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따라서 ‘창조산업’ 개념의 발명과 촉진은 지식경제 또는 신 경제의 점증하는 중요성에 대한 문화적 섹터의, 특별히 정부와 산업계의 야심찬 응답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시도를 야심차다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개념이 순수/고급 예술과 문화산업 사이의(Smith, 1998: 144), 더 나아가 ‘예술과 상업’(Caves, 2000) 사이의 전통적 이분법을 무너뜨리고자 한다는 사실에서 발견된다. 그 개념은 이처럼 새롭게 수렴하며 부상하고 있는 산업 영역이 현대사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영역 중 하나일 뿐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적 조건 아래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혁신할 것인지를 다른 산업들에게 보여주는 일종의 원형(template)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결과, 기존에 국가 정책에서 쉽게 무시되던 문화산업이 ‘창조성과 혁신의 가장 뛰어난 범례’로서 21세기를 위해 영국을 재-브랜드화 할 수 있는 전략적인 영역으로 급속하게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O’Connor, 2007: 41).
우리는 ‘창조산업’(creative industries)이란 개념이 탈산업화 시대의 또는 지식경제가 이끄는 사회의 서비스 산업을 지칭하기 위해서, 기존의 ‘창조’예술 개념과 문화‘산업’ 개념을 새롭게 조합한 것이라는 커닝햄(2002)과 하틀리(2005)의 분석에 어렵지 않게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 개념이 19세기 영국에서 처음으로 두드러진 대중문화의 발흥 또는 ‘문화와 산업의 (재)결합’이라는 현상이 낳은 특정한 ‘개념가족’의 한 구성원이라는 사실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문화와 산업의 ‘재’결합이나 ‘재’혼이라는 표현은 다분히 미학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테크네(techne) 개념을 염두에 두고 채택된 것이다. 예술(fine arts)이 여타 기술(art)로부터 독립해온 또는 결별해온 역사가 고대 그리스 이후 19세기까지 서양 미학사의 가장 핵심적인 기조의 하나에 해당한다고 한다면, 산업혁명 이후 대중사회의 등장과 특별히 1970년대 이후 급속화한 세계화 및 정보통신기술의 혁명은 예술을 그 본래의 자리, 즉 여타 기술과 다시금 접합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낳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창조산업에서 ‘창조’(creative)라는 개념은 다분히 근대적 예술관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반드시, 이른바 낭만주의나 유미주의와 종종 연관되는, 일군의 신비적 개념들과 연관 지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우리가 현재 주목할 것은 18세기 프랑스에서 탄생한 근대적 예술 개념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 같은 시기 영국에서 열정적으로 추구되었던 ‘시민적 휴머니즘’의 예술 이해라고 할 수 있다. 이 입장은 취미론의 대표적 주창자인 샤프츠베리나 숭고와 미에 대한 고찰의 인식론적 전환을 이끈 에드먼드 버크, 그리고 그 자신 당대의 대표적인 화가일 뿐 아니라 미학자였던 조슈아 레이놀즈 등이 개진한바, 이들은 ‘fine’의 개념을 더욱 확장하여 공적으로 후원 및 보조할 가치가 있는 공공예술(public arts)의 개념을 발전시키는 데 관심을 가졌다(Hartley, 2005: 6-9). 물론 이러한 흐름은 우선적으로 도구적이고 기계적인 숙련(artisanship)과 성숙한 인간들을 위한 교양학․인문학(liberal arts)이라는 고전적 구분을 당대의 영국 상황에서 새롭게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이 문건은 ‘창조산업’의 정의(definition)와 범위(scope)를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단시일 내에 영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가장 인기 있는 문화정책 문건 중 하나가 되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창조산업은 ‘개인의 창조성, 솜씨(skill), 재능(talent)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지적재산의 발생 및 이용을 통해 일자리와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활동들’을 의미한다. 