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자본과 시간의 투자가 필요하다. 그런 금전과 노력 중 상당부분은 당해 신약의 시판허가를 얻는 과정에서 제출하는 ‘임상시험 자료(clinical trial data)’를 만드는데 소요된다. 여기서 ‘임상시험’이란 의약품 등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하여 사람을 대상으로 해당 약물의 약동(藥動)・약력(藥力)・약리・임상적 효과를 확인하고 이상반응을 조사하는 시험을 뜻한다. 이렇게 임상시험 자료는 해당 약물이 인체에 대한 안정성과 유효성을 갖추었다는 점을 입증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신약의 시판허가를 얻기 위해 제출되는 자료에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투입된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그 자가 제출한 임상시험 자료에 대하여, 허가 이후 소정 기간 동안은(가령 미국이나 한국의 경우 통상적인 신약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5년동안) 다른 업체들이 해당 임상시험 자료를 신약개발자의 그것보다 나중에 이루어지는 다른 업체들 스스로의 허가과정에서 함부로 원용하지 못하도록 배타적인 지위를 인정함으로써 후발 제네릭 업체들의 부당한 무임승차를 방지하자는 것이 ‘자료독점권(data exclusivity)’ 제도의 취지이다.
자료독점권으로 보호받는 내용은 우선 특허권의 보호와 구별된다. 복제약 업체가 신약개발자가 이미 제출하였던 자료를 원용하거나 기초로 삼더라도 그런 행위는 특허권자가 독점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실시(實施)’와는 거리가 멀다. 한편 자료독점권이 보호하는 실질은 저작권의 그것과도 거리가 있다. 신약개발자가 작성하여 허가를 받기 위해 제출한 서류상의 정보를 복제약업체가 자신의 허가 관련 서류에 원용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일부분을 그대로 옮겨 모방한다는 점에서 마치 저작권이 보호하는 ‘복제’와 흡사하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저작권법상 아이디어 표현 이분법, 합체(merger) 이론, 기능적 저작물(機能的 著作物)의 제한적 보호 이론 등을 고려해보면 모방의 대상인 서류의 내용은 저작권법이 보호대상에서 제외한 ‘아이디어’이거나 ‘기능’등에 해당할 개연성이 있을 뿐 신약개발자에 의한 창작적 표현이라고 볼 수 없다.
인체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의 입증에 있어, 신약에 관하여는 방대한 ‘임상시험 자료’를 반드시 첨부하도록 하여 엄격히 입증하도록 함에 비하여, 그 신약의 복제약에 관하여는 안정성과 유효성 입증과 관련하여 당해 복제약이 신약과 마찬가지로 인체에 적용가능하다는 이른바 생물학적 동등성(bioequivalence)의 입증만으로 시판허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 전 세계 국가들이 보편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신약 개발자를 위한 자료독점권이 인정되게 되면 복제약 업체는 더 이상 신약개발자가 허가절차에서 제출하였던 임상자료를 원용하면서 그것과 생물학적 동등성이 있다는 비교적 소략한 자료만으로 복제약 시판허가를 받는 경로를 취할 수 없다. 복제약 업체는 스스로 그 복제약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자료를 축적하여 제출하여야 하는 부담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어찌 보면 사회 전체적으로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를 가진 서로 다른 약들(신약과 복제약들)에 관한 엇비슷한 임상시험을 반복하게 만드는 큰 낭비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자료독점권을 인정하더라도 일정 기간의 제한을 두고 있다.
