오래전부터 ‘8⋅3 노동’이라는 이름으로 어느 정도 합법화되었다. ‘8⋅3 노동’이란 1984년 8월 3일 김정일의 주도로 시작된 ‘인민소비품 생산운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래는 공장⋅기업소의 부업 생산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뭔가 비공식적인 성격을 일컫는 일반 형용사처럼 쓰이게 되었다. 이런 용례에 따라 경제난 이후 국영 직장에 적을 두고 있긴 하지만 해당 직장에 일정 금액의 돈(‘8⋅3 돈’)을 납부하는 대신 돈벌이를 하러 다녀도 좋도록 허락받은 노동자들을 ‘8⋅3 노동자’라고 부르게 되었다.
사경제의 확대는 많은 북한 주민이 개인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개인사업가라 해도 대부분의 주민은 영세한 장사꾼에 불과하며 그들이 얻는 소득은 간신히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유능한 사람들은 꽤 많은 돈을 벌어 상당한 부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런 ‘사업형 기업가’들을 북한에서 ‘돈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들에 관해 2014년 북에서 전해진 중요한 소식 중 하나는 부의 대물림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평성과 순천의 돈주들은 이미 50~60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쌓아둔 재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면서 벌써부터 돈을 굴리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국영 무역회사들이 개인 사업가들과 동업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도 흥미롭다. 한 소식통은 “과거 김정일 시대부터 음성적으로 행해지던 이 같은 불법 개별 무역이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고 난 이후 대폭 증가했으며, 당국의 단속 또한 느슨해졌다”고 전했다.
오늘날 많은 북한주민들은 국영상점이 아니라 시장에서 개인 상인들로부터 각종 소비재(식품, 생필품 및 기타 소비재)를 구매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재의 시장 유통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북한 주민의 일상생활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2010년 이후 북한의 소비재시장은 큰 문제없이 운영되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북 소식지들이 전한 바에 의하면, 2014년에도 이런 사정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월에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북한 보안서에서 장마당 통제를 느슨하게 하고 물건을 빼앗는 가혹행위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7월에도 평양의 한 소식통은 “최근엔 시장 관련해선 이렇다 할 ‘포치’(지시)가 내려온 게 없어 장사꾼들이 편하게 물건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북한당국이 사경제에 대해 비교적 유화적인 정책을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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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북한당국이 사경제에 대해 유화적인 정책을 펴는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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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에서 북한당국의 사경제 정책과 관련된 내용을 추출한다.
- 북한당국도 사경제를 일방적으로 억압하기보다는 적정 한도 내에서 허용하며 활용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북한당국이 사경제에 대해 비교적 유화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은 사경제가 중요한 재정 수입원이 되고 있고, 국영경제와 사경제 사이에 공생 관계가 성립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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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정책의 이유를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문장을 선택한다.
- 사경제가 중요한 재정 수입원이 되고 있고, 국영경제와 사경제 사이에 공생 관계가 성립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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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사경제가 국가 재정에 기여한다는 점과 국영경제와의 상호 의존성을 결합하여 인과관계를 도출한다.
- 사경제가 중요한 재정 수입원이 되고 있고
- 국영경제와 사경제 사이에 공생 관계가 성립되어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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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사경제가 재정 수입원으로서의 역할과 국영경제와의 공생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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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사경제가 북한의 중요한 재정 수입원이 되고 있으며, 국영경제와 사경제 사이에 공생 관계가 성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북한당국이 사경제를 억압하지 않고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유가 사경제의 재정적 기여도와 국영경제와의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음을 문맥을 통해 확인하여 답변을 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