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그런데 어떤 직업이건 감정 자체가 완전히 자유로운 경우는 없다. 주로 사무근로를 담당하는 근로자라도 업무의 종류, 직책, 직급 등의 요인에 따라 각기 다른 정도의 감정적 소요를 겪을 것이고, 생산 근로를 담당하는 근로자 또한 마찬가지이다. 모든 직업에서 근로자들은 노동 과정에서 감정적인 부담을 느끼지만 감정노동이 다른 노동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바로 감정노동자들이 직무에 맞지 않는 자신의 본래 감정을 드러내서 상대방에게 들키게 되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실질적인 불이익을 경험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마치 사무직 근로자가 맡겨진 사무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거나 실질적 불이익을 경험하는 것, 생산직 근로자가 제조한 사물에 하자가 발생하여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거나 실질적 불이익을 경험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정신적 노력이 필요한 일’로서 정신노동에서의 ‘정신’이나, ‘육체적 노력이 필요한 일’로서 육체노동에서의 ‘육체’가 그 ‘노동’의 요소로서 노동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그 평가를 통해 노동을 제공한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서비스노동의 특징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다르게 나타난다. 어떤 제품을 접했을 때 소비자는 그 제품을 만든 근로자의 노동보다는 그 제품을 생산한 회사를 먼저 떠올리고, 제품의 하자가 발생하였을 때 그 제품을 만든 근로자가 아니라 회사에 항의를 한다. 그러나 어떤 서비스를 접했을 때 소비자는 그 서비스를 제공하게 한 회사보다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근로자를 먼저 인지하고, 상품의 하자가 있을 때 회사가 아닌 근로자에게 이의를 제기한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업무상 요구되는 감정노동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감정노동의 영역을 이와 같이 본다면 감정노동은 서비스노동의 일부이거나 한 종류로 생각하게 된다. 서비스노동은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에 모두 해당되는 개념으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감정노동이 굳이 육체노동인지 정신노동인지를 따질 필요는 없다. 그런데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전통적인 노동관계에서 사용자–근로자 관계를 염두에 둔 현재의 노동법 체제는 과연 서비스 노동관계에서 근로자–소비자의 관계와 더 나아가 여기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통제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 것일까, 또는 고려할 수 있을까?
우선, 감정노동의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현행 근로기준법이 ‘근로’를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을 포함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음을 말하였다. 그런데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또한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이 동시에 수행되는 서비스노동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재에 ‘근로’의 의미를 정의하는 규정을 두고 있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근로’에 대한 정의를 규정함으로써 오히려 그 의미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현재는 감정노동이라는 용어도 등장하였는데, 향후에는 또 어떤 새로운 노동의 형태가 발생하게 될지도 모른다. 법에서 개념을 규정함으로써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는데, ‘근로’에 대한 정의규정이 그러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존의 판례상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구분은 주로 보험 관계를 둘러싸고 발생하였다. 1990년대 초반 법원은 일용노동 종사자의 가동연한을 산정하면서 “육체노동을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어도 정신노동자는 일을 계속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대법원 1992.2.11. 선고 91다 29095 판결)”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근로자의 가동연한은 육체노동인지 정신노동인지의 구분보다는 직업의 성격에 따라서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모든 사건에서 법원이 정신노동자가 반드시 육체노동자보다 오래 일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육체노동에 종사한다고 할 수 있는 농업 종사자의 가동연한과 관련하여 판례는 “농업 노동 또는 농업 노동을 주로 하는 자의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가 되는 가동연한은 경험칙상 만 60세가 될 때까지로 보아야 하고 다만 그의 연령, 직업, 경력, 건강 상태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위와 같은 경험칙을 배제하고 만 60세를 넘어서도 가동할 수 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의 가동연한은 만 60세를 넘어서도 인정할 수 있다”는 식으로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1997.12.26. 선고 96다25852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감정노동의 실태적 측면에 대한 조사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과 는 달리, 법제적 연구는 다소 빈약하다. 문무기(2013)는 ‘서비스산업 정신질환의 산재법상 법리’라는 연구를 통하여 감정노동으로 인한 정신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이해함으로써 이에 대한 산재보상의 가능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한편, 사법적 구제방법(입증책임의 완화)에 대한 제도 개선을 통한 감정노동자 보호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방안에 대하여 연구한 바 있다. 