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교사들은 상대적으로 볼 때 수업 준비 및 평가에 적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보인다(Department of Education, 2010; OECD, 2014). 이에 대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몇 가지로 그 이유를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제로섬과 같은 업무 시간 구조와 배분을 고려해 본다면 행정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만큼 수업 준비 및 평가 시간이 감소되는 데 수반된 결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가정에 기반을 둔다면 행정업무의 감소는 수업 준비 및 평가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출발점으로 여겨지게 된다. 지난 20년간 정부에서 행정업무의 감소를 추진한 것도 이러한 기본 가정에 근거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현실은 이보다 더욱 더 복잡할 수 있다. 즉, 수업 준비 및 평가 시간에 상대적으로 낮은 시간이 배분된 것은 보다 더 큰 구조적 차원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의 시간일지 분석에 따르면 교사들의 수업 준비와 평가 시간은 하루 중 14.6%였다. 이와 상반되게 영국 초중고 교사들은 같은 업무에 대해 업무 시간의 30%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WDS, 2013). 단순한 수치를 가지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하는 교직 여건을 강조하는 최근 추세에 비추어 본다면 수업 준비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대규모 설문의 설문 문항 중 ‘만족스러운 혹은 질 높은 수업을 위해 해야 하는 수업의 준비 양을 100%라고 할 때 본인은 몇%를 하고 계십니까?’란 질문에 초등학교 교사 응답자들의 평균은 62%로 가장 낮았고, 중학교 교사 응답자의 평균은 68%, 고등학교 교사 응답자의 평균은 71%였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질 높은 수업을 위해 준비해야 할 수업 준비양의 기대치에 비해 교사들이 실제로 수업 준비에 60%밖에 할애하지 못한다는 것은 다소 우려할 만한 결과이다. 이와 관련하여 본 연구의 대규모 설문에 참여한 교사들은 만약 시간이 더 생긴다면 하고 싶은 활동으로 수업 준비 및 수업 자료 준비(38.54%)에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것은 놀랍지 않은 발견이다.
보다 미시적인 차원에서는 교사에게 수업에 대한 주도권과 동시에 책임을 더 구체화할 필요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수업 외에 그 밖의 교사들을 수업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부수적인 일들을 줄여야 하는 것이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이것은 수업에 대한 교사의 책임의식을 고양시키고 수업에 대한 우선순위를 높이게 하는 전략인데, 현재 교사들의 시간 구조 속에서 행정업무 부담이나 잡무는 그들이 수업 준비 시간에 적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기실, Philipp과 Kunter(2013)의 연구에 따르면 독일의 경력 교사들의 경우 수업 준비는 테크니컬하고 간헐적이며, 단속적인 행정 업무에 비해 더 노동집약적이고, 고차원적 사고가 요청되며, 정서적, 시간적 소모가 높기 때문에 수업 준비 시간을 줄이고 오히려 행정 업무나 학생과의 친교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동시 행동은 이미 복잡하고 집약화된 교사의 시간을 더 복잡하고 노동집약적으로 만드는 주범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정바울, 2014; The Alberta Teachers’ Association, 2012; Newhook, 2012). 이는 신속한 일처리를 하는 데 효과적일 수는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밀도 있는 수업을 진행하는 데에는 매우 방해가 된다는 딜레마를 초래한다. 사실, 동시행동은 예상과는 달리 업무 효율성을 그리 높여주지도 않는다. ‘단속적(斷續的)으로’ 일처리를 하게 만드는 바람에 업무의 흐름이 똑똑 끊어지게 되어 업무의 효율성과 완성도는 오히려 더 떨어지고, 교사의 업무 피로도와 스트레스만 더 증가하게 만들기도 한다(Brante, 2009). 이러한 동시행동의 폐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떨어지게 되기도 하는데, 혼란스럽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소진된 교사는 수업 및 학생과의 관계에서 집중도 있고, 편안하며, 활력이 넘치는 교사에 비해 수업 전문성이나 관계 효과성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정바울, 2014).