또한 해당 문건은 창조성을 발휘함으로써 지적 재산의 발생과 이용을 통해 일자리와 부를 창출해내는 활동들로, ‘광고, 건축, 미술 및 골동품 시장, 공예, 디자인, 디자이너 패션, 영화, 쌍방향 레저 소프트웨어, 음악, 공연예술, 출판, 소프트웨어, 그리고 텔레비전 및 라디오’라는 13가지 핵심 영역을 구체적으로 지정하고 있다. 비록 이 정의와 분류가 그 기준의 자의성과 모호성 때문에 필연성을 획득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역으로 이러한 간단명료한 진술들이 구체적인 정책 활동을 계획하고 실현하는 데 생산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물론 ‘신 경제’에 대한 기대와 낙관 속에서 각국의 정부 주도로 행해지는 이러한 정책 변화에 대해 상이한 입장들이 대립해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컨대 ‘공공영역’ 같은 ‘모더니스트적’ 범주를 ‘DIY 시민’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과 대비시키면서, 존 하틀리(2004)는 지식경제의 가장 최근 판본으로서 ‘신 경제’와 ‘창조성’이 문화적 생산과 소비의 관습적 방법들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스튜어트 커닝햄(2004) 역시 1980년대와 1990년대를 풍미하던 ‘문화산업과 문화정책’이 ‘지식기반 경제’를 둘러싼 새로운 발전에 길을 내어주고 있으며, 따라서 여러 정부가 ‘21세기 산업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전적 전략으로부터 새로운 개입 정책으로 이행하고 있음을 환영한다. 이와 같은 입장에 선 연구자들은 영국식 창조산업 담론을 승인할 뿐 아니라 이를 옹호하고 확산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Flew, 2004; Higgs et al., 2008 참조). 다른 한편으로는 회의적 관점을 지닌 연구자들도 존재하는바, 가령 토비 밀러(2004)는 ‘신 경제’나 ‘창조성’같이 부정확한 개념들이 ‘연구 주제’가 될 수 있는지조차 의문스럽다는 견해를 표명한다.
한편 이와 같은 영국적 ‘독트린’이나 ‘신조’가 프랑스의 그것과 대비되면서, 국제무대에서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Wang, 2004; Lee, 2004; Hartley, 2005; O'Connor & Xin, 2006; Cunningham, 2009a; 2009b; Pratt, 2009; Kong & O’Connor, 2009). 빌튼(2007: 169)에 따르면, 창조성․창조산업․창조도시․창조경제 등에 관한 논변은 타이완, 중국, 싱가포르 그리고 홍콩과 같은 나라들에서 부상하고 있는 문화정책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점한다. 물론 이는 WTO 멤버십이라는 상품과 전 지구적 경쟁력이라는 약속에 따라서 추동되고 있다. 국가의 창조산업이 전 지구적 창조경제 속으로 흡수되면서, 신 자유주의적 가정이 과거의 이데올로기들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프랑스의 ‘문화적 예외’(exception culturelle)는 집결되고 있는 합의에 위협받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반항으로 간주되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자 바는 ‘창조산업’ 개념의 정의와 범위를 통해서 잘 드러나듯이, 고급․순수․진지한 예술과 저급․응용․통속적 예술 사이의 구분이, 더 나아가 예술과 상업 사이를 가르는 엄격한 모더니스트적 구분이 무너지고 있는, 또는 무뎌지고 있는 현상이다. 우리가 현재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미술’ 또는 ‘예술’ 개념 역시 각각 16세기와 18세기에는 신조어였으며, 역사적 진화 과정에서 당대의 특정한 요구와 환경이 반영된 산물이라는 사실을 떠올려보자. 