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산업안전보건법과 관련해서 보면, 한국에서도 법인 등에 대해 처벌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법인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영국과 다른 점은 영국의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조직이 처벌의 주된 대상이 되고, 2차적으로 ‘개인의 동의나 방조, 개인의 과실’이 있는 경우 그 개인에 대해 추가로 형벌을 부과한다. 그래서 영국은 개인과 법인의 형사책임과 관련하여 한국과는 정반대되는 형벌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일반형법상의 규율체계를 비교해 보자. 앞서 본바와 같이, 영국은 2007년 법인과실치사법은 법인을 포함한 조직만을 그 처벌 대상으로 한다. 개인은 여전히 판례법상의 과실치사죄의 적용을 받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개인에 대해서는 업무상 과실치사죄26) 적용이 가능하나, 법인사업주에 대해서는 개인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있는 경우에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양벌규정)를 적용한다. 법인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죄가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법인은 형사적 책임을 부과하는 주체로 보지 않는 형법의 일반 원리로 해서 해석상 법인사업주에 대하여 업무상 과실치사죄를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전형배, 2012: 22).
서두에서 대림산업 여수공장폭발 사건의 예를 들어 사업장의 중대안전사고에 대해 기업의 처벌이 미약하다고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러한 벌금은 회사의 규모에 비해서뿐만 아니라 법인에 대해 최고 수십, 수백억 원까지 부과하는 영국에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다. 영국과의 비교를 통해서 보면 이 문제는 법인을 처벌의 주된 대상으로 보지 않는, 한국의 사업장 안전규율체계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형법상의 업무상 과실치사죄는 처벌의 대상에서 법인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으며, 산업안전보건법은 양벌규정에 의해 주된 행위자에 대한 처벌에 부수적으로 처벌될 뿐이다. 이와 같이 법인 자체가 양벌규정에 의해서만 처벌될 수 있는, 한국의 사업장 안전사고 규율체계에서는 벌금액수가 아주 낮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산업안전보건법상 벌칙규정의 벌금형은 주된 행위자로 상정된 개인에게 부과할 수 있는 벌금액수를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 그리고 제24조제1항을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한국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최고 벌금액인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66조의2).
여기에 대해 현행 양벌규정에서 법인에 대한 벌금형의 벌금액수를 높여 법인처벌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있다. 양벌규정의 법인에 대한 벌금형을 높이는 것 이외에도 양벌규정에 영국과 같이 위반사실 공표나 구제명령을 추가하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의견들은 벌금형의 상한을 일부 높일 수 있을지라도 양벌규정이 법인을 주된 처벌 대상자로 보지 않는 것을 전제하는 이상 영국에서와 같이 법인의 경영에 영향을 줄 만큼 징벌적이고 충분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두에서 한국의 사업장 안전사고 규율체계에서 처벌의 또 하나의 문제는 위반죄와 책임의 불일치이었다. 그런데 앞에서 영국의 경우 2007년 법인과실치사법이 제정된 핵심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즉 영국의 산업안전보건법은 법인인 사용자에게 막대한 벌금을 부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안전사고에 대한 법인책임에 대한 올바른 부과의 차원에서 2007년 법인과실치사법을 제정한 것이다. 이와 달리 한국에서는 안전과 관련한 회사의 정책과 조직문화가 사업장 안전사고의 구조적인 원인으로 작용함에도 불구하고, 안전사고의 발생 유무와 관계없이 처벌이 가능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 위반에 대해서만 책임을 묻는 것이다.
대규모 회사가 관련된 Southall 기차 충돌사고를 예로 들어 보자. 이 사고는 1997년 Southall역에서 Great Western Trains Company가 운영하는 철도에서 발생하였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기차는 1997년 9월 19일 오전에 Swansea에서 London Paddington으로 운행하고 있었다. 이 기차는 선두의 동력차량(lead power car)과 7개의 일반차량 그리고 후미의 동력차량(trailing power car)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당시 이 기차에는 약 180여 명의 승객과 직원들이 있었다. 이 기차는 당시 51세의 남자가 운전하고 있었는데 그는 상당한 경험이 있었고, 그가 운전하는 노선과 그 기차의 형태에 대해 매우 익숙했다. 그 기관사는 선두의 동력차량에 혼자 있었으나 시속 110마일 이상의 기차에서의 2인 근무체계가 1996년 9월 26일 폐지되기 전까지는 보조기관사가 함께 있었다. 동력차량에는 정지신호무시 진행(S.P.A.D. Signal Passed at Danger)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두 가지의 안전장치가 있었고 이 안전장치는 기관사와 무관하게 작동된다. 이 두 안전장치는 보통 기관사가 멈춰야 하는 신호에서 진행하는 것을 막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 기차는 런던으로 운행 중 Southall역에서 이 역 선로를 지나는 화물차량과 충돌하였다. Southhall역은 충돌 전에 화물차량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은 올바르게 신호로 전달되었다. 이 올바르게 전달된 신호는 녹색, 이중 노랑, 단일 노랑 그리고 적색으로 연달아 표시된 것이었다. 기관사는 이 역을 통과하기 전에 녹색으로 표시된 것을 보았고, 런던 도착을 준비하며 짐을 다시 싸면서 다시 보았을 때는 적색으로 바뀌었다. 적색을 보는 순간 최대한 강하게 제동을 걸었지만, 기차는 이때 충돌 지점으로부터 3,600미터에 걸쳐 평균 시속 116마일로 운행을 하고 있어서 너무 늦었다. 기관사가 화물차량을 보았을 때 충돌은 불가피하고 깨닫고 자리를 떠서 엔진 뒤쪽으로 움직였다. 충돌의 힘은 엄청나서 동력차량은 위로 세워졌으며 일반차량 몇몇은 탈선했고, 차량들의 오른쪽은 뜯겨져나갔다. 이 충돌로 6명의 승객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부상당한 1명은 병원에서 숨졌다. 151명이 부상당했는데 이 중 36명은 중상이었다.
