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2003년 8월 12일 로고스 대통령은 군부독재 시기 자행된 인권침해의 잔재 문제해결을 위한 계획을 발표한다. 이 계획의 목적은 법원이 과거 인권침해 조사에 있어서 효율성과 속도를 제고하고, 피해자와 그 유가족에 대한 상징적・경제적 보상을 개선하고, 미래 인권보호를 위한 제도적・법적 개혁을 도모하는 데 있었다. 제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신속한 사법처리를 위해 순회판사 또는 인권전담판사의 임명, 정보제공자에 대한 감형 혜택, 1973년 9월 11일부터 1990년 3월 10일 사이에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민간법원의 관할권 인정 등이 제안되었다. 다음으로 피해자 및 그 가족에 대한 보상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방편으로는 연금 인상, 특별기금 마련, 피해자 자녀의 교육비 지원 대상 확대, 피해자 가족에 대한 의료지원 확대, 정치적 구금 및 기소자들의 형사기록 말소가 제안되었다. 또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국제인권협약 비준, 국제인권 기준에 상응하는 군 형법규정 개정, 인권교육 강화, 국가인권기구 설립이 제안되었다.
1998년에 의결된 국제형사재판소 협약에서도 남아프리카의 제안에 따라 아파르트헤이트도 ‘반인도범죄’ 목록에 열거되었다(제7조 제1j항). 제2h항에 따르면 국제형사재판소 협약 제7조에서 말하는 아파르트헤이트란 다음과 같다. 이를 통해 국제형사재판소 협약 제7조에서 ‘반인도범죄’로서 언급된 그 밖의 개별행위들, 예를 들어 “고의적 살인”, “말살” 또는 “노예화”와 같은 개별행위들도 이런 행위들이 “그 체제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행해진 경우에는 역시 구성요건에 포섭된다. 행위자가 주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어야 할 필요가 없고, 특히 행위자가 지도자의 역할을 수행했어야 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보충적 구성요건으로서 “유사한 형태의 다른 비인간적 행위들”을 포함한 제7조 제1k항에는 정치적 지도 행위들도 – 예를 들어 특정 인종의 집단을 차별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입법적 조치들도 – ‘반인도 범죄’가 될 수 있다.
조사위원회의 위원으로도 활동했던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2015년 총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 내의 인권침해 가해자에 대한 책임 규명절차가 조속한 시일 내에 추진되어야 하며, 북한 정부와의 대화 및 협력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더불어 장기적인 전략을 염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 내 인권침해 문제를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하여 국제형사재판소로 회부하는 데 있어 조사위원회의 증거와 관련문건 및 서울 사무소의 추가조사내용들이 향후 형사소추와 상당히 연관되어있기에 중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특별보고관은 2016년 초 본인의 임기 중 마지막으로 유엔 인권 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책임규명 및 한반도 미래”, “효과적으로 책임규명 절차를 이행할 수 있는 구조 및 운영”이라는 소제목 하에 책임규명에 관해 비교적 상세히 다룬 바 있다. 남북관계와 통일 시나리오 등 한반도 미래를 논의할 때 반인도범죄에 대한 책임규명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고 통일 및 책임규명에 대한 접근방식을 심도있게 검토하여 장기적 안목에서 안정과 법치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남한에 최근 설립된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역할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국제형사재판소 활용은 장점과 함께 여러 단점들도 동시에 존재하고, 통일한국의 사법역량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미리미리 원점에서부터 ICC 활용, 국내법원 활용, 혼합재판소 활용, 또는 ICC/혼합재판소와 국내법원을 병용하는 방안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심도 깊은 논의와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결국은 통일 이후 사회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시점에 최종 정책적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또한 통일 이후 다가올 사회통합이란 중차대한 과제를 고려할 때, ICC의 장점이 분명 있음에도 결국 주도권을 상실하고 형사처벌 분위기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큰 그림에서의 사회통합 방안까지 고려한 형사처벌을 추진하려면, 국내적 요소와 국제적 요소를 적절히 결합한 혼합재판소의 사례가 보다 더 상세히 검토될 필요가 있다.
