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북한이 핵무기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판단은 그 근거를 핵무기의 역사와 그에 따른 전략에서 찾는다. 지구상에 최초로 핵폭탄이 사용된 것은 1945년 8월이었다. 미국은 핵폭탄을 일본의 히로시마에 투하했고, 3일 후에는 나가사키에도 떨어트렸다. 피해는 엄청났다. 두 도시는 일순간에 폐허가 되었고, 20여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일본은 조건 없는 항복을 선언했다. 핵무기는 전쟁의 모습을 바꾸어 버렸다. 사람들은 하나의 핵무기가 수년에 걸친 지구전에서도 남길 수 없는 황폐한 흔적을 남긴 것을 보았다. 핵무기는 전쟁의 성격도 바꾸었다.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버린 땅을 보면서 핵전쟁에선 영토를 점령하고 전리품을 획득하는 행위는 무의미해졌다. 그리고 핵무기는 전쟁전략까지 바꾸었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보다는 전쟁을 막는 수단으로 핵무기가 필요해졌다. 그래서 상대방의 핵무기 사용을 방지할 수 있는 억지전략이 전략의 핵심이 되었다.
처음으로 핵폭탄이 사용된 이후 초기 미국이 추구했던 핵전략은 대량보복전 략(Massive Retaliation Strategy)이었다. 미국은 공산권이 소규모로 도발을 하더라도 핵무기로 보복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핵을 가진 국가는 미국이 유일했기에 미국의 발언은 신뢰성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크고 작은 분쟁에서 핵으로 소련 을 공격하지 않았다(Organski and Kugler, 1980, pp. 147-198).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이 핵을 독점하던 시대는 끝이 났다. 소련도 핵을 개발하였고, 미국과의 상대적인 핵능력도 동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자연스레 미국의 대량보복전략은 유명무실해졌다. 대신 미국과 소련은 모두 2차 타격능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세웠다. 상대방의 핵공격으로부터 살아남은 핵무기로 상대방을 전멸시킬 수 있는 타격능력을 확보해야 상대방을 억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2차 타격능력을 확보하여 상호 간에 전쟁을 억지하는 상호확증파괴전략(Mutually Assured Destruction Strategy)이 등장하였다(홍우택, 2013, pp. 40-51). 공교롭게도 냉전시기에도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북한이 핵무기로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고 보는 또 다른 주장이 있다. 새롭게 핵무장에 성공한 국가들은 재래식 무기로 전쟁을 도발하여 상대방의 반응을 점검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Ochmanek & Schwartz, 2008, pp. 32-33). 이 연구에 의하면 1950년 이전에 스탈린은 미국과의 충돌을 우려해 김일성이 남침을 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했지만, 소련이 핵실험을 한 이후에는 바뀌었다고 한다. 그래서 김일성의 남침을 허락했다고 한다. 또한 1969년 중국이 소련의 국경지역을 공격한 것도, 중국이 새롭게 핵무장을 하면서 수행한 제한전이라고 보았다. 문제는 전쟁에서 핵무기가 사용될 수 있다고 분석한 대부분의 연구들은 전면전이 아닌 제한전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핵을 보유한 국가는 비용(cost)이 혜택(benefit)을 넘어서는 전면전은 선택하지 않지만, 제한전으로 시작한 군사적 충돌이 자신의 멸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패전으로 몰리게 되면 핵을 사용하는 전쟁비용은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계산한다는 것이다(Berejikian, 2002, p. 174).
선군사상도 북한의 행태를 설명하는 요인이다. 특히 김정일 시대의 군사도발의 이유를 설명하는 곳에는 항상 선군사상이 들어갔다. 김정일은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북한이 시련과 난관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외부의 지원 없이 단독으로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군사부문과 인민군대를 강화해야 북한의 안전과 사회주의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황지환, 2010, p. 109). 천안함 폭침사건의 발생 원인도 선군사상이라고 보는 연구도 있다. 즉 김정일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선군사상에 어울리는 업적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김정은이 자행한 것이라고 해석을 한다(정규섭, 2010, p. 41). 북한이 위험을 감수하는 군사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보는 또 다른 이유는 북한을 비합리적인 행위자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비합리적인 국가는 그들이 추구하는 목적이 비합리적이며,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채택한 수단이 목적과 관계가 없으며, 그리고 종교의식과도 같은 통치스타일을 갖고 있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Dror, 1971, p. 90).
