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그러나 보다 직접적으로 부가가치세제 도입을 촉진시키게 된 배경에는 선구자적 안목을 가진 고급 정통관료의 혜안이 있었다. 경제학자로서 당시 청와대 비서관이었던 김재익 씨는 헌신적인 노력으로 부가가치세 제도 도입을 주도하여 정부의 핵심적 정책과제로서 검토되기 시작한 것이다. 1973년 중화학공업화 선언과 함께 경제개발투자에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었고, 이에 대응하여 정부는 재원조달을 위해 다각적인 수단을 동원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조세저항이 상대적으로 덜한 간접세를 중심으로 다양한 세목이 개발되었고 세율도 매우 복잡하게 설정되어 많은 징세 비리와 부패가 발생하는 원인이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시민의 탈세와 함께 정부에 대한 불신도 증대되었다. 이처럼 복잡한 간접세 체계와 문란한 징세행정을 쇄신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부가가치세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정부는 부가가치세제의 도입이 정부방침으로 정해지면서 매우 치밀한 사전준비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갔다. 부가가치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선진국의 사례를 비교하여 장단점을 검토하고 한국의 여건에 맞는 제도 형태를 도출해 나갔으며, 국제기구의 전문가를 초빙하여 제도도입의 가능성과 한국여건에 적합한 제도 모델을 개발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와 자문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사전준비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개혁을 주도해 나간 김재익 씨와 경제수석 비서관, 재무부 장관 등 고위층은 제도도입에 적극적인 반면, 실제 제도개혁을 실행하고 관리를 주관해 나갈 재무부의 정책실무자는 제도도입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여 계층 간의 의견조율에 매우 긴 시간의 토론과 진통의 과정을 겪기도 하였으나, 집행에 책임을 가진 실무자들의 의견이 존중되어 기존의 대체세목, 세율, 면세범위, 소규모 사업자에 대한 과세특례, 세무행정상의 절차 등 치밀한 제도설계를 통해 사전준비를 보다 철저하게 할 수 있었다.
새로운 조세제도로서 부가가치세를 도입하는 데 가장 큰 이슈는 물가상승과 조세의 역진성 못지않게 징세행정 비용이 늘어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미 영업세에서 부분적으로 원천징수제도를 시행해 왔기 때문에 부가가치세제의 도입에는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었다. 원천징수는 부가가치세제와 마찬가지로 거래상대방이 사전에 상대방의 세금을 미리 거두는 방식이었다. 이를테면 부가가치세는 영업세의 원천징수방식을 전면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다. 1970년도 처음 부가가치세 제도에 관한 연구가 시작된 이후 여러 해외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 다행스럽게도 자문에 참여한 전문가 중 J. C. Duignan도 한국이 부가가치세 제도를 도입하는 데 매우 유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한국조세연구원[2003b]).
부가가치세 제도 도입 이전 간접세 제도를 운영하면서 제기되는 가장 큰 문제점은 간접세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영업세의 과세를 인정과세로 결정한다는 점이었다. 영업세는 일단 사업자가 과세표준을 신고는 하지만 최종적인 과세표준은 과세당국이 결정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운영되고 있었다. 이처럼 과세표준이 사업자의 신고를 기초로 결정되지 않고, 과세당국 이 임의적으로 결정하는 인정과세 방식이 유지된 것은 제도적인 미비보다는 사업자의 납세자료 기장관행이 정착되지 않았고, 따라서 납세 의무자의 자진신고에만 의존할 수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나름대로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사업자들의 기장관행을 유도하고, 이를 기초로 세액을 신고하도록 하는 한편, 불이행자에게는 가산세를 부과함으로써 공정⋅투명한 세정을 위해 노력을 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개인납세자 대부분이 기장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성실신고에만 의존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영업세의 대부분은 추계 조사하는 방법으로 결정되었다. 근거과세를 하지 못한 것은 납세자들의 불성실한 납세의식에도 기인하지만, 영업세가 제도적으로 사업자의 수입액에 과세를 하면서 매입액에 대해서는 공제해주지 않는 관계로 거래 당사자의 매입⋅매출 정보가 완벽하게 노출되지 않는 제도적 불완전성도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영업세의 징세업무가 과세당국의 자의적인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세정의 투명성이 부족하고 공평성이 훼손되는 가운데 납세자들의 조세저항도 매우 높은 상황이었고, 세무공무원들의 비리와 부패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한국조세연구원[2012b]).
