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일본의 임금을 ‘연공임금’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즉 평균적으로 연령의 증가에 따라 임금이 증가되기 때문이다. 연공임금의 내용은 역사적으로 크게 변해 왔는데, 그 변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령의 증가에 따라 증가하는 임금커브가 완화하였다. 예를 들어, 대졸 이상 남성의 경우 20~24세의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가장 높은 연령층인 50~54세 임금수준은 1980년 약 350에서 2010년 약 250으로 완화하였다. 둘째, 임금을 결정하는 기준이 연령, 근속연수, 학력에서 잠재능력으로, 그리고 잠재능력에서 현재화된 능력, 역할·직무 등 일의 내용으로 바뀌고 있다. 즉 연공임금은 나이가 많기 때문이 아니라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이 높고, 담당하고 있는 역할이나 직무의 가치가 높기 때문에 증가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같은 연령이라 하더라도 개별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이전보다 커졌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일본 기업의 임금이 본질에서 견지하고 있는 내용이 있다. 첫째, 기업은 기본적으로 종업원의 생활을 책임진다는 것이다. 종업원의 생활은 경향적으로 연령의 증가에 따라 그 비용이 높아지는데 그것에 맞추어 임금체계를 구상하고 기획하고 있다. 가장 전형적인 것이 정기승급제도이다.
일본은 1945년 패전 직후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자가 나올 정도로 매우 황폐한 상황이었다. 미국 주도의 GHQ(연합국군 최고사령관 총사령부)는 민주화 정책의 하나로 노동운동을 지원하였고 그로 인해 많은 노동조합이 결성되었다. 노동조합은 ‘생활보장임금’을 내걸면서 임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였고, 생활보장임금에 맞는 임금체계 도입도 요구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전산형 임금’이다. 전력산업의 노조인 일본전기산업노동조합협의회는 1946년 10월 ‘최저생활보장임금제’ 등 3가지 요구를 내걸고 파업에 들어갔으나 교섭이 결렬되었다. 결국 11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을 거쳐 거의 노조의 요구대로 임금체계(전산형 임금체계)가 도입되었다. 전산형 임금체계는 크게 3가지의 임금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기준노동임금’으로 기본임금과 지역임금으로 나뉘는데, 기본임금은 생활보장급, 능력급, 근속급으로 세분된다. 생활보장급은 본인급과 가족급으로 나뉘는데, 세로축은 연령, 가로축은 가족 구성원 수로 연령과 가족 구성원 수가 증가하면 생활보장급은 자동으로 증가한다. 둘째, ‘기준외노동임금’으로 초과노동임금, 특수노동임금, 특수근무임금으로 나뉜다.
생활보장급(본인급+가족급)이 기준노동임금의 약 68%를 차지하고 있어, 전산형 임금은 생활보장형 임금체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생활보장형 임금체계는 전후 사회불안과 높은 인플레이션하에서 노동조합이 자신과 가족의 최소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 여겨 강력한 노동조합 운동을 통해 많은 기업에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경영자 측은 노조의 높은 임금인상(하후상박 임금인상) 요구, 요구 쟁취를 위한 빈번한 파업에 대응하기 위하여 1950년대 전반 정기승급제도를 도입하였다. 정기승급제도는 기업이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일정한 기준에 따라 매년 임금을 인상하는 제도이다. 인사평가 등을 고려하여 임금을 인상하지만, 격렬한 노동운동 가운데 격차를 크게 두는 것은 매우 어려워 거의 일률적으로 임금이 인상된 것으로 보인다.
1960년을 전후해 직무급 도입 움직임이 나타났는데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무역 자유화에 대한 대응이다. 미국은 일본이 공산주의 방패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경제성장을 지원하였는데 그중 하나로 일본의 보호무역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일본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는 가운데 보호무역을 더는 인정하지 않고, 수입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무역 자유화를 요구하였다. 무역 자유화는 성능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한 외국 제품(주로 미국)의 수입을 허용하는 것으로 일본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킬 우려가 있었다. 무역 자유화에 따른 기업경쟁력 약화를 막기 위하여 매년 높은 임금인상과 정기승급제도로 상승하는 인건비를 억제할 필요가 있었다. 억제 수단 중 하나가 직무급이었다. 둘째, 기능의 진부화에 대한 대응이다. 1955년 이후 철강, 제지 등 장치산업에서 기술혁신이 진행되었고, 특히 미국으로부터 선진 설비가 도입되었다. 그로 인해 오랜 근속을 통해 높아지는 기능 및 숙련은 큰 의미가 없게 되었다. 기술혁신에 대응하는 직무를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할 필요성이 요구되었다.
