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유엔총회의 기능은 북한에 대한 실제적인 강제조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총회의 북한인권 결의는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사태에 대한 대응방안을 구체화함으로써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과거 결의문에 비해 2014년의 총회 결의문의 비난 수위는 높아졌으나, 유엔안보리가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권고사항과 북한인권문제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및 책임자에 대한 표적제재를 고려하는 내용은 권고적 표현을 쓰고 있고,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권고사항의 이행을 위한 유엔회원국의 동참마저도 결정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유엔총회가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안보리에 제출하기로 결정한 것은 인권범죄의 구성요건이 충족되는지의 여부에 대한 조사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하는 단계에 불과하다. 조사위원회에는 사법기능이 없으므로 책임자 처벌 문제는 국제형사재판소의 관할에 속하며, 북한정권이 자발적으로 국제형사재판소 관할권을 인정하거나 안보리가 회부를 결정하기 전에는 북한 내 인권범죄의 책임성을 규명하기 위한 강제조치가 결정되기 힘들다. 다수 유엔회원국들의 보수적인 표결행태를 감안할 때, 내정에 해당하는 인권문제에 개입하기 위한 특별법정의 설립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2014년 북한인권 결의문에는 ‘결정(decide)’사항이 포함되었는데(A/RES/ 69/188), 결정이라는 표현은 강제력이 있는 용어로 시리아인권 결의문에는 결정사항을 반영한 조항은 없다. 그러나 북한인권 결의문에서도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안보리에 제출하는 것을 결정했을 뿐, 바로 다음에 언급되는 위원회 보고서의 권고사항을 안보리가 고려할 것은 권고(encourage)한다고 표현되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조사위원회의 역할이 사실조사에 한정되기 때문에 법적 구속력을 더할 수 있는 안보리의 관여가 필요하지만, 이를 강제할 수 없었던 것은 안보리에 권고만을 할 수 있는 총회 기능적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즉, 북한 내 인권범죄 처벌의 필요성을 결정하고 국제 사법절차를 활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안보리 이사국들의 정치적 결정사안인 것이며, 총회 결의문은 국제사회의 정치적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북한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와 반인도 범죄 책임자들을 겨냥한 제재에 대한 결정은 주권국가에 대한 강제조치에 해당하므로 안보리의 관할사항이며, 인권조사위원회의 제안들을 추진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난관이 예상된다. 첫 번째 난관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이다. 조사위원회의 권고안에는 중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중 강제송환 금지 및 중국 영토에서 북한 요원들을 기소하고 처벌하는 제안 등은 중국정부가 공식적으로 거부한 바 있다. 2013년 11월 20일 주제네바 중국대표부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북중 접경지역 방문을 거부했고(A/HRC/25/63), 2013년 12월 30일에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활동을 지지하지 않는 입장임을 확인하였다. 2014년 1월 24일에는 북한인권 문제를 국제화 및 정치화하는 움직임에 반대를 표명하면서, 특히 중국의 반대 의사가 유엔인권이사회 최종 보고서에 정확히 반영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이는 중국의 단호한 입장을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의미이다.
둘째, 안보리 이사국 구성의 변화를 감안할 때 단기간에 구체적인 조치가 결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안보리는 12월 22일 북한인권을 안건에 상정하기 위한 표결을 진행했고, 11표 찬성, 2표 반대, 2표 기권의 결과가 나왔다. 이 중 중국과 러시아는 반대, 차드, 나이지리아는 기권을 선택했다. 2014년 5월에 북한인권 문제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를 비공식적으로 논의했던 아리아 포뮬러 회의를 예로 들어볼 때, 중국과 러시아는 불참했고, 북한문제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에 2개의 국가가 직접적으로 유보적 입장을 밝혔으며, 2개의 국가는 추가 논의를 제안하면서 우회적으로 유보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인권개선 압박을 둘러싸고 이견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판단된다. 특히 2015년부터 한국을 비롯해 안보리 이사국 일부가 물러나게 되며, 새롭게 구성된 안보리 이사국 중 2014년 12월 18일 총회 결의에서 찬성표를 던진 국가는 9개국인데 이 중 차드는 의제상정 표결에서 기권을 던진바 있다. 2015년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구성을 살펴볼 때, 북한인권 결의안에 찬성한 국가는 6개, 반대한 국가 1개, 기권한 국가는 3개로 나타난다.