충돌의 원인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기관사가 최종의 적색신호 전의 이중 노랑이나 단일 노랑의 신호를 보지 못한 것이었다. 기관사는 기차의 진행 방향을 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 이 철도회사가 기관사와 무관하게 작동되는 안전장치의 전원이 꺼졌고, 기관실에 오직 1인만이 있는 상태로 기차가 운행되도록 야기하거나 허용한 것이었다. 영국 검찰은 이러한 사실에 근거를 두어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검찰은 회사는 승객들의 안전에 대해 합리적인 배려를 할 배려의무가 있었다고 본다. 검찰의 시각에서 이러한 배려의무는 모든 예측가능한 위험을 평가하고 다루는 것이다. 검찰은 이러한 위험 중에 기차가 위험신호를 지나치는 것을 야기하는 1인 기관사의 과실을 포함하였다. 만약 당일 기차에서처럼 기관실이 그러한 문제를 겪을 때 다음의 세 가지 행위 중의 하나를 하도록 지시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본다. 첫째는 그 기차가 첫 번째 중간역에서 멈추고 다른 기차가 승객들을 태우도록 하는 것이었다. 둘째는 기차가 Swangea에서 방향을 바꾸어 돌아가는 것이었다. 셋째는 보조기관사가 기관사와 함께 운행하거나 그 기차가 안전경보장치가 작동할 때까지 운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스포츠클럽 회사가 운영하는 고무보트를 타고 있던 11살 소녀가 호수로 떨어져 보트에 치어 사망하였다. 이 보트의 운전기사는 뉴질랜드 출신으로서 5년여의 수상스키용 보트 운전사로서 경험이 있었지만 영국이 인정하는 어떠한 자격도 없었다. 재판에서 산업안전에 대해 느슨한 태도가 있었다고 직원들은 증언했다. 전직 직원과 고객들은 어떤 사람이 물에 빠지면 운전기사에게 주의를 줄 ‘안전지킴이(spotter)’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보트는 불필요하게 급격히 회전을 했으며, 아동이 입고 있던 안전장비의 색깔이 물에 빠졌을 경우 인식하기 쉽지 않았다. 소녀가 빠졌을 때 아동들 몇몇의 부모가 이를 보고 운전기사에게 알리려고 했으나 운전기사는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회사는 법인과실치사죄를 범했다는 것을 부정했으나 나중에 유죄 인정으로 그 태도를 바꾸었다. 검찰은 회사의 이사에 대해 산안법상 양벌규정(제37조의 ‘과실’)으로 기소했으나 이후 기소를 포기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한국의 산업안전보건법상 법인에 대한 벌금액수가 낮을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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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한국의 산업안전보건법 체계에서 법인에 부과되는 벌금액수가 낮은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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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한국의 법인 처벌 방식과 벌금 산정 기준에 관한 정보를 추출한다.
- 산업안전보건법은 양벌규정에 의해 주된 행위자에 대한 처벌에 부수적으로 처벌될 뿐이다.
- 산업안전보건법상 벌칙규정의 벌금형은 주된 행위자로 상정된 개인에게 부과할 수 있는 벌금액수를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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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벌금액수가 낮은 이유와 직결되는 '양벌규정의 성격'과 '벌금 산정 기준' 문구를 선택한다.
- 양벌규정에 의해 주된 행위자에 대한 처벌에 부수적으로 처벌될 뿐이다.
- 벌금형은 주된 행위자로 상정된 개인에게 부과할 수 있는 벌금액수를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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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한국의 체계는 법인을 주된 처벌 대상이 아닌 부수적 대상으로 보며, 벌금 기준 또한 개인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인과관계를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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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법인이 주된 처벌 대상이 아니라 양벌규정에 의해 부수적으로 처벌되는 구조이며, 벌금액수 자체가 개인에게 부과 가능한 금액을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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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한국의 산업안전보건법상 법인은 양벌규정에 의해 주된 행위자에 대한 처벌에 부수적으로 처벌될 뿐이며, 벌금형의 기준이 주된 행위자로 상정된 개인에게 부과할 수 있는 벌금액수를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한국의 산업안전보건법상 법인은 양벌규정에 의해 주된 행위자에 대한 처벌에 부수적으로 처벌되며, 벌칙규정의 벌금형이 주된 행위자로 상정된 개인에게 부과할 수 있는 벌금액수를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벌금액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