경제⋅재정 여건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의욕적인 중화학공업화, 농어촌개발 및 방위력 증강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소요재원을 조달할 수 있도록 세입목표를 달성하는 일이 세정의 최우선적인 과제였다. 다양한 새로운 세목이 추가되기도 하고 기존의 세목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는 방법이 반복됨에 따라 세제가 지나치게 복잡해졌다. 1976년 부가가치세가 도입되기 전에는 소득세와 법인세, 상속세, 증여세 이외의 세목은 품목별 과세체계 또는 행위별 과세체계로서 개별 품목이나 행위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었으며, 새로운 세목이 끊임없이 도입되고 기존의 세목이 폐지되는 과정이 반복되었다(한국조세연구원[2012b]). 이처럼 당시의 세제가 재정수입 증대에 최우선적인 목적을 두고 다양한 명목의 조세가 남발됨에 따라 조세제도는 복잡 다기화되고 중립성이 왜곡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쳐 수출과 경제발전에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었다(이형구⋅전승훈[2006]). 또한 조세체계가 복잡⋅다기화됨에 따라 더 이상 세목신설이나 세율인상 방법으로는 세수를 증대하는데 한계에 부딪치게 되었고, 정상적인 조세제도의 운영으로는 목표한 세입확보가 불투명해지면서 편법적인 징세제도까지 운영되기도 하였다.
부가가치세제 도입을 주장한 배경의 하나로서는 부가가치세제가 투자 및 수출을 촉진하는 세제라는 점이었다. 소비형 부가가치세 제도 아래서는 자본재 등 시설투자에 대해서는 매입세액을 공제함으로써 투자촉진을 위한 유인제도로서 적극 활용할 수 있고, 따라서 자본집약적인 산업 중심으로 산업의 구조전환을 촉진하는 데 유리한 제도라는 점에서 부가가치세 도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더욱이 수출 주도적 경제성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던 당시 정부로서는 부가가치세 제도가 수출촉진을 유도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제도도입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국제교역의 보편적인 질서로서 확고한 위상을 가진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 따라 국경세의 조정방법으로서 직접세는 원천지 과세원칙을 채택한 반면, 간접세에 대해서는 소비지 과세원칙을 채택하였다. 따라서 부가가치세는 수출 또는 수출지원 사업에 대해서는 영(0)세율을 적용함으로써 매출세를 부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입세액을 환급해줌으로써 수출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부가가치세 도입 이전의 영업세 운영 방식에서 과세표준이 사업자의 신고를 기초로 결정되지 못하고 과세당국이 임의적으로 결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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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영업세 운영 시 과세표준 결정 방식이 사업자 신고가 아닌 과세당국의 임의 결정(인정과세)으로 이루어진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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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영업세의 과세표준 결정 방식과 관련된 문맥 정보를 추출한다.
- 영업세는 일단 사업자가 과세표준을 신고는 하지만 최종적인 과세표준은 과세당국이 결정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운영되고 있었다.
- 과세표준이 사업자의 신고를 기초로 결정되지 않고, 과세당국 이 임의적으로 결정하는 인정과세 방식이 유지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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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인정과세 방식이 유지된 직접적인 이유를 명시한 문구를 선택한다.
- 제도적인 미비보다는 사업자의 납세자료 기장관행이 정착되지 않았고, 따라서 납세 의무자의 자진신고에만 의존할 수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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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제도적 미비보다는 사업자의 기장관행 미정착과 그로 인한 자진신고 의존 불가능성을 인과관계로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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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사업자의 기장관행이 정착되지 않아 납세 의무자의 자진신고에만 의존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과세당국이 임의로 결정하는 방식이 유지되었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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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제도적인 미비보다는 사업자의 납세자료 기장관행이 정착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납세 의무자의 자진신고에만 의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영업세의 인정과세 방식이 유지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문맥을 분석한 결과, 사업자의 기장관행 미정착으로 인해 자진신고 체계를 운영할 수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답을 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