내전 상태가 아닌 북한의 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것은 시리아의 경우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관행상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는 국제사회가 내전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기 위한 사전작업(pretext)으로, 최근의 사례로는 리비아에 대한 안보리결의 제1970호(S/RES/1970)에 포함되었고 3주 후 “필요한 모든 수단”을 승인한 안보리결의 제1973호(S/RES/1973)가 채택됨에 따라 리비아에 대한 NATO의 공습이 감행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러시아와 중국 등은 안보리결의를 통과시키는 데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4월 14일에 채택된 안보리결의 제2042호는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의 휴전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비무장 감시단의 파견에 한정된 내용을 담고 있고, 안보리결의 제2139호는 시리아 내 국제인권법을 위반하는 모든 행위를 중단하고 구호품의 반입을 허용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는 데 그쳤다. 비록 시리아 내 분쟁 당사자들이 결의 내용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추가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강제조치를 담은 결의는 통과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 차원에서는 북한인권과 안보 이슈의 접점을 찾아 유엔 인권메커니즘에 참여・활용하는 방안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유엔결의는 단계적으로 수위가 점증되며 그 과정에서 참조 기준(reference point)이 되는 문건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북한 내 인권 침해 사실에 대한 정보수집・보존 및 북한의 인권 문제를 유엔 문건에 포함시키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북한 내 불안정 사태가 발생하게 될 경우 인권침해 취약지역을 파악하고 사태 양상별로 대응수준을 결정하는 문제, 안정화 작전 수행 시 인도주의 사태의 관리를 위한 민간협력 및 국제기구 활용 방안 등 정책적 고려사항을 도출하는 데에도 국제사회의 인권메커니즘과 인권담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강대국조차 외교・군사적 결정에 있어 국제사회 여론에 대응하기 위한 논리를 모색해왔으며 국제법적인 논쟁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므로, 국방・군사정책 수립에 있어 국제법・인권법 고려사항을 발굴하고 분석하는 연구가 계속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인권 상황이 악화되어 안보리에서 국제형사재판소에 동 문제를 회부하기로 결정한 이후에도 북한 정권의 고위급 책임자의 조사와 기소 및 체포는 자동적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국제형사재판소는 로마규정 제28조에 따라 “지휘관 및 기타 상급자의 책임”에서 군지휘관 또는 사실상 군지휘관으로서 행동하는 자가 자신의 실효적 지휘와 통제하에 있는 조직의 범죄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게 되므로 북한의 고위급의 책임성을 물을 수 있다(Rome Statute Art. 28). 북한이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를 권고하는 결의안의 유엔총회 통과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로마규정이 개인에 대해 국제형사법(international criminal law)을 적용한다는 원칙을 포함하고 있어 국제형사재판소가 북한 내 의사결정체계의 상위에 있는 ‘최고 존엄’을 법정에 세울 수 있는 장치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국제형사재판소가 관할범죄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지휘관 및 기타 상급자가 그러한 범죄를 범하고 있는 또는 범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았어야 하고, 관련 범행을 방지 또는 억제하기 위해 그 사항을 수사・기소하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밝혀져야 한다.
