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이처럼 인권은 현대 정치체계의 핵심적 원리인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서 다른 사회적 체계들이 전체 사회 속에서 독자적인 기능체계로 작동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인권은 각 인권주체의 근본적 이익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능체계들이 독자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기여한다. 이를 정보인권에 적용하여 말하면, 정보인권은 현대 정보화 사회가 합리적으로, 달리 말해 인권친화적으로 구성되도록 하는 데 기여한다. 이를테면 정보인권은 정보적 정치체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정보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도록 하는 데 필수적인 전제조건이 된다. 이뿐만 아니라, 정보인권은 사회의 각 기능체계에서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정보 및 정보원에 자유롭고 평등하게 접근하는 것을 보장한다. 이를 통해 사회의 각 기능체계들은 정보화 사회에 적합하게 합리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정보인권’(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and Human Rights: ICTs and Human Rights)이란 쉽게 말해 정보라는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인권을 말한다. 이러한 정보인권의 개념과 관련하여 구별해야 할 개념들이 있다. 정보와 정보적 이익 그리고 정보인권이라는 개념이 그것이다. 이 개념들은 다음과 같이 구별할 수 있다. 정보는 정보인권이 보호하고자 하는 존재적 대상이다. 달리 말하면, 정보는 정보인권의 보호객체에 속한다. 이러한 정보를 엄격하게 구분하면, 사실과 정보 그리고 데이터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이를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우리 법학에서도 외국법의 ‘데이터’(data)에 해당하는 용어를 ‘정보’로 번역하는 경우가 많다. 그 다음으로 정보적 이익은 이러한 정보가 지닌 가치 또는 이익을 말한다. 일종의 평가적 개념인 것이다. 바꿔 말하면, 가치론적인 측면에서 정보를 평가한 것이 바로 정보적 이익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인권이란 무엇인지, 이러한 인권이 갖는 규범적 특성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검토해 보았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정보인권 역시 인권인 이상 기본적으로 위에서 소개한 규범적 특성을 갖는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정보 인권은 비교적 최근에 새롭게 등장한 인권이라는 것이다. 근대적 인권이 막 태동 하던 18-19세기에는 정보인권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정보인권은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비로소 관심을 받게 된 인권에 해당한다. 이는 인권 개념 및 목록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이라는 변수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을 던질 수 있다. 어떤 과정과 메커니즘을 통해 인권이 새롭게 형성되고 정착되는 것일까? 정보인권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 지금 여기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일까? 정보인권의 내용을 본격적으로 다루기에 앞서 이러한 의문, 즉 정보인권에 대한 인권철학적 의문을 해명해 보고자 한다.
그러면 개인정보란 무엇을 뜻하는가?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조 제1호가 규정한다. 이에 따르면,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 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를 말한다.” 이러한 개념정의에서 개인정보에 관한 세 가지 표지를 읽어 낼 수 있다. “살아 있는 개인”이라는 ‘생존성’에 관한 것과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와 같은 ‘식별성’ 그리고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 이라는 ‘결합성’이 그것이다. 이러한 개념정의에 따르면, 개인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사진이나 영상, 각종 기록 등은 모두 개인정보에 포함된다. 사실이 그렇다면, 정보인권, 그 중에서도 개인정보인권이란 이러한 개인정보를 타인의 접근, 즉 타인에 의한 자의적인 수집・저장・관리・이용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인권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
이처럼 ‘개인식별가능성’을 기준으로 하여 특정 정보가 개인정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은 빅 데이터 환경에서 특히 과잉규제 또는 과소규제의 문제를 낳기 쉽다. 개인정보보호법이 빅 데이터 환경에서 과잉규제로 귀결될지 아니면 과소규제로 귀결될 지의 문제는, 개인정보의 개념표지로서 ‘개인식별가능성’을 통시적(diachronic) 관점에서 파악할지 아니면 공시적(synchronic) 관점에서 파악할지와 관련을 맺는다. 빅 데이터 과학은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이를 데이터화 하고, 이와 같이 데이터화된 정보를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통찰이나 가치를 창출해내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중에서도 특히 데이터화된 정보의 분석단계에서는 데이터화된 다양한 정보들이 가공되거나 다른 정보들과 결합하게 된다. 따라서 수집단계에서는 무의미해 보일 정도로 ‘개인 식별가능성’이 없던 정보들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면서 ‘개인식별가능성’ 을 갖게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개인식별가능성’을 통시적 관점, 즉, 빅 데이터 과학의 일련의 과정 속에서 파악하게 된다면, 빅 데이터 과학에 활용되는 거의 대부분의 데이터들은 개인정보에 해당하게 되어 개인정보보호법의 보호범위 내에 놓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개인정보보호법은 빅 데이터 과학에 대한 과잉규제가 될 위험성을 갖는다. 