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넷째 형사소송규칙 역시 구두변론의 실질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구두변론과 관련한 형사소송규칙은 변론의 요령, 피고인 변호인측 모두변론의 순서 및 내용, 변론시간의 제한, 항소이유서 및 답변서의 작성과 항소이유 및 답변의 진술, 증거조사 후의 의견진술에 관한 것이 전부이고, 그나마 내용도 여러 구체적인 사항들을 상세하게 담고 있지 못한 편이다. 물론 미국의 경우에도, 형사소송규칙에 변론방식에 관한 자세한 사항을 두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구두변론에 관한 기본적인 이론과 학설 자체가 정교하게 발전해 있고 또 각 관할 법정에 따라 지역적인 규칙과 관습이 발달해 있다. 우리의 경우 이러한 보충규정이나 이론이 거의 없다시피한 실정이므로 이 문제는 향후 이론과 학설의 발전에 따라, 그리고 우리의 법정변론의 실정에 맞게 구체화되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둘째 모든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이 자신에 대해 제기된 혐의에 대해 다투거나 검사측의 법률상 사실상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지는 않는다. 주로 증거가 너무도 명백하다든지 기타 피고인측에 검사의 입장에 뚜렷이 대비되도록 사건을 분쟁거리로 만들어낼 수 있는 요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겠지만, 다른 원인들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건에서는 소송당사자가 각기 상이한 시각과 사건이론(Theory of Case)에 입각해서 구두변론을 펼치고 사건을 이끌어갈 동력이 없다. 사실상 유죄를 인정한다든지, 정상참작에 호소하는 정도의 사건이라면 검사는 물론 피고인 ․ 변호인측에 굳이 구두로 변론하도록 요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구두변론이 반드시 강조되어야 하고 또 철저하게 구두변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야 하는 재판이 무엇인지는 성격상 분명해지리라 생각된다.
셋째 전문법관이 재판장으로 심리를 주재하는 법정과 배심원이 최종적으로 사실판단의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는 배심재판에서 구두변론의 성격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영미의 경우 법정변론의 기법에 관한 설명은 거의 대부분 배심재판(jury trial)에 국한한 것이고, 전문법관이 주재하는 법정(bench trial)에서는 (물론 판사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법정에 들어가라고 충고하는 점에서는 기본적으로 수사학적 접근법을 버린 것은 아니지만) 변론의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 접근법이 달라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의 경우 국민참여재판이 배심재판의 성격을 강하게 가지는 재판에 해당하는 셈인데, 전문법관이 주재하는 법정에서의 구두변론이 다소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방향으로 흐르기 쉬운 한계가 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국민참여재판에서는 좀 더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면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구두변론의 실제를 들여다보면 그동안 법조인이 되기 위해 밤새워 공부했던 것들과는 사뭇 다른 영역의 재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법조인에 ‘창의성’과 ‘상상력’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구두변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사건분석 외에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서 ‘사건의 핵심이론’을 개발하고 ‘Theme’을 창작해낼 수 있어야 한다. 또 여기에 storytelling 기법을 적용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구두변론이 서면변론문을 낭독하는 것 이상이라는 점은 분명해졌을 것이지만, 처음 접하는 실무가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도 확실해졌을 것이다. 구두변론의 준비에 꼭 필요한 변론문 작성에 다양한 작문기법을 활용해야 할 것이고 또 앞으로도 이에 관한 연구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는 사실관계 진술과 관련된 Storytelling 기법에 국한하여 기초적인 내용을 소개하기로 한다.
