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감항능력주의의무에 관한 국제협약의 최근의 동향은 감항성 있는 선박을 제공해야 할 의무로서의 감항능력확보의무와 이를 지속시킬 감항능력유지의무로 구분해서 논할 것을 요한다. 헤이그 비스비 규칙(제3조 제1항)은 감항능력주의의무에 관하여 ‘발항 전 및 발항시(before and at the beginning of the voyage)’에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감항능력확보의무의 이행 시기만을 논하는 데 그친 것이다. 이같이 한정한 것은 일단 항해를 개시하고 난 후에는 바다 위의 특수한 고립성, 선박의 통신상 문제로 인해 운송인 내지 선주로서는 사실상 선박을 검사할 수 없고 또 수선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참작한 것이다. 따라서 선박이 항해 전에는 감항능력이 없더라도 선적시까지 감항능력을 갖추면 되고, 항해개시 전에는 감항능력이 없더라도 항해개시시까지만 갖추면 족하다. 따라서 선적을 완료하였으나 아직은 항해개시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항내의 높은 파도나 침수 등의 통상의 해상위험으로 인하여 운송물에 손해가 생긴 때에는 설사 항해개시 시에는 감항능력을 구비하였다 하더라도 운송인은 감항능력주의의무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규칙은 위와는 달리 전 항해에 걸친 계속 의무(continuous obligation)로 확장함에 따라 감항성 있는 선박을 언제까지 제공하여야 하는가가 문제된다. 감항능력 확보 의무의 항해개시시 전제설은 규칙 제14조는 운송인에게 단순히 항해의 개시 전과 개시 시점에 감항능력 있는 선박을 제공할 의무뿐만 아니라 해상 운송의 전 구간동안 즉, 항해 중(during the voyage)에도 선박의 감항성을 유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풀이한다. 규칙의 해석으로서 운송인은 항해개시 시뿐만 아니라 항해 중에도 주의를 하여 항해개시시의 불감항상태를 발견하여 감항상태로 회복시킬 의무를 진다고 하는 풀이가 가능하다면 이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의무를 항해개시시에 운송인에게 부과시키는 것이야말로 의미가 있는 것이며, 항해개시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던 하자를 발견하여 항해개시 후에 운송인에게 시정할 의무를 부과하여도 자족적으로 신속하게 시정조치가 불가능한 하자로 인하여 항해 중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이에 대한 방지목적(감항능력 담보의무의 취지)은 달성할 수 없다.
생각건대, 규칙은 ‘항해 중 감항능력 있는 선박을 제공하고 나아가 그 상태를 유지한다(make and keep the ship seaworthy)’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제14조 제1항 (a)). 문리적인 면에서 본다면, 선박을 이와 같은 상태에 두는 의무는 항해의 개시시점에서 운송인에게 부과된 의무이며 이것은 항해개시시의 감항능력(initial seaworthiness)을 확보하는 의무를 시사하고 있다. 즉 전 항해에 걸쳐 선박의 감항능력을 유지하기(keep) 위해서는 먼저 항해 개시시에 감항능력을 확보(make)할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는 선원의 승선, 선박의장 및 필요품의 보급을 적절하게 행하고, 항해하는 동안 그러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동조 동항 (b)의 규정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말하자면, 감항능력 있는 선박이나 적하설비를 제공해야 하는 시기는 항해 중이 아니라, 항해 전 또는 항해개시시를 기준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항해 중’이란 요건이 추가된 것은 단지 적하이해관계자의 지위를 향상시키려 한 것이지, 운송인의 감항능력 있는 선박을 제공할 시기를 항해 중으로 연장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규칙의 적용범위는 원칙적으로 정기선 운송계약(liner transportation ; 상법상 개품 운송계약)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용선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항해용선 또는 비정기선에 의한 운송은 아예 규칙의 적용범위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다(제6조 제1항). 근본적으로 이 규칙을 강행 규정으로 구성한 것에 기인한다(제79조 제1항). 용선계약은 그 종류가 너무 다양하고, 또한 선주와 용선자가 서로 대등한 교섭력을 가지고 계약의 내용을 협상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당사자 사이에 강행규정인 규칙을 적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운송증권이 발행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규칙이 적용될 수 있다(제6조 제2항). 따라서 용선계약에서 용선자의 의무와 책임에 대해서는 계약으로 정할 뿐, 규칙이 임의규정으로 적용되지도 않으므로, 용선계약 표준계약서의 감항능력 유지조항에 대한 논의는 헤이그 비스비 규칙 체제에서와 같이 적용범위 밖에 있다.
