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또 다른 강점으로는 개별적 책임추궁의 효과를 들 수 있다. 개별적 책임추궁은 국가에 의해 조종된 불법이 어떻게 특정 개인들의 결합적 작용을 통해 발생하였는지를 분명히 한다. 개별화는 익명의 집단이 아니라 일정한 영역의 인간 집단이 중대한 인권침해를 계획하고, 조직・실행했다는 점을 사회에 분명히 보여준다. 이런 방식은 결코 사회의 책임을 은폐하거나 심지어 부정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적어도 양형을 할 때 행위자가 국가적 행위의 맥락에 결부되어 있다는 점이 고려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민주공화국 불법 때문에 진행된 절차들에서 여러 번 비교적 가벼운 형벌이 선고되었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특히 국경수비대원들에 대해 선고된 수많은 집행유예 판결을 언급할 수 있다. 고의적 살인 범죄에 집행유예형을 부과하는 특이한 사정은 사법기관이 개별행위자의 책임을 주의 깊게 심사하여 개별화하였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돌이켜 보면 일반사면 찬성론자들의 우려는 사실이 아니었다. 이미 위에서 보았듯이 사법기관은 범죄자를 형사소추하면서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였고, 독일민주공화국 시민들의 의지에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였으며, 형사소추는 본질적으로 중대한 인권침해범죄 사례로 제한하였다. 이를 통해 형사소추는 불법을 규명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하였고, 그렇다고 이 과정에서 과거의 상처를 새로 건드리거나 시민들 사이에 새로운 적대관계를 만들어 내는 일은 없었다. 중대한 인권침해에 대한 형사소추와 관련하여 범죄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사면은 오로지 당면한 긴급 상황으로부터 정당화될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런 긴급한 상황은 독일민주공화국 사례에서는 인정될 수 없다. 독일민주공화국은 평화적 혁명을 이루고 자유로운 결정을 통해 독일연방공화국에 편입하기로 결정한 이후 사라졌다. 따라서 평화적 권력이양에 대한 대가로 형벌을 포기했던 몇몇 다른 국가의 전환과정에서 그랬던 것처럼 형사소추를 포기해야 할 어떤 이유도 존재하지 않았다.
남한에서는 예술흥행 E-6비자로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중 유흥접객원으로 일하며 성매매피해를 당하는 외국인 여성들의 인신매매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형법은 인신매매와 관련하여 “① 사람을 매매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추행, 간음, 결혼 또는 영리의 목적으로 사람을 매매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③ 노동력 착취, 성매매와 성적 착취, 장기적출을 목적으로 사람을 매매한 사람은 2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④ 국외에 이송할 목적으로 사람을 매매하거나 매매된 사람을 국외로 이송한 사람도 제3항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제289조)고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31장 약취, 유인의 죄에 인신매매에 관련된 구체적인 규정이 포함되지 않았으나 2013년 4월 5일 인신매매 규정이 명시적으로 포함되는 것으로 형법이 개정되었다. 남한은 2000년 12월 13일 ‘유엔 초국가적 조직범죄 방지협약을 보충하는 인신매매 특히 여성 및 아동의 인신매매 예방・억제・처벌을 위한 의정서’에 서명하였으나 인신매매 관련법의 정비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서 비준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인신매매 관련법 정비에 관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권고(2011년 제7차 권고사항)가 있었다.
「모자보건법」에 의하면, 의학적, 우생학적, 윤리적 적응이 있는 경우에 의사가 본인과 배우자의 동의를 얻어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있으며(제14조), 이 수술은 임신한 날로부터 24주 이내에 하여야 한다(동 시행령 제15조). 남한 형법이 낙태를 금지하였으나 현실적으로는 법 적용이 미미한 채 공공연하게 낙태가 이루어짐으로써 낙태죄는 법 규범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큰 범죄로 자리매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만이 아닌 세계적 현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1960년대 이후 형법에서 낙태의 자유화가 논의된 배경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모자보건법」제정・시행은 서구의 낙태의 자유화 논의의 결실이 아닌 인구억제 정책 차원에서 이루어 졌다. 동 법은 일정한 요건 하에서 낙태를 허용하고 있으나 그 요건이 상당히 엄격하여 이 법에 의한 낙태는 현실적으로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게 된다. 따라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낙태는 현행법상 불법낙태에 해당한다. 현재 낙태죄 관련법은 미혼・기혼여성의 상당수가 중절수술을 경험하고 있고, 병원에서 공공연히 낙태수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낙태죄로 입건되는 경우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음으로써 법은 있되 사문화되었다는 것이 최근까지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런 절차들이 피해자에 대해 가진 의미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자행된 불법에 대한 진상규명과 인정은 중대한 인권침해행위의 피해자들에게는 결정적 의미를 지녔다. 어떤 유형이든 간에 원상회복의 첫 번째 조치로서 불가결한 것은 불법으로 인해 받은 고통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종종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중대한 인권침해에 대한 형법적 처벌을 포기하는 전환기 사회에서도 이는 인정된다. 이런 사회에서는 피해자의 권리를 관철시키기 위하여 다른 방식이 추구되었다. 독일 통일 후에도 이미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고 그들을 복권시키기 위한 다른 조치들도 강구되었다. 그러나 의심의 여지없이 형사사법절차도 진실에 대한 권리를 관철시키는 데에 적합하다. 