이수연(2015)은 ‘감정노동과 사용자책임’이라는 주제로 감정노동의 문제를 노동법적․인권적 관점에서 논의하여 산재보험, 산업안전보건 등의 측면에서 특히 사용자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근로자의 권리적 측면, 그러므로 감정노동 근로자를 보호해야 할 사용자의 의무적 측면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한인상(2015)은 ‘감정노동에 대한 노동법적 규율방안’이라는 주제로 감정노동이 다른 노동에 비하여 특별한 대우를 받을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그 의문을 해소하기 위하여 감정노동의 개념화와 한계를 지적하는 한편, 감정노동 및 감정노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하여 기존 노동법제의 적용과 해석론 및 한계 등을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감정노동에 관한 정의가 법학, 특히 노동법에서는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노동법적으로 감정노동을 별도로 규정할 것인지와 관련하여, 이를 긍정하는 견해와 부정하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감정노동에 관한 여러 입법안은 감정노동을 별도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견해일 것이고, 반면 감정노동 역시 본래의 직무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수반된다는 점에서 다른 노동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별도로 규정하는 것보다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경우에 대한 일반적 보호 확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견해도 있다. 근로기준법 등 개별적 근로관계를 중심으로 한 노동보호법제를 기준으로 했을 때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이고, 이때 근로는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제1호, 제3호). 감정노동을 독립적으로 정의하여 노동법제 안으로 포섭할 것인지에 대하서는 근로자들의 근로 형태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이외의 감정노동이라는 새로운 형태가 있음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의 문제일 것이다.
실태 연구들의 성과가 1.의 금융업 감정노동자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에 관한 법제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데, 감정노동이 근로수행의 한 형태임을 감안한 다면 이것이 노동법제 안으로 포함되지 않고 금융법제에 산재하게 되었다는 것은 감정노동에 관한 법적 접근을 다소 난해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결과는 실태에 대한 조사연구의 활성화와는 달리 감정노동에 대한 노동법적 연구가 다소 활성화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감정노동에 대한 노동법적 연구는 우선 일반적인 노동(즉, 근로기준법이 규정하는 것과 같은 육체노동과 정신노동) 이외 별도의 범주로서 감정노동이 다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다른 노동과 마찬가지라면 감정노동을 특별히 새로운 노동법적 연구의 대상으로 삼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소비자가 제품의 하자가 발생했을 때와 서비스의 하자가 발생했을 때 각각 누구에게 이의를 제기하거나 항의하는지 차이점을 설명하시오.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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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제품의 하자 발생 시와 서비스의 하자 발생 시 소비자의 대응 대상 차이를 비교하여 기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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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제품의 하자 발생 시 소비자의 행동과 서비스의 하자 발생 시 소비자의 행동에 관한 정보를 추출한다.
- 어떤 제품을 접했을 때 소비자는 그 제품을 만든 근로자의 노동보다는 그 제품을 생산한 회사를 먼저 떠올리고, 제품의 하자가 발생하였을 때 그 제품을 만든 근로자가 아니라 회사에 항의를 한다.
- 어떤 서비스를 접했을 때 소비자는 그 서비스를 제공하게 한 회사보다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근로자를 먼저 인지하고, 상품의 하자가 있을 때 회사가 아닌 근로자에게 이의를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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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제품의 경우 '회사에 항의'한다는 점과 서비스의 경우 '근로자에게 이의를 제기'한다는 핵심 문구를 선택한다.
- 제품의 하자가 발생하였을 때 그 제품을 만든 근로자가 아니라 회사에 항의를 한다.
- 상품의 하자가 있을 때 회사가 아닌 근로자에게 이의를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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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제품은 생산 주체인 회사를 대상으로 하지만, 서비스는 제공 주체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대조적 구조를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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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제품의 하자는 회사에 항의하고, 서비스의 하자는 근로자에게 이의를 제기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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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추출된 정보를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완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제품의 하자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는 제품을 만든 근로자가 아닌 회사에 항의한다. 반면, 서비스의 하자가 있을 때는 회사가 아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근로자에게 이의를 제기한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소비자는 제품에 하자가 발생했을 때 제품을 만든 근로자가 아니라 회사에 항의하지만, 서비스에 하자가 있을 때는 회사가 아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근로자에게 이의를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