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신사협정설의 일관된 논거에 의하면, 남북은 공통적으로 남북기본합의서에 국제법적 법률 효과를 부여할 의사가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신사협정설이 주장하는 논거의 타당성을 판단하려면 합의 당사자의 일방인 북한의 입장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조약과 관련된 국제법적 논의와 관련하여 북한의 문헌들을 보면 북한 역시 유엔에 가입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국제법상 조약론에 관한 논의인 조약의 당사자, 성립요건, 효력발생시기와 요건 등에 대하여 우리와 차이가 없다. 한편, 북한은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의 당사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위 협약의 내용을 수시로 인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 역시 위 협약의 다수 규정이 국제 관습법화 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국제법에 관한 북한의 입장을 볼 때 북한도 남북기본합의서에 대하여 남한을 조약체결의 당사자로 보고 있고, 남북기본합의서를 법적 구속력의 창출을 의도하여 체결한 조약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남북기본합의서의 법적 성격과 효력에 관하여 판시한 대법원 판결을 분석하여 보면 아래와 같이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남북기본합의서에서는 남북관계가 ‘나라와 나라 사이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둘째, 남북기본합의서는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해야 할 공동의 정치적 책무를 지는 남북한 당국이 채택한 합의문서이다. 셋째, 남북기본합의서는 남북한 당국이 각기 정치적 책임을 지고 상호간에 그 성의 있는 이행을 약속한 것이기는 하나 법적 구속력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이를 국가간의 조약 또는 이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넷째, 그 결과 남북기본합의서는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시내용은 신사협정설을 취하는 통일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대법원 판시내용은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 대한 비판에서 본 바와 같이 남북기본합의서의 법적 구속력을 부인하는 논리를 전개함에 있어 그 판단의 근거가 매우 부족하고, 법률적인 추론과정도 상당히 결여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첫째와 둘째의 판시 내용은 남북기본합의서의 서문과 채택 경위를 전제한 것이다.
현행 헌법 제4조의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한다.”는 의미는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 영역인 한반도와 부속도서가 통합되지 않고 분단되어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이러한 분단을 극복하여 통일을 이룩하겠다는 강력한 통일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이라는 의미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내용, 즉 모든 폭력적 지배와 자의적 지배를 배제하고 의사의 자유 및 평등에 의거한 주권자인 국민의 자기결정권을 토대로 법치국가적 질서를 평화의 변경 내지 파괴함이 없이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통일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은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의무가 있다.”는 의미는 대한민국 정부가 정부의 성격과 관계없이 일관된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는 의무를 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헌법상의 의무에 따라 노태우 정부는 1988년 7월 7일 대통령 특별선언을 발표하여 대북문호개방과 교류를 허용하였고, 1989년 9월 11일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공표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대통령의 노력의 일환으로 남북 사이의 교류와 협력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1990년 8월 1일 국회를 통과시켰다.
우리 헌법이 지향하는 통일은 분단된 남북한이 국내법적 또는 국제법적인 통합을 통하여 한반도에서 한민족 전체국가(Gesamtstaat)를 회복하는 것이다. 즉, 한반도의 통일은 정전협정에 의한 군사분계선이라는 분단의 선을 제거하는 것이 그 첫째 과제인데, 이 과제의 법적 목표는 남북한지역에서 통합된 한민족의 이름으로 국가권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분단되어 있는 남북한이 평화통일을 달성해야 할 헌법상의 의무는 헌법 그 자체, 즉 헌법 전문과 제4조에 근거하고 구체화되기 때문에 모든 국가기관은 통일을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 이렇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평화통일 노력의무로부터 대한민국 정부가 평화통일을 국가정책의 목표로 수립해야 하고, 정책수행 또한 이 목표에 적합하도록 추진하여야 할 법적 의무가 파생된다. 이러한 헌법적 의무와 법률적 의무의 유래 근거가 되는 우리 헌법의 평화통일조항은, 적극적으로는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에게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완수하게 할 법적 의무를 강제하고, 소극적으로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설치된 모든 국가기관이 평화통일을 법적으로 저해하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뜻한다.
