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그러나 규제분야에 따른 적극적 재량규정의 필요성, 획일적 기속규정의 필요성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규제재량을 축소하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미 산업이 성숙되고 안정화된 경우에는 일정한 행위통제가 중요하고, 그러한 통제를 위한 처벌이 규정된 법규는 명확성 원칙의 지배를 받게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방송통신의 경우처럼, 시장을 형성해 나아가는 경우와 같이 아직 성장과도기에 있는 산업에는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 방법이 속속 등장하기 마련이고, 전반적인 시장상황 역시 매순간 변화한다. 이와 같은 신성장 영역에 있어서는 재량 없는 규제로 인한 ‘행정의 경직성’에 따른 폐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 기존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성장하는 시장을 통제할 경우,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의 도입 등이 저지될 가능성이 크며, 시장상황상의 이유로 일정한 규제를 한 경우에도 그 상황이 바뀐 경우에 적시에 대응하여 해당 규제조항의 적용을 중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무상으로는 행정재량을 일괄적으로 제한하는 입장이 반영되어 왔다.
하지만 법령에서 명확하게 정해놓은 기준에 따른 권한행사만이 허용되는 재량 축소의 결과, ‘규제의 유연성 내지 탄력성’이 사라지게 되는 문제점이 나타난다. 법령에 규제의 기준이 구체화된 것이 결코 피규제자나 수범자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구체적 개별적 사안에 따라 재량권 행사가 필요한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획일화된 기준에 따라 국민의 신청이나 요구사항이 거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산림자원의 조성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제29조제1항제3호에 따르면, 산업시설이나 군사시설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공용․공공용 시설의 용지로 사용하기 위하여 지정해제가 불가피할 경우 특수산림사업지구로부터 지정해제될 수 있는데, 시행령에서는 방송 통신시설 등 5개로 한정 열거하고 있다. 공적목적으로 지구지정 해제가 필요한 상황에서 위 5개 시설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에는 원천적으로 지정해제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불합리함이 있다. 이처럼 지나친 상세화 또는 수치화 정량화 된 기준으로 행정의 규제재량을 제한한 경우에는 오히려 행정이 개별적인 사안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를 낳는다. 즉, 유연하게 행정의 규제기준을 낮추거나 높여야 하는 각각의 사안에서 행정이 미리 내세운 기준으로 인해 적절한 행정활동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재량행사 기준의 설정 공포가 엄격한 기속행위로 전환되어야 한다거나 극도로 수치화된 형식의 기준으로 치환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행정규제에 대하여 이와 같은 형식으로 변환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물론 행정벌을 포함한 강력한 수준의 행정제재를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형사법상의 원칙인 죄형법정주의에 준하여 법요건의 명확성이 필요할 수 있고, 이에 비례하여 그 기준의 밀도가 촘촘해야 한다. 하지만 규제재량은 고도로 복잡하고 동태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엄격한 기준이나 수치화된 기준은 도리어 규제재량을 설정하는 입법자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해석기준을 넘어서 과도하게 엄격하게 설정된 기준은 행정 스스로를 기속하여 개별적인 사안에서 적절한 행정활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앞선 장들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규제재량은 대표적으로 국가의 개입을 통해 적극적인 질서형성이 필요한 영역에 대한 행정의 규제활동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정책적 도구이다. 그리고 행정이 행사하는 ‘규제’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널리 확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의 공익적 역할을 결코 부정할 수 없다. 또한, 엄격히 행정청의 처분기준이나 규제기준이 법령으로 사전에 정해지지 않을 경우, 행정청은 구체적 개별적 타당성을 기하여 획일적인 규제로 인한 경직된 처분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예방할 수도 있다. 국가는 이처럼 규제와 그 재량을 통하여 중요한 공익적 가치를 실현한다. 그러나 국가의 규제와 규제재량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피규제자의 입장에서는 규제기관이 이러한 규제재량권을 임의적․자의적으로 발동하거나 그 발동시기와 구체적 내용의 예측이 어려워 발생하는 부작용을 간과할 수 없다. 이렇게 ‘피규제가능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규제의 내용이 사전에 예측될 수 있을 만큼 명확하지 않음’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일응 ‘규제불확실성’이라 부를 수 있다. 이와 같은 규제불확실성은 법요건 부분의 불확정개념에서 비롯된 규제기관의 재량이 존재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규제불확실성을 발생가능한 ‘경우의 숫자’로 한정짓는 방법은 적절하지 않다. 왜냐하면 피규제자가 결과를 예측하였다 하더라도 그 발생확률이 낮을 경우와 예측한 경우의 숫자와 다른 경우는 엄밀히 구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규범의 효과적 차원에서 규제의 불확실성(uncertainty)과 규제리스크(risk)를 구분할 실익도 없다. 주지하다시피, 법규범에서 개념을 별도로 정의하는 이유는 법령을 해석하고 적용할 때 나타나는 의문점을 없애고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함인데, 구분이 모호한 개념을 인위적으로 구분함에 따라 발생하는 법적 안정성 저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즉, 경우의 불확실성과 확률의 불확실성은 상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어 완전히 상호독립된 개념으로 다루기는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규제불확실성은 이론상으론 ‘경우’의 불확실성과 ‘확률’의 불확실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규범적 차원에서 규제불확실성은 행정기관이 보유하는 ‘재량’에 기인한다. 