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안정적 평화는 대체로 갈등과 협력의 스펙트럼에서 한 쪽 끝에 해당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보울딩은 전쟁과 평화상태가 번갈아 나타나는 상황을 벗어나 장기적으로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 양상을 안정적 평화와 불안정한 평화(unstable peace)로 나누었다. 그는 평화가 규범으로 여겨지고 전쟁은 규범이 깨어진 것으로 간주되는 상황을 불안정한 평화라고 보았다(Boulding 1978, 12). 한편, 조지는 평화의 다양한 양상을 위태로운 평화(precarious peace), 불확실한 평화(conditional peace), 안정적 평화(stable peace)로 분류하였다. 위태로운 평화란 일반적 억지(general deterrence)만으로는 유지되지 않는 평화를 의미한다.
안정적 평화는 민주평화나 안보공동체보다 포괄적인 현상이다. 안보공동체는 참여국가들이 평화적으로 공생할 뿐 아니라 상호관계를 관리하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규범과 규칙을 갖추고 있고 정체성도 공유한다. 그러나 행위에 관한 명확한 규범과 규칙이 없이도 안정적 평화는 유지될 수 있다. 또, 공동의 정체성이 없더라도 개별적 정체성들이 적대적이지 않고 병존할 수만 있으면 안정적 평화는 유지될 수 있다(Kupchan 2010, 30-31; Kacowicz and Bar-Siman-Tov 2000, 2). 한편, 안정적 평화는 비민주국가들 끼리도, 민주국가들과 비민주국가들 간에도 달성될 수 있다. 아세안, 유럽협조 같이 비민주국가들이 포함된 안정적 평화의 사례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쿱찬은 지역 라이벌들이 전략적 경쟁을 극복한 결과로 형성되는 안정적 평화지대(zone of stable peace)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또, 안정적 평화지대를 “서로 간의 전쟁을 생각할 수 없게 된, 전략적으로 근접한 국가들의 집합”이라고 정의하였다(Kupchan 2010, 11). 전략적으로 근접하였다는 것은 지정학적 상호작용이 일어난다는 의미이다. 멀리 떨어진 나라들 간에는 지정학적 상호작용이 약하고 전쟁 가능성이 낮다. 이런 나라들 사이에는 전쟁의 가능성이 없다고 여겨지더라도 이를 안정적 평화지대라고 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쿱찬에 따르면, 지정학적 근접성은 일반적으로 지정학적 경쟁관계로 이어진다. 그런데 지정학적으로 근접한 국가들이 서로에 대한 군사력 사용을 선택 가능한 수단으로 여기지 않게 된다면 이런 국가들 사이에 안정적 평화가 달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Kupchan 2010, 26-30).
안정적 평화론은 적대적 ‧ 경쟁적 국가들이 남한의 대북정책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통해 화해하고 평화를 유지해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적대적 과거를 가졌거나 지정학적 경쟁관계에 있는 국가들은 안보분야에서 먼저 양보와 협력을 시작함으로써 안정적 평화를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쿱찬은 경제적 상호의존의 결과 안정적 평화가 이루어진 사례로 흔히 설명되어 온 유럽공동체(EC)조차 독일의 침략을 받았던 나라들이 독일과의 화해를 먼저 이루어냈기 때문에 성립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브뤼셀 조약과 모네 플랜에 입각하여 독일과의 ‘징벌적 평화’를 유지하려던 입장을 철회하고 슈만 플렌을 통해 루르지역을 둘러싼 독일과의 갈등을 해소하는 화해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서유럽 국가들의 경제협력 확대가 가능했다는 것이다(Kupchan 2010, 203-204).
쿱찬은 안정적 평화가 화해(rapprochement), 안보공동체(security community), 연방(union)의 단계로 나누어진다고 보고 각각의 성격과 조건 등을 설명하였다. 화해 단계에서는 무력을 앞세운 경쟁에서 벗어나 평화적 공존에 대한 서로의 기대를 특징으로 하는 관계로 나아가게 된다. 관련 국가들은 상대 국가를 지정학적 위협이 아닌, 무해한 정치체라고 여기게 된다. 그러나 관련 국가들은 행위의 지침이 될 명확한 규범과 규칙의 체계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또, 공유된 정체성이나 공통의 정체성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각 국가의 이익은 개별적으로 규정되지만 서로의 이익이 일치하는 것으로 여긴다. 또, 개별적 정체성이 상호 대립하기보다 병존할 수 있게 된다(Kupchan 2010, 30-31).