이런 자료독점권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들만의 특색 있는 제도에 가깝기 때문인지 TRIPs 협정에서는 완전히 동일한 조항은 찾기 어렵다. 그렇지만 TRIPs 협정이 영업 비밀 보호를 다룬 제7절(section 7)에서 ‘공개되지 아니한 채(undisclosed)’ 제출된 시험이나 기타 자료는 부정한(unfair) 영리적 사용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고 규정한 조항을 자료독점권을 긍정한 조문으로 해석할 지에 관해 현재까지 선진국들과 개도국들의 입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먼저 미국과 유럽연합에서는 TRIPs 협정의 위 조항이 자국법에서 이미 보호되던 자료 독점권 제도를 약간 변형하여 수용한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 결과 TRIPs 협정의 가입국인 개도국들을 상대로 삼은 자유무역협정 등에 자료독점권 제도를 반영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 개도국들은 TRIPs 협정의 위 조항이 자료독점권과는 성질이 다른 대상을 다룬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복제약의 시판 허가를 신청한 복제약(제네릭) 업체가 이미 특허권자에 의해 안전성 유효성 입증 용도로 제출된 임상시험 자료를 원용하더라도 TRIPs 협정 위반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해치-왁스만 법률 속에는 현재도 미국의 의약특허 보호법제의 골격을 이루고 있는 많은 제도가 구현되어 있다. 이 법률은 기본적으로, 의약 발명에 있어 선발 특허권자 혹은 신약 개발자가 성취한 혁신적 발명 내지 새로운 신약을 두텁게 보호하여 앞으로의 개발을 장려할 필요성, 그리고 후발 복제약 업체들이 최대한 신속하게 복제약 시판허가를 받을 수 있게 허용함으로써 공중이 보다 저렴하고 편리하게 약품에 접근할 공익을 보장할 필요성이라는 외형상 서로 대립된 2가지의 필요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그런 목적을 달성하고자 양 쪽의 이해관계를 몇 가지 쟁점들을 중심으로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주도면밀하면서도 아주 복잡한 내용을 담은 법률이 되었다. 위 법률이 창설한 제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른바 ‘약식 품목허가신청 절차(혹은 약식 의약허가신청 절차, Abbreviated New Drug Application, 이하에서는 ANDA)’이다. ANDA 절차를 통하여, 종전과 달리 복제약 업체는 신약개발자와 같이 방대한 임상 시험 자료를 FDA에 제시하여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여야 할 큰 부담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전통적인 화학의약품과 뚜렷히 구별되는 생물의약품만의 특징을 반영하여 2010년 늦게 입법된 BPCIA에서는 자료독점권의 기간에 관하여 앞서 입법된 해치-왁스만 법률과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 우선 BPCIA도 생물의약품 분야에서 마치 해치-왁스만 법률과 마찬가지로 생물의약품 연구개발을 장려함과 동시에 공중의 의약에 접근성을 증진한다는 대립된 목적을 모두 충족하고자 제정되었다. 따라서 생물의약품에 관하여도 일단 해치-왁스만 법률의 ANDA 절차와 흡사한 절차를 도입하여 복제약 업체가 (아래 자료독점권 및 시장독점권에 관한) 일정기간이 경과한 이후 신약개발자의 제출 자료를 원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의약품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BPCIA에서는 해치-왁스만 법률이 특허권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이른바 허가-특허 연계(patent linkage)를 생물의약품에도 엇비슷하게 도입하면서도 구체적 모습에서는 많은 차이를 두고 있다.
이번 TPP 협정타결에서도 그러하였지만 자료독점권을 둘러싸고 논란이 심한 까닭은, 자료 독점권이 본질적으로 특허권이나 저작권과 같은 전통적인 지적재산권의 보호대상으로부터 제외되어야 마땅한 성질의 자료에 관해 전통적인 지적재산권에 못지않은 독점권을 부여함으로써 신약개발자 등의 지위를 강화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통상적인 상황에서 신약은 특허법상 진보성이 있는 발명으로 보호받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으므로, 자료독점권이 보호하는 자료가 활용되어 허가받은 신약에 관해서는 많은 경우 특허권의 보호가 중첩적으로 주어진다. 특히 특허권의 존속기간은 특허출원일로부터 20년에 이르기 때문에 그 특허권 존속기간보다 훨씬 짧은 자료독점권의 보호가 무용(無用)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렇지만, 자료독점권의 보호가 아주 절실한 의약품 분야가 바로 생물의약품이다. 생물의 약품의 경우 특허권을 획득하기에 그 자격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왕왕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물의약품에 관해서는 자료독점권이 비록 특허권에 미치지 못하지만 보호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런 사정을 고려하여 미국에서는 생물의약품의 자료독점기간을 다른 의약품의 경우보다 더 길게 인정하고 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생물의약품 분야에서 자료독점권이 특허권의 대안으로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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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생물의약품 분야에서 자료독점권이 갖는 특수한 가치와 특허권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임을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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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생물의약품의 특성과 특허권 획득의 어려움에 관한 정보를 추출한다.
- 생물의 약품의 경우 특허권을 획득하기에 그 자격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왕왕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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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생물의약품이 특허권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과 자료독점권이 보호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문구를 핵심 근거로 선택한다.
- 생물의 약품의 경우 특허권을 획득하기에 그 자격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왕왕 존재하기 때문이다.
- 이런 생물의약품에 관해서는 자료독점권이 비록 특허권에 미치지 못하지만 보호의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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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생물의약품은 특허권을 획득할 자격이 부족한 경우가 있어 특허법에 의한 보호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료독점권이 보호의 대안 역할을 수행한다는 인과관계를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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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생물의약품은 특허권을 획득하기에 자격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존재하므로, 자료독점권이 특허권의 부족한 보호를 대신하는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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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생물의약품은 특허권을 획득하기에 그 자격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왕왕 존재하기 때문에, 자료독점권이 특허권의 보호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생물의약품의 경우 특허권을 획득하기에 그 자격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왕왕 존재하기 때문에 자료독점권이 보호의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