북한은 1992년 헌법 제9조에서, 북한의 대남혁명노선을 헌법에 규정한 것으로 간주되었던 1972년 헌법 제5조의 ‘전국적 범위’란 대목을 삭제하였는데, 이 대목의 삭제가 종전의 ‘선 남조선혁명 후 조선통일’의 대남적화혁명노선을 변경하기로 하였는지의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위 대목의 삭제만으로는 북한의 대남적화혁명노선이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부정론은, 1992년 헌법은 1972년 헌법과 같이 여전히 북한의 유일대표성을 주장하고 있고, 노동당 규약 전문에서 여전히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 혁명과업완수를 당면목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그 근거로 든다. 그리고 북한이 ‘7 4 남북공동성명’에서 언급된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조국평화통일 3대원칙과 남북기본합의서 서문에서 언급된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우리와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는 점을 또 다른 근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부정론에도 불구하고, 긍정론에 따르면 북한의 통일정책은 의미있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헌법과 당규약의 개정을 통하여 반영되었다. 즉, 첫째, 북한의 대남정책 및 통일정책에 관련된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직전의 문건을 보면 ‘남조선혁명론’이나 통일을 위한 ‘3대혁명 역량’을 강조하던 것과는 달리 남북한의 평화공존과 군비축소 등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과 남북기본합의서 발효 이후 개정된 북한의 사회주의헌법 제9조에서 1972년 헌법 제5조의 ‘전국적 범위’라는 대목을 삭제한 것은 사회주의혁명과 건설을 북한에 한정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남북의 공존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조국통일 3대원칙의 해석에 관한 차이도 남북기본합의서의 채택을 통하여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김일성 주석은 1991년 신년사에서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제도, 두 개의 정부’에 기초한 연방제방식의 통일을 제안하고 ‘하나의 국가, 하나의 제도’에 의한 통일은 후대에 맡기자고 하면서 종전의 ‘단일연방정부’ 성격의 완성형 연방제에서 ‘국가연합 또는 체제연합’ 성격의 잠정적 단계적 연방제로 수정하였다.
유엔은 2003년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인권결의를 채택한 이래로 매년 유엔 인권이사회 또는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를 채택하는 등 북한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공론화하고 있으며, 북한인권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을 강화하고 대응방안을 체계화해오고 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2003년 최초로 북한인권결의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북한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국제사회가 주목할 것을 촉구하였고, 유엔 인권위원회나 그 후신인 유엔 인권이사회는 그 후로 매년 북한인권결의를 채택해 오고 있다. 2004년부터 임명된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1년에 두 번씩 유엔 인권위원회와 유엔 총회에 각각 북한인권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북한에 대하여 2009년 12월 제1차 보편적 정례검토를 진행하여 167개 사항을, 2014년 5월 제2차 보편적 정례검토를 진행하여 268개 사항을 권고한 바 있는데, 북한은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방북 허용, 공개처형 중단, 정치범수용소 폐지 등의 주요 권고사항에 대해 거부의사를 표명하였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대법원 판결에 근거하여 남북기본합의서의 법적 성격과 효력에 대해 정리된 네 가지 내용을 기술하시오.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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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남북기본합의서의 법적 성격과 효력에 관한 네 가지 정리 내용을 추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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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 내에서 대법원 판결을 분석하여 정리된 네 가지 항목을 찾는다.
- 남북기본합의서의 법적 성격과 효력에 관하여 판시한 대법원 판결을 분석하여 보면 아래와 같이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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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정리된 네 가지 구체적인 내용을 선택한다.
- 첫째, 남북기본합의서에서는 남북관계가 ‘나라와 나라 사이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 둘째, 남북기본합의서는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해야 할 공동의 정치적 책무를 지는 남북한 당국이 채택한 합의문서이다.
- 셋째, 남북기본합의서는 남북한 당국이 각기 정치적 책임을 지고 상호간에 그 성의 있는 이행을 약속한 것이기는 하나 법적 구속력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이를 국가간의 조약 또는 이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 넷째, 그 결과 남북기본합의서는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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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선택된 네 가지 근거를 논리적 순서에 따라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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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대법원 판결의 핵심 내용을 네 가지 항목으로 구성하여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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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1. 남북관계는 나라와 나라 사이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임을 전제로 한다.
2.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해야 할 공동의 정치적 책무를 지는 남북한 당국이 채택한 합의문서이다.
3. 남북한 당국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성의 있는 이행을 약속한 것이나,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국가 간의 조약 또는 이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4. 남북기본합의서는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남북기본합의서는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특수관계 전제, 평화적 통일의 정치적 책무를 지는 당국의 합의문서, 법적 구속력과 조약성 부재, 그리고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 미인정이라는 네 가지 성격을 가진다.