현재 계류된 사건의 진행경과를 살펴보았을 때, 전・현직 대통령의 경우에는 국제형사재판소가 발부한 체포영장의 집행이 진행되는 데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단의 오마르 핫산 아흐마드 알바시르(Omar Hassan Ahmad al-Bashir) 대통령은 집단학살과 반인도 범죄 및 전쟁범죄 혐의에 대해 구속영장을 두 차례에 걸쳐 받은 바 있으나, 수단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와의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 알바시르 대통령은 수배 중에도 2011년 6월에 로마규정의 비당사국인 중국을 국빈으로 방문하는 등 국제형사재판소는 신병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시 중국은 국제형사재판소 규정을 승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알바시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36) 로마규정의 비당사국인 리비아에 대해서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카다피 전 대통령이 반인도 범죄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나 사망하였고, 아들인 사이프 이슬람과 정보부장인 압둘라 세누시는 리비아 국내재판으로 이관되었다. 로마규정 당사국인 코트디부아르의 그바그보 전직 대통령에 대한 공판은 3년째 지연되고 있고, 케냐의 케냐타 현직 대통령에 대한 공판은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수집에 케냐정부가 협조하지 않음에 따라 2014년 12월 5일 재판이 철회되었다.
오히려 유엔총회 북한인권 결의문은 강압과 설득 간에 균형적 시각을 담으려 노력했다고도 할 수 있다. 2014년 북한인권 결의문은 북한 내 자의적 구금이나 폭력 및 처벌사례가 과거에 비해 감소하는 추세라고 언급했고,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지속하도록 요구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권고사항에도 안보리 회부와 국제형사재판소 기소와 같은 강제조치뿐 아니라 인권대화 강화, 시민 간 교류 모색 및 남북한 화해 의제 수립 등 포괄적 제언이 담겨 있다. 이같이 유엔총회는 북한을 외부적으로 압박함으로써 급진적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과 내부적 변화를 통한 점진적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 모두를 포괄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향후 대북 결의 수위가 점증될 수 있도록 여론을 환기시키고 북한을 국제사회 인권담론으로 끌어들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 있어서 이번 총회 결의의 의미는 적지 않다. 북한은 1990년 아동권리협약, 2001년 여성차별철폐협약에 이어 2013년에는 장애인권리협약에 가입하는 등 국제 인권레짐에 편입되면서 일련의 국내 법규들을 제정해왔다(조정현 외, 2013, p. 11).
현실적으로도 유엔헌장의 주권존중・비간섭 원칙을 준수하면서 덜 강압적이고 낮은 단계의 이행사항부터 실천하는 국제사회의 관행을 감안할 때, 북한인권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고위급 회담 및 인권협의체의 활용 등이 우선적으로 모색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본고에서 주장하는 것은 유엔총회 결의의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북한인권 논의의 모멘텀을 살려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북한의 인권개선 노력을 이끌어 내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유엔의 인권메커니즘이 대북압박의 수단으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점진적 인식의 변화를 유도하는 기능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 내에는 국가 결정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범촉진자(norm entrepreneurs)가 없기 때문에 인권규범의 내재화는 단기간에 일어나기 힘들지만, 인권메커니즘을 통한 국가 간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으면서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과 함께 인권기준에 대한 이해의 제고가 수반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러한 과정은 Goodman(2012, 86)이 지적하듯 국가의 정책결정의 판도(geography)를 바꾸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권고사항 중 중국이 공식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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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중국이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권고사항 중 어떤 내용을 거부했는지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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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에서 중국의 거부 의사와 관련된 내용을 추출한다.
- 조사위원회의 권고안에는 중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 그중 강제송환 금지 및 중국 영토에서 북한 요원들을 기소하고 처벌하는 제안 등은 중국정부가 공식적으로 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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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중국이 거부한 구체적인 제안 내용을 선택한다.
- 강제송환 금지 및 중국 영토에서 북한 요원들을 기소하고 처벌하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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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추출된 내용을 바탕으로 중국의 거부 사항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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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중국은 강제송환 금지와 중국 영토 내 북한 요원 기소 및 처벌 제안을 거부했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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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중국이 공식적으로 거부한 내용은 강제송환 금지 및 중국 영토에서 북한 요원들을 기소하고 처벌하는 제안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문맥 내에서 중국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명시하며 공식적으로 거부한 조사위원회의 권고안 내용을 찾아 답변을 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