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통일형법 구성시 범죄 구성요건의 정비가 필요한 부분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강간죄의 구성요건 범위의 확대에 관한 것이다. 남한 형법의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제297조)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폭행 또는 협박 이외에 제3의 요건을 추가하여 강간죄가 인정되는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북한 형법의 강간죄 규정에 “폭행, 협박하여 또는 구원을 받지 못할 상태를 이용하여”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구원을 받지 못할 상태를 이용하여“라는 요건을 강간죄 규정시 참고할 수 있겠다. 이 규정은 독일 형법의 강간죄 규정에서 “폭행, 신체나 생명에 대한 현존하는 위험에 의한 협박, 피해자가 보호 없는 상태로 행위자의 영향에 방치되어 있는 상황을 악용하여...”(제177조) 중 “피해자가 보호 없는 상태로 행위자의 영향에 방치되어 있는 상황을 악용하여”와 유사한 요건을 둔 것이다. 여성이 신체적인 위압감을 느껴 저항을 포기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으슥한 골목길에서 별다른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겁에 질려 강간을 당한 경우에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폭행・협박과 저항이라는 엄격한 강간죄 성립요건의 범위를 확대한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와 같이 성매매피해자의 법적 개념과 실제 적용현황과의 차이를 비롯하여 성매매와 관련된 복잡하고 다각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통일형법 제정 시에는 이러한 입법형식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한 방안의 하나로 성판매자는 성착취의 대상으로 보아 처벌하지 않고 성매수자와 성매매알선자만을 처벌하는 방식을 통일 형법 제정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성판매자는 성매수자와 성매매알선자 사이에서 성매매되는 대상이 됨으로써 범죄의 주체가 아니며, 자유스러운 상태에서 탈성매매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려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넷째, 낙태죄의 정비와 관련된 문제이다. 북한 형법상 낙태죄는 없고, 남한은 형법상 낙태죄가 있고 「모자보건법」에 인공임신중절 허용의 경우가 규정되어 있으나 실제 법은 사문화된 채 낙태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남한 형법이 낙태죄를 벌하면서 「모자보건법」의 적응규정에 의하여 일정한 경우 낙태를 허용하고 있지만 적응규정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낙태가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낙태죄 정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남북한 교류협력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형사사건의 처리에 관한 문제는 남한과 북한 사이에 발생하는 형사사건 처리를 위한 국내법 적용의 문제이므로 북한의 국제법적 지위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국내법적 규범영역에 해당하며 국제법적 영역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또한, 이는 본질적으로 북한이 반국가단체 또는 불법 국가로서 활동하는 규범영역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이 규정하는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화해와 협력의 동반자로서 활동하는 규범영역에서 파생되는 것이라고 하겠다. 물론 북한이 남북한특수관계에 있어서 이중적 지위를 가지고 있어 반국가단체 또는 불법단체로서 활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형사사건은 국가보안법을 통하여 규율되므로 남북한교류협력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형사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기본원칙은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남북한 형사사건처리는 남북한특수관 계론에 따라 국내법적 영역에서, 북한의 법적 지위에 대하여 평화통일을 위한 화해와 협력의 동반자로서의 지위에 기초를 두고 그 법적 해결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2016년도 제2년차 연구주제는 “통일시대의 과거・불법청산 및 사회통합 방안”으로 기획되었다. 첫째, 정부 국정기조의 하나인 ‘평화통일 기반 구축’과 관련하여 국내외적 통일공감대의 확산과 내실 있는 통일준비를 위해서는 정치적 상황에 좌우됨이 없이 지속적인 통일준비프로젝트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특히 남북한과 유사한 분단국가의 체험을 거쳐 성공적으로 통일을 이룬 국가 통일과정 및 통일이후 사회통합 과정과 체험은 다각적으로 연구하여 한국 통일시대를 준비하는데 활용할만한 가치와 효용이 크기 때문이다. 둘째, 분단국가의 통일 및 사회통합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된 문제가 과거청산과 관련하여 국가불법 및 정권범죄 등에 대한 사법처리 방안과 가해자・피해자 진실・화해・회복이라는 점에서 남북한의 통일을 염두에 둔 국가불법에 대한 사법처리와 과거청산을 위한 ‘한국적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과거불법청산의 구체적 과정은 각 체제전환국이 처한 전환기적 상황에 따라서 선택 가능한 다양한 옵션들을 종합하여 전체적 프로그램을 구성하여야 한다는 것이 “전환기정의”(Transitional Justice)에 관한 연구들을 통해 오늘날 일반적으로 인정된 지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전환기 상황에 따라 진실의 규명을 통한 화해에 중심을 둔 “진실화해모델”과 중대한 체제불법행위에 대한 “형사소추모델”을 결합시키는 방안은 고려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불가피한 방안일 수도 있다. 즉 체제불법에 대한 사면과 처벌을 둘 다 활용하며 병렬적으로 투입하되, 예컨대 억압적 체제 하에서 단지 지시에 따라 행동한 하위관료 범죄자들에 대해서는 진실의 규명에 대한 협조와 자백을 조건으로 사면을 인정하는 반면, 체제불법의 명령권자 또는 주요 책임자인 고위관료들에 대해서는 형사소추를 원칙으로 하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원상회복조치와 구체제 공무원조직의 정화도 과거청산의 다른 방안들과 결합하거나 이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투입될 수 있을 것이다.