헤이그 비스비 규칙에서는 위와 같이, 선박이 일단 항해를 개시하면 운송인의 감항능력주의의무는 종료된다. 이에 따라 항해 중에 결여하게 된 감항능력을 회복시킬 의무가 없고, 또한 항해개시 당시에 이 의무를 이행한 이상, 항해 중에는 선박의 감항능력을 유지할 의무가 없다. 항해개시 당시에는 감항능력이 있었으나 어떠한 이유로 항해개시 후에 감항능력을 상실한 경우에는 운송인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아울러 운송인이 선박과 적하설비를 감항상태로 만들기 위해 상당한 주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항해개시시에 선박과 적하설비가 불감항이었다면, 운송인은 그 불감항으로 인해 항해 중에 운송물에 손해를 초래한 경우에도 그 책임을 지지 않는다. 판례 또한 운송인은 선박이 항해기간 중에 계속하여 감항능력의 확보와 관련한 주의의무 이행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며, 발항 당시에 감항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족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또한 규칙 제27조 제3항에서는 컨테이너 운송물에 대한 규정을 다시 주의적으로 두고 있다. 즉 컨테이너에 운송물이 적입될 때에 사람과 재물에 손해를 입히지 않도록 송하인에게 주의 깊게 적부하고 고박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송하인이 제공하는 컨테이너 운송의 경우의 항해감당의무를 구체화하고 있다. 송하인이 컨테이너를 제공하였다면 컨테이너의 결함은 아울러 송하인의 불충분한 포장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규칙 제27조 제 1항과 제3항하에서 규정된 송하인의 의무는 운송인이 부담하는 감항능력주의의무와 유사하다(제14조 ; 우리나라 상법 제794조). 송하인의 컨테이너 운송물에 대한 항해 감당의무는 운송인의 감항능력주의의무와 달리 당사자간의 특약으로 배제할 수 있는지 여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인데, 자세히 보면 제27조 제1항과 제3항은 ‘운송계약에서 달리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unless otherwise agreed in the contract of carriage)’라는 문구에 차이가 있다. 제27조 제1항은 첫머리에 이 문구를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제79조의 강행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임의규정(default rule)임을 알 수 있다.
규칙 제14조가 유일하게 운송인의 감항능력주의의무 이행기간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ISM Code 및 ISPS Code의 규정에 따른 의무가 항해 전 기간에 대하여 이를 충족시켜야만 한다면 특히 운송인에게 불리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용선계약상 감항능력주의의무의 유지조항은 실무상 어떠한 장애도 되지 않음에 비추어, 운송계약이라 하여 계속적 감항능력유지의무가 특별히 문제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위 경우에 항해개시 후에 비로소 발생한 불감항 상태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헤이그 비스비규칙에서는 운송인의 감항능력주의의무의 위반이 되지 않지만, 규칙에서는 항해 중 계속적 감항능력주의의무의 위반에 해당한다. 규칙은 ‘운송물 자체’의 감항능력(seaworthiness of cargo)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하고 있다(제27조 제1항). 기존의 운송규범에서는 운송물이 감항성을 갖출 것을 송하인에게 요구하고 있지는 않는 데 반하여, 규칙은 운송물에 대한 상태를 더 잘 알면서 제공할 지위에 있는 송하인을 운송인과 대등한 당사자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헤이그 비스비 규칙의 적용 범위와 관련하여 용선계약에 규칙이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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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헤이그 비스비 규칙이 용선계약에 적용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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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규칙의 적용 범위와 용선계약의 특성에 관한 정보를 추출한다.
- 규칙의 적용범위는 원칙적으로 정기선 운송계약(liner transportation ; 상법상 개품 운송계약)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용선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 용선계약은 그 종류가 너무 다양하고, 또한 선주와 용선자가 서로 대등한 교섭력을 가지고 계약의 내용을 협상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당사자 사이에 강행규정인 규칙을 적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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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용선계약에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직접적인 원인이 담긴 문구를 선택한다.
- 용선계약은 그 종류가 너무 다양하고, 또한 선주와 용선자가 서로 대등한 교섭력을 가지고 계약의 내용을 협상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당사자 사이에 강행규정인 규칙을 적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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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용선계약의 다양성과 당사자 간의 대등한 협상력을 근거로, 강행규정인 규칙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논리를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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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용선계약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선주와 용선자가 대등한 위치에서 계약 내용을 협상하므로, 강행규정인 규칙을 적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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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용선계약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선주와 용선자가 서로 대등한 교섭력을 가지고 계약 내용을 협상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강행규정인 규칙을 당사자 사이에 적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용선계약은 그 종류가 다양하고 선주와 용선자가 대등한 교섭력으로 협상하므로, 강행규정인 규칙을 당사자 사이에 적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