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한국에서 노동자들이 일을 하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생명을 잃고 재산상 손실을 입은 피해에 대해 적절하게 ‘보상’하기 위한 사회적인 노력은 1964년 산재보험제도의 도입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작업장 안전 및 보건의 기준을 마련하여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활동을 구체화한 산업안전보건법 은 1981년에 제정되었다. 이후 한국에서 산업재해의 ‘예방’과 ‘보상’이라는 형식적 틀이 완성되었으며, 지금까지 예방과 보상이라는 큰 틀은 유지되고 있다. 한국의 산업화 및 노동시장의 변화 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1990년대 이후 한국의 산업 및 노동시장 구조는 과거와 다른 특징들을 찾아볼 수 있다. 197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전개된 산업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대기업들은 1990년대 이후에는 기업 규모를 계속 확대하기보다는 업무나 공정의 분사화 또는 도급․용역화 방식을 선호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흐름은 크게 ‘수평적인 네트워크’와 ‘수직적인 원하청’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대체로 수직적인 원하청 구조를 선호하였다.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고용관계’의 등장 및 노동시장의 변화양상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산업재해의 위험요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접근은 아직까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다(Goudswaard et al., 2002; 박두용 외, 2005; Wooding et al, 1999[2008]; Benach and Muntaner, 2007). 한국의 산재예방과 보상을 위한 제도는 1990년 완성(1990년 산안법 전문 개정)되었으니, 이후 산업구조 및 노동시장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점들을 확인한 이후에도 방치해둘 수는 없다. 앞으로 한국 사회의 산업구조 및 노동시장 변화의 양상을 반영하여 산업안전보건제도의 공백 지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가급적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사내하도급으로 위험이 전가될 개연성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산업안전과 관련된 문제점을 ①사내하도급 구조 자체가 원인으로 작동하는 사례, ②예방적인 차원에서 안전보건 관리체계의 공백으로 인해 재해위험이 전이되고, 원하도급 관계로 인해 초래되는 산업안전보건상의 위험 사례, ③산업재해 발생 이후 및 사후 제도를 통한 산재처리과정에서의 하도급 관계를 매개로 한 배제의 사례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글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제조업인 조선산업을 사례로 사내하도급 활용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 실태와 문제점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조선산업을 사례로 선정한 이유는 조선산업은 한국의 주요 제조업 중에서도 사내하도급 노동의 활용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산업으로 조선산업이 사내하도급과 산업안전보건 실태를 살펴보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2013~15년 사내하도급을 활용하고 있는 조선산업 주요 사업장들을 대상으로 필자가 사내하도급과 산업안전보건 문제점들을 면접조사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사례를 정리하면서 유형화를 시도하였다.
그리고 오늘날 ‘간접고용’ 중에서 특히 제조업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유형은 동일 사업장 내에서 원청 정규직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사내하도급 노동’이다. 한국에서 1990년대 이후 확대되고 있는 ‘사내하도급’은 생산의 외부적인 분할이 아니라 동일한 사업장 내에서 별도의 하도급업체를 통하여 생산의 일부를 담당하게 하는 양태로 나타나고 있다(신원철 외, 2003). 이러한 점에서 사내하도급은 기업 간 ‘경제적인 거래관계’가 기업 간 및 기업 내 ‘고용관계’와 중첩(over- determined)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핵심적인 특징으로 지적할 수 있다. 따라서 사내하도급 노동은 ‘고용관계’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거래관계’의 특징이 모두 반영될 수 있다. 그 결과 사실상 소속 사업장 원청의 지휘․감독관계하에서 원청의 생산시설을 이용하여 작업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는 경제적 거래관계인 ‘도급’의 형식으로 계약이 체결되어 있기에 고용문제는 오로지 사내하도급업체 사용자와의 관계로만 제한되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의 실제 사용자가 누구인지가 매우 불분명한 상태에서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의 산업안전보건 책임 역시 논란이 된다(박종희 외, 2011).