그리고 재량은 법요건 부분의 불확정개념에 연원하며 이러한 불확정개념의 해석권한이 규제당국에 있다는 것과 관련된다. 규제당국에게 규제재량이 인정되어 규제재량의 직접 수권근거인 불확정개념의 해석 집행 권한이 있기 때문에, 피규제자가 규제당국의 규제 발동여부를 판단하고 그가 선택하는 수단과 내용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져 규제불확실성이 생기는 것이다. 법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제1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형사법규범을 비롯하여 사회의 각 영역에 대해서 적용되는 다수의 규범은 전형적으로 요건-효과 형식으로 구성되며, 그 내용의 명확성을 요구한다. 때로는 형사처벌이 수반되거나 그에 준하는 각종 불이익 조치를 구비한 규제규범의 경우에도 완전히 형사법규범과는 대등하다고 할 수 없지만,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일정 정도의 명확성이 요구된다. 여기서 요구되는 죄형법정주의와 결부되는 불이익처분 기준의 명확성은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수단이라고 하겠다.
규제의 불확실성은 피규제자 전체가 가지는 규제수용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불확실한 규제의 원인이 법요건 부분의 불확정개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 뿐만 아니라 이에 더하여 불확정개념에 근거한 규제재량권 행사가 행정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개별 사안에 따라서 임의적이고 평등원칙에 반하여 적용된다고 이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법요건 부분에 불확정개념이 사용되고, 여기에 전문기술 영역의 특성이 결합될 때에는 더욱 규제재량권 행사의 객관성에 대한 의심이 증폭된다. 나아가 피규제자 입장에서 담당자가 주관적으로 잘못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이해한다고 하여도 그러한 결과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체계 자체가 시장의 활동과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 전봇대’의 일환일 뿐이라고 인식할 수 있다. 그 결과 피규제자는 규제기관의 규제재량권 행사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행정심판 또는 법원에 의한 사법심사를 통해 이를 번복하려고 하거나, 심지어 정치적인 해결을 모색하게 된다. 이와 같이 피규제자가 규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규제자에 대항하는 태도를 취하게 되면 전체적인 사회적인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규제불확실성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며, 이론적으로 규제불확실성은 어떤 개념들을 포괄하는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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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규제불확실성의 발생 원인과 그 이론적 범위를 묻는 질문임을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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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규제불확실성의 원인과 관련된 문구와 포괄 범위에 관한 문구를 추출한다.
- ‘피규제가능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규제의 내용이 사전에 예측될 수 있을 만큼 명확하지 않음’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일응 ‘규제불확실성’이라 부를 수 있다.
- 규제불확실성은 이론상으론 ‘경우’의 불확실성과 ‘확률’의 불확실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 규범적 차원에서 규제불확실성은 행정기관이 보유하는 ‘재량’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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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원인에 대한 근거로 행정기관의 재량과 법요건의 불확정개념을 선택하고, 범위에 대한 근거로 경우와 확률의 불확실성을 선택한다.
- 규범적 차원에서 규제불확실성은 행정기관이 보유하는 ‘재량’에 기인한다.
- 재량은 법요건 부분의 불확정개념에 연원하며
- 규제불확실성은 이론상으론 ‘경우’의 불확실성과 ‘확률’의 불확실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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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규제불확실성은 행정기관의 재량에서 비롯되며, 이 재량은 법요건의 불확정개념에 근거한다는 인과관계를 연결한다. 또한, 불확실성의 범위를 '경우'와 '확률'의 결합으로 통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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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규제불확실성은 행정기관의 재량과 그 연원인 법요건의 불확정개념 때문에 발생하며, 이론적으로는 경우의 불확실성과 확률의 불확실성을 모두 포함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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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해 명확하고 간결한 서술형으로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규제불확실성은 규범적 차원에서 행정기관이 보유하는 재량에 기인하며, 이 재량은 법요건 부분의 불확정개념에 연원한다. 이론적으로 규제불확실성은 ‘경우’의 불확실성과 ‘확률’의 불확실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규제불확실성은 행정기관이 보유하는 재량과 법요건 부분의 불확정개념에 기인하며, 이론적으로 '경우'와 '확률'의 불확실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