정전상태의 한반도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지는 않지만 평화로운 상태라고 보기도 어렵다. 전쟁은 멈추었으나 안정적 평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불안정한 평화의 상태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지향할 목표는 안정적 평화일 것이다. 쿱찬이 제시한 화해의 달성이 우선이겠으나 장기적으로는 규범과 규칙에 의해 국가들의 상호작용이 관리되는 안보공동체 단계로의 진입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업이 달성된다면 궁극적으로 쿱찬이 안정적 평화의 최종 단계로 규정한 연방의 구성도 추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쿱찬이 제시한 연방이란 남북한의 경우 통일을 의미한다. 안정적 평화의 출현과 심화에 관한 단계론들은 역사적 사례들에 대한 검토를 통해 제시된 것이므로 이상론이 아니라 현실성이 있는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한과 주변국가들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둘러싼 갈등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정전상태를 마감하여 평화를 정착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전쟁이 없는 상태로서의 평화를 공고히 하는 것과 관련된 국제정치학적 개념으로 안정적 평화(stable peace)가 있다. 안정적 평화는 전쟁이나 전쟁 위협을 갈등 해결의 수단으로 삼는 것을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안정적 평화에 관한 연구들은 여러 가지 갈등 요소를 가지고 있는 적대적인 국가들이 어떻게 전쟁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만큼 우호적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지를 다루어 왔다. 이런 연구물들을 검토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가능성을 없애기 위한 전략, 단계별 목표, 구체적 방안 등을 탐색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쿱찬이 제시한 안정적 평화의 단계 중 '화해' 단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쿱찬의 안정적 평화 단계 중 '화해' 단계의 구체적인 특징을 파악해야 한다.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에서 쿱찬이 분류한 안정적 평화의 단계와 '화해' 단계에 대한 설명을 추출한다.
- 쿱찬은 안정적 평화가 화해(rapprochement), 안보공동체(security community), 연방(union)의 단계로 나누어진다고 보고
- 화해 단계에서는 무력을 앞세운 경쟁에서 벗어나 평화적 공존에 대한 서로의 기대를 특징으로 하는 관계로 나아가게 된다.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화해 단계의 세부적인 특징들을 기술한 문장들을 선택한다.
- 관련 국가들은 상대 국가를 지정학적 위협이 아닌, 무해한 정치체라고 여기게 된다.
- 관련 국가들은 행위의 지침이 될 명확한 규범과 규칙의 체계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 또, 공유된 정체성이나 공통의 정체성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 각 국가의 이익은 개별적으로 규정되지만 서로의 이익이 일치하는 것으로 여긴다.
- 또, 개별적 정체성이 상호 대립하기보다 병존할 수 있게 된다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추출된 특징들을 종합하여 화해 단계의 성격을 정리한다.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무력 경쟁 탈피, 상대방을 무해한 정치체로 인식, 규범/규칙/공통 정체성 부재, 이익의 일치 간주, 개별적 정체성의 병존 등의 특징을 도출한다.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답변을 목록 형태로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화해 단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무력을 앞세운 경쟁에서 벗어나 평화적 공존에 대한 서로의 기대를 특징으로 한다. 둘째, 상대 국가를 지정학적 위협이 아닌 무해한 정치체로 여긴다. 셋째, 행위의 지침이 될 명확한 규범과 규칙의 체계나 공유된 정체성을 만들거나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넷째, 각 국가의 이익은 개별적으로 규정되지만 서로의 이익이 일치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다섯째, 개별적 정체성이 상호 대립하기보다 병존할 수 있게 된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쿱찬이 제시한 안정적 평화의 '화해' 단계에서는 무력을 앞세운 경쟁에서 벗어나 평화적 공존을 기대하고 상대 국가를 지정학적 위협이 아닌 무해한 정치체로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