노동시장의 구조변화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고용형태의 다양화, 사내하도급 노동의 확산은 산업재해 문제에 있어서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 한 사업장 내에서 원청업체 노동자들의 재해율이 낮아짐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장의 실질적인 안전보건 수준이 향상되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원하도급 관계에서 위험직종이 아웃소싱에 의해 원청에서 분리되면서 원청의 재해율이 낮아지고 안전보건에 대한 성과가 향상된 것처럼 잘못 이해할 가능성이 있다. 스웨덴 광산업의 사례를 조사한 Blank et al.(2005)은 하도급노동으로 산업재해가 전가되는 양상에 대해서 ‘은폐된 사고’(hidden accidents)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노동시장의 변화에 따른 기업 내 원하도급 관계를 통한 재해위험의 전가 가능성에 대한 접근은 앞으로 산업재해의 발생 메커니즘에 대한 인식의 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이는 실제 작업장 내에서 재해율을 낮춰서 노동자들이 안전한 작업장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증진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의 산업재해가 노동자 개인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되는 산재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와 같은 위험업무 자체가 구조적으로 사내하도급업체에서 담당하도록 작업장 내 업무 분화와 편재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족장/발판 공정의 추락사고 5건 중 4건은 추락 예방을 위해 안전난간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해야 하는데 모두 이를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이는 사내하도급업체의 공기단축 압력과 관련이 있다. 아울러 추락과 같은 전통적인 재해유형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발판/족장 작업공정에 대한 산업안전보건 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점에서 원청의 포괄적인 책임과 사내하도급과의 연관성은 부인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전성으로 인해 잦은 이직을 하고, 이로 인해서 작업환경에 대한 적응도가 떨어지고 저숙련으로 인해 안전의식도 둔감하게 되면서 산재발생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내하도급업체 노동자은 불안전한 환경에서 불안전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되고, 이는 곧 산재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하지만 사내하도급업체에서는 산재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활동을 수행하는데 있어 자체 예산을 투입해 안전보건관리자를 선임하거나 전담부서를 두는 등 안전을 중요시하는 경영을 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사내하도급업체의 영세성과 노동자들의 잦은 이직은 원하도급 구조와 결부하여 산업재해 위험의 증가라는 구조적인 전제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은 물량에 따라 사업장 이동이 잦기 때문에 작업환경 측정 및 건강진단에서 배재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아울러 질병이나 재해로 건강이 나빠진 노동자들은 이미 퇴출되고 건강한 노동자들만이 남기(소위 ‘건강한 노동자 효과’heathy workers’ effect) 때문에 건강진단을 통해 하도급 노동자들의 안전보건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다(고상백, 2006).
지시문 (instr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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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question)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이 산업재해 위험에 노출되는 구조적인 원인 중, 사내하도급업체의 경영 특성과 노동자의 고용 특성이 결합하여 나타나는 위험 요인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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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사내하도급 노동자의 산업재해 위험을 유발하는 구조적 원인을 사내하도급업체의 경영 측면과 노동자의 고용 측면으로 나누어 분석해야 함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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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사내하도급업체의 경영적 한계와 노동자의 고용 환경에 관한 정보를 추출한다.
- 사내하도급업체에서는 산재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활동을 수행하는데 있어 자체 예산을 투입해 안전보건관리자를 선임하거나 전담부서를 두는 등 안전을 중요시하는 경영을 하기 어렵다.
-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전성으로 인해 잦은 이직을 하고
- 사내하도급업체의 영세성과 노동자들의 잦은 이직은 원하도급 구조와 결부하여 산업재해 위험의 증가라는 구조적인 전제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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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경영 측면의 원인인 '영세성 및 안전 경영의 어려움'과 고용 측면의 원인인 '고용 불안전성 및 잦은 이직'을 핵심 근거로 선택한다.
- 사내하도급업체의 영세성과 노동자들의 잦은 이직은 원하도급 구조와 결부하여 산업재해 위험의 증가라는 구조적인 전제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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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사내하도급업체의 영세성으로 인해 안전보건 관리를 위한 예산 투입이나 전담 부서 운영이 어렵다는 점과,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으로 인한 잦은 이직이 결합되어 산업재해 위험을 높이는 구조적 전제조건이 된다는 논리를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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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사내하도급업체의 영세성으로 인한 안전보건 관리 역량 부족과 노동자의 고용 불안전성 및 잦은 이직이 결합되어 산업재해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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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추출된 논리를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사내하도급업체의 영세성으로 인해 자체 예산을 투입하여 안전보건관리자를 선임하거나 전담부서를 두는 등 안전을 중시하는 경영을 하기 어렵다는 점과,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전성으로 인해 잦은 이직을 함으로써 작업환경 적응도가 떨어지고 안전의식이 둔감해지는 등의 고용 특성이 결합되어 산업재해 위험을 증가시키는 구조적 전제조건이 된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사내하도급업체의 경제적 영세성으로 인한 안전 관리 역량 부족과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성 및 잦은 이직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결합하여 산업재해 위험을 높이는 구조적 원인이 됨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