통일 형법도 통일된 한반도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평등을 지향하고 차별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유엔 인권이사회도 우리나라에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으로 권고하였다(권고 21, 23). 이에 정부는 “성별, 인종, 종교, 성적 지향 등의 차별금지사유를 포괄하는 차별금지에 관한 일반법 제정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연구・검토하고 있다. 차별금지에 관한 국내 개별법, 국제인권기준, 외국의 입법사례를 연구하는 동시에 일반 차별금지법 제정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며 사적 자치와 평등권 실현의 조화를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대응하였다. 남・북한이 하나의 사회를 이룬다면 그 통합 과정의 과도기에는 출신지역에 따른 차별이 충분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차별금지법이라는 특별법뿐만 아니라 심각한 차별을 금지할 수 있도록 혐오범죄와 같은 새로운 구성요건을 신설하는 것도 고려될 수 있다. 만약 앞서 논의한 것처럼 개인의 인격권과 표현의 자유 간의 균형을 고려하여 명예훼손죄나 모욕죄의 가벌범위가 축소되거나 폐지된다면 혐오범죄에 대한 처벌 필요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동서독 형사법통합은 서독의 제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결과 동독 지역의 실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규범과 현실의 괴리가 발생하였다. 이 같은 문제는 남북한 형사사법제도통합의 경우에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남한 형사법제를 북한 지역에 확장 적용하여 형사사법제도를 통합할 경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동서독의 형사사법제도 통합은 서독의 형사사법제도를 중심으로 통합이 이루어지기는 하였지만 동서독의 합의에 따라 일정한 절차를 거쳤다. 이는 남북한 형사사법제도 통합의 경우에도 남북한의 합의에 따라 일정한 절차를 거쳐 통합이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한다. 남북한의 통일은 북한 붕괴 또는 급변사태 등으로 인한 급속통일이 될 수도 있고 이와는 달리 교류협력을 통한 점진적・단계적 형태의 통일이 될 수도 있다. 어떤 형태의 통일이 되든 독일통일처럼 합의과정을 거치는 평화적 통일이 되어야 하며,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서는 남북통일합의서의 체결 및 이행이 필요하다. 남북한의 형사사법제도 통합은 이 합의서의 틀 내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독일통일 사례는 급속하게 이루어질 수도 있는 남북통일을 사전에 준비해야 함을 시사한다.
체제전환국가인 칠레의 과거청산이 주는 시사점은 체제전환 과정에서 성공적인 과거청산을 위해서는 기존의 지배집단이 자신들이 자행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들에 대한 형사책임 추궁을 차단하는 법적 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체제전환 과정에서 과거・불법청산이 지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엘리트 집단이 기존의 지배집단과 타협하지 않고 정의 모형을 기본으로 하는 청산 방식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이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권위주의적인 3대 세습 일인독재체제가 현재까지 지속되어 오면서 군부의 지배력은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칠레의 체제전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일독일의 과거청산이 주는 역사적 교훈과 시사점은 전환기를 대비하는 형사입법자의 선제적인 형법적 과거청산 해법의 제시, 전환기와 통일시대를 법치국가적 역량으로 담당해내는 신뢰받는 형사사법, 그리고 사회적 기억을 위한 정부와 시민사회의 지속적 노력이라는 세 축의 역할로 압축해 볼 수 있다. 이 세 축이 통일시대에 각각 준비된 과거청산과 사회통합을 담당해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노체트의 판단 실수로 선거를 통해 군부는 정권을 민간에 이양하게 되었다. 그러나 체제전환 초기 새로운 집권 세력은 군부의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었다는 상황적 한계로 인해 정의 모형에 기초한 과거・불법청산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없었다. 이에 칠레에서는 과거・불법청산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주장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2000년 제3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라고스 대통령은 칠레 과거・불법청산 정책의 방향을 진상 규명에 기초한 기소로 잡고 이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하여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피노체트를 기소한 것은 2006년 피노체트의 사망과 함께 칠레의 과거・불법청산 역사에서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취임한 바첼레트 대통령과 2010년 취임한 피녜라 대통령은 피노체트 군사독재 시기 군경에 의해 자행되었던 인권탄압 범죄행위에 대한 사법적 심사를 단호하고 지속적으로 진행시킴으로써 군부정권 붕괴 후 약 15년이 흐른 후에야 비로소 과거사 청산과 인권회복 노력을 “도덕적・상직적 논리에서 정치・국가적 논리로” 이행시켰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칠레의 라고스 대통령이 추진한 과거·불법청산 정책의 핵심 방향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칠레 라고스 대통령의 과거·불법청산 정책 방향을 묻는 질문임.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 내에서 칠레 라고스 대통령과 관련된 정책 내용을 탐색함.
- 2000년 제3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라고스 대통령은 칠레 과거・불법청산 정책의 방향을 진상 규명에 기초한 기소로 잡고 이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하여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다.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라고스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명시된 문장을 근거로 선택함.
- 칠레 과거・불법청산 정책의 방향을 진상 규명에 기초한 기소로 잡고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추출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책의 핵심 내용을 정리함.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정책의 방향이 '진상 규명에 기초한 기소'임을 도출함.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함.
최종 답변 (final_answer)
진상 규명에 기초한 기소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라고스 대통령은 칠레 과거·불법청산 정책의 방향을 진상 규명에 기초한 기소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