체제전환국가들은 각국의 정치적・사회적・경제적 여건에 따라 위에서 살펴본 과거・불법청산의 방식들 중 하나 또는 둘 이상을 수용한다. 예를 들어, 스페인은 구세력과 신세력의 정치적 합의에 의해 과거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포기한 채 민주화 과정이 진행되었다. 망각 전략은 체제전환 과정에서 구세력의 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이 여전한 경우에 종종 채택된다. 왜냐하면 과거사에 대한 처리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구세력의 도발이나 사회적 혼란이 민주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망각 전략은 정치적 엘리트 집단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인권탄압의 피해자가 비가시화 된다는 한계가 있다. 피해자와 그 유족 및 그들을 지지하는 시민사회의 공분은 민주주의의 공고화 과정에서 다시금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과거・불법청산의 정답은 아니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 공화국처럼 인권탄압의 피해자가 사회통합이라는 대승적 관점에서 가해자에 대한 관용에 동의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면 진실 규명 후 가해자에 대한 사면이나 감형도 가능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용서(진실・화해) 전략은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회복을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전환기 정의 실현에 적합한 방책이 될 수 있다.
전환기 정의 실현의 한 가지 현실적 방안으로 논의되는 국제형사재판소를 통한 과거・불법청산은 어떤 전략에 기초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Rome Statute of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은 국제범죄에 대한 형사처벌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관할권에 관한 다자조약이다. 규정 제5조는 국제형사재판소의 관할범죄를 집단살해죄(crime of genocide), 반인도적범죄(crimes against humanity), 전쟁범죄(war crimes), 침략범죄(crime of aggression)로 규정하고 있다. 이 중 체제전환국가에서 문제되는 과거・불법청산은 주로 반인도적 범죄와 관련성을 가진다. 규정 제7조는 반인도적 범죄를 “민간인 주민에 대한 광범위하거나 체계적인 공격의 일부로서 그 공격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범하여진” 살해, 절멸(extermination), 노예화, 주민의 추방 또는 강제이주, 국제법의 근본원칙을 위반한 구금 등, 고문, 강간 등의 중대한 성폭력, 집단에 대한 박해, 강제실종, 인종차별범죄, 중대한 고통이나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체제전환국가에서 과거불법청산을 위해 '진실화해모델'과 '형사소추모델'을 결합하여 활용할 경우, 하위관료와 고위관료에 대해 각각 어떠한 방식을 적용할 수 있는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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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과거불법청산 시 진실화해모델과 형사소추모델을 결합할 때, 대상자의 지위(하위관료 vs 고위관료)에 따른 차별적 적용 방식을 묻는 질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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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체제불법에 대한 사면과 처벌을 병렬적으로 투입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추출함.
- 체제불법에 대한 사면과 처벌을 둘 다 활용하며 병렬적으로 투입하되
- 억압적 체제 하에서 단지 지시에 따라 행동한 하위관료 범죄자들에 대해서는 진실의 규명에 대한 협조와 자백을 조건으로 사면을 인정하는 반면, 체제불법의 명령권자 또는 주요 책임자인 고위관료들에 대해서는 형사소추를 원칙으로 하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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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하위관료에 대한 조건부 사면 규정과 고위관료에 대한 형사소추 원칙 규정을 선택함.
- 하위관료 범죄자들에 대해서는 진실의 규명에 대한 협조와 자백을 조건으로 사면을 인정
- 고위관료들에 대해서는 형사소추를 원칙으로 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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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하위관료는 지시에 따른 행위자로서 협조 시 사면을, 고위관료는 명령권자로서 형사소추를 적용한다는 논리적 관계를 정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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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하위관료에게는 진실 규명 협조 및 자백을 조건으로 사면을 적용하고, 고위관료에게는 형사소추를 원칙으로 적용한다는 결론을 도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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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함.
최종 답변 (final_answer)
억압적 체제 하에서 지시에 따라 행동한 하위관료 범죄자들에게는 진실 규명에 대한 협조와 자백을 조건으로 사면을 인정할 수 있다. 반면, 체제불법의 명령권자 또는 주요 책임자인 고위관료들에 대해서는 형사소추를 원칙으로 하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과거불법청산 시 대상자의 역할과 책임 정도에 따라 하위관료에게는 조건부 사면을, 고위관료에게는 형사소추를 적용하는 차별적 병행 방안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