반면 Storytelling의 의미나 구성요소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Storytelling은 ‘Narrative’, ‘Narration’, ‘Discourse’, ‘Story’, ‘Anecdote’ 등과 혼용되어 사용되며 이러한 용어들과 명확하게 구별해서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따라서 Storytelling은 ‘과거에 실제 일어난 일에 관해 상세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설명하기’ 정도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한편 실제 Storytelling을 위해서는 인지적인 차원에서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사람들은 쏟아지는 다량의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나름대로 주관적이고 내적인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인지적 틀 내지 도구로서의 ‘Schema’ 라는 것인데, 쉽게 설명하면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각각의 상황별로 그것을 이해하는 장면적 틀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어떤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상대방이 가지고 있고 화자가 공유하고 있는 그 틀에 맞게 요소들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구두변론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있어 Storytelling 작업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마치 어떤 허구의 이야기를 소설가의 입장에서 지어내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상에서 설명한 것처럼 구두변론에서 Storytelling은 전혀 그런 작업이 아니다.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과 같은 의뢰인이나 피해자의 입장에서 경험한 일이 무엇인지 듣고, 그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배심원들 앞에서 재연하기 위해서 배심원들을 포함한 보통의 사람들이 일상의 경험을 통해 공유하고 있는 인지적 틀(Schema) 안에서 과거의 그 사건의 진행과정을 순서대로 제시하는 것이다. 증거조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들이 배심원들에게 이해되도록 저절로 자기들이 알아서 차례지어 순서를 짓지 않으며, 개개의 사실들은 배심원들의 인지틀(Schema)에 맞추어 위치와 의미가 부여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Storytelling을 위한 준비작업은 소재가 되는 다수의 사실들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서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법정변론에서 Storytelling은 검사 ․ 변호인을 이야기 전달자로, 배심원 ․ 법관을 이야기 수용자로 놓고 희곡 연출적인 방식에 따른 일방적인 전달과정으로 이해하는 견해가 대부분이라 한다(‘literary perspective’). 여기서는 배우가 대본을 놓고 관객 앞에서 연기를 펼치는 것처럼 검사 ․ 변호인도 사전에 작성된 대본에 따라 연기를 펼치는 것으로 이해하게 된다. 이와 달리 Storytelling을 검사 내지 변호인과 배심원 상호간에 정보와 감정을 전달하고 교류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견해도 있다(‘interactive approach’). 여기서는 과거의 사건에 대한 이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의 소통을 통해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양자간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고, 또 Storytelling에 관한 법정변론 교과서의 설명이 항상 명확하게 문학이론에 분명한 근거를 두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문학이론에 바탕을 두고 교과서적 설명에 따라 실행방안을 강구하는 식으로 작업하려 하면 실제상의 곤란함이 뒤따른다고 한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구두변론에서 Storytelling을 수행할 때,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배심원들의 인지적 틀(Schema)을 활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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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구두변론 시 Storytelling 과정에서 배심원의 인지적 틀(Schema)을 활용해야 하는 목적과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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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Schema의 정의와 사람들이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추출한다.
-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각각의 상황별로 그것을 이해하는 장면적 틀을 가지고 있으며
- 어떤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상대방이 가지고 있고 화자가 공유하고 있는 그 틀에 맞게 요소들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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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배심원에게 사실을 전달할 때 Schema가 필요한 구체적인 맥락을 선택한다.
- 증거조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들이 배심원들에게 이해되도록 저절로 자기들이 알아서 차례지어 순서를 짓지 않으며
- 개개의 사실들은 배심원들의 인지틀(Schema)에 맞추어 위치와 의미가 부여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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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배심원은 스스로 사실의 순서를 정하거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므로, 화자가 배심원의 인지적 틀에 맞춰 정보를 제시해야만 사실이 이해될 수 있다는 논리를 구성한다.
- 개개의 사실들은 배심원들의 인지틀(Schema)에 맞추어 위치와 의미가 부여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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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배심원들이 과거 사건의 진행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들이 공유하는 인지적 틀 안에서 사실에 위치와 의미를 부여하여 제시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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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증거조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들은 배심원들이 스스로 순서를 짓거나 이해하지 않기 때문에, 개개의 사실들이 배심원들의 인지적 틀(Schema)에 맞추어 적절한 위치와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배심원이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인 Schema의 특성을 바탕으로, 사실이 배심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화자가 그들의 인지적 틀에 맞춰 사실에 의미와 순서를 부여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