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접근권과 관련하여 시설물 접근권(제18조), 이동권(제19조), 정보접근권(제20조)을 구분하여 명문화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8조는 시설물 접근, 이용의 차별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제18조 제1항에서는 시설물 접근 및 이용에서 일어나는 ‘직접 차별’을 금지하고, 제2항에서는 보조견, 보조기구 사용에 관한 차별을 금지하며, 제3항에서는 시설물 접근, 이용에 있어서 정당한 편의제공을 할 의무를 규정하고, 제4항은 시설물의 범위 및 정당한 편의의 내용을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다. 제1, 2항은 직접 차별을, 제3, 4항은 정당한 편의제공을 규정하는 방식이다. 제2항에서는 특히 시설물 이용시 보조견 및 장애인보조기구를 들여오거나 시설물에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지 말 것을 규정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이 시설물을 이용할 때 안내견을 동반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이 조항에 따라 금지된다. 제3항에서는 시설물 접근 이용에 대한 정당한 편의제공의무를 규정하는 조항인데, 특히 비상시 대피할 때 차별하지 않을 것을 강조하고 비상시 피난 등 정당한 편의제공을 하여야 함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 독특하다. 시설물 접근 이용에서 비상상황은 더 큰 접근권과 이동권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장애인등편의법은 편의시설을 중심으로 하는 법률이다. 출입구, 경사로, 승강기나 장애인용 화장실과 주차장 등 편의시설의 설치가 의무화되고 있다. 편의시설 중에는 매개시설로 복도가 거론되고 있으나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에는 통로로도 족하고, 매표소, 접수대 등 시설도 요청되고 있으나 일정한 경우 좌석 등의 제공만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장애의 유형에 따라서는 편의시설만으로는 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도 많고, 지체장애인의 경우에도 막상 시설 진입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내부 이동이 곤란하거나 좌석 제공을 비롯하여 정당한 편의가 제공되지 않으면 시설 이용이 곤란한 경우가 많다. 장애인등편의법은 장애인 등이 많이 이용하는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의 경우 시설주로 하여금 편의시설 이외에도 휠체어, 점자, 안내책자, 보청기기 등을 갖추어 두고 장애인 등이 해당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16조). 또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의 시설주는 위 시설을 이용하려는 장애인이 요청할 경우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안내 서비스, 한국수어 통역 등의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제16조의2).
장애인등편의법은 주로 하드웨어를 강조하는 법률이다. 즉 경사로나 장애인용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여 장애인 등의 접근을 보장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장애의 유형에 따라서는 편의시설만으로는 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도 많고, 지체장애인의 경우에도 막상 시설 진입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정당한 편의가 제공되지 않으면 시설 이용이 곤란한 경우가 많다. 이에 장애인등편의법은 장애인등이 많이 이용하는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의 경우 시설주로 하여금 편의시설 이외에도 휠체어, 점자, 안내책자, 보청기기 등을 갖추어 두고 장애인 등이 해당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16조). 여기에서 장애인등이 많이 이용하는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은 장애인등편의법 시행규칙 에 열거하고 있고, 편의의 내용으로 갖추어야 하는 물품은 각 시설에 따라 의무용품과 권장용품이 다르게 규정되어 있다. 예컨대, 공공도서관의 경우 보청기기를 의무적으로 비치하여야 하고, 저시력용 독서기의 비치는 권장된다. 비치용품은 출입구부근, 민원실, 안내실, 매표소 등 장애인등이 이용하기 편리한 곳에 각각 비치하여야 한다( 장애인등편의법 시행규칙 제6조, 별표3).
2003. 12. 31. 일부 개정으로 법의 목적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부분이 삭제되었고, 보건복지부에 편의증진심의회가 설치되었으며, 일정한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의 시설주는 장애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 안내서비스 수화통역 등의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점이 명시되었다(제16조의2). 시설 또는 하드웨어 중심의 장애인등편의법에서 처음으로 인적 서비스 조항이 들어간 것이다. 이 조항은 지체장애인 중심의 편의제공에서 시각 청각장애인 등을 위한 편의제공으로 내용을 확대한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편의시설설치촉진기금 관련 규정이 삭제되었다. 안내서비스 수화통역 등 편의제공을 요청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에 따르지 아니한 시설주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때에도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규정을 신설하였다. 인적서비스 제공이 여전히 미흡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하여 인적서비스 제공 거부에 대한 재제를 강화한 것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 원칙을 선언하고 차별을 한 자에게 손해배상책임(제46조) 및 형사책임(제49조)를 물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차별행위를 하지 않음에 있어서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 등이 있는 경우에는 차별로 보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어서(제4조 제3항 제1호) 장애인을 위한 접근권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는 시설물이라도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적용되지 않도록 하여 시설물의 소유 관리자의 부담을 경감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시설물 접근 이용 차별금지 조항이 적용되는 시설물은 장애인등편의법 제7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시설 중 2009. 4. 11. 이후 신축 증축 개축하는 시설물이다(법 제18조 제4항 및 시행령 제11조). 우선 시기적으로 2009. 4. 11. 이후 신축 증축 개축하는 시설물에 한하여 조항이 적용된다. 이는 장애인등편의법과 동일한 태도로서, 법률이 시행된 이후의 시설물에 한하여 적용하는 것이다.
장애인등편의법은 편의시설 대상시설과 설치기준과 관련하여 기초적인 원칙조차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또한 법률에 근거 없이 설치하여야 하는 편의시설 항목을 의무사항과 권장사항으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장애인등편의법만 봐서는 어떤 대상시설에 어떤 편의시설이 설치되어야 하는지 예상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입법의 위임은 법률로써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이루어져야 하고 법률은 그 의미내용으로부터 무엇이 금지되는 행위이고 무엇이 허용되는 행위인지 국민이 알 수 있도록 명확하여야 한다”는 포괄위임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이 편의시설 대상시설과 설치기준을 임의로 축소하여 장애인 시설물 접근권을 보장해야 하는 대상건물 및 시설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장애인등편의법에서는 면적과 건축연도를 기준으로 일정기준 미만의 공중이용시설에 대하여 편의시설 설치의무를 면제하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면적을 기준으로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공중이용시설이 편의시설 설치의무를 면제받게 되어 예외 인정 범위가 광범위하다. 이렇게 광범위한 예외를 인정할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즉, 시설주에게 예산 부담이 과도한 정도인지는 시설주의 재산상태, 사회적 역량 외에 지원제도의 뒷받침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음에도 일률적으로 편의시설 설치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고, 특히 공중이용시설에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편의시설인 도로와 출입로 사이에 단차를 없애거나 경사로를 설치하는 것은 크게 비용이 소요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과도한 부담을 이유로 광범위한 예외를 인정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기술적인 한계 측면에서도 간단하게 경사로를 설치함으로써 접근이 가능한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