2011년 12월 권력을 승계 받은 이후 5년이 흐르는 동안 김정은은 세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했다. 최근 5차 핵실험을 두고는 핵무기의 경량화까지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머지않아 핵무기를 손에 든 김정은이 현실이 되어 다가올 것이다. 이제 북한의 핵문제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숙제가 되었다. 북한이 순수하게 방어용으로 핵무기를 사용할지 아니면 공격이나 도발하는 수단으로 핵무기를 사용할지에 대해 진단을 하고 또 판단을 내려야 하는 숙제다. 북한이 어떠한 용도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인지 판단하기는 쉽지가 않다. 북한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에 사실이라고 할 수 있는 증거들을 모아 유추를 해야 한다. 어렵기는 하지만 북한이 어떠한 성향을 가진 국가인지를 유추해 낼 수 있다면 북한 핵무기의 용도를 판단하는 데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이 위험을 회피하는 행위자인지 아니면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자인지를 알 수만 있다면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위험을 회피하는 행위자에게 핵무기는 방어용일 가능성이 높고, 반면에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자라면 핵무기를 공격용으로 사용할 여지가 높다고 볼 수 있다.
2013년 4월 1일 북한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데 대하여 법’이라는 것을 채택하였다. 이 법 4조에는 자신의 핵무기를 “적대적인 다른 핵보유국이 우리 공화국을 침략하거나 공격하는 경우, 그를 격퇴하고 보복타격을 가하기 위하여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최종 명령에 의해서만 사용한다.”고 명시하였다(박영준, 2015, p. 20). 핵무기의 용도를 방어용에 무게를 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발언을 보면 그렇지가 않다. 2016년 8월 25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SLBM 발사 현장에서 “예고 없이 부닥칠 수 있는 미제와의 전면전쟁, 핵전쟁에 대비해 국방과학 부문에서 핵무기 병기화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해나가는 동시에 그 운반수단 개발에 총력을 집중하라”고 핵무기 개발을 주문했다고 한다(뉴스 1, 2016년 8월 25일). 이전에도 김정은은 핵무기를 전면전에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였다. 2012년 8월 25일 김정은은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7일안에 한반도 전쟁을 끝내는 속전속결식 전쟁계획을 승인하였다고 한다.
2016년 한 해에도 북한은 두 번이나 핵실험을 실시하였고 또 핵을 사용할 수 있음을 수차례 내비쳤다. 4차 핵실험 직후 김정은은 “적들이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위협적인 도발을 감행한다면 미제를 괴수로 하는 제국주의세력에게 핵공격을 가할 수 있게 핵무장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국민일보, 2016. 1. 13.). 5차 핵실험을 한 다음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서울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협박했다(헤럴드 경제, 2016. 9. 23.). 사실 한반도와 같이 작은 땅덩어리는 선제공격의 유혹을 갖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일 수 있다. 광대한 영토를 갖고 있는 미국과 소련은 2차 타격능력을 상대적으로 손쉽게 보유할 수 있었다. 양쪽 모두 1차 공격으로 방대한 영토에 산재해 있는 핵무기를 단번에 없애 버릴 수는 없었다. 이에 비해 한반도는 남북한을 합쳐도 아주 작은 지역이다. 핵무기 몇 개만으로도 전 지역을 폐허로 만들 수 있다. 그래서 2차 타격능력을 보유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 오히려 폭발력이 작은 핵탄두를 선제공격으로 사용하면 상대방의 전의는 꺾으면서 나의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는 유혹을 가질 수 있다. 김정은의 위협이 순수한 위협일 뿐이라고 여기기 힘들어지는 이유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가 전면전이 아닌 제한전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제한전 상황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높아지는 원인을 분석한다.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전쟁의 비용과 혜택, 그리고 패전 시의 상황에 관한 정보를 추출한다.
- 핵을 보유한 국가는 비용(cost)이 혜택(benefit)을 넘어서는 전면전은 선택하지 않지만
- 제한전으로 시작한 군사적 충돌이 자신의 멸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패전으로 몰리게 되면 핵을 사용하는 전쟁비용은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계산한다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전면전과 제한전의 선택 기준이 되는 비용-혜택 논리와 패전 시의 판단 근거를 선택한다.
- 핵을 보유한 국가는 비용(cost)이 혜택(benefit)을 넘어서는 전면전은 선택하지 않지만
- 제한전으로 시작한 군사적 충돌이 자신의 멸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패전으로 몰리게 되면 핵을 사용하는 전쟁비용은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계산한다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전면전은 비용이 너무 커서 피하지만, 제한전이 패전으로 이어져 국가의 멸망이 우려될 경우에는 핵 사용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는 인과관계를 연결한다.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제한전이 패전과 국가의 멸망으로 이어질 위기에 처하면 핵 사용의 비용을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핵을 보유한 국가는 비용이 혜택을 넘어서는 전면전은 선택하지 않으나, 제한전으로 시작된 군사적 충돌이 국가의 멸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패전 상황으로 몰릴 경우 핵을 사용하는 전쟁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핵을 보유한 국가는 비용이 혜택을 넘어서는 전면전은 선택하지 않지만 제한전이 패전으로 이어질 경우 핵 사용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