그렇다면 19세기 산 업화 이후 인류 문화사에 등장한 새로운 개념가족, 즉 문화산업-문화적 산업-창조산업으로 이어지는 개념들에 관한 고찰이 보여주듯 문화정책의 무게중심이 전통적 문화유산과 고급예술로부터 창조성과 창조산업으로 옮겨가고 있는 사건은 어쩌면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의를 갖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문화와 산업의 (재)결합’은 아도르노가 파악했듯이, 반성적 이성이 도구적 이성에 굴복한 사건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여타의 테크네로부터 고립․증류되어 온 예술 개념과 실천이 그동안의 오디세이를 통해 얻은 지혜와 통찰을 가지고 금의환향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둘째, 따라서 신노동당이 이끌었던 영국의 창조적 전회를 단순하게 특정 산업군에 대한 문화부의 관심과 지원이 전폭적으로 확대되었다는 식으로 좁게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그것은 개인의 창조성에 입각하여 창조산업․창조경제․창조도시․창조교육 등과 연관된 새로운 정책 비전을 제시하고, 이로써 기존의 국가 단위 문화정책을 총체적으로 구조조정하려는 야심찬 시도로 이해되어야 한다. 물론 본고는 창조산업 정책의 부상이라는 현상 자체를 고찰했다기보다는 그 핵심적 배경과 근간을 이루는 창조산업 개념의 부상에 초점을 맞추어 주요한 개념들의 변천을 살펴보았기 때문에, 국가 단위 문화정책의 ‘총체적 구조조정’의 실질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한계점을 지닌다. 따라서 개념적 고찰에 뒤이어 가장 시급히 요청되는 연구는 바로 이와 같은 정책 프레임워크에 대한 실증적 분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보고서에 명시된 창조산업의 정의와 그에 해당하는 13가지 핵심 영역을 모두 나열하시오.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창조산업의 정의와 구체적인 13가지 핵심 영역을 추출하여 답변을 구성해야 한다.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 내에서 창조산업의 정의를 설명하는 문장과 13가지 영역이 나열된 문장을 찾는다.
- 창조산업은 ‘개인의 창조성, 솜씨(skill), 재능(talent)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지적재산의 발생 및 이용을 통해 일자리와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활동들’을 의미한다.
- ‘광고, 건축, 미술 및 골동품 시장, 공예, 디자인, 디자이너 패션, 영화, 쌍방향 레저 소프트웨어, 음악, 공연예술, 출판, 소프트웨어, 그리고 텔레비전 및 라디오’라는 13가지 핵심 영역을 구체적으로 지정하고 있다.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정의 부분과 13가지 영역이 포함된 구체적인 목록을 근거로 선택한다.
- 개인의 창조성, 솜씨(skill), 재능(talent)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지적재산의 발생 및 이용을 통해 일자리와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활동들
- 광고, 건축, 미술 및 골동품 시장, 공예, 디자인, 디자이너 패션, 영화, 쌍방향 레저 소프트웨어, 음악, 공연예술, 출판, 소프트웨어, 그리고 텔레비전 및 라디오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추출된 정의를 먼저 제시하고, 이어서 13가지 영역을 목록 형태로 결합한다.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창조산업은 개인의 창조성, 솜씨, 재능에 기반하여 지적재산의 이용을 통해 부와 일자리를 만드는 활동이며, 구체적 영역은 광고부터 라디오까지 13가지임을 정리한다.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요구된 정의와 13가지 영역을 명확하게 기술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창조산업의 정의는 개인의 창조성, 솜씨(skill), 재능(talent)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지적재산의 발생 및 이용을 통해 일자리와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활동들이다. 13가지 핵심 영역은 광고, 건축, 미술 및 골동품 시장, 공예, 디자인, 디자이너 패션, 영화, 쌍방향 레저 소프트웨어, 음악, 공연예술, 출판, 소프트웨어, 텔레비전 및 라디오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보고서에 명시된 창조산업은 개인의 창조성, 솜씨, 재능에 기원을 두고 지적재산의 발생 및 이용을 통해 일자리와 부를 창출하는 활동이며, 13가지 핵심 영역에는 광고, 건축, 미술 및 골동품 시장, 공예, 디자인, 디자이너 패션, 영화, 쌍방향 레저 소프트웨어, 음악, 공연예술, 출판, 소프트웨어, 텔레비전 및 라디오가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