나아가 범죄자들에 대한 형사법원의 유죄판결 선고는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 왜냐하면 유죄판결은 무슨 일이 발생하였는지를 확정할 뿐만 아니라, 그 발생한 불법이 법적으로 승인되지 않는다는 점, 즉 법적 비난을 가장 강력한 형태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비판들은 형법적 과거청산에서 지나치게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입법자에게 제기되어야 할 비난일 수는 있다. 그러나 사법기관이 형사소추를 중대한 인권침해에 집중하여 한편으로는 형법적 불법청산과정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과도한 형사소추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한 측면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에서는 너무 경한 처벌로 인한 은폐된 사면의 혐의를 제기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중대한 인권침해행위에 대한 처단에 대해서까지 승자사법의 혐의를 제기하는 것이 형법적 과거청산의 적나라한 현실을 통일독일의 형법적 과거청산과정이 보여준다. 이러한 혼란과 논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입법자, 즉 국회가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 입법적으로 과거청산의 분명한 지침과 가능한 세부적 내용까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형벌적용법과 공소시효의 문제, 국제인권법과의 조화문제 등을 신중히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칠레의 과거・불법청산 과정이 더뎠던 가장 큰 이유는 칠레의 체제전환 과정에서 권위주의적 군부 세력이 완전히 새로운 집단으로 대체되지 못했고 피노체트의 쿠데타로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유보가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북한의 경우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권위주의적인 3대 세습 일인독재체제가 현재까지 지속되어 오면서 군부의 지배력은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칠레의 체제전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한의 급변사태를 제외하면 한반도의 완전한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 체제가 민주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체제전환 과정이 지배세력의 대체가 아니라 절차적 민주주의의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북한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과거・불법청산 과정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성취되어야 한다. 첫째, 북한의 체제전환 과정에서 기존의 지배집단이 자신들이 자행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들에 대한 형사책임 추궁을 차단하는 법적 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 칠레의 점진적 민주화 과정에서 과거 군부 세력은 과거 반인도적 불법행위들에 대한 사면법, 군부의 상원의원 추천권과 같은 법적 장치를 통해서 유보된 영역을 만들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독일민주공화국 사례에서 형사소추를 포기해야 할 이유가 존재하지 않았던 근거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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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독일민주공화국이 과거의 불법에 대해 형사소추를 포기하지 않았던 구체적인 이유를 문맥에서 찾아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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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독일민주공화국의 체제 전환 방식과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한 정보를 추출한다.
- 독일민주공화국은 평화적 혁명을 이루고 자유로운 결정을 통해 독일연방공화국에 편입하기로 결정한 이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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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형사소추 포기 여부와 직결되는 '평화적 권력이양' 및 '체제 전환의 성격'에 관한 문구를 선택한다.
- 평화적 권력이양에 대한 대가로 형벌을 포기했던 몇몇 다른 국가의 전환과정에서 그랬던 것처럼 형사소추를 포기해야 할 어떤 이유도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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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독일민주공화국은 평화적 혁명과 자유로운 결정을 통해 독일연방공화국에 편입되었으므로, 다른 국가들처럼 평화적 권력이양의 대가로 형벌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음을 연결한다.
- 독일민주공화국은 평화적 혁명을 이루고 자유로운 결정을 통해 독일연방공화국에 편입하기로 결정한 이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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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독일민주공화국은 평화적 혁명과 자유로운 결정을 통해 독일연방공화국에 편입되었기 때문에, 평화적 권력이양의 대가로 형벌을 포기해야 했던 다른 국가들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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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독일민주공화국은 평화적 혁명을 이루고 자유로운 결정을 통해 독일연방공화국에 편입하기로 결정하며 사라졌기 때문에, 평화적 권력이양에 대한 대가로 형벌을 포기해야 했던 다른 국가들의 사례와 달리 형사소추를 포기해야 할 이유가 존재하지 않았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독일민주공화국은 평화적 혁명을 이루고 자유로운 결정을 통해 독일연방공화국에 편입하기로 결정한 이후 사라졌기 때문에, 평화적 권력이양에 대한 대가로 형벌을 포기했던 몇몇 다른 국가의 전환과정에서 그랬던 것처럼 형사소추를 포기해야 할 어떤 이유도 존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