셋째,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대한 대응이다. 기능의 진부화에 따라 연공적 임금에 대한 청년층의 부정적인 인식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조합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요구하였고, 경영측도 일에 대한 대가로서의 임금지급이 타당하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할 수 있는 임금체계로서 직무급이 주목을 끌었다. 직무급 도입을 위해 주요 기업의 인사노무 담당자가 직접 미국을 방문하여 조사를 하였다. 장치산업인 철강과 제지 회사에는 직무급이 실제 도입되었다. 예를 들어, 철강회사인 야하타 제철은 1962년 직무급을 도입하였는데, 직무의 평가요소는 기초지식, 숙련, 책임, 판단, 정신적 부하, 육체적 부하, 작업환경, 재해 위험도였고, 같은 직무라 하더라도 경험에 따른 숙련도를 고려하여 3개의 등급으로 나누었다. 범위 직무급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직무급이 월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5%에 불과하였다. 즉 직무급을 도입하였다 하더라도 월 급여의 일부분에 그쳤다.
이처럼 직무급을 도입하더라도 임금의 일부에 불과하였고, 대부분 기업은 직무급을 도입하지 않았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 노사가 임금체계 개편 때 합의사항으로 개편으로 인해 근로자 개개인의 임금이 낮아지지 않을 것을 정하고 있다. 직무급 도입은 특정 근로자의 임금을 인상 또는 인하시킬 수 있는데, ‘낮아지지 않는다’는 노사합의로 인해 본격적인 직무급 도입이 불가능하였다. 근로자 개개인의 임금인하를 초래하지 않는 직무급 도입은 매우 많은 재원확보(즉 추가적인 임금인상)를 필요로 하는데, 치열한 기업 간 경쟁하에서 이는 인건비 인상으로 이어져 경쟁력 저하를 일으킬 우려가 있었다. 둘째, 자유로운 인력운영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은 고졸, 대졸 등 학교 졸업자 신규채용을 하여 현장훈련을 통하여 인력양성을 하고,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하여 빈번한 배치전환 등을 실시한다. 이러한 인사이동은 기업의 인사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그것을 거부할 수 없다. 인사이동으로 직무급이 낮아지는 경우도 많은데, 당사자가 그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즉 자기의 의사와 관계없이 회사의 일방적인 인사이동으로 직무급이 인하되는 것에 납득할 수 없다. 기업도 이러한 문제를 인정하였기 때문에 본격적인 직무급 도입은 불가능하였다.
셋째, 급격한 기술변화에 대한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제조현장은 새로운 설비도입, 설비개량, 직무재배치, 직장환경 개선 등 자주 변화하는데, 그에 따라 직무등급과 직무급도 바뀐다. 제조현장의 변화를 매번 측정하고 직무등급과 직무급을 변경하는 것은 기업에 큰 관리비용을 초래하게 된다. 또한 제조 현장의 변화를 반영하여 직무급이 낮아지는 경우, 당사자의 납득을 얻기 어렵다. 넷째, 근로자의 동기부여를 높일 수 없다. 직무급은 기본적으로 특정 직무에 종사하고 있으면, 당사자가 높은 의욕을 갖고 있거나 없거나, 또한 더욱 능숙하게 직무를 수행하거나 하지 않거나, 원가절감 등에 이바지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임금의 차이가 없다. 일본 기업은 현장훈련을 중심으로 한 인재양성,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등을 근로자에게 기대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높은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그러나 직무급의 경우 그것을 기대할 수 없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1960년 전후 일본 기업들이 직무급을 도입하려 했던 배경 중 기술적 측면과 관련된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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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1960년 전후 일본 기업이 직무급을 도입하려 했던 이유 중 기술적 요인을 찾아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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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직무급 도입 배경에 관한 내용을 문맥에서 추출한다.
- 1960년을 전후해 직무급 도입 움직임이 나타났는데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 둘째, 기능의 진부화에 대한 대응이다.
- 1955년 이후 철강, 제지 등 장치산업에서 기술혁신이 진행되었고, 특히 미국으로부터 선진 설비가 도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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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기술적 변화와 관련된 구체적인 근거를 선택한다.
- 기술혁신이 진행되었고, 특히 미국으로부터 선진 설비가 도입되었다.
- 그로 인해 오랜 근속을 통해 높아지는 기능 및 숙련은 큰 의미가 없게 되었다.
- 기술혁신에 대응하는 직무를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할 필요성이 요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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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기술 혁신과 선진 설비 도입으로 인해 기존의 숙련도가 중요하지 않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직무 중심의 임금 체계가 필요해졌음을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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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기술 혁신과 선진 설비 도입으로 인해 근속연수에 따른 기능 및 숙련의 가치가 낮아졌기 때문에,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직무를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었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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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1955년 이후 철강, 제지 등 장치산업에서 기술혁신이 진행되고 미국으로부터 선진 설비가 도입됨에 따라, 오랜 근속을 통해 쌓은 기능 및 숙련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기술혁신에 대응하는 직무를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1955년 이후 철강, 제지 등 장치산업의 기술혁신과 선진 설비 도입으로 오랜 근속을 통한 기능 및 숙련이 의미를 잃으면서, 기술혁신에 대응하는 직무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