반면에, ‘개인식별가능성’을 정보수집 단계를 기준으로 하는 공시적 관점에서 파악하면 개인정보보호법은 빅 데이터 과학에 대한 과소규제로 귀결될 수 있다. 빅 데이터 과학은 대개의 경우 그 수집 당시에는 무의미해 보일 만큼 ‘개인식별가능성’이 없는 정보들을 대상으로 하므로, 빅 데이터 과학의 일련의 과정을 고려하지 않고 ‘개인식별가능성’을 파악하게 된다면, 빅 데이터 과학에 활용되는 대부분의 데이터들은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게 되어 개인정보보호법의 규제범위 밖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특히 통시적 관점에서 빅 데이터 과학에 활용되는 데이터가 개인식별가능성을 갖는 개인정보에 해당하는지를 파악하는 경우에 극대화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통시적 관점에서 개인정보 여부를 파악하게 되면, 빅 데이터 과학에 활용되는 거의 대부분의 데이터들은 개인정보에 해당하게 된다. 따라서 빅 데이터 과학에 활용되는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정보주체로부터 사전에 동의를 받을 것이 요구된다. 그런데 빅 데이터 과학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유용성이 커지므로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들을 수집하고자 할 것이고, 그만큼 정보주체들로부터 사전동의를 받아야 하는 부담은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정보주체로부터 사전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부담이 증가하게 되면, 이는 결국 빅 데이터 과학의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빅 데이터 과학의 일련의 과정을 고려하는 통시적 관점에서 개인식별가능성을 파악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이 직면할 수 있는 문제점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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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빅 데이터 과학의 통시적 관점이 개인정보보호법에 미치는 영향과 그 인과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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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통시적 관점의 정의와 빅 데이터 과학의 특성을 추출한다.
- ‘개인식별가능성’을 통시적 관점, 즉, 빅 데이터 과학의 일련의 과정 속에서 파악하게 된다면
- 수집단계에서는 무의미해 보일 정도로 ‘개인 식별가능성’이 없던 정보들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면서 ‘개인식별가능성’ 을 갖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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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통시적 관점 적용 시 발생하는 결과와 그로 인한 규제 문제를 선택한다.
- 빅 데이터 과학에 활용되는 거의 대부분의 데이터들은 개인정보에 해당하게 되어 개인정보보호법의 보호범위 내에 놓이게 될 것이다.
- 개인정보보호법은 빅 데이터 과학에 대한 과잉규제가 될 위험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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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통시적 관점에서는 데이터 가공 및 결합 과정을 거치며 식별성이 생기므로, 대부분의 데이터가 개인정보로 분류되어 과잉규제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구성한다.
- 데이터화된 정보의 분석단계에서는 데이터화된 다양한 정보들이 가공되거나 다른 정보들과 결합하게 된다.
- 빅 데이터 과학에 활용되는 거의 대부분의 데이터들은 개인정보에 해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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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과잉규제 위험과 그로 인한 빅 데이터 과학의 침체 가능성을 결론으로 도출한다.
- 개인정보보호법은 빅 데이터 과학에 대한 과잉규제가 될 위험성을 갖는다.
- 정보주체들로부터 사전동의를 받아야 하는 부담은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정보주체로부터 사전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부담이 증가하게 되면, 이는 결국 빅 데이터 과학의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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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해 과잉규제 위험과 그 이유를 정리하여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개인정보보호법이 빅 데이터 과학에 대해 과잉규제가 될 위험이 있다. 그 이유는 통시적 관점에서는 수집 당시에는 식별성이 없더라도 데이터 가공 및 결합 과정을 거치며 개인식별가능성을 갖게 되는 데이터가 대부분 개인정보에 해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보주체로부터 사전동의를 받아야 하는 부담이 증가하여 결국 빅 데이터 과학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통시적 관점은 데이터의 가공 및 결합 과정을 포함하여 식별성을 판단하므로, 대부분의 데이터를 개인정보로 분류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전동의 부담이 개인정보보호법을 빅 데이터 과학에 대한 과잉규제로 만들고 산업의 침체를 야기할 수 있음을 추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