교사들의 실제 시간 활용 측면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특징은 바로 동시 행동의 양상이다.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업무 전반에 걸쳐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들은 상당한 정도의 비율로 한 가지 활동을 하면서 다른 행동을 동시에 수행하거나 또는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바로 이어서 수행하거나 단속적으로 두 가지 이상의 활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행동은 교사의 활동 전반에 만연된 양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사들은 휴식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동시 행동을 수행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교사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개인 용무를 취할 때도 단순히 휴식을 취하기보다는 수업과 관련된 활동이나 학생 지도와 관련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더구나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도 상당 부분 부족한 시간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동시 행동 전략을 구사하여 평가나 학급 행정 업무 등을 처리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캘거리 공립학교의 교사 업무 부담 및 시간 활용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교사들의 동시 행동은 ‘잘못된 (시간 활용의) 경제학’에 기반을 둔 것으로 교사들의 업무 집중도와 업무 내실화를 오히려 반감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The Alberta Teachers’ Association, 2012).
본 연구의 시간일지 결과에 따르면 연구 대상 교사들은 매일 8시간 근무 시간을 초과하여 평균적으로 2시간 이상 더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교사 시간 활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55%의 교사들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 조기 출근하거나 늦게 퇴근(또는 가정에서) 일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한다. 하나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악의 장시간 근로를 강요하는 나라로 오명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교사들도 적지 않은 초과 근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김효선 외, 2014). 단지 법정 근로시간으로 간주되는 점심시간에 학생지도로 1시간 조기 퇴근하고 긴 방학이 있다는 이유로 교사들의 장시간 노동은 흔히 간과되는 경향이 있지만, 본 연구 결과에서 제시된 것처럼 2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책적 차원의 대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이 많이 교직 사회의 특성상 이와 같은 초과 근무 부담은 일과 가정의 균형적 양립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우수 인재들이 교직으로 입문하는 것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교사들이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찾기 위해 조기 출근 또는 늦은 퇴근(집에서 일하는 것)을 감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사들의 시간에 대한 인식은 매우 흥미로운데, 동시에 두 가지 종류 이상의 일을 처리하는 교사들의 멀티태스킹 전략이 더 적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전략으로 고려될 수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잘못된 경제학(false economy)’일 수 있음을 경계한다(ibid: 6). 또한 교사들이 교수 활동 이외의 시간을 재량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도를 교사의 ‘자율성(autonomy)’이라고 정의한 후 이를 조사하였는데 연구 결과는 교사들이 높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나 자율성이 적을 경우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보고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ibid: 6). 이처럼 교사의 감정과 스트레스 수준, 멀티태스킹 등 시간의 질을 연구한 캘거리 공립학교 교사의 직장생활 연구는 정책적 대안으로 교사의 전문적 자율성과 그들의 업무에 대한 통제감을 신장시킬 것, 교장과 교사 사이의 동료 간 협력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학교 문화를 개선시킬 것을 제안하고 있다(ibid). 이와 같이 교사의 시간의 질에 대한 연구는 교사 업무 시간의 ‘양’에 초점을 맞춘 연구에서 포착하지 못한 학교 문화, 교사의 전문적 자율성 신장의 문제와 같은 시간 이면의 문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교원의 시간 연구에 매우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해줄 수 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교사들이 만약 시간이 더 생긴다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활동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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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교사들이 추가적인 시간이 주어졌을 때 가장 선호하는 활동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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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교사들의 희망 활동과 관련된 설문 조사 결과 데이터를 추출한다.
- 만약 시간이 더 생긴다면 하고 싶은 활동으로 수업 준비 및 수업 자료 준비(38.54%)에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것은 놀랍지 않은 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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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질문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시간이 더 생긴다면 하고 싶은 활동'에 대한 문구를 선택한다.
- 수업 준비 및 수업 자료 준비(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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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추출된 데이터에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활동이 질문의 답임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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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교사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활동은 수업 준비 및 수업 자료 준비임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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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최종 답변을 간결하게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수업 준비 및 수업 자료 준비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교사들이 만약 시간이 더 생긴다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활동은 수업 준비 및 수업 자료 준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